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에 읽은 책] '7년의 밤'

아직 끝나지 않은 그날의 밤. 







<7년의 밤을 읽게된 계기>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량 순으로 조회했을 때, 문학부분에서 상위권에 있던 책이었고,

여기저기서 재밌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덥석 사버렸는데

90 페이지까지는 정말이지 너무 읽기 힘들었다.

앞부분은 이상하게 집중이 잘 안돼서 꾹 참고 읽었는데,

90페이지 후반부 부터 빠른속도로 스토리가 전개되더니 몰입도가 높았다.

 

책페이지 초반부에 주인공인 서원의 입을 통해, 대략적인 책의 줄거리가 다 나오기 때문에

사실 줄거리 이야기를 하는게 스포랄 것도 없지만.

혹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몇몇 내용은 >더보기 로 가려놓았다.

 

사실 뭐랄까 이 책은 줄거리에 큰 반전보다는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간의 심리전을 보는 재미가 크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ㅠㅠ (아, 물론 90페이지 후반부부터)

네이버 검색하다보니 영화화 되는 것같은데..... 개봉하면 보러가야겠다!

 

 

 

 

 

 

<7년의 밤 줄거리>

아버지가 저지른 살인으로 평생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최서원'.

아버지 '최현수'는 세령마을에서 막강한 부와 힘을 가지고 있는 남자 

'오영제'의 딸 '오세령'을 죽이게 되고,

'오영제'는 딸의 복수를 꿈꾸게 된다. 

그리고 '최현수'는 그런 '오영제'로 부터 자신의 아들 '최서원'을 지키고자 한다.

누군가는 죽이려 들고, 누군가는 그로부터 지키고자 한다.

7년 전 그 밤에 있었던 처참한 일이 진짜 아버지의 짓인지 '최서원'은 혼란스럽다.

자신이 알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에 살인을 할만한 모습은 그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다.

의문속에 있던 '최서원'은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게 될까?

 

 

 

 

 

<7년의 밤을 읽고_느낀 점>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책을 읽던 도중 생기는 의문에 대한 답이 생긴다.

 

어린 소녀 세령과 자신의 아내 은주를 죽일만큼 최현수는 극악무도한 사람인가?

오영제는 어떤 사람인가?

최상사를 죽인게 최현수 본인 이었을까? 아니면 다순한 사고의 우연이었을까?

승환이 끔찍한 세령호사건을 소설로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작가로서 생긴 호기심과 직업병인가? 단지 그 것 때문에 서원에게 잘해주었던 것일까?

 

작가의 주변에 실제 오영제가 존재 하는 것은 아닐까? 그

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글로 써낼 수 가 있지?

초반에는 몰랐던 오영제의 실체가 양파 껍질까듯 까도까도 또 나오고, 

그런 묘사를 읽을 때 마다 정말이지 소름이 돋았다.

미친거지 싶었다. 사이코패스가 있다면 오영제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

 

인물과 인물간의 심리전, 심리싸움.

사람을 죽이고 침묵한 대가. 죄책감과 불안감.

그리고 거기서 부터 오는 공포에 사람이 어떻게 파멸로 치닫는 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폭력성의 되물림이라는 부분에서 영화 '똥파리'가 떠올랐고,

몸집이 큰 전 야구선수 최현수를 묘사한 부분에서는 '류현진'선수가 떠올랐다.

한 남자의 인생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가 저지른 죄는 달게 받아야 마땅하나 어린시절부터 옥죄어 온 그의 가정사가

그를 나락으로 내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자신보다 작은 세상에서 살아가던 최현수의 모습이나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그만의 트라우마가 보는 나로 하여금 안타깝게 만들었다.

 

되물림. 자신안의 또다른 누군가. 그 것이 서원에게 되물림 될까, 

감옥에서 서원을 위해 애썼던 그였다.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또다른 안타까움. '타이밍'

최현수가 무슨 일이든 똑부러지게 해내는 아내에게 자신의 살인을 털어놓았다면, 

삶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거기엔 타이밍이 어긋난 두 사람이 있었다. 

