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쉬어가세요 - 행복한 나무늘보로 사는 법
톤 막 지음, 이병률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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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이 부러웠다. 사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예를들어 모든 일을 똑부러지게 척척하는 사람,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 or 꿈을 가진 사람,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 등등 그래서 쓸데없이 내 마음은 항상 어지럽다. 거기에 예민함도 가지고 있어서 어떤 걱정거리, 스트레스, 잡생각이 들이닥치면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날카롭게 날이 서 있기도한다. 그럴때는 내 자신에게 너무 지친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구구절절 길지 않은 글과 책 제목하고 나무늘보 일러스트가 잘 어울려서다. 사실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무늘보는 정말 느리다. 하루 종일 나무에 매달려서 산다. 한 자리에서 왠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움직이기 귀찮아서 짝짓기도 안할까? 싶다. 나무늘보가 움직여도 속터지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나는 나무늘보처럼 살 수가 없다. 나는 이미 한국인 DNA가 몸 전체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 중에서 "빨리, 빨리" 단어를 많이 쓰는 나라에서 태어났고, 그런 문화가 몸과 정신에 딱 박혀있기에 어쩔 수가 없다. 모든 신경이 "빨리"에 적응되어 있다. 기간이 남은 일이라도 기간 안에 딱 맞추기보다는 미리 끝내 놓고 쉬는 것을 좋아하고, 산책할 때 느긋하게 걷지 못하고 거의 경보식으로 걷고, 주변을 후다닥후다닥 보고 지나쳐 버리며, 배달음식이 늦게 오는 것을 싫어하고, 나보다 느린 사람보면 답답해 하기도 한다. 여기에 잡생각도 한없이 차 있고 그러다보니 항상 하루가 피곤하다.

저자는 나무늘보처럼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천천히 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모든 걸 다 하려 들면 더 힘들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날은 침대에서 빠져나오기조차 힘들 때가 있고, 머릿속에선 이런저런 생각들이 로켓처럼 질주하고, 가끔씩 만사가 귀찮고 짜증날 때가 있다." 이럴때는 마음을 비우고 돌보라고 물론, 마음을 챙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그때는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토닥여주고 있다.

5분만이라도 잠시 멈춰서 긴장을 풀고 편하게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겨보라고... 그러면 풍선에서 바람이 빠져나가듯 스트레스가 쉬이익~~ 빠져나간다고 말하고 있다.


평범한 명상가이드 책이다. 사실 별거 없다. TV에서도 다른 책에서도 수십 번 말한 명상할 때 어떤 자세로 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라는 그런 말들... 말이 다르지도 않고, 똑같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잠깐 머릿속을 비울 수 있어서 좋았다. 귀여운 나무늘도 일러스트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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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취향 -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특별한 책 읽기
고나희 지음 / 더블: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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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무슨 장르를 좋아하는 지 알 것이다. 나는 스릴러, 추리, 기담과 공포 그리고 에세이, 동물만화, 동화책(인디고 고전 소설 시리즈)를 좋아한다. 반대로 제일 싫어하는 장르는 로맨스 소설이다. 그리고 읽어도 그만 안읽어도 그만인 장르는 인문학, 세계문학전집, 역사소설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편식을 안할려고 다른 장르에 손을 얹기도 한다. 다만, 몇 장 넘기면 졸음이 쏟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끝까지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많다. 거의 실패률 90%로다. 그럼에도 항상 도전을 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알지 못했던 책들을 추천 해줄 것 같아서이다. 어떤 내용을 품고 있는지, 저자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나는 그 책 소개를 받고 선택할 것인지 말것인지... 하나라도 건지면 이 책은 좋은 책 일 것이다.

 

"삶에는 숨과 쉼이 필요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신선한 공기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숨을 쉬고 휴식하는 것은 늘 필요한 일인 동시에, 특별한 갑자기 급하게 필요할 때가 있다. " p83

"투우에서 소가 마지막 숨을 고르며 쉼을 갖는 '의미적 공간'을 '케렌시아'라고 한다. 마지막 순간에 쉬는 곳이니, 케렌시아는 가장 편안하고 소중한 장소를 의미한다. 안식처나 피난처로 풀이될 수도 있다. 어쩌면 누구나 그리고 어떤 생명체나 평생 '케렌시아'를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처럼 의식이 있는 생명체라면 의식적으로, 의식이 없는 생명체라면 무의식중에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찾을 것이다. 최후의 순간에도 쉼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은 삶의 목표이기에 충부한다. " p105

"나는 '읽는다는 것은, 내가 읽는 것들 사이에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독서는 읽는 것 사이에 내가 놓이는 신기한 아니 신비로운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p125

 

