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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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왠지 아련한 단어네요

끝을 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이야기는 이른바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하네요

서구의 세력들이 세계 각지로 찾아들어가며 이른바 '발견'을 외쳐 대던 시대

숨겨진 신비란 없어야 한다고 지구의 모든 것을 벗겨내던 시기랄까요

그 시기의 어느 한 점에서 서술자는 산책중에 우연히 '거인의 이'를 손에 넣게 됩니다

탐험가이지 지리학자인 서술자는 거인의 이를 연구해서 거인들의 거주지를 찾아 여정에 오릅니다

티베트 고원 근처의 오지로 상정된 거인들의 나라

주인공은 동행자들을 모두 잃고 생명마저 위협받는 위기를 지나며 우연의 도움을 얻어 그곳을 발견합니다

거인들의 묘지

발견의 기쁨과 흥분은 잠깐

주인공은 조금씩 지쳐가고 마침내 기력이 다해 쓰러진 어느날 '살아있는' 거인들에게 발견됩니다

그렇게 만난 세계는 이전에 알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곳입니다

천상의 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거인들

온몸으로 숨쉬듯 자신들의 이야기를 피부에 기록하는 거인들

주인공은 그들의 틈에서 1년이란 시간을 보내며 연구하고 기록하고 인간 세계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세계에서 주인공은 거인들의 존재를 이야기하고 증명하고 외쳐버리지요

그리고 다시 그들을 만나러 떠난 여행

거인들을 만난 것은 전혀 뜻밖의 장소입니다

항구에 실려온 거인의 머리라니!!!!

주인공의 책과 강연은 '포병연대보다 확실하게' 거인들을 살육해버렸네요

회한에 젖은 주인공은 한사람의 선원이 되어 온 몸에 문신을 새기며 지난날을 기억합니다

제목의 '마지막 거인'은 죽임을 당한 그 거인들이 아니라 주인공인 것은 아닐까요

주인공이 뒤늦게라도 지키고자 하는 세계

우리는 그 세계를 지키고 있는 걸까요

거인의 마지막 질문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과연 어떤 것이 지혜로운 해결책일까요

침묵하는 것

혹은 적정선까지 알리는 것

그렇다면 적정선은 어디일까요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와 지금은 또 다르지만 이 고민만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이 더 올바른 길인가

책 모양이 항해 일지나 오래된 일기처럼 되어 있었으면 더 실감나지 않았을까 살짝 아쉬움을 표해봅니다 ^^;;

책 뒤의 해설들을 꼭 읽고 지나가야한다고 덧붙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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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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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설정을 잃다가 예전에 보다 말았던 웹툰이 생각났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일정 거리 안에 있으면 알림이 온다는 설정

<좋아하면 울리는>이던가요

그 웹툰이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데 아마 '앱'이라는 매개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 책에 등장하는 앱은 독특하네요

실제 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제 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구요

장편 소설이라고 되어있지만 단편들이 모인 옴니버스 같기도 해요

목차가 조금 독특해요

일종의 도입부라 할 수 있을 '어긋남이 계속된 하루'로 시작

다음에 오는 건 'CASE 8'

그 다음은 'CASE15', 'CASE 30', ''CASE 33'...

이런 식으로 중간중간이 빠져 있네요

소원이 만난 고객들 중 특별한 경우 만을 모아놓았다는 암시일까요

그런 면에서 일종의 사회보고서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시작은 어느 평범했을 하루

그렇지만 그 하루에 일어난 사건 하나가 모든 것을 틀어버리기도 하네요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작은 틈새'가 모이고 모여서 만들어낸 결말

엄마와의 먼 이별

그리고 만들어진 오늘의 소원

문득 깨달은 빈자리...

그래서 소원은 새로 앱을 만듭니다

'소원성취'

"애틋한 소원을 이뤄드립니다"

앰을 통해 고객들이 소원을 찾아옵니다

종로구 부재동...

동네 이름 조차도 부재...

그곳을 찾아온 고객들의 소원은 저마다의 빈 곳을 채우기 위한 것일까요

좋아하는 스타가 행복해지면 좋겠고, 악플이 없었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고양이와 의사 소통이 되었으면. 자신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그러고보면 표지의 인물들은 모두 이야기의 등장 인물들 같기도 하네요

다양한 사람들의 소원을 듣고 그들의 소원이 이뤄지도록 앱을 보정하고

그렇게 이뤄진 소원이 그들을 행복하게 했을까요

그들이 바랐던 소원은 결국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소원의 다른 면이 조금식 녹아있는 인물들이란 면에서 결국 우리들 모두는 한사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소원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선인들의 한자풀이가 새삼스럽기도 하구요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치거나 인간관계에 겁먹고 짧은 의사소통조차 문자로 한다는 요즘 세대들에게도 넌지시 알려주는 게 있지 않을까요

두고두고 읽을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 이야기 '사람'을 생각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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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스 -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 2007 뉴베리 아너 수상작
신시아 로드 지음, 천미나 옮김 / 초록개구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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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사람만을 위한 규칙'

이 부제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네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여덟살 데이비드

그런 데이비드를 돌봐야 하는 열두살 캐서린

부제가 데이비드를 위한 캐서린의 규칙이라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이야기의 시작은 여름 방학의 첫날이에요

꿈꾸던 방학 첫날과는 다른 상황

그리고 그 상황에 찾아오는 만남

옆집에 이사오는 또래 여자 아이

캐서린은 그 아이를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요

데이비드의 병원을 따라갔다 만나게 되는 제이슨

제이슨과의 만남에서 캐서린이 자기를 어떤 모습으로 그려야 할 지 고민하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네요