서로를 위한 배려와 말과, 마음들이, 한끗차이로 어긋났다.

현수가 마음을 열고 나를 내보이려하면 은주가 마음을 닫았고, 

은주가 현수에게 마음을 열고자 했을 땐 현수가 외면했다. 

 

현수의 무거운 입이 진중한 성격이 은주와의 관계를 악화 시켰고,

남편을 향한 은주의 날카로운 말들이 개선의 여지가 없는 관계를 만들어버렸다.

은주는 남편인 현수에 대한 사실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일이 진행될대로 진행되고 소설책의 절반이 넘게 줄어들 동안.

그때 까지도 은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였다. 

음주운전, 면허취소,차사고.

현수의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이 은주를 동네사람들은 

다 아는 일을 혼자만 모르는 여자로 만들었다.

그것이 그 둘을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만들었다.

 

소설 '7년의 밤'은 표현력이 인듯하다. (특히 P.266)

같은 날의 사건을 두고 다른 인물들의 시각에서 상황을 전개 한다든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심리전을 벌이는 묘사라든가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진짜.

 


 

 

 

 

 

<책 속 기억에 남는 구절들>

 

잠수장비를 감춰버리고 싶었다. 아저씨가 아무 일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

'뭔가를 한다'는 '뭔가를 잃는다'와 같은 말이었다. 

가까스로 얻은 것, 불안하게 지켜온 것, 막 꾸기 시작한 내 꿈.

(P.31)

 

 

자신의 앞가림이 먼저였고, 누군가 재미를 보면 

누군가는 피를 보는 게 세상이치라 여겼고,

재미 본 이 자신이라는 행운에 취해, 던져야 마땅한 것을 던지지 않았다.

 '왜?'라는 질문 말이다.

은주는 남편과의 문제들 역시 거기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당연시, 남편과 남편 주변에서 감지되는 

이상 징후에 대한 고의적 눈멀기.

그러나 문제인식과는 별개로 그녀의 본능은 여전히 진실에서 뒷걸음질 치는 중이었다.

(p.399)

 

 

영주의 어조는'아닐까?'에서 '그렇다'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것이 은주의 속을 뒤집었다.

"그럴 리 없어. 내가 장담해"

그러나 은주는 알고 있었다. '그럴 리'도 있다는 걸. 

모든 정황들이 한결로 그쪽을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p.407)

 

 

"최현수씨 가계도는 뭐가 이렇게 복잡합니까? 

며칠 전엔 동생이라고 전화해서 환자 사정을 알려줬더니,

오늘은 진짜 동생이라는 분이 최현수씨를 데려와서 동생은 자기 하나밖에 없다고 하고,

기껏 또 설명해 놨더니 아내라는 분이 와서 이번엔 동생이 여기 없다고 하고.

다음엔 누가 와서 최현수씨에겐 아내가 없다고 할지 겁이 납니다만."

(p.402)

 

 

어떻게 죽었까. 꿈에서처럼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서? 죽기전에 어떤 마음이었을까.

 무서웠을까. 아버지 손에 죽은 그아이의 공포를 이해 했을까.

떨었을까. 후회했을까. 펐을까. 의연하게 맞았을까.

숱한 나날, 수많은 순간, 당신이 아들 손에 죽고 또 죽었다는 걸 알고 있었을까.

마지막 순간에 뭐라고 말했을까.

살려달라고 애원하셨어요? 용서를 빌었어요? 설마, 설마 나를 부른건 아니겠지요?

"서원아." 끝내 그의 부름이 되살아나고 말았다.

(p.295)

 

 

난장판이 된 방안이 내다보였다. 이 멋진 풍경은 어린시절 익히 봐온 것이었다.

