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1
정소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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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는 대물림된다는 얘기가 있다. 시집살이를 호되게 당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었을 때, 똑같이 새로 들어온 며느리를 못살게 군다는 얘기이다. 이는 비단 시집살이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긴 하다. 가정폭력을 당하며 자라온 아이가 커서 부모가 되었을 때, 똑같이 폭력적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거나, 아니면 어느 집단에서건 끊기지 않는 '군기문화' 등도 맥락을 같이한다. 재미있는 점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 이러한 상황 속에 속한 개인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면, 백이면 백 본인은 결백한 피해자라 호소할 것이며, 그 스스로도 스스로가 억울한 피해자라고 굳건히 믿어 의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작중 윤서의 어머니는 밝고 싹싹하며 애딸린 이혼남하고도 결혼하는 것도 모자라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산 아주 비범한 인물이지만 결국엔 시어머니의 냉대와 남편의 무관심에 견디다 못해 병을 얻고 만다. 들리지 않는 소음에 시달리는 불치병이다. 이 병은 자신 스스로를 갉아 먹는 것도 모자라 주변인들까지 좀먹어버리고 마는데, 자세히 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외로움에 시달리던 이들이다. 


책에는 가해자이지만 알고보면 그도 피해자였던, 가슴답답하고 외로운 이야기를 지닌 인물들이 계속 등장한다. 시발점이었던 1111호 윤서 엄마는 애딸린 이혼남과 결혼하는것도 모자라 시어머니도 모시고 살았지만 수년 간 시어머니의 냉대와 남편의 무관심에 점점 병들어갔다. 1112호 옆짚 여자는? 육아오 가사에 동참하지 않고 싱글때처럼 저 편한대로 사려는 이기적인 남편때문에 홀로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육아하다가 결국 1111호처럼 병이 생기고 말았다. 그렇다면 소름끼치던 1111호 남편의 엄마, 그러니까 1111호 며느리를 냉대하던 시어머니는? 작중에서는 소름끼치고 이기적이고 무정한 인간으로 나왔지만 그가 그렇게 된 데에는 그 또한 젊었을 시절, 모진 시집살이를 겪고 남편의 냉대에 속앓이를 했을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쯤되면 여성의 삶이란 무엇인가, 반문하게 된다. 


내가 겪은 것을 꼭 되갚아 주어야만 하는가. 



나는 집에 혼자 남았다. 이렇게 되고 보니 엄마가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외로움이 만들어낸 실체도 없는 소리가 엄마의 삶을 잡아먹었다. 나도 머지않아 그것에 먹힐 거다. 옆집 아줌마는 무슨 소리를 듣는 건지 엄마처럼 계속 벽을 두드리고 있었다. - P112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상하게도 가해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 상황이 무서워 그곳을 영영 떠났다.
- 작가의 말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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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fe Upstairs (Paperback) - 『기척』원서
Rachel Hawkins / HarperCollins Publishers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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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ad this book in Korean version at first, but as story goes on I felt the need of reading it in its original language so I lend "The Wife Upstairs" from the library.


I can't let of of the book until i reach the very last page. Didn't even notice the time ticking since the story was very fast-paced and irresistibly interesting. However I still did not get it is a retelling of Jane Eyre. Is it because the girl's name in the story is Jane? Just kidding. 


I can't help myself becoming very realistic in some points such as, how Jane, I mean how Helen can keep pretending she's Jane and can be engaged and even get the fortune of Bea's? Is society system in the U.S.A. is that loose? Even though the book says Helen got away with Jane's ID card, but when real Jane died, they probably did some autopsy and confirmed that it is she, aren't they? This thing kept me uneasy till the very last part of the book. 


Anyway, all those things went well for Jane, but it would be good if the author had tell more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Jane and Helen. Helen love Jane, and Jane is the only friend she ever got, but there's not much story of it. If author showed more of their friendship - which probably about solidarity and love- then it would be a good contrast to the relationship that Bea and Blanche had. 


Anyway, overall I truly enjoyed the reading. It was a very gripping novel, and I really appreciate it that good novels help me forget the hardness of the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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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사랑한다 - 나를 잃지 않고 타인을 사랑하기 위하여
이숙명 지음 / 북로망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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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들의 기가 줄곧 사경을 헤메고 있다는 구절을 트위터에서 보고 흥미가 생겨 읽게되었다. 

