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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요즈음 들어 내가 참 정말로 진심으로 온몸으로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실용. 효율. 경쟁.
이 얼마나 멋진 단어들인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
이 얼마나 멋진 광경을 나타낸 말이란 말인가.
언제부턴가
우리사회는 효율과 경쟁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살고 있다.
이 물건과, 이 사람과, 이 생각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의 판단기준은
실용, 효율, 경쟁 이라는 단 여섯 글자로 압축되었다.
이 또한 참으로 효율성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현영의 <러브 차일드>는 바로 이
효율과 경쟁만이 '단어'로써 살아남은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를 담아낸 책이다.
용산참사가 생각날 수 밖에 없는
철거반대시위의 폭력진압에 아버지를 잃은 수와 그녀의 인연 진.
둘은 몇십년이 흘러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폐기물로 처리되는 세상에
폐기물로 서로 맞닺뜨렸다.
효율성만이 강조된 털끝만큼의 낭비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사회.
인간의 감정이란 처리되어야 할 오로지 실용과 효율성 만의 사회.
아이는 국가에 의해 규격대로 생산되고 노예로 살다가
폐기물로 버려지는.
오로지 지도그룹만이 그것을 관장하는 사회속에서.
이것이 김현영 작가가 러브차일드에서 만들어낸
그다지 멀지 않는 지금 대한민국의 누군가들이 바라마지않는
대한민국의 유토피아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진실로 분노와 비판과 질타가 쏟아져야 마땅한 사람들에게 가야할 우리의 마음이
그저 말한마디, 행동 하나 실수한 연예인들에게로 오롯이 향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우리와 함께 살던, 곧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당하는 차별과 부조리와 권력의 횡포에
눈을 감아버린 것은.
김현영 작가는 러브차일드를 통해
우리에게 이 것들을 되묻고 있다.
그리고 그런 물음이 참으로 반갑다.
다만 책을 읽으며 아쉬운 부분 또한 많은 책이다.
오랜만의 생각의 내뱉음 때문일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다.
노인문제도 말하고 싶고, 낙태문제도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들의 부족한 연대의식도 말하고 싶어하며,
오로지 효율만을 내세우는 이 사회 분위기도 말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런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는 어떤 지도그룹까지.
그녀는 이 책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하려고 한다.
그래서 조금 벅차다.
살짝 무리수가 던져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한가지 얘기이기도 하다.
그것은 인간 본연의 마음이다라는 얘기를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인간성은 어디까지 훼손될수 있으며
또 그러한 상황에서도 결국 답은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것을
작가는 결말에서 말해주고 있다.
아무리 극단의 상황에 설지라도 결국 남는 것은 인간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으리라고 짐작해본다.
조금 아쉽다.
조금만 절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진하다.
오랜만의,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으리라.
이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앞으로 좋은 작가의 이름으로
내안에 남겨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