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 고통 없는 삶이 어딨다고 씻지도 않고 치우지도 않고 냄새나는 독신남 주제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척 하는거야ㅡㅡ 라는 감상만 남았다. 분명 이런 감흥을 주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었을텐데.. 햔타의 고난에 공감하지 못한 이유 : 1. 나도 일하는 거 힘들어 죽겠고 내 사상이나 가치관에 맞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노동 중인데 징징대는 햔타를 보니 일터에서의 빌런들이 연상되어 빡침이 가라앉지 않음2. 이 책과 동시에 읽고 있는 책이 소공녀였는데 한순간에 고아에 무일푼이되어 온갖 무시를 받고 밥도 굶으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게 된 미성년자인데도 열심히 일하고 밤 늦게 다락방 가서 공부하고 본인도 배곯는 중이지만 더 힘든 아이에게 적선하는데 그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햔타가 한없이 자기연민에 빠지는 모습이 같잖게 느껴져서햔타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제깐에 힘들다고 엄청 호소하다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를 꽤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읽었는데 조금도 불쌍하단 생각을 못하고 냉소적으로 “흥, 어쩌라고요.”하고 콧방귀 밖에 뀌지 않은 내가 너무 나쁜 사람같이 느껴져서 어쩐지 좀 슬프다.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남의 고통은 인정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전형적인 MZ세대 진상ver 같아서... 나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고라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 P12
만물의 서열이 형이상학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사회가 여전히 신분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의 반영이다. 그러나 최하급 존재도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에는 이미 이 시대의 자유주의 경향이 나타나 있다. - P378
어떤 특권계급에 새로 가담한 사람들은 그 계급의 범절이나 체면과 연관되는 갖가지 문제에 관해서 원래 그 계급의 대표자들보다 훨씬 더 엄격하며, 그 계급에 단일성을 부여하고 다른 계급과 구별해주는 온갖 이념을 그 이념 속에서 자라나온 사람들보다 훨씬 강하게 의식한다는 것은 사회계급의 역사에서 흔히 되풀이되는 널리 알려진 현상이다. 아무튼 ‘신참자‘ (novus homo)는 항상 자기의 열등의식에 대한 과잉보상을 요구하고 자기가 누리는 특권의 도덕적 전제를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다. - P339
우상파괴운동 전파를 강력히 촉진한 또 하나의 요인은 일체의 성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아랍인들이 혁혁한 군사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이다. -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