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김민식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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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피디님은 이제 작가로 더 유명해 지신 것 같다. 세바시에서 하는 꼬꼬독을 즐겨보는데 거기서 보면 말하는 솜씨 및 진행이 정말로 어느 연예인 못지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이렇게 변하게(?) 아니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꽤 오랫동안 가슴 앓이를 하면서 mbc 파업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나는 감히 생각해 본다.

이 책은 mbc 파업 때 그 파업을 주도하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그때마다 본인의 생각들을 담았다. 꽤 오랫동안 그는 파업에 동참했고, 주변의 많은 동료들이 잘려나가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 그것도 회사의 사장과 임원들을 대상으로 홀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싸웠다. 그 싸움에 있어서 승리만 있었으면 모를까, 승리를 맛보기 위한 처절한 실패가 더 많았다.

어쩌면 회사에서 오랫동안 왕따를 당하기도 했고, 자신의 위치에서 좌천을 당해 유배를 가기도 했다. 정말로 보기 싫었던 mbc 뉴스를 몇 년 동안 꾸준히 봐야 하는 자리에 있었고, 급여가 나오지 않는 상황, 경찰서에 끌려가게 된 상황, 6개월간 정지를 당하기도 하고, 또 재판을 받는 일까지 등등 평생 겪어보지 않아야 할 일들을 그때 다 겪었던 것 같다.

일반 사람들이었다면 충분히 좌절했고, mbc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겼을 것 같다. 그의 애사심이었는지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그 두 가지 마음이 다 어우러져 인지 그는 그만두지 않았고 끝까지 그 싸움을 계속했던 것이다. 책 제목처럼 그는 많이 졌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고 한다.

속상한 일들을 글로 풀었고, 운동으로 풀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책으로 녹여지게 되고,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때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분명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책 읽을 기회도 많이 생겼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도 많이 생겼을 것이다. 그 시간을 단지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기에 오늘날 그가 있다.

뒤돌아보면 쓸데없었던 경험이라는 게 없고, 필요 없었던 시간들은 없는 것 같다.

내가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어떤 시간이든 나에게 약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을 잘 보여준 사례다. 오늘날 김민식 피디님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그의 말투도 좋아하지만, 그 안에 담긴 뼈 있는 말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다. 그냥 좋은 책 소개로만 끝났다면 그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책 속에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 녹여있기 때문에 그의 책 소개는 우리에게 구매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정말로 긴 터널을 걸어왔을 피디님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란다. 그리고 그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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