아무래도 에세이다 보니 읽기가 수월하고, 전반적으로 2030 한국 여성이라면 충분히 동의할 만한 그런 상식적인 이야기들이 적혀있다.(비록 작가는 마흔인 것 같지만 말이다.)


머릿말에서 제시한 "전통적이고 낭만적인 로맨스는 페미니즘과 양립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꽤나 신선했고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깊은 문장이 아닐까 싶다. 


로맨스... 여자에게 로맨스란 참으로 가슴설레면서도 위험한 단어가 아닐까. 여성작가가 여성의 취향에 맞 예도록리하게 가공해 낸 로맨스 드라마를 보고 자란 우리 순진한 여성들은 나이불문 픽션에 등장한 상상 속의 남자 주인공이 현실에도 있으리라 헛된 희망에 젖는 순간들이 있는데 이때야말로 여성의 생존과 앞으로의 남은 삶, 그리고 그의 인격이 명재경각에 달려 있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넘어가느냐가 앞으로 그 여성의 삶을 좌지우지 한대도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닐 것이다. 남자 하나 잘못 만나 인생이 뒤엉켜버린 여자의 이야기는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사실 '뒤엉켰다'는 굉장히 순화된 것으로 현실에서는 폭행, 성폭행을 넘어 본인의 목숨 뿐만이 아니라 가족의 목숨까지도 위협받기 일쑤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남자에 의해 살해당한 여자들의 뉴스가 쏟아지는 이 순간에도 로맨스를 담은 콘텐츠는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또 그렇게 순진한 여자들을 잔인하고 끔찍한 현실로부터 눈감게 만든다.


모친이 항상 남자를 만나라고 할 때, 그래서 남자를 만나야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사과바구니였다. 독사과가 가득 든 사과 바구니. 연애할 남자를 고른다는 것은 그 안에서 독이 들지 않은 사과를 찾는 것이었다. 겉모양만 보고 말이다.


여전히 나는 연애와 결혼이 여자의 인생에서, 아니 여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견고한 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혐오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남자를 만나 연애와 결혼을 하고 정상가정을 만든다는 것은 내 안의 자아와 신념을 꺾고 굴종을 맛본다는 것을 뜻한다. 꺾이는 자아와 굴종의 정도는 내가 함께하기로 고른 남자의 수준에 달려있다. 그렇기에 신중하고도 신중해야 할 이 순간에 여자가 그릇되고 섣부른 판단을 하도록 유혹하는 것은 도처에 깔려있다. 로맨스로 한껏 포장한 매체 뿐만이 아니다. 여자와 남자의 관계에서 위계를 상정하는 모든 것들, 남자의 실수와 폭력을 용인하는 주변인의 말들(예를 들어 남자는 애 아니면 개 라던가, 남자는 커도 애 라던가 하는 것들 말이다), 유독 남자에게 관대한 사회분위기와 여자 스스로를 과도하게 검열하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 가부장적인 가치에 사로잡힌 부모님과 친인척들 그리고 인터넷에 떠다니는 온갖 여성혐오 콘텐츠 등... 수를 세자면 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애초에 이 게임을 시작도 하지 않는 방법 또한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마 많은 여자들이 나와 같이 생각하기에 연애를 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는 것이리라.


어쨌든, 삶은 혼자든 둘이든 외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외로움은 내 자신이 지성체라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공허함으로 느껴지는 그 구멍을 무엇으로든 막고자 한들, 결국엔 혼자라는 사실만 더 뚜렷이 깨달을 뿐이다. 그러니 그것을 헛된 로맨스로 채우느니, 오히려 인생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것이 이 지겹고도 고독한 삶을 헤쳐나가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싶다.

