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작정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 - 후회 없는 결혼을 꿈꾸는 여자들이 알아야 할 것들
남인숙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이분은 여성들을 위한 책을 많이 쓰신 분인데, 특히 이 책은 예전에 쓰셨던 책이 다시 재출판이 될 정도로 많은 인기가 있는 책인 것 같다. 결혼하기 전에 나는 이런 책들을 읽지 않았다. 친구들의 말이라든지 주변인들에게는 결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설마... 하는 생각도 있었다. 워낙 좋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나는 너희와 달라! 나는 잘 살 수 있어!'라는 쓸데없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결혼해서도 멋지게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그건 정말로 나만의 착각이었다. 나는 언니가 없다. 동생들만 둘이 있는데 나보다 먼저 결혼했다. 결혼에 있어서는 선배인 것이다.

동생들이어서 그랬는지 나에게 결혼에 대해 조언을 하기에는 그들의 신혼이 달콤했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는 다들 '결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한참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아줌마들이 된 것 같다. 나는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결혼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너희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스. 드. 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이 아니라는 것! 지금 네가 결혼하려고 하는 사람과 이제는 적어도 50년 이상은 살 텐데 아무런 생각 없이 좋다는 마음만 가지고 덤비기에는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스. 드. 메를 선택할 때는 그렇게 많은 정보를 모으고 따로 공부를 할 정도로 열과 성의를 다하면서 어떻게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책 한 권 읽지 않고 할 수 있을까! 그녀들의 대담한 선택이 무섭기만 하다.

결혼은 상대방의 능력에 대해서 그리고 성격에 대해서만 놓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당신이 생각하는 것의 10배, 100배까지 더 많은 것들을 요구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웬만한 각오를 가지고는 덤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결혼할 때 어떻게 이 남자를 내 남자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전략만 짜지 말고, 당신 인생에 대한 전략도 꼭 짜보시길!! 먼저 결혼해 보고 아이도 낳아서 후회할 만큼 후회해 본 언니가 하는 말이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결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옳다 하지만 일단 한 결혼이 틀어지기 시작하면 그때 가서 결혼은 삶의 전부가 되어 당사자의 목을 조르게 된다. 짧게는 10년, 길어도 20년 동안 삶의 영역을 차지하는 사회생활보다 50년 넘게 내 삶의 베이스캠프가 될 결혼을 가볍게 여기는 젊은 여성들을 볼 때마다 아찔하다. 실제로 30~40대 이후 여자들의 '결혼 생활의 질'이 곧바로 '삶의 질'로 연결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전업주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재테크와 지출 관리에 능한 가계 경영형 주부가 되든, 육아와 내조에 힘쓰는 매니저형 주부가 되든, 전문적인 수준으로 요리와 가사를 해내는 살림형 주부가 되든 자신의 일을 특화 시켜야 한다. 그 어떤 부분에서도 뚜렷하게 성과를 보이지 못할 때 남편 눈에는 '집에서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걸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결혼 적령기란 남들이 말하듯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미소 지을 수 있게 되는 바로 그때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하지만 이 결혼이라는 제도 역시 우리 여자들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여러 조건들을 조합해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결혼해서 그 어떤 싫은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건 당신의 운이다. 그렇지만 그 어떤 싫은 일도 기꺼이 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출발하다면 그 마음가짐은 당신의 운 좋은 삶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여자들은 때로 사랑으로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어 하지만, 사람이란 나쁜 쪽으로는 쉽게 변해도 좋은 쪽으로는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다. 우주가 운행하는 물리학적 법칙이 그렇다. 무언가가 나쁜 쪽으로 가려면 그냥 내버려 두면 되고, 좋은 쪽으로 움직이려면 힘을 가해야만 한다. 따라서 사람의 본성이라는 어마어마한 것을 좋은 쪽으로 움직이려면 만만치 않은 노력을 해야만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행복하고 싶다면 결혼해도 남편에게 의존할 생각은 하지 말라. 그렇다고 완고한 페미니스트처럼 굴라는 말이 아니다. 벽에 못을 박는 것을 그가 나보다 더 잘한다면 기를 쓰고 내가 할 필요는 없다. 대신 요리는 내가 더 나으니 각자가 잘하는 것으로 서로를 도우면 된다. 내가 말하는 의존이란 내 모든 문제의 해답을 남편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태도다. 외로움이나 정서적 트라우마 혹은 경제적 문제까지 남편이 해결해줄 거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쓰러지려 하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조금쯤 힘을 보태줄 선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무게 중심을 자기 쪽으로 옮기며 온전히 기대오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능력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배우자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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