그러나 아버지 작품은 아니었다. 자신의 작품이었다. 거울 속에서 아버지가 이죽거렸다.

절대로 애비처럼 안 산다며? 살아보니 넌 별 수 있든?

그를 통제하던 마지막 줄 하나가 툭, 끊겼다.

(p.330)



모든것은 제자리에 있어야 했다. 그가 정한 위치에. 그가 정한 모습으로.

(p.338)




<더보기 클릭> '내가 해석해 본 7년의 밤' 스포주의

 

<내가 해석해 본 7년의 밤>_스포주의

(모바일에서는 더보기 표시가 안되네... 아래부터는 스포주의)

 



어쩐지 한편이 돼줄 것 같은 친구였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도, 

은주에게도 하지 않았던 얘기를 털어놓고 싶었다.

25년 동안 홀로 져온 짐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는 타인 앞에 부려놓고 싶었다.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근거 없는 믿음이었고 실현되지 않을 바람이었다.

그는 진저리나게 잘 알고 잇었다. 자신을 도울 자는 자신뿐이라는 걸.(p.359)

→ 현수는 승환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는 부분. 

하지만 그날 밤 현수는 홀로 모든 것을 감당했다.

십년 넘게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 놓지 못했고, 

왠지모르게 의지가 되는 승환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그러나 7년 후에는 승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7년의 밤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오로지 공만 봤어. 내가 지켜야 할 공. 

절대로 내줘서는 안되는 공. 하지만 지금은 아닐세,

지난 7년 동안, 내가 이 교도소에서 뭘 했는지 아나. 

세령호에서의 2주를 되풀이해서 복기했어.

매일 매순간. 만약 이랫더라면. 저랬더라면.... 그러다 보니 몇가지 보이는 게 있었어.

오영제가 어떤 인간인지,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난 아내를 죽이지 않았네.

 내가 사지로 몰아넣은 건 맞지만....적어도 내손으로는 아니야"(P.506)

 → 전직 야구선수였던 현수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공은 서원이었겠지.

이 대목에서 현수가 서원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네?"

"7년 전 밤이 계속되고 있는 거야. 오영제는사형이 집행되는 날.

서원이와 나를 동시에 손에 넣을 생각인 거야"(P.506)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래도 저래도 결과는 마찬가지야.

아무것도 안 하면 오영제가 판을 쓸어 담는거고, 뭔가를 해서 그것이 맞아떨어진다면,

운만 따라준다면, 우린 이 기나긴 밤을 끝낼 수 있는것이지. 그러기를 바라야지"(P.509)

→ 제목이 '그날의 밤' 혹은 '7년 전 그 밤'이 아니라

 '7년의 밤'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7년 전 그날의 사건이 7년전 과거의 일이아니라 오영제로 인해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밤이기 때문.

죽은 줄 알았던 오영제는 살아있었고, 

그로 인해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현수와 서원은 몇 번이고 그날의 밤으로 붙들려 간다.

 

 

 

 

 

관은 아버지가 눕기엔 너무나 좁았다. 관에 누운 것이 아니라 송판을 몸에 대고 

관 모양으로 박아 넣은 형상이었다.

아버지의 마티즈가 떠올랐다. 불편한 자세로 운전석에 몸을 구겨 넣던 모습도,

머리가 지붕을 뚫고 나올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내 모습도.

최현수라는 저 거한의 세상은 어째 이리도 좁은 것일까. 

영혼은 수수밭 우물에, 삶은 철창에, 마티즈 운전석만큼 옹색한 관에 갇혀 있다 (p.515)

→  190cm에 110kg인 야구선수 최현수에게 더욱 더 작게만 느껴지는 마티즈.

작가는 의도적으로 몸집이 큰 남자를 인물로 설정하고 

그와 대비되도록 마티즈라는 차를 소재로 삼은 거겠지?

 

 

 

 


 

어디에선가 산울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한걸음, 앞을 향해 발을 디뎠다.

