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을 걷는 기도 - 위기의 동반자가 되어 줄 존 던의 하나님 대면 기록
필립 얀시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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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얀시의 땀과 눈물의 서려 있는 번역과 편집을 통해 출간 된 <한밤을 걷는 기도>는 존 던(John Donne, 1572-1631)이라는 이름을 여태 몰랐을만큼 무지몽매한 저에게 기도문이 이토록 숭고하고 유려할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겸손하고 은혜롭기까지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입니다.
"킹제임스 성경과 윌리엄 셰익스피어 시대의 런던 지식인들은 달변과 웅변을 높이 평가했는데, 그 점에서는 던을 당할 사람이 없었다"(32쪽)고 할만큼 탁월한 언변과 글쓰기의 은사를 소유한 그였기에 전염병이라는 공포와 죽음이라는 두려움 앞에서도 이토록 아름다운 기도문이 나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글을 뚫고 올라올라와 결국은 제게 이 사실만을 가장 선명하게 남겨주더군요. '하나님을 향한 변함없는 믿음'
런던에서 가장 큰 교회인 세인트폴대성당의 수석사제로 지내는 중에 대역병의 물결이 런던을 세 번이나 강타했지만 교구민들을 위해 끝까지 런던에 남았던 그에게 찾아온 건 기적적인 회복과 부흥이 아니었습니다.
런던인구의 3분의 1을 전멸시킬 만큼 모든 걸 앗아가는 끔찍한 전염병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이 역병은 역설적으로 던으로 하여금 당대와 후대에 스물 세 편의 묵상이 담긴 <비상시의 기도문>과 하나님과 교회를 향한 목회자의 진정한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아름다운 모범을 남겨주었습니다.
<비상시의 기도문>은 2017년 영국의 <가디언>지가 선정한 모든 시대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논픽션 100권에 선정될만큼 불후의 걸작이나 바울의 글과 같이 문장이 "미로 같은 종속절들 사이를 헤매고, 한 문장이 200개 단어를 훌쩍 넘"(23쪽)길만큼 난해한데다가 고어식 표현이라 영미의 대중들도 읽다가 포기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저같은 사람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고전이라 할 수 있겠죠. 다행인 것은 이 작품에 매료된 얀시의 열정의 결과 너무나도 읽기 좋은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한밤을 걷는 기도>는 총 2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존 던의 <비상시의 기도문>과 더불어 존 던과 그가 살던 17세기의 시대적 상황을 간략하게 그러나 너무나도 입체적으로 잘 그려주고 있는 2편의 서론 격의 글과 코로나 19이후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 자세를 다양하게 풀어내고 있는 5편의 결론 격의 글이 합해져 총 30편의 보화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단숨에 읽어도 세 시간이면 읽을 만한 분량이지만 저자는 하루에 한 편씩 차분하게 읽어갈 것을 요청합니다.
감사하게도 저자의 요청에 따라 아주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이 책을 읽어가던 저는 마지막 주차에 "얀센" 백신을 맞고 2-3일 어지럼증과 무기력함에 빠져 더 깊은 묵상의 자리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존 던, 그의 기도문을 직접 대면하는 것 외에는 없기에 그의 기도문
한 편의 일부를 옮겨 보았습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또 다시 세계가 긴장과 경계에 빠진 오늘 <한밤을 걷는 기도>는 그리스도인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선사할 것입니다.
