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토론하는 서양 철학 이야기 1 - 고대-서양 철학의 탄생 책세상 루트 6
이강서 지음, 최남진 그림 / 책세상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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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철학책도 가끔 재미있을 수는 있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이했을 때.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철학이 재미있다. 그러면서 매우 깊다. 당연하다. 완벽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그 대상의 지식에 맞춰서 난이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 듣는 사람과 읽는 사람은 그저 그 이야기 속에 빠져서 어느 새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것이다. 기초적인 희랍어에 대한 이야기부터 헬레니즘 까지, 그저 푹 빠지게 된다. 읽다보면 못생긴 소크라테스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 소크라테스님을 몹시도 존경했던 플라톤의 슬픔까지 느껴진다. 이 입담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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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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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말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호프집에서 오줌보를붙든 채 상체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 나는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닐까봐 무릎이 떨리는 사람이다. 나는 나의 첫사랑, 나는 내가 읽지 않은 필독 도서, 나는 나의 죄인적 없으나 벌이 된 사람이다. 나는 오만한 사람을 미워하지만 겸손한 사람은 의심하는 사람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남들이 모르는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타인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불안한 수다쟁이, 나는 나의 이야기,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사람, 나는 나의 각주들이다.

  나는 기다리기만 하며 살고 싶지 않았던 사람, 나는 변명만 하며 살고 싶지도 않았던 사람, 나는 내가 경멸하는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했던 사람, 

  나는 아르바이트 하느라  쩔쩔매는 시간에 악기를 배워보고 싶었던 사람, 

  나는 당신의 고통을 소문 낸 사람,

  나는 어쩌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죽였을지도 모르는 사람,

  나는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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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구운몽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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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인간을 이 두 가지 공간 중 하나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그럴 때 광장에 폭동의 피가 흐르고 밀실에서 광란의 부르짖음이 새어나온다. 우리는 분수가 터지고 밝은 햇빛 아래 뭇 꽃들이 피고 영웅과 신들의 동상으로 치장된 광장에서 바다처럼 우람한 합창에 한몫 끼기를 원하며 그와 또같은 진실로 개인의 일기장과 저녁에 벗어놓은 채 새벽에 잊고 간 애인의 장갑이 얹힌 침대에 걸터 앉아서 광장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원한다.

 <광장> 1961년판 서문 - 최인훈

 

  이 소설의 배경이 6.25 직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우리에게 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자본주의는 갈수록 밀실화되어 가면서 책에 나오는 밀실의 개념과는 또 다른 개념으로 개인주의적이고 사적인 관계로 분화된다. 사회주의 또한 훨씬 더 공개적이어서 사상까지도 까발려져 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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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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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톤은 자신의 저서 [국가]에서 현실적인 조건으로서의 국가가 아닌 순수한 이상으로서의 국가의 모습을 제안한다. 그 나라는 '각자의 성향'에 따라 직업이 분배되고 집단이 분류된다. 특히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 집단에서는 아이를 낳아도 산모가 직접 아이를 볼 수 없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자식만을 사랑하지 않고 공동체의 모든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는 이 세상이 마치 '동굴'의 벽에 보이는 그림자와 같고 진정한 철학자만이 동굴 벽에서 고개를 돌려 그림자를 만드는 실체를 볼 수 있으며 온갖 고생 끝에 동굴을 나가서 태양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의 고통과 희열을 이야기한다.

 

  뜬금없는 플라톤의 국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로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의 전체 내용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동체에서는 산모직위를 가진 사람들이 3명의 아이를 낳고, 그들은 자신들이 낳은 아이를 볼 수 없으며, 공동체의 원로원들이 정해준 대로 결합한 성인 남녀는 각각 아들, 딸 한명 씩을 배분 받음으로써 기초 단위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끊임없는 원로원들의 관찰에 의해 아이 자신들도 무심히 넘어갔을 성향을 파악하고 그 성향에 따라 12살이 되는 생일날 직위를 받게 된다. 주인공 조너스는 자신의 직위가 만약 자신과 맞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하고 걱정하지만 '아버지'는 걱정하지 말라며, 모두 자신에게 맞는 직위를 가질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이 책의 전체 내용이 플라톤이 국가에서 말하는 동굴처럼, 태양이 없기에 색깔도 없고, 찬란한 빛이 없기에 끔찍한 날씨도 없다. 불타오르는 열정에 의한 고뇌가 없는 대신에 뜨거운 사랑도 없는, 그야말로 한 없이 평온하며 효율적이고 이성적인 사회이다.

  과연 이러한 사회가 좋은 것인지, 그렇다고 나쁘다고 하기에는 매우 이성적인 것인데, 그럼에도 이 마음 속 불편함의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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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 고질적신파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노래 / 붕가붕가 레코드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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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마도로스 K의 모험>을 듣게 되었고 가사가 너무 재미있어서 샀다. 그리고 처음부터 들었다. 뭔가 다르다. 그리고 질퍽질퍽하다. 삶의 리얼리티가 너무 강해서 불편할 정도로. 그런데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듣게되는 이상한 느낌. 아마도 내공이 엄청난 뮤지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가사는 너무 슬프다. <사이보그 여중생 Z>,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너무 리얼해서 소름이 끼칠정도.  

  아무튼 간만에 들은 앨범중에 가장 괜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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