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 - 하나님이 펼치시는 창조 세계, 창세기 1~36장 강해 모두를 위한 설교 시리즈 12
김태희 지음 / 세움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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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설교 시리즈12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

‘아니 창세기 1장부터 36장까지 총 37편의 설교가 359쪽의 책에?’
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 들었던 생각입니다. 여기에는 감탄이나 경이로움보다는 우려와 의심이 짙게 서려 있었습니다.
이 정도 분량의 책에 37편의 설교가 들어가려면 각 장의 핵심 내용을 집약적으로 설명해야 하고, 설교문도 압축적으로 작성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본문에 대한 주해도, 본문을 통한 교훈과 적용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설교자의 세계(?)에서의 통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을 넘겨가며 저는 매 설교마다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계속해서 은혜의 쇠망치로 얻어 맞으면서 연신 감탄과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에 수록된 설교 37편이 모두 명설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명곡이 실려있다고 해서 반드시 명반(名盤)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명반이 되기 위해서는 수록되어 있는 곡들의 수준과 더불어 수록곡 전체의 유기성과 어울림이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명저(名著)라 할 수 있습니다. 각 장의 설교가 탁월한 것은 물론이고, 장과 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설교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 설교는 도입부와 각 장의 교훈 정리, 그리고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독자를 위한 ‘되새겨 보기’와 ‘생각해 보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극상품의 꿀도 천마디 말보다 한번 맛보는 게 최선이기에 책에 실린 설교 한 편을 일부만 발췌하여 올립니다! 맛보기만 하셔도 분명 통으로 맛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것입니다.

창세기 10:1-32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는” (108-115쪽)
-온 세상을 가득 채우시는 하나님의 복-
홍수 후에 셈과 함과 야벳은 ‘아들들’을 낳았습니다(창 10:1). 본문에서 “아들”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벤’입니다. 이 단어는 ‘후손’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본문을 그렇게 번역하면, 셈과 함과 야벳이 여러 민족의 조상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10장을 분석해 보면, 야벳의 후손이 14개 민족, 함의 후손이 30개 민족, 셈의 후손이 26개 민족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실 문학적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실제로 셈과 함과 야벳의 아들은 70명이 훨씬 넘습니다. 그중에서 70명만 선별한 것입니다. 성경에서 7과 10은 완전함을 상징합니다. 셈과 함과 야벳의 후손이 70개의 민족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셈과 함과 야벳의 후손이 하나님께 큰 복을 받아 온 세상을 가득 채웠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누가 복음 받을 사람들인가?-
함과 가나안, 이들은 9장에서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함의 후손들이 약소국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십니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그들은 번성하고 성공한 삶을 살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니므롯입니다. 홍수 이전에는 하나님을 떠난 사람들이 용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세상과 결탁한 자들이 그 시대의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니므롯은 여호와 앞에서 용감한 사냥꾼이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는 평범한 사냥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사냥하는 사냥꾼이요, 하나님께서 보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나 부족을 정복하고, 심지어 노아의 축복을 받은 셈의 후손을 침략하고 약탈하기까지 했던 장본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함의 후손이 저주를 받았고, 셈의 후손이 축복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함의 후손들은 성공으로 인해서 하나님과 더 멀어졌고, 셈의 후손들은 고난으로 인해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결국 함의 후손들은 바벨탑 사건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가나안 정복 전쟁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셈의 후손 가운데서는 아브라함이 출생했습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은 이스라엘 민족을 이루었고, 이 이스라엘 가운데서 예수님이 탄생하셨습니다.

-창세기 10장의 교훈-
첫째, 하나님의 복음 고난 속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함의 손자 니므롯은 복을 받은 것 같고, 셈의 아들 앗수르는 저주를 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편에서는 셈의 후손이 복을 받았고, 함의 후손을 저주를 받은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의 계보는 셈의 후손을 통해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둘째, 사람의 삶은 하나님의 눈앞에 있습니다.
본문은 니므롯의 삶이 하나님 앞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니므롯의 삶을 지켜보셨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삶은, 항상 하나님 앞에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무도 우리를 보고 있지 않을 때도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해야 합니다.