"무구와 꽃이 피었습니다"

다시 한 발짝.

나아 갈수록 소리는 멀어졌다. 어둠은 차차 옅어졌다. 마침내 환해졌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더 들려오지 않았다. 어쩌면 상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허공을 디디며 하늘 저편으로 멀어지는 그 아이의 흰 종아리를 보았다. 

그 아이가 남긴 희미한 발자국 위로 빛 오후가 밀려왔다.

세상의 초침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 째깍, 째깍, 째깍....(p.517)

→ 아버지가 걱정한 되물림. 서원은 아버지와는 다르게 

'꿈속의 남자'로 부터 벗어난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에게는 '꿈속의 남자', 서원에게는 '꿈속의 여자아이 세령'. 

이 부분은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게될 거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7년 전 그때가 밤이 시작되던 시간이라면, 지금은 밤을 끝야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영정을 반듯하게 잡고 취재진 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빛의 바다를 건너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 세상이 나와 아버지를 놓아 줄 것이므로. 

나는 한 발짝씩 전진했다.(p.516)

→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빛의바다'라고 표현한 작가의 표현력.

서원이 진실을 보고, 현실을 마주하고,

 더이상 도망치않고 세상에 맞서기로 마음먹음을 알 수 있는 

대목 또한 표현력이 예술이다.

'빛의 바다를 건너야만 할것이다.' 라니...

이제 더이상 서원은 17살의 어린 소년이 아니다. 

 

 

펼친 부분 접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신주의 다상담 2 - 일, 정치, 쫄지마 편 강신주의 다상담 2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에 읽은 책] '강신주의 다상담2(일·정치·쫄지마)' 








 강신주의 다상담 시리즈 3권을 처음읽고, 1권.

그다음 마지막으로 읽게된 2권 '일,정치,쫄지마 편'

 

 돌려말하지 않는 강신주의 직설적 화법이 좋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함께 보면 좋은 책>

1. 유럽국가중 가장 민주적인 국가가 프랑스인데,

프랑스 사회가 왜 민주적인지에 대한 설명이 잠깐 나온다.

프랑스 역사와 관련된 책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프랑스사_콜린존스)

2. 강신주 <철학이 필요한 시간>

직접민주주의에 대해서 썼다고 하는데 읽어볼 것.

3.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르크스의 '자본론'

강신주의 다상담 1.2.3권을 읽어보면 예를들어 자주 나오는 책이 '자본론'인데

모두가 아는 책이지만 놀랍도록 읽히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청소년용으로 쉽게 풀이된 걸로 먼저 읽어봐야 하나... ​

4. 라파르그 <게으를수 있는 권리>

노예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책. 강신주의 다상담에서도 추천하는 책.

 

5. 강신주의 다상담시리즈(1,3)

 

 

 

 

 

 

<내가 책을 통해 배운 것, 그리고 실천 해볼 것>

1. 나의 감정을 내팽개치지 말고 나의 삶을 타인에게 헌신하지 말것. 

그 타인이 부모든, 나의 자식이든, 나의 배우자든, 둘도 없는 친구든간에.

2. 노라고 할수 잇는 사람만이 예스라고 말할수있다. 

사소한 것부터 노라고 말하는 습관들이기.

(6명이 중국집가서 5명이 짜장면시켜도 혼자서 짬뽕시키기)

노라고 말하기, 노라고 말하는 연습하기, 나를찾기.

남을 의식해서 하는 노가 아닌 내가 주체가 된 '노'를 말할것. 내 자신을 찾을 것.

3. 모르면 모른다고 뻔뻔하게 얘기할 것. 잘난 사람들 앞에서 말할때 쫄지말 것.

4.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한 일에 그냥 도전해보기.

(혼자서 여행가기)​

5. 타인의 삶을 흉내내지 말 것. 나의 삶을 살 것.

6.​ 매시간을 즐겁게, 행복하게 살 것.