"저는 죄수처럼 침대에 갇혀 누웠고, 약해진 힘줄은 쇠사슬이, 얇은 침대보는 쇠문이 되었습니다. 저는 여기 누운채로 시편 기자와 함께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서 계신 집......을 사랑하오니"(시 26:8). 하지만 저는 주의 집, 교회로 갈 수 없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등을 돌린 것이 아닙니다. 예배에 참석할 길이 모두 막혔습니다. 출교를 당한 심정이고 교제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주님, 주님은 행함을 사랑하시는데 저는 병들어 소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설교자입니다. 무덤에서는 아무도 주를 찬양할 수 없고, 무덤으로 들어가는 문인 이 병상에서는 제가 주를 찬양하는 소리를 아무도 들을 수 없습니다. 주께서는 다른 이들 앞에서 제 입이 주를 높이게 하시고자 제 입술을 만지셨습니다. 그런데 바울을 사로잡았던 두려움이 이제는 저를 괴롭힙니다. 바울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고전 9:27) 두려워했습니다. 저도 버려질까 봐 두렵고 낙심이 됩니다. ...... 제가 만약 회복된다면, 이 투병의 기억이 제게 유익하게 만드셔서 남은 인생을 회복시켜 주실 줄 믿습니다. 그러나 만약 제 몸이 지금보다 더 낮은 상태로 떨어진다면, 이 땀의 목욕탕에서 제 영혼을 꺼내시고 당신의 눈물과 땀과 피로 거듭, 거듭, 거듭 씻어 아버지께 바치소서(59-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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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인 교회 - 이제 우리는 올라인(All Line)으로 간다
김병삼 외 지음 / 두란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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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인 교회>
처음에 제목을 "온라인 교회"로 잘못 보고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또 한 권 의 책이 나왔구나' 싶었습니다.
벌써 그쪽 주제로 나온 책들을 5권쯤 읽었던 터라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냥 대충 훑어봐야겠다' 했는데
아니, 제목이 "온라인 교회"가 아니라
"올라인 교회(All Line=On Line + Off Line)"였습니다.
제목에서부터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구성에서 또다시 탄복했습니다.
만나교회 담임이신 김병삼 목사님의 글은 프롤로그와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들"이라는 주제 아래 각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제 제기, 현실 파악, 대안 제시라는 부분에 한정되어 있었고, 나머지 부분 전체는 만나교회의 각 사역 담당 목사님들의 실전 노하우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너무 비판적인 시각일지도 모르지만 보통 이런 류의 책은 유명한 목사님의 이름을 내걸고 별로 새롭지 않은 내용을 환상적인(?) 내지 디자인으로 잘 포장하여 내놓기 마련인데 이 책 <올라인 교회>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속이 꽉 찬 배추, 알이 꽉 찬 킹크랩과 같이 정말 꽉 찬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만나교회가 걸어온 사역의 길과 노하우를 이렇게 다 공개해도 될까 싶을만큼 알차고 귀한 내용들을 줄줄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97-103쪽에 걸쳐서 두루 제시되어 있는 내부 통계자료는 압권이었습니다(여기서 소개할 수 없으니 책을 꼭 확인해 보세요!).
"성도들이 은혜를 나누고 서로를 위해 중보하는 공간으로서의 길시간 채팅 운영을 중단하지 않았다. 시간이 점점 흐르자 채팅창 운영에 노하우가 생겨났다. 다수의 관리자를 선임하여 악의적인 채팅 글은 즉각 삭제하고, 예배와 관련 없는 질문은 카카오톡 채널로 문의를 도돌렸다."(74쪽)
"2020년 후반기, 교구에서는 이러한 '느슨한 연대'를 모티브로 하여 새로운 온라인 소그룹을 시험적으로 시도했는데, 그것이 바로 '살롱 커뮤니티(Salon Community)다. 살롱 커뮤니티는 기존의 나무(소그룹)가 연령 또는 거주 지역을 고려했던 것과 달리 단지 관심사로만 모이는 공동체다. 기존 나무와의 다른 차이점이자 특징은 아래와 같다. 첫째, 본인의 신앙적 관심과 취향을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둘째, 온라인상에서 주로 모인다(1회 이상의 오프라인 모임도 권장). 셋째, 모임에 정해진 기간이 있다. ... 교역자와 성도들을 통해 관심사를 조사하고, 10개 테마를 선정하여 교구별로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총 53개 소그룹이 만들어졌고, 400명 이상의 성도들이 신청했다. 수치는 한 교구의 소그룹 수 및 세대 수와 맞먹는 수치다. 즉 살롱 커뮤니티로 하나의 새로운 교구가 만들어진 셈이다."(184-185쪽)