-결론-
우리는 힘과 권세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역사가 흘러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하나님의 백성들에 의해 흘러갑니다. 셈의 후손들이 역사의 중심이었던 것처럼, 지금도 역사의 중심은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 하나님을 전하는 일,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일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일을 행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는 세워져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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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결과의 법칙 실천편 : 오늘부터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 필로클래식
이서원 지음, 조대호 옮김, 제임스 알렌 원작 / 지식여행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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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 <감정식당>을 인상 깊게 읽었던 지라 <원인과 결과의 법칙 실천편 : 오늘부터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로 자연스레 큰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실천편"은 어느 책이든 그 의도와 목적이 분명합니다. 독자로 하여금 저자가 제시하는 이런저런 숙제 아닌 숙제를 따라하도록 하여서 마침내 안 될 줄 알았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 제가 웬만하면 책에 실려있는 가이드 대로 필기하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제가 책의 가이드 대로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고심하며 책에 마련된 공간에 한 자, 한 자 써내려가고 있으니 말 다했죠.


저자(이서원 님)는 제임스 앨런의 〈마음에서 나오다(Out From Heart〉의 주옥 같은 내용들을 실천하기 좋도록 잘 끊어서 서른 개의 실천 항목을 제시합니다.


1) 미루지 마라, 2) 끼워 넣기, 3) 시작이 목표 4) 많이 먹지 마라, 5) 죽은 음식 말고 산 음식 먹기, 6) 젓가락 다이어트 7) 뒷담화하지 마라, 8) 나는 그 사람을 다 아는가, 9) 그건 니 생각이고, 10) 잡담하지 마라, 11) 처음 보는 사람에게 스몰토크


각 항목별로 구성된 각 챕터에서는 1장 분량의 간결한 내용 설명이 이어집니다. 짧은 호흡으로 한숨에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곧바로 이어지는 "내 생각 적어보기"를 끊어지지 않고 수행할 수 있지요. 저는 "많이 먹지 마라"는 실천 항목이 유독 와 닿았습니다. 

주변 사람들보다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양도 적은 제가, 과식을 하게 되면서 체중이 늘어나고, 건강도 나빠졌던 데에는 역시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가족들, 특히 자녀들이 남긴 음식을 제가 다 먹어왔었더군요.




이처럼 각각의 장들은 나도 모르게 잘못된 습관과 태도로 인해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망가뜨려 왔음을 보도록 해줍니다. 


