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은 발견이다 - 계속해서 팔리는 상품을 기획하는 새로운 관점
노한나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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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발상이다. 이분의 사업 아이템을 보면 획기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무역을 하고 있고, 영어가 되는 사람들이 많고 해외여행 경험자들이 많다 보니 다들 여러 경로를 통해서 본인이 가지고 싶은 물건들을 구매하곤 한다. 더 이상 한 사람의 독점이라는 것은 개발하지 않는 이상 없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분의 아이템은 발견이었다. 새로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다. 여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제품을 가지고 자신의 추억을 보태서 판매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아이템이 답이라 말하고 있고, 거기에 스토리를 덧입히는 것이다. 이것이 발견이 아닌가 하는 것은 내 생각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봤었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한국에 없는 제품들을 만나곤 한다. 그런데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대부분 이미 한국에 들어온 것들이 더 많다.

그럼 그녀는 그중에서 무엇을 어떻게 발견하는 것일까?

그녀가 발견한 것은 새롭다기보다 그녀에게 재미있게 혹은 특별하게 다가왔던 물건이 아니었나 싶다. 드라큘라 다이어리도 그렇고, 파프리카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그렇다.

이렇게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녀는 호기심이 강한 여성이 아니었을까?

호기심이 있었기에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었고, 그 제품의 스토리까지 알게 되는 것이다. 스토리를 알게 되면 같은 제품도 다르게 느껴진다. 스토리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일반적인 제품도 특색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컨셉은 발견이었다.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 그녀만의 호기심이 책도 쓰게 된 것이고 제품도 구매하게 된 것 같다.

인터넷 쇼핑몰에 관심이 많은 나라서 그런지 이 책이 흥미롭게 읽혔다. 역시.. 관심이었구나..

세상을 조금 더 호기심 있게 바라봐야겠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결국 답은 아이템에 있었다. 단순히 차이를 발견하는 습관이었던 '기록'이 곧 물건의 본질을 꿰뚫는 '핵심'이 되면서 사업이 첫발을 내디뎠고, 이제는 셀러문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안에서 물건이라는 열쇠를 하나씩 발견해가고 있다.

영국의 작가 호러스 월폴은 이것을 '준비된 우연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우연히 발견한 아이디어가 또 다른 아이디어로 이어지고 거기에 그들도 모르게 쌓인 노하우가 덧붙으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미국 레이더 회사에서 일하던 퍼시 스펜서가 우연히 열 없이도 녹아내린 초콜릿 바를 발견하고 전자레인지를 발명했던 것처럼 말이다.

알바 알토의 스툴 60이 100년 가까이 사랑받는 의자가 된 것은 단순히 거장에 대한 존경심 때문만은 아니다. 선을 이용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감각적인 외구성을 창조하고 더불어 내구성이라는 문제도 해결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아이템에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본 목적에 맞게 단순해야 한다는 공식도 존재한다.

알바 알토는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 아름다움이 아니고, 머릿속으로 설계된 것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며 디자인에 새로운 정의를 내린 적이 있다. 이들은 목적에 맞아야 아름다운 형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메르시에 이처럼 착한 공급이 이어지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창업자 부부의 방향성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감각 있는 프랑스 아이템을 모으는 회사만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메르시가 파리지앵의 일상에 머무르는 브랜드가 되려면 파리지앵 다운 사고와 감정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뜻이 맞는 디자이너들에게 재능 기부를 요청하고 수익금 일부를 마다가스카르 남서부에서 추진되는 교육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매년 교육 재단을 통해 누군가의 꿈을 키워주면서 감사, 자비라는 이름에 걸맞은 상품으로 그들의 활동을 기록하는 것이다. 메르시의 생각을 응원하는 디자이너나 기업 들은 익살스러운 컬래버 제품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즐거움도 전달하고 있다.

앤티크의 가격 책정 요건에서 우리는 상품의 수요자에게 물건의 가치를 어떻게 수치화해서 보여줄지 고민해야 한다. 앤티크는 분명 시간의 테두리 안에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상품이 겪어온 시간적 경험과 인상을 상품의 가치로 책정하려면 바로 수량의 희소성을 강조해야만 한다. 세월을 그대로 겪었지만, 보관 상태가 좋고 상품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거기에 '단 하나뿐'이라는 수량의 희소성까지 더해진다면 그 상품의 가격은 어떤 요건 앞에서도 합리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곧 앤티크 상품의 가치는 가격과 수량이 반대로 움직이는 동시에 수요의 희소성을 수량의 희소성으로 극복하는 대표적인 예다.

가격을 책정할 때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첫 번째는 '비슷한 상품군이 어떤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팔려는 상품이 고객에게 어떤 놀라움을 주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로 고객에게 가격을 설득해야 한다.

내게는 두 아이템의 차이가 즐거운 발견이었다.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해리 포터의 마법 아이템을 상품으로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면 반드시 라이선스와 같은 상품 저작권도 함께 소유해야 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곳 올빼미 카페는 분명 해리 포터를 체험하고 싶은 사람이 타깃이 되는데도 저작권은 신경 쓰지 않고 운영할 수 있다. 해리포터 테마를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기념품 형태가 많이 달라졌다. 마그넷 같은 작은 모형의 소품들에서 생활용품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스위스에서 감자 칼을 사고, 독일에서 아요나 치약을 구매하고, 프랑스에서 본마망 마들렌을 구매한다. 생활용품에 가까우면서도 그 나라의 일상을 체험하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품목들이다. 이런 변화를 우리는 기억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다른 나라라는 공간적 요소와 기억이라는 개인의 해석 사이에 '물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파프리카 마켓은 여느 관광지의 기념품 숍과는 달랐다. 마치 기억은 곧 체험이라는 듯 헝가리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먹거리를 간편식품으로 만들어 상번을 가득 채웠다. 오감의 자극이 있는 파프리카 마켓은 헝가리의 파프리카를 상징으로 사용해 유럽인들에게는 매운맛에 대한 자극을, 아시아인들에게는 익숙한 맛에 대한 자극을 주었다. 이것은 헝가리 여행에서 체험하면서 느낀 여러 감정이 담긴 물건들이 가득해 헝가리를 기억하기에 너무나 적합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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