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 - 이지성이 들려주는 칼 비테의 인문학 자녀교육법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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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 _ 이지성 "칼 비테"라는 이름은 아마도 엄마들이라면 한 번씩 들어봤을 만했을 것이다. 어떤 육아서를 읽더라도 꼭 한 번쯤은 등장하는 이름이다. 왜 이분의 이름이 나오는 것일까? 도대체 이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아이를 양육했길래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일까 궁금했다. 이분은 목사님이다. 육아 전문가도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육아서에 나온 모든 유명한 사람들이 이 분 밑에서 육아를 배웠다고 한다.

목사님이? 왜??

어떻게 했길래 현대사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교육의 창시자인 페스탈로치가 그에게 가서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이 간다. 몬테소리, 프뢰벨이 이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더더욱 궁금해졌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그분의 양육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아이를 인간답게 키웠고, 종교의 신념을 가지고 아이에게 삶을 가르쳤다. 그리고 부모가 그의 롤 모델로 살았다. 이것이 정답이었다.

칼 비테는 51세에 결혼했다고 한다. 나는 그의 나이도 한몫했다고 본다. 30~ 40대의 아버지보다 삶의 경험도 풍부했을 것이고, 자신의 감정 조절도 더 가능했을 것이다. 아버지로서도 충분히 성숙된 상태에서 아이를 양육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30~40대의 아버지가 잘 못되었다고 하기보다 50대의 아버지의 삶의 고난들이 이미 그를 더 많이 숙성시켰을 것 같다.

엄마 아빠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는 똑똑해진다는 말이 있다. 근거 있는 말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그 이유도 나는 같다고 본다. 이미 세월이 그들에게 많은 약이 되었다. 그들의 고난과 그들이 겪었던 사건들이 부모들을 철들게 했을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아이를 더욱더 인간적으로 성숙된 부모로서 대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20대나 30대 초반에 엄마가 되었다면 아마 지금도 철없는 행동들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늦은 결혼과 나에게 있었던 힘들 일들이 나를 성숙시켰다. 그 이후 아이를 대하는 게 아이에게도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생각하기 보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그의 말에 공감 간다. 우선 부모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말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정말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 것일까?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주고 싶은가부터 생각해야겠다.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육아서의 바이블은 결국 나를 성숙하게 한다. 부모로서, 나이 들어가는 사람으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꼭 되짚어 보고 싶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나는 어떤 부모인가.

아이를 어떻게 교육할지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부모인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상이 보는 나의 모습을 봐야 하는 것이죠. 나는 칼비테처럼 내공이 충실한 사람인가? 아니면 남의 흉내만 내는 사람인가? 여기에 대한 엄격한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더 중요하게는 내 아이에게 나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칼 비테는 말하죠.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려면 부모가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불행한 상태에서 아이를 가르치면 아이에게 불행해지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이게 칼 비테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그 이상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버드 의과 대학교의 경우 음악회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토론해보는 것이 정규 교육과정이라고 합니다. 왜 그들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이야기 나눌까요?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바로 예술가들이기에 그들의 생각에 닿고자 하는 것입니다. 의사든 판사든 어떤 직업에서든 최고의 경지에 이르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칼 비테는 왜 아들에게 <아이네이스>를 읽어줬을까요? <아이네이스>를 읽어주면서 아이에게 무엇을 주고 싶었을까요? 아들이 아우그스투스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개인을 뛰어넘는 위대한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아들이 단순한 독일인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전 유럽을 통합할 메시지를 제시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네이스>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칼 비테는 아이가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에 있는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독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칼 비테는 철저하게 책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고 있는지,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 어제보다 오늘 인격적으로 나은 아이가 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것이 칼 비테가 독서를 통해 아이에게 주고 싶었던 핵심적인 교훈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새로운 정신이 형성되었는지를 살피고 그렇지 않다면 책을 다시 읽게 했습니다.

책 너머를 읽게 하라

칼 비테는 언제나 책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과 꿈과 자연과 가족과 사람 사이의 관계입니다. 이건 동양 고전에도 나와 있는 이야기입니다. 동양 고전에도 보면 무조건 책을 읽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합니다. 마당을 쓸고 부모를 도운 후에 독서를 하라고 합니다.

칼비테는 칼이 최대한 자연을 즐기도록 정원을 꾸며주고 꽃과 나무도 심어주었습니다. 칼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식물들을 돌보고 잡초를 뽑았습니다. 새로 키우고 고양이와 강아지도 길렀습니다. 시간을 정해두고 먹이도 주고 물도 주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집중력과 책임감도 배웠던 것입니다.

우리의 체험학습과 칼 비테의 체험학습은 조금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이 체험학습이 장소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칼 비테의 체험학습은 인간 이해에 목적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였고 아이가 다른 사람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했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칼 비테의 가장 빛나는 교육 방법은 낮에 아이가 밖에서 보고 느낀 것을 엄마에게 설명하게 했던 것입니다. 왜 엄마에게 설명하게 했을까요? 엄마는 견학에 따라가지 않았으니까요. 엄마는 집안일을 하느라 하루 종일 집에 있었기에 칼 비테와 아이가 밖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전혀 알지 뭐 하는 사람에게 설명을 해야 하니 최대한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야겠죠. 쉽게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이 완벽하게 알아야 남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거든요.

어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악이 될까요? 칼 비테는 책에만 둘러싸여 사는 책벌레가 사회악으로 자랄 확률이 높다고 했습니다. 인성 교육을 받지 않고 지식 교육으로만 무장한 사람들은 사회악으로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집단에 동화된 우리에게 인성 교육은 정말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먼저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치유하나고요? 책을 읽으면 됩니다.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면서 자신의 고통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읽고 잃어버린 본질을 찾는 것이죠. 온전히 우리 안의 상처를 치유한 후에야 비로소 우리 자녀에게도 진정한 인성 교육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칼 비테는 부모가 맹목적인 낙관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세상은 결국 아름다운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절대 변하지 않는 정의가 존재한다고 믿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인간은 탐욕스러운 존재입니다. 게다가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일까요? 그들에게는 유혹이 많기 때문입니다.

페스탈로치의 교육론은 칼 비데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두 사람은 도덕 교육과 인성 교육을 강조했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페스탈로치는 인성이 먼저 갖추어져야 지능도 열린다고 주장합니다. 한마디로 먼저 인간이 되어야 두뇌도 개발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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