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 하늘에 계신 아빠가 들려주는 사랑의 메시지
롤라 제이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소설의 매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번 빠지면 그곳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아직은 더 이상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 하는 중이다. 그러다 내가 요즘 쓰고 있는 '30년 후에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주신 블로거분이 이 책을 알려주셨다. 궁금하기도 해서 중고서점에 바로 주문을 넣었다.

우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분이 영국에 계셨구나.. 물론 형식은 다르다. 나는 에세이고 그녀는 소설이지만 컨셉은 비슷한 것 같다. 역시 하늘 아래 새롭게 창조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컨셉이여서 그런지 더더욱 몰두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이번 연휴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이 책부터 펼쳤다. 읽으면서 흥미로워서 주인공이 매뉴얼을 읽듯이 아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략 내용은 암에 걸린 아버지가 5살인 딸에게 13살부터 30살때까지 읽어보라며 삶의 매뉴얼을 적어서 고모에게 맡겼고, 고모는 13살 주인공 루이스의 생일날 찾아와 이 매뉴얼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루이스는 아버지가 써준 매뉴얼을 참고로 삶을 살아간다. 물론 아버지의 매뉴얼이 100% 맞는 건 아니었지만 그 매뉴얼 덕분에 그녀는 자신감 있게 삶을 살아간다.

나도 그 마음이다. 지금 내가 딸에게 쓰는 편지도 나의 유언장처럼 쓰고 있다. 언제 어떻게 될지고 모르고, 내가 딸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상황이어도 반대로 딸이 내 이야기를 듣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때는 엄마의 말이 잔소리처럼 들리지 귀담아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30년 전에 미리 조금씩 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매뉴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내 딸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훗날 읽게 되면 엄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줬으면 좋겠고, 이렇게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딸아이가 살면서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혹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조용히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싶을 때 꼭 참고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말 이 책을 읽고 책 컨셉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나에게 참 감사한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