"3월, 사순절에 맞춰 '드라마바이블 온라인 통독'을 실시했다. 2019년에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2020년부터 본문 이해를 돕기 위한 <통독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코로나19 국면으로 부서 활동이나 프로그램들뿐 아니라 대면 예배까지 중단되자 기존에 최대 700여 명이던 통독 참가자의 수가 2,316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동산별로 30여 명씩 묶어 73개 통독 단체 카톡 방을 운영했다." (199쪽)
"줌 양육을 주저하는 분들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줌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 오든 것을 줌으로 하는 것이다."(214쪽)
"만나교회는 '한셈치고'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2017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계란 값이 폭등하면서 부활절 계란을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이에 부활절 계란을 먹은 셈 치고 계란 구입 비용을 부활의 의미를 살려 주변의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돕는 일에 사용했다. 이후 만나교회는 커피 한 잔 마신 셈 치고, 밥 한 끼 먹은 셈 치고 그 비용을 헌금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한셈치고 운동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을 여러 번 체험했다."(272쪽)
책 마지막 장을 덮고, '내가 지금 만나교회 탐방을 다녀왔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다. 그만큼 이 책에서 코로나 전후 만나교회에서 이루어진 사역의 모든 걸 가감없이 보여주었다는 것이겠죠.
책 뒤표지에 있는 문구가 이 책을 한눈에 보여주네요.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중요치 않다. 우리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복음과 사랑이 더 효과적으로 전해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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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 - 삶의 깊은 변화를 동반한 제자의 길 Emotionally Healthy 시리즈 4
피터 스카지로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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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한국교회 안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제자훈련" 운동은 전 성도의 제자화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 속에서 어떤 "운동"이든 종국에는 내리막 길을 걸었던 것처럼 "제자훈련" 운동도 결국 그런 흐름을 타고 말았지요.
현재는 제자백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만큼 수많은 운동이 교파, 교회별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성이라는 토끼는 잡았지만 과거와 같은 영향력과 역동성은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를 노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실정은 대략 이러한데.. 미국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며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자 피터 스카지로는 프린스턴신학교와 고든콘웰신학교에서 수학한 복음주의권에 속한 목회자로 73개국 이상의 이민자들로 구성된 다민족 교회인 뉴라이프 펠로십 교회를 설립하여 26년간 담임목사로 섬긴 베테랑 사역자입니다. 그는 인종과 문화, 성 차별을 극복하는 교회를 꿈꾸며 실제로 뉴욕 퀸즈의 다인종 노동자 계층을 잘 섬기며 의미 있는 열매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동역자의 만행과 아내의 충격 선언,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절망감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하려다가 탁월한 상담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기사회생을 하게 됩니다.
이후 저자는 그간 잘못 해왔던 제자훈련에 대한 깊은 자각과 함께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이라는 새롭고도 성경적인 운동을 펼쳐가기 시작합니다. 여기엔 진정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신학이 저변에 깔려 있었지요.
