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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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설정을 잃다가 예전에 보다 말았던 웹툰이 생각났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일정 거리 안에 있으면 알림이 온다는 설정

<좋아하면 울리는>이던가요

그 웹툰이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데 아마 '앱'이라는 매개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 책에 등장하는 앱은 독특하네요

실제 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제 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구요

장편 소설이라고 되어있지만 단편들이 모인 옴니버스 같기도 해요

목차가 조금 독특해요

일종의 도입부라 할 수 있을 '어긋남이 계속된 하루'로 시작

다음에 오는 건 'CASE 8'

그 다음은 'CASE15', 'CASE 30', ''CASE 33'...

이런 식으로 중간중간이 빠져 있네요

소원이 만난 고객들 중 특별한 경우 만을 모아놓았다는 암시일까요

그런 면에서 일종의 사회보고서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시작은 어느 평범했을 하루

그렇지만 그 하루에 일어난 사건 하나가 모든 것을 틀어버리기도 하네요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작은 틈새'가 모이고 모여서 만들어낸 결말

엄마와의 먼 이별

그리고 만들어진 오늘의 소원

문득 깨달은 빈자리...

그래서 소원은 새로 앱을 만듭니다

'소원성취'

"애틋한 소원을 이뤄드립니다"

앰을 통해 고객들이 소원을 찾아옵니다

종로구 부재동...

동네 이름 조차도 부재...

그곳을 찾아온 고객들의 소원은 저마다의 빈 곳을 채우기 위한 것일까요

좋아하는 스타가 행복해지면 좋겠고, 악플이 없었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고양이와 의사 소통이 되었으면. 자신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그러고보면 표지의 인물들은 모두 이야기의 등장 인물들 같기도 하네요

다양한 사람들의 소원을 듣고 그들의 소원이 이뤄지도록 앱을 보정하고

그렇게 이뤄진 소원이 그들을 행복하게 했을까요

그들이 바랐던 소원은 결국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소원의 다른 면이 조금식 녹아있는 인물들이란 면에서 결국 우리들 모두는 한사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소원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선인들의 한자풀이가 새삼스럽기도 하구요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치거나 인간관계에 겁먹고 짧은 의사소통조차 문자로 한다는 요즘 세대들에게도 넌지시 알려주는 게 있지 않을까요

두고두고 읽을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 이야기 '사람'을 생각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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