(한달 뒤, 일주일 후가 아닌 오늘. 바로 지금.)

 

 

 

 

 

 

<책 속의 구절>

그래서 여러분이 일에 대해 갖고 있는 고민, 문제 자체가

'내가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돈을 벌고 싶은 것인지'인거예요.

대개의 경우 일을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돈을 못 벌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거든요.

자세히 생각해보세요. 문제는 일이 아니라 돈일겁니다.

그러면서 '나만의 일을하며 자아 성취를하고 싶은데 일이 없네'라고 생각하는 건

허영이에요. 허영.

(p.25)

좌우지간 분배를 얘기하는 새끼는 다 개새끼라는거죠.

아무것도 없어서 노동해야 하는 사람들과 가진게 있어서 

노동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로 나뉜 이 구조를

고치지 않고 가난한 자들에게 분배를 한다는 건 헛소리라는 거죠. 

근본적인 병은 고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 새로운 반창고만 붙이는 꼴이라는 겁니다. 

더 위험한 것은 반창고를 붙임으로써 근본적인 병이 고쳐졌다는 착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p.11)

 

 

 

 

대학을 다닌다는 건 최고급 노예가 된다는 거죠.

내가 원하는 걸 하는 데 돈을 쓰는게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걸 배우기 위해 그 비싼 등록금을 내잖아요.

여러분 토익 좋아해요? 영어를 좋아해서 영어 공부하신 분 있어요?

대부분 우리는 영어가 좋아서 공부하는게 아니죠.

영어 능력을 원하는 자본에 팔려고 영어를 공부하는거죠.

님에게 팔리기 위해 화장을 하는 매춘부 처럼 말예요. 

그래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시대를 "보편적 매춘의 시대"라고 이야기 했던거예요

(p.40)

 

 

 

 

주변사람들이 후보들이 다 똑같으니 아무나 찍겠다고 하면 여러분이 얘기를 해 주세요.

우리 삶에서 50보와 100보는 다르다고요.

우리 삶을 100보 후퇴한 곳에서 출발할 것인지,

50보 후퇴한 곳에서 출발할 것인지 선택을 하는 거라고요.

(p.124)

 

 

 

우리의 자랑은 뭔가요? 가진게 없다는게 자랑이죠. 이건 굉장히 매력적인 겁니다.

지킬게 없다는 거잖아요. 우리는 보수적이지 않아요.

뭔가 지킬게 있어야 보수적인거 니까요.

우리는 딱 한 걸음만 더 민주주의에 가깝게 사회를 만들고, 

그걸 다음 세대에게 넘기면 돼요.

그럼 우린 어른으로서의 역할은 다한겁니다.

(p.127)

 

 

 

'노'라고 하셔야 돼요. '노'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예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노'를 못하는 사람은 '예스'를 못해요. 죽을 때 까지요.

'예스'의 배경은 항상 '노'여야 해요.

(p.236)

 

 

 

 

대개 우리가 어떤 것에 쪼는 건, 그걸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거예요.

그래서 항상 공식처럼 머릿속에 넣어두셔야 할 건, 

'나는 내가 안 해 본 걸 무서워한다'라는 거예요.

여행도, 자취도 처음에는 무섭죠.

'혼자서 어떻게 여행을 가지?', '집 떠나서 어떻게 혼자 자취를 하지?' 이럴수 있어요.

그런데 자취해 보신 분은 알잖아요. 별거 아니죠?

이걸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은 그냥 하는거예요.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월에 읽은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어느 교수의 마지막 강의 '자신의 죽음'






  나에게도 그런 화요일이 올 수 있을까?  

모리교수와 죽기 전 까지 매주 화요일 수업을 듣던 미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졸업한 후 16년만에 TV를 통해 알게 된 교수님의 소식.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리교수를 찾아가면서, 

매주 화요일이면 둘만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모리교수가 앓고 있는 병은 '루게릭 병'

 

루게릭 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죽어가는 질환으로, 초반에는 걷지 못하게 되고, 

손을 쓸 수 없게 되다가, 말을 할 수 없게 되다가, 

병이 위로 타고 올라오다 폐에 이르면 

호흡을 하지 못해 사망하게 되는 병이다.