우선 "리뷰"를 써 놓은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가 읽고 난 후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저자는 어떤 생각과 느낌 그리고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솔직히 이 책은 독자마다 상당히 취향을 탈 것 같다. 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생각한 것은 "읽고 싶은 책이 없다!" 였다. 구성도 이야기도 지루함을 줄 것 같았다. 몇 권은 이미 읽어봤는데, 딱히 저자만큼 감명받거나 감정이입되거나 그런 적이 없었다. 나는 후루룩 단번에 읽히는 책을 좋아한다. 계속 갈증만 일으키는 책은 별로 안좋아한다. 특히 이 책에 있는 것들은 나에게 갈증만 일으킬 것 같다. 거기에 아쉬웠던 것은 반이상이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책들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냥 저자의 글을 읽은 것으로 만족할련다. 워낙 글을 잘 쓰기도 하셨고, 짤막하게 잘 요약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놓았다. 어쨌거나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나는 한참 부족하고 편식을 잘해서 사실 따라가지 못한다... 이다.


- 독자는 끊임없이 읽을 것(책)과 읽는 것(독서) 그리고 읽기의 공간을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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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 삶, 사랑, 죽음, 그 물음 앞에 서다
경요 지음, 문희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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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한 계기는 나의 사랑스러운 강아지 때문이다. 주변에 나이 든 아이들이 죽음에 가까이 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 두려움을 느꼈다. 내가 견딜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생각은 "안락사"였다.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에게 계속 생명을 연장해 줄 생각이 없다. 잠자듯 편안하게 보내줄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내 마음 속에 담아 둘 것이고, 머릿속에 기억할 것이고, 매일 사진과 동영상을 들여다 볼 것이다. 내 자신이 죽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전혀 두렵지 않다. 담담하다. 삶에 욕심이 없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내 강아지가 죽는 것은 두렵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강아지를 떠나 보낼 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자 삶과 죽음에 대해 더 알고자하는 마음으로 펼치게 되었다.

 

 

- 인생에서 가장 손 쓸 방법이 없는 일은 삶도 죽음도 택할 수 없다. -

꿈 속에서 남편 신타오가 눈을 부릅뜬 채 원고지를 받쳐 들고 오더니 충야오 앞에 탁 소리가 나게 내려놓고는 강한 어조로 명령하듯 "써!" "써내라고!"하고 말을 했다. 충야오는 "뭘 써내라는 거예요?" 물었고, 신타오는 "당신 생애의 마지막 수업에 대해서" 쓰라고 말을 했다. 그 꿈을 꾼 후 충야오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편지를 썼다. 그 편지를 페이스북에 쓴 것이다. 그렇게 계속 연달아 글을 올렸고, 화제가 되었다. 결국은 차단 되거나 비난 받는 일도 생기게 되어 페이스북을 멈추고 대신 책에 글을 남기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신타오 입술 안에 뽀류지가 생겼고, 그것에 대해 서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나아질 생각을 안해서 여러 병원을 찾아 다녔는데, 전부 다 오진이었고, 5일이 지난 후 대학 병원에 가서 진찰 받자 마자 대상포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대상포진은 3일 전에 치료를 받아야하는데 이미 5일이 지난 후 여서 심각한 신경통과 신경마비를 겪어야 했다. 충야오의 정성어린 간호로 인해 호전 되나 싶었는데, 신타오에게 다시 여러 병이 찾아왔다. 부정맥, 희귀병 마지막으로 치매....

치매는 충야오가 제일 무서워하는 병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치매로 돌아가셨고, 그녀의 친인척들이 거의 치매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치매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치매 관련 영화도 여러 편 보면서 공부를 했다.

치매에 걸리기 전에 신타오는 세 자녀에게 편지를 썼다. 그것은 자신이 병으로 의식불명 되었을 때 어떤 의료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가볍고 상쾌하게 즐겁게 떠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러나 세 자녀들은 막상 그런 일이 다치니 반대를 했다. 결국 비위관을 삽입해서 인위적으로 살려낸 와병 노인으로 만들었다. 충야오는 세 자녀를 설득 할 수 없었다. 충야오의 자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충야오와 결혼 하기 전에 그는 유부남이었다. 부인과 세 자녀가 있는... 신타오는 그녀에게 당시 신타오 아들이 5살이었는데 15살 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 이후에 이혼하겠다면서 말이다. 아들이 15살이 된 후 그는 이혼을 했지만, 충야오는 예전부터 그를 피해 다녔고, 거절했기에 싫다고 했다. 그리고 충야오에게도 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3년 동안 신타오의 구혼으로 결국 결혼하게 된 것이다.

