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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 - 인생 단 하나의 희망,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3월
평점 :

왜 다들 "팀 켈러, 팀 켈러" 하는지는 팀 켈러의 저작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도 그동안 그의 저작을 10권 정도 읽어오면서 글에 대한 감탄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존경심까지 들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은 그 중 단연코 으뜸이라 하겠습니다.
저자 자신도 이 책을 두고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집필에 착수했는데, 하필 그때 코로나 19 팬데믹이 터졌고, 나는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의 말마따나 이런 일 앞에서는 신기하게도 "생각이 깊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암흑기에 글을 쓰노라니 예수님의 부활에 담긴 위로와 능력이 내게 새로운 깊이를 띠었다. 이 책이 나의 다른 책들보다 낫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이 책을 쓰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도우심을 가장 많이 느꼈다." (353쪽)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가 팀 켈러의 저작 가운데에서 으뜸이었다면 개인적으로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는 그동안 제가 읽었던 부활을 주제로 한 모든 책(그래봐야 5권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만...흠흠;;) 중 최고였습니다.
책 서문에서 저자는 "나는 학자가 아니라 설교자이므로 예수님의 부활이 성경 전반을 이해하고, '고난, 개인적 변화, 불의, 확실한 도덕, 불확실한 미래' 같은 삶의 온갖 도전에 직면하는 열쇠라는 측면에 집중할 것이다"(15쪽)라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학술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총 4부, 12장의 모든 내용은, '이정도는 돼야 도입이라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만큼 자연스러운 도입과 치밀한 논리와 군더더기 없는 전개, 그리고 간명한 정리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1장부터 12장까지 내용을 읽으면서 '이렇게 설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한 게 12번은 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 전반부가 톰 라이트의 광범위한 연구 위에 세워진 역작 <The Resurrection of the Son of God: Christian Origins and the Question of God>을 요약한 내용이라고 밝히지만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건 단순한 요약이 아니었습니다. 책 전반부는, 설교자들이 설교문을 육화했다고 하는 표현을 방불케할정도로 그냥 팀 켈러의 글이었으니까요.
저도 부활주일을 전후하여 이 책을 보며 받은 은혜와 감동, 그리고 여러 인사이트와 유익을 나누고자 청년들과 부활절 이후 계속해서 부활신앙에 관해 설교를 통해 나누고 있는데 상당부분을 이 책에 기대고 있습니다(육화시키고자 고생고생하고 있지요..).
이 책의 부제는 "인생 단 하나의 희망,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입니다. "인생 단 하나의 희망"은 그런대로 그림이 그려져 있으니 쉽사리 넘어갔는데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 여기서는 퀘스찬 마크가 붙었었지요. 그러나 그건 제 짧은 식견으로 인한 기우였습니다.
역사와 시대를 넘나들며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 오직 예수님의 부활만이 어떤 반전을 일으켜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으킬 수 있는지를 너무도 설득적으로 풀어내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그의 관심 분야와 독서 범위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신학, 성경 연구, 목회 관련 책은 다 빼고, 개인적으로 감탄이 절로 나왔던 문헌 및 자료 중 일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자세한 서지정보는 생략..).
1. George Herbert, "Time," The English Pomes of Gerge Berbert
2. Josiah Conder, "'Tis Not That I Did Choose Thee"(찬송가)
3. Sir Arthur Conan Doyle, Sherlock Holmes: The Complete Illustrated Novels
4. Equal Justice Initiative, Lynching in America: Confronting the Leagacy of Raical Terror, 3nd ed.
5. J. R. R. Tolkien, The Two Towers
6. Alous Huxley, Ends and Means
7. David Swartz, Culture and Power: The Sociology of Pierre Bourdieu
8. David Swartz, Symbolic Powers, Ploitics, and Intellectuals: The Political Sociology of Pierre Bourdieu
9. Robert Bellah 외, Havits of the Heart: Individualism and Commitment in American Life
10. Clarence Darrow, "Crime and Criminals: Address to the Prisoners in the Chicago Jail"(연설, 1902년)
11. James Mumford, Vexed: Ethics Beyond Political Tribes
12. J. R. R. Tolkien, The Return of the King
13. Noel Paul Stoorkey, "Building Block"(노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방대한 식견에 있어야만 이 정도의 책이 가능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는 예수님의 부활을 성경적으로, 역사적으로, 사상적으로, 사회적으로 다각도로 접근하며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 개인의 삶과 인류 공동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저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깊이 깨닫게 해준 책이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면
제게 예수님의 부활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준 책은 바로 <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