1장에서 "실천"에 초점을 맞췄기에 각 주제에 대한 숙고가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2장에서는 제임스 앨런의 원문을 그대로 실어 놓아 그 부분을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 무게 중심을 맞춰주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특별부록에서는 "보기와 다시보기"라는 화두를 던지며 자연스럽게 통찰 일기를 쓸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며 적절한 편집과 알맞은 분량의 "일기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인과 결과의 법칙 실천편 : 오늘부터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에 하루 10분을 투자해서 "몸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당당해지고, 관계는 풍요로워"지는 열매를 맺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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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 전 묵상 - 은혜로운 성찬을 위한 준비 가이드와 묵상
이태복 지음 / 세움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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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전 묵상>
은혜로운 성찬을 위한 준비 가이드와 묵상
초판 1쇄가 11월 25일에 발행된 것을 보면 이 책은 저를 위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면 섬기고 있는 교회에서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 때 성찬식을 거행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올해로 목사 10년 차에 접어든 저는 지난 5월과 7월에 처음으로 성찬식을 집례하는 영광과 기쁨을 누렸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그 압도적인 위엄과 생생한 감격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요. 그런 중에 <성찬전 묵상>을 만났으니 이 책은 저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선물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저는 성찬에 관하여 한 권의 책 전체를 할애하여 쓴 책을 아직까지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참된 교회의 표지 세 가지 중에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성찬"은 수많은 책에서 빠짐없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마땅한 일이며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 많은 책들에서 "성찬"에 대한 논의와 분석을 마주할 때마다 늘 이런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딱 여기까진 건가?!'
그런데 말이죠. 이 책은 그런 저의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해 주었습니다. "딱 여기까지"를 훌쩍 넘어서서 성찬에 관한 새롭고 많은 것들을 가득 안겨주었으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1부 "성찬식을 준비하는 일에 관하여"에서 정말 큰 은혜와 도전을 받았습니다. 물론 2부 "성찬 전 묵상 자료"에서도 크게 한 방 맞았죠.
'아니, 성찬식을 앞두고 14개나 되는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거기에 각각 6편씩 할애하여 그토록 깊은 수준의 묵상을 끌어낼 수 있다니?!'
책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분량이 보여주듯이 2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묵상자료는 한마디로 방대합니다. '성찬에 관하여 이 이상의 묵상을 해낼 수 있을까?'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저는 성찬에 관하여 말씀하고 있는 성경본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종교 개혁자들의 저술을 추적, 발췌하여 구성한 1부가 이 책의 압권[壓卷]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면 1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꼭꼭 씹어서 잘 소화하기만 한다면 모든 설교자와 성찬 집례자는 각 교회의 회중들의 상황과 형편에 맞는 묵상 자료를 작성할 수 있을테니까요.
성찬에 관해 말씀하고 있는 본문에 대한 주옥 같은 해설은 양질의 주석이 가득한 상황에서 찾아보는 데 어려움이 없으나 종교개혁자들이 남겨 놓은 성찬에 관한 글은 하나하나 찾아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데 모아 잘 담아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저자 이태복 목사님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몇 가지만 맛보기로 남겨봅니다~!!
(넘버링과 제목은 제가 임의로 붙였습니다)
1) 성찬에 합당하게 참여할 준비를 위해
-17세기 영국의 목사 존 오웬-
"성찬식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전하고 나타내는 위대한 일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성찬식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도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성찬식에 참여할 때 이 일에 우리를 불러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숙지하고 온전히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마땅한 의무이다. 냉랭한 마음이나 경솔하고 태만한 마음으로 성찬식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40쪽)
2) 성찬식을 앞두고 기도하고 금식하는 일이 필수적인가에 대하여 -19세기 영국 성공회 목사 존 라일-
"성찬을 받기 전에 금식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니다. 성경은 성찬을 준비하는 일과 관련하여 금식을 요구하거나 명령하지 않는다. 더욱이 성찬이라는 예식이 처음 생겼을 때 사도들은 금식할 것을 명령받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 성찬식은 유월절 식사를 마친 후에 베풀어졌다. 그러므로 성찬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금식하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모든 신자는 자기 의사에 따라 금식할 수도 있고 금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46쪽)
3) 성찬식을 앞두고 '죄와 부패함'과 관련하여 점검하라([ ]는 임의로 추가함)
-17세기 영국 청교도 목사 조지 스윈녹-
"죄에서 돌이키라. 성찬에 참여하러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에 죄를 사랑하는 마음을 제거하라. ... 성찬식을 앞두고 이렇게[약 4:8, 9; 고전 5:7, 8] 죄를 회개하게 되면, 우리의 위는 성찬을 먹고 마시기에 적절한 상태가 될 것이다. 참된 회개는 위를 청소해줄 것이고 입맛을 돌아오게 해서 성찬을 진수성찬으로 여기도록 만들 것이다. 또한 참된 회개는 우리를 영적으로 배고픈 상태로 만들 것인데, "시장이 반찬이다"는 말처럼 배고픈 사람은 성찬을 배불리 먹게 되어 있다."(56-57쪽)
4) 성찬 전 자기 점검에 관하여([ ]는 임의로 추가함)
-17세기 후반 영국의 청교도 목사 메튜 헨리-
이런 질문들[1. 나는 누구인가?(세부 질문 9가지) 2. 나는 무엇을 했는가?(세부 질문 12가지) 3.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세부 질문 9가지) 4. 나는 어떤 진보를 이루었는가?(세부 질문 10가지) 5.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세부 질문 8가지) 6. 나는 무엇을 결심하겠는가?(세부 질문 5가지)]을 통해서 살펴본 결과, 우리가 그동안 영적으로 거의 진보하지 않았거나 전혀 진보하지 않았다면, 이번에 참여하게 되는 성찬식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얻고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해야한다. 또한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 살펴본 결과, 우리가 영적으로 진보한 것을 알게 되었다면, 비록 그 진보가 더딘 것이고 작은 것이고 우리가 만족할 만한 것이 못 되더라도 마음에 격려받고 영적으로 더 큰 진보를 이루는 자리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64-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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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침투,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이단과 사이비 바로 알기
천한필 지음 / 세움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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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침투>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이단과 사이비 바로 알기

