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 - 오로지 행복해지겠다는 일념으로 도전한 내면 탐구 프로젝트
마리안 파워 지음, 김재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다 읽고 로코 드라마를 한편 본 듯한 느낌이다. 실제 인생을 즐기면서 늘 숙취에 젖어 살던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삶을 후회하면서 1년간만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그대로 살려고 노력하면서 얻는 해프닝들을 보여준 책이다. 1년 살기와 취지는 비슷하나 많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자기 계발서대로 살아보려고 했다.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현인들이 가르쳐 준 좋은 방법, 꼭 해봐야 한다는 방법을 그대로 따르기로 한 것이다.

거절당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때로는 이상한 짓도 한다. 떼를 써서 무리한 요구도 해보고, 엉뚱한 짓도 해 본다. 그리고 실제로 책에서 나온 것처럼 무리한 요청도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타인의 눈을 의식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참아왔는지도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그래서 그녀는 삶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적극적이다 보니 술집에서 눈이 마주치는 남자들에게 대시를 하는 것도,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걸어 무조건 퇴짜 맞기를 하는 엉뚱한 일도 한다. 그래서 드라마처럼 느껴지면서 때로는 그녀의 행동에 웃음이 나온다.

그녀는 결국 깨닫는다. 자기 계발서처럼 사는 것이 꼭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러고 싶지 않다는 것을... 자기 계발서가 잘 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무조건 따라 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안에 자신은 없었다. 왜 사는지 그 이유도 모르고 그냥 남들이 좋다고 하는 행복만 찾아 나선 것이다. 그런 실수를 반복한 후 그녀는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년간의 행동들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프로젝트로는 성공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자기 계발서를 따라 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고 어떤 일에 행복을 느끼는지... 자신을 먼저 알아가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작가 수전이 내세운 기본 전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용기가 생길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행복하고 성공을 거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두려움을 덜 느껴서가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행동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전은 우리가 매일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두려움은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면 성장도 멈춰 있다는 뜻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연설이 생각보다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사실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재능이 있는데도 두려워하느라 시도조차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도망치는 대신 맞서 싸운다면 정말 다른 사람이 될지도 몰라. 다른 사람들 눈에 멍청해 보일 거라는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인생을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살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판단할까 봐 지나치게 경계하지 않는다면 격려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결국 속으로는 다들 똑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까.

오랫동안 많은 것들을 차단해 왔다. 그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꿈을 꾸다 상처받으니 아예 꿈도 꾸지 말자고. 이제는 극복해야 했다.

1. 거절 치료법을 쉽게 시도하려면 술을 마시면 된다.

2. 사람들은 따뜻하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두려움 때문이다. 밴드를 하는 사람들은 거만할 거라고 생각했고, 여자 바텐더는 사나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쪽도 사실이 아니었다.

3. 술집(삶) 구석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게 훨씬 편하다. 하지만 밴드한테 같이 연주해 보자고 제안하거나, 바텐더한테 맥주를 직접 내리겠다고 부탁하는 등 일단 무모한 짓을 저지르면 삶을 훨씬 재밌어진다. 참고 견뎌야 하는 운동 경기가 아니라 신나는 게임처럼 느껴진다.

4. 창피하다고 죽지 않는다. 오히려 창피함은 생각보다 빨리 가신다.

5. 이제 거러 치료법이 완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깊은 깨달음도 하나 얻을 수 있었다. 난 거절당할까 두려움이란 두려움은 다 품고 있었지만, 정작 현실 - 일, 우정, 사랑-에서는 어떻게든 거절을 피해 다니다 보니 거절당한 적이 거의 없었다. 5월 초에 조앤 롤링이 남긴 명언을 하나 발견했다. "실패하지 않고 삶을 살 수 없다. 너무 조심하면서 살다가 삶을 조금도 맛보지 못할 수는 있지만, 그러면 결국 실패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 삶이다." 난 당연하다는 듯이 스스로에게 퇴짜를 놓으면서 실패를 기본으로 깔고 살아왔다.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한번 만나 봐요. 심리 치료사는 원인을 가족한테서 찾을 거예요. 걔네들은 늘 그러죠. 근데 명심해요. 핵심은 가족이 아니라 본인이에요. 스스로가 벗어나야 해요." 소름이 돋았다. 자기 계발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삶이 조금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살을 조금 빼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하지만 기사 아저씨 말씀이 맞았다. 여태까지 깨닫지 못했지만 난 벗어나고 싶었다.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제대로 한 일이 하나도 없다는 끈질긴 구박으로부터, 일과 사람에 대한 끝없는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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