 

예전엔 생소한 병이었지만, 

김명민, 하지원이 주연인 영화 '내사랑 내곁에'나 

작년 여름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던 유명인들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루게릭병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의 죽음을 통해 제자에게 

인생의 의미를 알려주고자 한 모리교수'가 존경스러웠다.

나였다면 아마 살고자 발악을 하느라 반쯤 미쳐있었거나, 

자포자기 상태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과의 만남자체를 꺼렸을 것이다.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도, 조급함을 느끼지도 않았으며 모리교수는 오히려 평안했다.

그가 제자 미치에게 해준 많은 말들에 내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래 나에게도 모리교수님같은 선생님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내가 속해있던 반의 담임선생님이었고, 

어린시절 힘들었던 나를 많이 위로해 주었다.

 

작년 5월 선생님이 너무도 많이 생각이 났다.

'아이러브 스쿨' 사이트를 통해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음에도,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스승의 날에 선생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마음과,

초라한 내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서로 엎치락 뒤차락 했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도, 변변한 직장을 가지지도 못한 

내가 선생님을 찾아간다는게 너무 부끄러웠던 걸까?

나는 결국 그해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지도. 찾아뵙지도 못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에 확신이 생겼다.

 

나는 올해 5월 선생님을 찾아갈 것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을 한 권 사고, 함께 먹을 케이크도 사갈 것이다.

이미 읽어보셨을 것 같지만, 이 책을 읽고 선생님 생각이 너무도 많이 났다고.

그래서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 사왔다고.  

 

 

내게도 미치와 같은 화요일이 올 수 있을까?

 




  인상깊었던 구절  

"사람은 성장하면서 점점 많은 것을 배우지. 

스물두 살에 머물러 있다면 언제나 스물두 살만큼만 알게 될거야.

나이 드는 것은 단순한 쇠락이 아니라 성장이야.

그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지. 

그것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덕분에 더욱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네"


"하지만 나이 먹는 게 그렇게 귀중한 일이라면 왜 모두들

 '아,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갔으면...'하고 말하는 걸까요?

누구도 '빨리 예순다섯이 되면 좋겠다.'라고는 하지 않잖아요"


"그게 뭘 반영하는 것인지 아나? 

인생이 불만족스럽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거야.

성취감 없는 인생, 의미를 찾지 못한 인생 말일세. 

삶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아.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지 않아.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지.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 하게 돼. 

아마 예순다섯 살이 되고 싶어 견딜 수 없을걸"


 (P.173)

 

 


"돈이 다정함을 대신할 수는 없네. 그리고 권력도 다정함을 대신할 수는 없지"


(P.181)

 

 

"미치,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어."


(P.129)



 

"미치, 만일 저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고 애쓰는 중이라면 관두게. 

어쨌든 그들은 자네를 멸시할 거야.

그리고 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 한다면 그것도 관두게.

그들은 자네를 질투하기만 할 테니까. 

어느 계층 속하느냐 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열린 마음만이 자네를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동등하게 만들어 줄 거야"


(p.184)

 

 

 

"사업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이기기 위해 협상을 벌이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지.

어쩌면 자네가 거기에 너무 익숙해졌는지 몰라. 하지만 사랑은 달라.

자기 상황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황에도 마음을 쓸 때 

바로 그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


(p.245)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진정으로 그리워할 만한 스승이 있는가?

당신을 있는 그대로 귀한 존재로, 

닦으면 자랑스럽게 빛날 보석으로 봐 준 그런 스승이 있는가?