책 표지에 등장하는 가면과 "이단 침투"라는 제목이 더해지니 책을 펴보기 전부터 뭔가 "오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안에서 선입견이 발동했는데요.

'이단 관련 서적이 보통 이러 이러한 내용과 대략 그런 스타일을 담아 내고 있으니 이 책도 그렇겠지?!'

그러나 책의 첫 머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건 저자의 흥미진진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기억력이 그리 좋지 못하다. 나름의 핑계를 대자면, 여섯 살쯤에 머리를 다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은 경상북도 문경읍 동네에서 살았고, 할아버지 집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관음리 동네에 위치했다. ...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느 날 집에 무당을 모셔 왔다.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2-3학년 때쯤이었다."(22-24쪽)

독자라면 누구라도 의아했을 이러한 시작은 사실, 이 책에 숨결을 불어 넣는 고도의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을 보시면 바로 체감하실 수 있을 텐데요. 각장의 서두에 포진된 저자의 이야기는 그 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여는 서막이 되기 때문입니다.
1장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무당에 대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소환한 저자는 바로 이어지는 "목궁(목사님 궁금해요) Time" 에서 귀신에 관하여 다루고 있으니까요.

"Q2: 예수 믿는 성도가 귀신 들릴 수 있나요? 만약 귀신들이 성도에게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 들어가나요? ... 성령께서 내주하시는 모든 성도는 이미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며, 거룩한 나라이자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벧전 2:9). 그러므로 사탄(마귀)'이나 '귀신들'이 또 다른 보혜사인 성령께서 내주하시는 모든 성도에게는 도저히 들어올 수가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마 12:27-30; 막 3:23-30)." (28-29쪽)

이 대목에서 이 책의 진가가 또 드러납니다. 바로 이단들의 거짓 교리와 정통 기독교의 바른 교리를 딱 알맞은 깊이와 적절한 분량으로 서술하고 있는 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저자의 탁월한 성경 이해와 원어성경 적용이 가미되어 있구요(36-37쪽 참고). 뿐만 아니라 매 장 끝머리에 실려 있는 "나눔을 위한 질문"은 해당 장의 주제를 잘 담아 냄과 동시에 현장감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오늘날 드라마나 영화 및 예능 프로에서도 '귀신'이나 '점'이나 '부적' 등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세상 문화를 어떻게 여겨야 할까요? 또한 교회에서조차 이러한 주제를 재미 삼아 소개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까요?"(37쪽)

이 밖에도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이 한 가지 있으니 바로, 각장의 서론 격이라 할 수 있는 저자의 인생사를 다루고 있는 부분과 본론에 해당하는 "목궁"의 내지 편집 스타일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게 사소한 것 같아도 기존 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형식인데요. 이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독자에게는 큰 인상으로 남기 마련입니다.