 

 

 

일기장이다. 그녀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깨닫고 추억을 되새기는 그리고 죽음에 관한 생각을 적은 일기장이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글이 아니었다. 지루했고, 충야오에 대해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충야오와 신타오는 작은 땅을 사서 모아 가원을 지었다. 충야오는 가원 안에 나무를 심고 싶었고, 원예가하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나무를 골랐다. 그 중 한 곳에 붉은 꽃으로 뒤덮인 커다란 나무 화염목을 발견하게 되었다. 충야오는 그 화염목에 반했다. 원예가는 반대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타오와 충야오는 억지로 자신의 가원으로 화염목을 심었다. 하지만 꽃이 피지 않았다. 데리고 올 때 뿌리가 끊어지고 상처를 입었고, 환경도 변했기 때문이다. 충야오는 "사기를 당한 심정"이었다고 이 얼마나 못 되먹은 사람인가? 그러면서 자기는 죽을 때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죽음을 존중하라고 있으니....

별거 없는 글이었다. 그녀의 생활을 엿보고, 그녀의 생각을 읽고, 그녀가 삶과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고.... 아무튼 나도 죽음이 가까워지면 어떤 의료행위를 받고 싶지 않다.


차라리 <우리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를 읽는 것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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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잠이 오지 않아서 - ASMR 에세이
김희진 지음 / 홍익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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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데리고 올 때 에세이 한 권은 꼭 포함 시킨다. 에세이 글들이 나한테는 다 거기서 거기인데, 가끔 거기서 거기인 글에서 표현과 묘사를 잘해서 내 마음을 확 끄는 것이 나올 때가 있다. 그리고 같은 글들, 비슷한 글들, 변형된 글들을 계속 읽으면서 그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게 할려고, 나름 읽으려고 노력한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자존감 도둑이 있고, 그들은 언제나 말 한마디로 나를 기죽인다. 상사의 얼굴을 하고, 친구나 애인의 얼굴을 하고, 때로는 가족의 얼굴을 하고 나에게 말의 상처를 입힌다. 말의 내상은 그 어떤 물리적 상처보다 강하고 지독하다. (....생략) 당신이 뒤돌아선 순간부터 나는 진창에서 아파하며 뒹굴고 그 밤은 너무도 길고 괴롭다는 것을. 왜 무례한 사람은 그토록 평온하고, 제대로 반응 못한 나는 예민한 마음과 약함을 자책해야 할까." p15-16


"배터리에 충전을 하듯, 내겐 일주일에 하루 이상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쉴' 수 없다. 아무리 편한 상황과 공간이라도 함께 있는 사람 쪽으로 신경이 쓰여버리는 탓이다. " p23


"마음에는 자꾸만 내가 예쁘지 않은 부정적인 마음이 고개를 드는데 그런 감정은 무조건 갖지 말아야 할 것,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남들이 아무리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라고 말해도, 납득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결국 자존감은 셀프이기 때문이다." p31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해. 사랑지는 것 말고 살고 싶은 걸 떠올려야 해. (......생략) 너의 삶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기를." p41


"콤플렉스라는 것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무뎌지거나 내보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없애기로 마음먹은 나의 모난 곳은 '예쁘지 않은 나'가 아니라, '나를 예뻐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p57


"발자국들이 더 어리러워지길 바란다. 보폭과 방향이 제각기인 걸음들로 무수한 길을 낸다면 한 번도 밟지 않은 눈을 걸어가는 일도 특별한 용기가 필요 없을 것 같다." p111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엉킨 실타래 같은 삶의 문제들은 계속해서 앞에 놓이겠지만, 가장 먼저 풀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찾는다면 그게 꼬리의 꼬리를 물고 다음 해답으로 이어질 거예요." p152


여성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에세이이다. 책 속에 들어가 있는 엑기스만 몇 개 뽑아서 적어놨는데, 그 글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게 만들고, 공감과 배울점이 많이 들어가 있다. 좋은 콘텐츠가 잔뜩있는 것은 물론, 작가가 전하는 글들이 진정성과 작은 울림을 줘서 진심처럼 느껴진다. 깨닫고, 해결하고,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약간의 위치를 잡아 준다. 인상 깊은 구절이... 되새길 만한 말들로 가득하다.


읽지 못한 책들을 다 읽은 후 아니면, 심난하거나 헛헛하거나 공허할때 또는 뭔가 잘 못 됐다고 생각이 들때 이 책을 다시 펴 들 것이다. (소장용)


(불면증 처방전)
잘 되겠지라는 담대한 믿음의 물약 한 모금
나를 다독이는 편안한 마음의 알약 한 알
커다란 우주를 생각하는 상상 한 조각
더없이 따뜻한 허브티 한 잔.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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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토커 스토리콜렉터 69
로버트 브린자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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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형사가 찾아왔다. [얼음에 갇힌 여자]를 읽고 마음에 들어 했는데, 드디어 신작이 나와주었다. 그때 나오면 줄거리를 보지 않고 그냥 데리고 오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그때 그 생각대로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데리고 왔다. 주연도 조연도 각각 매력이 있어서 좋았던 소설이었다. 물론, 스토리도 당연하다.