"그가 원하는 전통적이고 낭만적인 로맨스는 페미니즘과 양립할 수 있는가?" 이것은 오늘날 꽤나 보편적인 고민이다. 또한 오랫동안 나 스스로에게 던지고 해답을 찾으려 노력한 이런 질문과도 맞닿아 있다.
‘어떻게 나를 잃지 않고 타인을 사랑할 것인가.‘ - P13

여자들이 이성애와 자기애 사이에서 최소한 15년은 고민을 해 왔다는 건 슬픈 현실이다. 어째서 타인을 사랑한다는 게 나 자신을 잃는 일이어야 하는가. <어쩌다 로맨스>는 자기애를 열렬히 응원하는 것으로 이 질문에 답한다. 그것이 시대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 P81

나는 자라면서 "남자 기 죽인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 우리 세대 여자들은 동네 친구들끼리 뛰어놀다가 싸움이 나도, 시험 성적이 좋아도, 친척 앞에서 남동생의 잘못을 지적해도, 놀이 집단에서건 회사에서건 같은 성별이 삼삼오오 모여서 큰소리로 웃기만 해도 "남자 기죽인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 남자의 기는 내가 기억하는 지난 40여 년간 줄곧 사경을 헤메고 있었다. 가정의 여자들이 온 힘을 다해 반짝 살려 놓아도 밖에 나가서 다른 남자들한테 치이면 금세 다시 죽어 버리기 때문에 항시 신경 써 돌봐야 했고, 어머니들은 아들이 결혼을 해서 분가를 할 때면 조선시대 아궁이 불씨 맡기듯 며느리에게 그 의무를 물려주었다. - P85

"남자는 밖에 나가서 큰일해야 되니까 집에서라도 편하게 해 주라"는 어머니 세대의 덕목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자아실현 추세에 발맞춰 "남자는 단순하고 아이 같으니까 잘 구슬려서 이용하는 게 여자의 지혜"라거나 "남자는 스스로 자기 정서를 돌보지 못하니까 여자가 도와줘야 한다"등으로 변형됐지만 내용은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오냐오냐해 주라는 거다. 한편으로 남자의 성욕, 분노, 폭력, 미숙함 등은 본능이라면서 반쯤 눈감아 주는 사회 분위기가 여자들을 더욱 조심하게 만들었다. 남자의 눈치를 살피고 그들이 부정적 기분을 품을 만한 표현을 삼가는 것은 여자들의 생존술이요, 법 대신 이 사회가 채택한 안전장치였다. - P86

언제까지 성공한 여자들이 남편 눈치를 보고, 남자는 불필요한 경쟁심과 열등감에 시달리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애초부터 이 문제의 원인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불평등한 위계 관계를 맺도록 강요하는 이 사회에 있지 파트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낮추지 않는 여자들에게 있는 게 아니다. (중략) 여자는 남자를 위한 자존감 자판기가 아니다. - P90

인간의 성격에는 국적, 인종, 성별, 직업에 따른 차이보다 개인차가 더 크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누굴 만나도 진정한 소통은 불가능하다. 대상의 카테고리를 크게 나눠 보편화할수록 실체에서는 멀어지기 마련이다. - P137

투블럭이나 버즈컷을 안 어울려서 안 하는게 아니라 당장 탕비실 생수통에 독약을 풀 불만분자처럼 보일까 봐 못 하는 여자들도 있다.(중략) 하지만 데이트를 할 때도 남녀가 다른 강도의 꾸밈 노동을 강요받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거리에 나가 보면 공들여 기른 긴 머리에 색조까지 들어간 풀메이크업, 컬러 렌즈를 끼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들이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야구 모자를 쓴 남자들과 팔짱을 낀 채 돌아다닌다. 남자들은 곱슬머리에 안경을 끼고 배를 내밀고 다니면서도 연애를 꿈꾸는데 여자들은 안경조차 끼지 않고 365일 다이어트 얘기를 하고 자꾸만 더 예뻐져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 P155

나는 화이트칼라라곤 농협과 수협 직원, 공무원, 교사 뿐인 도시에서 자랐다. 그 지방 남자들은 일단 공부를 해 보고, 안 되면 장사를 하거나 배를 타고,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아내에게 빌붙었다. 반면 일하지 않는 성인 여성은 없었다. 그들은 논밭, 식당, 공장, 노래방, 상점에서 닥치는 대로 일하며 가정을 건사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물론 여자들 자신도 아내의 일이 가계의 주 수입원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남자는 큰일을 해야 한다‘는 믿음 떄문에 남편들의 빈둥거림은 언제까지나 미래를 위한 유예 기간으로 여겨졌다. 그리하여 여자가 아이를 낳고 기르고 먹여 살리는 동안 남편들은 변변히 한 일도 없이 가부장의 지위를 차지했다. 물려줄 만큼 명예로운 가문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자기 성씨를 이어받을 아들을 낳으라 아내를 구박하고, 차례마다 제 조상을 먹이기 위해 온 가족을 부려먹고, ‘계집‘과 ‘사내‘를 엄격히 구분하여 집안일 따위는 깔끔하게 거부했다. - P188