1장만 맛보는 것으로 끝내기엔 <이단 침투>의 남은 내용이 너무나 풍성한 진국입니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오롯이 맛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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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고 불안한 그리스도인들에게 - 청교도 목회자 리처드 백스터가 주는 조언
리처드 백스터.제임스 패커.마이클 런디 지음, 최원일.감안식 옮김, 최관호 감수 / 세움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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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백스터, 저에게는 정말 은인과도 같은 분입니다.
때는 2011년 여름.
부푼 기대를 안고 들어갔던 신대원이었지만 한 학기 수업을 마친 저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었습니다.
실망스러운 모습들 때문에 받은 충격은 꽤나 아픈 상처를 남겼고, 신학과 현장의 괴리, 신학과 신앙 간의 불일치는 저에게 도무지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다가왔으니까요.
그렇게 전도사 사역에서의 첫 여름성경학교를 앞둔 저는 매일매일을 끙끙 앓으며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심정으로 꾸역구역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책장에 꼽혀 있던 <참목자상>을 발견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종강을 하면서 경건훈련원에서 받은 책이었는데요(아마 새벽과 오전, 수요 채플 출석 우수자에게 준 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책장에 꽂혀 있던 "리처드 백스터의 <참목자상>"은 저에게 있어 아우구스티누스의 "톨레레게"처럼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읽게 된 <참목자상>은 사막 한복판에서 만난 오아시스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만난 한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신대원 1학년 여름 방학 때 읽은 리처드 벡스터의 <참목자상>은 저를 깊은 수렁에서 건졌고, 첫 여름성경학교도 감격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로부터 13년이 흘렀습니다.
그때에 비해서는 모든 면에서 조금은 나아진 모습으로 여름수련회를 준비하고 있는 저에게 리처드 백스터의 <우울하고 불안한 그리스도인들에게>가 "딱!"하니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책은 리처드 백스터만의 글로 채워져 있지는 않습니다.
1부 1장에서는 "영혼의 의사, 리처드 백스터"라는 제목으로 그 유명한 제임스 패커가 청교도주의와 백스터의 삶, 그리고 우울증에 빠진 이들을 위해 백스터가 남겨놓은 저술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가[백스터] 키더민스터에서 사역을 시작했을 때 그 마을에는 의사가 없었다. 백스터는 자격을 갖춘 의사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의사 역할을 감당했다. 그는 병을 달고 살면서 많은 의학적 지식을 쌓았음이 분명하며, 그의 책임감은 그가 <기독교 생활 지침>에서 "의사의 의무"에 관해 쓴 내용과 일치했을 것이다."(45쪽)
1부 2장에서는 성인 및 아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마이클 런디가 앞서 자리하고 있는 제임스 패커의 글보다 두 배나 많은 분량으로 "리처드 백스터의 관점과 회고"를 탁월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백스터의 자료에는 건전한 기독교 교리와 일반적이고 총체적인 의학 원칙이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혼합되어 있다. 그는 스토아 철학의 개념을 재구성하여 이런 교리와 원칙들에 적용함으로써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공식화하였다."(84쪽)
패커와 런디의 글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요. 그러나 이 책의 백미는 역시 백스터의 글입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다소 어려운 감이 있었습니다. <참목자상>에서는 못 느꼈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제가 "우울증 관련 지식이 없느냐?"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난 3년간 예닐곱 명의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신학자, 목회자들의 저작들을 계속해서 읽어왔었으니까요.
하지만 어려웠던 것과는 별개로 백스터가 우울증 환자들을 관찰하고, 목양하면서 얻은 다양하고 방대한 케이스들을 그의 신학과 사상 그리고 그의 의학 지식의 조명 아래 실제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용들은 그야말로 압권이라 하겠습니다.
압권은 어떠한 첨가나 삭제, 변질이나 희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봐야 마땅하겠죠! 그것은 책에서 확인해 보십시오!
리처드 백스터가 피땀 흘려 써 내려간 우울증의 35가지 사례, 6가지 원인, 그리고 21가지 지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딱 한 가지만 소개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귀신이 들렸다는 말은 단순히 사탄이나 그 하수인들이 인간의 몸 안에 공간적으로 존재하거나 그 거처를 둔다는 뜻만은 아니다. 우리는 사실 귀신이 선인의 반대 개념인 악인과 어느 정도까지 함께하는지에 관해 거의 알지 못한다. '귀신은 효과적인 조종 수단을 사용하여 누군가에게 자기 힘을 발휘한다'라는 정도가 적절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사탄 역시도 신실하게 하나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매우 빈번하게 내적 충동을 일으키지만, 사탄이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들은 오직 불신앙과 육욕만을 탐닉하는 자들의 영혼들뿐이다."(189쪽)
분명한 것은 이 책 <우울하고 불안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13년 전 여름성경학교를 앞둔 제가 <참목자상>을 읽고 힘을 얻었던 것처럼 제게 큰 울림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톨레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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