솔직히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무언가 새롭다'거나 '엄청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Part 1 삶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제자훈련: 이토록 열심인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1. 천하를 구원시켰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2. 피상적인 제자가 된 나의 영적 상태를 진단하며
Part 2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의 7가지 특징: 온전한 제자훈련으로 온전한 교회를 이루라
3. 외적인 활동 전에 먼저 내적인 삶을 갖추게 하라
4. 십자가 없는 인기와 성공에 집착하지 말라
5. 한계라는 하나님의 선물을 받아들이라
6. 슬픔과 상실은 성숙의 필수 관문임을 기억하라
7. 누구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8. 과거의 힘을 깨뜨리라
9. 약함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이루라
다만 저자의, 모든 약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진솔함과 ,약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 성경적인 건강한 회복의 과정들을 보고 있다보니 중간에 책을 덮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아주 겸손하시고 온화하신 원로 목사님과 티 타임을 가지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을 받았네요
책 중간 중간 독자와 독자가 속한 교회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진단하도록 도움을 주는 여러 체크리스트가 실려 있어서 자칫 관전자로 흐를 수 있었던 독서의 흐름을 참여자로 잘 붙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심플하면서도 명쾌한 도표는 저자의 주장을 알기 쉽게 담아내고 있어서 참 유익했고요.
무엇보다 이러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교회에서 어떻게 시행해 가면 좋을지 아주 친절하게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슬픔에 관한 하나님의 과정을 교회에서 적용하기 위한 3가지 아이디어(208쪽)
1. 성도들이 개인적인 상실과 주변 세상의 상실을 인식하고 돌아볼 수 있도록 훈련하라.
이혼, 은퇴, 죽음, 심각한 질병, 이사, 청년으로 성장한 자녀, 실직 같은 인생의 변화들에 슬픔과 상실의 신학을 적용하는 워크숍이나 사역을 마련하라. 교회는 큰 상실과 변화를 겪은 이들을 세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섬겨줄 수 있다.
2. 성경 속의 슬픔에 관한 세미나 혹은 설교 시리즈를 진행하라.
시편, 예레미야애가, 욥기, 다윗의 삶은 ... 역시나 대부분이 하나님께 쓴 애가를 제출했다.
3. 애통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슬퍼할 기회를 제공하라.
슬픔을 주제로 한 나절 혹은 하루 코스의 수련회를 진행해도 좋다. ... 중요한 박물관과 기념관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종 차별, 성 차별, 계급 차별 같은 큰 상실을 겪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라.
"인간으로서 우리의 본질적인 약함은 치유하거나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가장 큰 힘의 근원으로서 받아들여야"(298쪽) 한다는 저자는 깨어짐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을 일본의 킨츠기(kingtsugi) 기법에 빗대어 설명한다. 킨츠기 기법, 처음 접했는데 흠이 많고 어리석으며 보잘 것 없는 사람을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들어 사용하시는지 너무 잘 와닿았다.
저자 자신도 이 책이 엄청난 깊이의 통찰과 신선한 인사이트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쓴 책이기에 뻔한 내용이 뻔하지 않게 다가 오지 않았나 싶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은 머리로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 책에서 소개한 성경의 진리들은 설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이 진리들을 지식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이 진리들을 통해 깊은 변화를 경험하기를 원하신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교회에 또 다른 프로그램과 활동 하나를 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교인들에게 필요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내는 자전거를 배우는 것에 빗대어 이 역학을 설명하곤 한다. 내가 당신에게 자전거 타는 법에 관한 책을 줄 수도 있고 동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다. 내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시범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그렇게 해 주어도 당신은 자전거를 타는 법을 터득할 수 없다. 스스로 타고 몸으로 터득해야 한다"(323쪽).