"그림자는 심호흡을 하고 어둠 속에서 나와 조용히 계단을 올라갔다."
"지켜보기 위해서"
"기다리기 위해서"
"오래 기다려온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서"

- 더블베드 위의 진청색 이불은 젖혀져 있었고, 벌거벗은 남자가 반듯이 누워 있었다. 머리에는 비닐봉지가 단단히 덮어씌워져 있었고, 팔은 침대 머리판에 묶여 있었다. 비닐 안의 눈은 기괴하게 부릅뜨고 눈알이 튀어나와 비닐에 달라붙은채 였다. 미리 계획된 범행이었다. 피해자의 것 외에 다른 지문이나 체액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

"넌 여기서 집을 봤지?" 에리카는 나직하게 혼잣말을 했다. "얼마나 오래 있었지? 얼마나 많은 걸 봤지? 넌 절대 빠져나갈 수 없어. 내가 널 잡는다."

- 피해자의 처남이 용의자에 올랐다. 그러나 마쉬 총경이 그는 용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다면서 말이다. 게리 윌름슬로는 아동 포르노 제작 및 배포와 관련해서 수사 중이고, 어마어마한 지하 아동 포르노 조직의 핵심 인물일 가능성이 있기에 극비로 경찰 감시를 받고 있다고... 그러니 절대로 그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

" 이번 사건에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손만 뻗으면 해답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뭔가 아주 간단한 것. 그녀는 알고 있었다. 딱 한땀 빠뜨린 담요처럼, 이건 언제나 아주 작은 단서다. 그 단서를 찾아내서 움겨쥐면, 모든 실마리가 술술 풀릴 것이다. "

- 두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 같은 방식으로 살해 되었다. 다행히 요번에는 파파라치가 새벽까지 숨어서 찍은 사진기를 압수를 할 수 있었다. 찍힌 사진 중에서 중요한 한 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침대 밑에 웅크린 형체가 찍혀 있었다. 에리카는 그 사진을 보고 섬뜩했다. 치아가 보일 정도로 아주 크게 미소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

- 세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는 아이작의 애인이었다. -


"어둠 속에 숨을 곳이 너무나 많아요."

에리카 형사가 너무 마쉬 총경에게 무례한 것 같다. 마쉬 총경은 어떻게든 그녀를 위해 힘을 쓰고 있는데, 에리카는 항상 불만이다. 무턱대고 새벽에 마쉬 총경 집을 찾아가고 그러다보니 마쉬 총경 부인이 이젠 에리카를 끔직이 싫어한다. 아마 다음 작품에서는 마쉬 총경과 부인 그리고 에리카 사이가 최악 상태로 멀어지지 않을까 싶다.

여자도 살인자가 될 수 있다. 그저 남자들에 비해 많이 적을 뿐이다. 여자도 깊이 찔린 상처가 많이 쌓일수록 상대방에 대해서 살의를 품게 된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듯이 말이다. 다만, 남자들에 비해 그다지 잔인하지 않을 뿐이다.

학대와 강간 그리고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 연달아 일어나면 그 사람에게 살의가 찾아온다. 세 피해자 중에 세 번째 피해자가 살인자에게 고통을 심하게 남겨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이 있지 않나. 작가가 아무리 나쁜 인간이라도 작가가 쓴 소설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치유 그리고 행복. 용기를 주었다면 그 작가는 천국으로 갈 거라고 많은 이들을 구했기 때문에... 하지만 세 번째 피해자는 직업이 소설가인데, 잔인하게 소설을 썼다. 여자를 도구로 강간은 물론, 폭행은 당연하고 여자들을 어떻게 잔인하게 괴롭혀야하는지... 그가 쓴 소설이 다 그랬다. 그가 쓴 소설의 남자 주인공도 부인을 폭행한다. 그의 소설을 읽고 따라서 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우선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소설이다. 현실감 넘치는 살인사건! 주연 뿐만아니라 조연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들! 탄탄한 구성과 적당한 분량! 확실히 재미면에서는 빠지는 것이 없다. 마지막에는 씁쓸함이 남지만... 이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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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0-03-2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예 전문 스포일러로 나서길. 리뷰하고는... 공감에 한표 던진 작자는 또 누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