학교에 내는 사진처럼 얌전한 모습과 평소의 자기 모습

캐서린이 택한 건 평소의 모습이네요

제이슨에게는 꾸미지 않은 자기를 보여준다는 걸까요

캐서린이 숨기고픈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밖에 없는 병원에서 만났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그런 제이슨과 다르게 옆집에 이사 온 여자아이 크리스티에게는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늘어나네요

단짝 친구가 되고 싶은데 크리스티는 캐서린이 꿈꾸던 아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에요

그리고 왠지 캐서린이 뒤로 밀리는 기분

집에서도 데이비드에게 밀리고 친구에게서도 밀리고

예민한 사춘기의 캐서린에게 조금씩 슬픔이 축적되네요

그 절정이 제이슨의 생일이었을까요

'규칙'은 캐서린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누르고 있던 마음을 터질듯이 폭발시켜 버린 날

그 다음날의 일상은 다른 날들과 달라질까요

적어도 일상을 마주하는 캐서린의 마음은 달라지리라는 믿음이 들어요

옆집 친구가 꼭 꿈꾸던 친구일 수는 없고 동생이 다른 아이들과 달라도 그런 모습도 있다고요

스케치북에 빼곡히 규칙을 적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일상을 캐서린은 더 용감하게 마주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상의 이야기들이라 오히려 더 생각이 많아지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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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10대를 위한 뜻깊은 세계사 생각이 많은 10대를 위한 시리즈
최은진 지음, 나수은 그림 / 나무생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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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생각하고 있던 세계사와는 조금 다른 세계사

이제까지 읽었던 세계사의 어디쯤에 이 책을 놓아야 할까요

"사건으로만 기억했던 세계사,

그 이면에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사건'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역사에서 그 '사건'을 만들어온 '사람들'의 이야기

책 소개에서 유난히 강하게 와 닿은 말이었어요

왜,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던 그 역사의 다른 면에 집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세계사 책으로는 비추에요

통사가 어느 정도 정리되지 않으면 오히려더 혼란을 부추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사에 흔적을 남긴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랄까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를 들여다 보는 기분이에요

첫 시작은 '신화와 역사의 경계'

어디부터가 역사로 받아즐여지는가의 추적이랄까요

2장은 '십지가와 초승달'

오늘날까지도 세계를 나누고 있는 두 세계, 기독교와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네요

3장은 십자군 전쟁을 이야기해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서구 중심의 시각이 아닌 이슬람의 눈으로 본 십자군...

4장은우리가 잃어버린 대륙을 다루네요

아프리카

세계를 뒤흔들었던 왕이 살았다는 고대 왕국은 어떻게 잊혀진걸까요

5장은 우리에세 <왕오천축국전>을 가져다 준 그곳이네요

둔황

둔황의 발견에서부터 분서의 내용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소개되요

전체 15장까지의 내용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런 세계사 사건들이 아니라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다른 부분을 이야기해요

미국 독립 혁명의 시작이라고 알려진 '보스턴 차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미국의 독립 혁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왜 미국에서는 차보다 커피가 사랑받게 되었나를 다루는 식이랍니다

단순히 사건 나열의 세계사가 재미없다고 느끼는 모두에게 이런 이야기도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에서 출발해 왜 이 사건은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나를 짚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보다 재미있게 역사에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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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입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 철학사 : 인물편 - 요즘 세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서양 대표 철학자 32인
신성권 지음 / 하늘아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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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이 부제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요

ㅎㅎㅎㅎ

요즘 세대가 아니라도 일반 상식으로 한번은 짚고 가야할 서양철학자들의 모음이네요

제목 그대로 '최소한'의 서양 철학

정말 이것만은 알고 가야한다고 짚어낼 수 있는 서양철학의 모음이네요

그 중에서도 책은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고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철학자들을 시기순으로 정리하고 있네요

그래서 나름으로 정리하기에도 오히려 더 좋은 것 같아요

의문점이 생길 경우 찾아보기도 좋구요

어떻게 본다면 서양철학자들의 사전 같은 느낌이랄까요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철학과 종교, 과학이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해요

그리고 모든 학문이 철학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포인트에서 갈라져 왔는지도 한번 짚어보네요

기나긴 철학사의 출발을 저자는 탈레스로 잡고 있어요

서양 철학의 큰 뿌리라 할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탈레스를 철학의 창시자라고 했다네요

탈레스는 과학 교과서에서도 만나게 되는 이름이기도 하구요

탈레스 다음에 오는 철학자는 철학자로서보다 수학자로 더 유명한 이름이네요

'직각 삼각형의 두변의 제곱을 더한 값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

ㅎㅎㅎㅎㅎ

저같은 수포자도 기억하는 유명한 정리이지요

피타고라스

그리고 소피스트의 대표격으로 언급되는 프로타고라스

소피스트와 대척점에 있었던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스승을 더 유명하게 만든 플라톤....

우리가 학창 시절에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보았을 이름들이에요

저자는 이런 인물들의 생애를 다루지 않아요

그들의 사상을 알기 쉽게 개략적으로 정리해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고 있어요

다양한 철학자들의 주장을 핵심만 모아서 나란히 놓고 있어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측히나 더 유용할 것 같아요

물론 위에서 언급한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들은 다른 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고대 철학자들부터 마키아벨리나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중세 철학자, 로크나 루소 같은 계몽주의 사상가들, 칸트나 쇼펜하우어 같은 근대 철학자들, 소쉬르나 미셸 푸코같은 현대의 인물들까지 한권에서 난나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다양하 철학자들의 사상을 맥락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저자와 다른 각도에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서양철학사를 재미있게 통으로 접근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합니다

특히나 사회 탐구영역을 준비해야하는 고등학생들에게 꼭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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