불현듯 떠오른 야고보 사도의 일침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약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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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역을 부탁해 - 온라인 예배에서 소그룹 양육까지
케빈 리 지음 / 두란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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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역을 부탁해" 젊은 목회자라면 교회에서 끊임없이 받아온 요청일 것입니다. 그래서 나름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오셨고, 또 개인과 교회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급한 불끄기 식의 대응의 한계를 다들 경험하고 계실텐데요. <온라인 사역을 부탁해>는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7년부터 새들백교회의 온라인 사역을 섬겨온 케빈 목사님은 이 책에 온라인 사역의 노하우와 고민을 고스란히 남아내셨는데요. 하루에도 몇번씩 페북에 접속하고 TV는 안 봐도 유튜브 영상은 빈번하게 보는 제 자신만 봐도 온라인 사용자의 규모가 어마어마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책 서두에서 저자는 구체적인 통계(페북: 매월 28억 명, 유튜브: 매월 20억 명)를 제시하며 온라인 사역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그러나 그는 온라인 사역이 여러 가지 대안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언급합니다. 온라인 사역은 본질을 뒤엎는 타협도 아니요, 모든 위기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도 아니라는 것이죠. 그는 온라인 사역의 방점은 '온라인'이 아니라 '사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온라인 사역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온라인'이라는 단어에 먼저 집중한다. 워낙 현재 온라인 사역 붐이 일어나고 있고, 또 새로운 교회 사역의 모델이기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단어는 그 뒤에 있다. 바로 '사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어로 봐도 'ONLINE MINISTRY'이다. 'Online'은 형용사이고, 'Ministry'가 명사이다."(25쪽)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통교회가 온라인은 그저 설교를 송출하는 하나의 창구정도로만 생각했다면 저자의 이 말에 쇠망치를 한 대 얻어 맞는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제가 그랬는데요. 온라인 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 교회의 목적을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내는 것이니까요. 1, 2장이 온라인 사역의 이론에 해당했다면 3장부터는 실제의 영역입니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15가지 쯤 되는데 다 공개하면 스포가 되니 절반만 적겠습니다). 1) 온라인 사역을 시작할 때 중요한 것은 온라인 사역팀을 꾸리는 것이다. 2) 사역팀이 꾸려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담임목사와 당회와 소통해야 한다. 3) 교회 리더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4) 예배자의 환경이 예배당에서 안방으로 변화되었으니 온라인 예배도 그 구성을 달리해야 한다. 5) 온라인 예배자들을 관람이 아닌 참여의 태도로 인도하라. 6) 인도자가 홀로 진행하는 방식이 아닌 구성원들이 함께 소통하는 온라인 소그룹을 구성한다. 7) 오직 '온라인'? 아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교육'이라는 목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온라인 사역 전문가답게 저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활용법에 대한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저도 꽤 오랜 시간 사용해 왔고, 또 사역에서 부분적으로 활용해 왔기에 대략 그 성격과 특징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인스타그램은 미지의 영역이었죠. 감사하게도 이 책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대해 쉽게 정리할 수 있었는데요. 소셜 미디어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8장은 생각으로만 멤돌고 있었던 SNS 각각의 이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도록 해주는 아주 유용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를 공개하며 책 소개를 마치려 합니다. 부록에서 저자는 8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아주 친절하게 해주고 있는데요. 보시면 책을 꼭 보고 싶어질 것입니다. 2. 온라인 담당 사역자를 세울 것인가? 온라인 사역을 위한 예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 3. 온라인 사역팀은 홍보부인가? 목양부인가? 4. 유튜브(디지털) 시대에 맞춘 온라인 설교 방법은 무엇인가? 현재 교회에서 교육부 전체를 비롯하여 미디어 사역에 대한 부분도 총괄하고 있는 저로서는... 최소한으로 딱 그만큼만 온라인 사역을 진행해오고 있었는데 많은 반성과 함께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이젠 주먹구구식의 온라인 사역이 아닌 체계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온라인 사역을 시도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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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 - 인생 단 하나의 희망,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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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들 "팀 켈러, 팀 켈러" 하는지는 팀 켈러의 저작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도 그동안 그의 저작을 10권 정도 읽어오면서 글에 대한 감탄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존경심까지 들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은 그 중 단연코 으뜸이라 하겠습니다.