나는, 여자는, 살아남아 자신을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불편한 남자들의 기분을 맞춰주고, 순진한 척하고, 거절을 에둘러 말하는 등의 감정 노동을 해야 한다. 이미 여자들은 충분히 조심하고 있다. 그러니까 괜히 피해자 말버릇 걱정할 시간에 폭력은 나쁜 거라고 잠재적 가해자들이나 제대로 가르치길 바란다. 친절하게 굴면 관심 있는 줄 알고 팬티 바람으로 덤비고, 단호하게 말하면 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들에게 대체 어떻게 거절을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난단 말인가. 과연 답이 있기는 한 문제인가? - P250

그리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여자들이 No라고 말할 권리를 위해 인생을 걸고 싸우고 있다. 싫다, 하지 마라, 불편하다, 사과하라, 이 단순한 단어들을 이해하는 게 왜 누군가에겐 그토록 힘든 일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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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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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사전정보가 거의 없이, 표지가 예쁘고 추리소설이라길래 재미있어 보여서 골랐는데 생각보다는 그닥 내 취향은 아니다.


기욤뮈소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건 대략10년 전... 아마 대학 때였던 것 같은데, 그때 친한 선배에게 읽을 만 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니까 기욤 뮈소의 종이여자를 추천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기욤뮈소 라는 이름이 너무 독특해 기억에 남았었는데... 몇 년 전쯤 이 책이 신간으로 나왔을 때 알라딘 홈페이지에서 책 표지를 보고 표지가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 저번주쯤 방문한 도서관에서 마침 이 표지가 보이길래 빌렸다. 근데 흠... 확실히 수수께끼가 풀리기 전인 초반보다는 후반부가 더 재밌긴 하지만 왜 이 책이 프랑스 베스트 셀러였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파리 곳곳의 지명과 장소가 등장하고, 그리스로마 신화가 흥미롭게 접목되어 그런가? 그리스로마 신화가 유럽에서 어느 정도 위상을 가지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도깨비 설화나 뭐 조왕신, 삼신할매의 존재 같은, 믿음과 허구의 경계에 걸쳐져 있어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그런 위치일까?


어쨌든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대뜸 디오니소스의 등장은 굉장히 책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처음 등장한 도플갱어가 사실 도플갱어가 아니라 연기였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 것은 무척 흥미로웠지만,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 것과 낯선 지명, 그리고 생뚱맞은 신화의 등장이 소설에 완전히 몰입하는 데 조금 어려움을 겪게 했다. 최근에 읽은 같은 추리소설을 떠올려 보면, 애거사 크리스티의 나일 강의 죽음이 좀더 흥미롭고 몰입이 쉽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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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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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동안 SF에 빠져있을 때 이 책을 알게되었다. 그때 굉장히 인상깊게 읽은 코니 윌리스의 단편선이 있었는데 작가 후기란에 코니 윌리스가 해당 단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을 읽고 영감을 받아서 쓴 책이라고 했고, 그래서 나는 그 때부터 이 내용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학창시절에, 그러니까 중고등학생 때 꽤 열심히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이 생각나진 않는다. 추리소설을 안읽은지도 꽤 되었고, 요즘 글을 읽는 데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머리도 환기할 겸 빌려보았는데 나쁘지 않았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요즘 읽던 소설들과 다르게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고, 한 사건에 몇 개의 이야기가 얽혀 있는 부분이 특히 인상깊었다. 사실 책의 초반부부터 범인은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뻔한 범인을 밝혀내는데 이렇게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기에 후반부의 반전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중간에 월스트리트라던가, 귀족 출신의 공산주의자, 재산 하나 없이 가문의 이름만 남은 귀족 들을 보면서 그때 사회의 혼란스러운 단면이 일부 엿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중간에 청혼 장면은 왜 넣었는지 좀 의문이긴 하다. 독자 입장에선 너무 뜬금없는 전개라... 해당 등장인물들에 대한 서사가 좀 부족해 후반부 일부분에서 당황스러웠던 점만 빼면 꽤 재미있는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기회되면 영화도 봐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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