저자 자신도 이 책을 두고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집필에 착수했는데, 하필 그때 코로나 19 팬데믹이 터졌고, 나는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의 말마따나 이런 일 앞에서는 신기하게도 "생각이 깊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암흑기에 글을 쓰노라니 예수님의 부활에 담긴 위로와 능력이 내게 새로운 깊이를 띠었다. 이 책이 나의 다른 책들보다 낫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이 책을 쓰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도우심을 가장 많이 느꼈다." (353쪽)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가 팀 켈러의 저작 가운데에서 으뜸이었다면 개인적으로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는 그동안 제가 읽었던 부활을 주제로 한 모든 책(그래봐야 5권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만...흠흠;;) 중 최고였습니다.
책 서문에서 저자는 "나는 학자가 아니라 설교자이므로 예수님의 부활이 성경 전반을 이해하고, '고난, 개인적 변화, 불의, 확실한 도덕, 불확실한 미래' 같은 삶의 온갖 도전에 직면하는 열쇠라는 측면에 집중할 것이다"(15쪽)라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학술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총 4부, 12장의 모든 내용은, '이정도는 돼야 도입이라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만큼 자연스러운 도입과 치밀한 논리와 군더더기 없는 전개, 그리고 간명한 정리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1장부터 12장까지 내용을 읽으면서 '이렇게 설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한 게 12번은 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 전반부가 톰 라이트의 광범위한 연구 위에 세워진 역작 <The Resurrection of the Son of God: Christian Origins and the Question of God>을 요약한 내용이라고 밝히지만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건 단순한 요약이 아니었습니다. 책 전반부는, 설교자들이 설교문을 육화했다고 하는 표현을 방불케할정도로 그냥 팀 켈러의 글이었으니까요.
저도 부활주일을 전후하여 이 책을 보며 받은 은혜와 감동, 그리고 여러 인사이트와 유익을 나누고자 청년들과 부활절 이후 계속해서 부활신앙에 관해 설교를 통해 나누고 있는데 상당부분을 이 책에 기대고 있습니다(육화시키고자 고생고생하고 있지요..).
이 책의 부제는 "인생 단 하나의 희망,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입니다. "인생 단 하나의 희망"은 그런대로 그림이 그려져 있으니 쉽사리 넘어갔는데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 여기서는 퀘스찬 마크가 붙었었지요. 그러나 그건 제 짧은 식견으로 인한 기우였습니다.
역사와 시대를 넘나들며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 오직 예수님의 부활만이 어떤 반전을 일으켜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으킬 수 있는지를 너무도 설득적으로 풀어내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그의 관심 분야와 독서 범위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신학, 성경 연구, 목회 관련 책은 다 빼고, 개인적으로 감탄이 절로 나왔던 문헌 및 자료 중 일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자세한 서지정보는 생략..).
1. George Herbert, "Time," The English Pomes of Gerge Berbert
2. Josiah Conder, "'Tis Not That I Did Choose Thee"(찬송가)
3. Sir Arthur Conan Doyle, Sherlock Holmes: The Complete Illustrated Novels
4. Equal Justice Initiative, Lynching in America: Confronting the Leagacy of Raical Terror, 3nd ed.
5. J. R. R. Tolkien, The Two Towers
6. Alous Huxley, Ends and Means
7. David Swartz, Culture and Power: The Sociology of Pierre Bourdieu
8. David Swartz, Symbolic Powers, Ploitics, and Intellectuals: The Political Sociology of Pierre Bourdieu
9. Robert Bellah 외, Havits of the Heart: Individualism and Commitment in American Life
10. Clarence Darrow, "Crime and Criminals: Address to the Prisoners in the Chicago Jail"(연설, 1902년)
11. James Mumford, Vexed: Ethics Beyond Political Tribes
12. J. R. R. Tolkien, The Return of the King
13. Noel Paul Stoorkey, "Building Block"(노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방대한 식견에 있어야만 이 정도의 책이 가능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는 예수님의 부활을 성경적으로, 역사적으로, 사상적으로, 사회적으로 다각도로 접근하며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 개인의 삶과 인류 공동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저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깊이 깨닫게 해준 책이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면
제게 예수님의 부활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준 책은 바로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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