혹시 운이 좋아서 그런 스승을 기억 속에서 찾아낸다면 

그에게 다시 가는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으로만 그럴 수도 있고 나처럼 교수님의 침대 곁으로 

직접 찾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p.263)

 


 

그리고 머리속을 때리고 나간 구절.

"스승은 영원히 영향을 미친다. 

어디서 그 영향이 끝날지 스승 자신도 알 수가 없다"_핸리 애덤스


(P.125)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 


 1. ebs 다큐프라임 죽음

2. 내 인생에 힘이되어준 한마디

3.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4.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5.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월에 읽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

돌아오지 못한 수백개의 금요일에 대하여







전원구조라는 오보.

수시로 바뀌는 사망자와 승객 수.

사실과는 다른 대대적인 수색보도.

언론플레이.

 

아이들은 수학여행이 끝난 후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되어있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에서는 돌아오지 못한 '금요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5년 3월1일 현재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수 9명

 




 

아이들의 성장과정이나 학교생활에 관한부분을 읽을 때는 

해맑고 사랑스러워 한없이 웃음이 나다가도,

세월호 사건이야기로 돌아오면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마음이 먹먹하고 아리던지..

충격적이었고, 가슴이 아팠고, 너무나 미안했다.

 

 

마음이 안 좋아 한번에 읽어내려가지 못하고, 

책을 읽다가 덮다가 읽다가 덮다가를 반복했다.

유가족의 글과 함께 중간중간 들어있는 삽화들은 

그날의 모습과 오롯이 오버랩되어 보였다.

침몰하는 배 창문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아이가 그려진 그림 위로 

나는 한참이나 그 애를 슬프게도 쓰다듬었다.

 




 

작년 겨울 봉사활동을 하던 기관에서 팽목항으로

 봉사활동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가고 싶었지만 몇 번을 고민하다 결국 가지못했다.

뭐라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내가 과연 그곳에서 도움이 될지 확신이 없어서 였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유가족분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따뜻한 겨울을 함께 보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봉사였지만,

나는 왠지 그곳에서 웃을수도, 그렇다고 울수도 없을 것 만 같았다.

가족을 잃은 슬픔 앞에서 웃는다는 건 죄를 짓는 것같은 기분이었을 거고,

내 감정을 곧이 곧대로 쏟아내며 우는 것 조차 실례가 되지 않을까해서다.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는 내게도, 아이를 잃은 유가족을 위로한다는 건 

그만큼 너무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래봤자 자기 합리화이고 변명일거다...)

 

 




찾아가서 유가족분들에게 직접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못하지만, 

난 잊지않고 기억하고자 한다. 

이따금씩 문자를 보내기도하고 아직도 보이는 지인들의 

노란리본 프로필사진을 보면서.

 

출근길 어느 가방에서 나풀거리던 노란색리본이, 

잠시 잊고 있었던 내게 그  환기시켜준 것처럼.

이 책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 날을 떠올리고 기억하게 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고작, 서른이다 - 340만 찌질이의 역습
정주영 지음 / 프롬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2월에 읽은 책] 나는 고작 서른이다

대한민국 대표 찌질함에 대하여 





대한민국 대표 찌질이라 자신을 지칭하는 검은콩의 사나이 김주영.

 

서른살이 되도록 안정된 직장도 없고,넘쳐나는 친구들도 없고, 여자친구 하나 없지만.

서른살에 그가 꾸는 꿈.

 

시나리오 작가로서, 작곡가로서, 책을 출판한 작가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저자 김주영.

자유로워 보이지만, 주변의 편견으로 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는 그의 인생.

서른살. 우리 청춘의 고민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우리의 고민이라고 느꼈다는 건 

나도 책에 부제에 적힌 340만 찌질이에 해당한다는 거겠지.

 



 




'힘내라. 잘해라. 노력해라. 열심히 해라. 앞으로 뛰어가라.

 뛰어가지 못하면 걸어라도 가라.'라고 말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에 맞서는 


김주영표 '나는 고작 서른이다'

'힘내지마. 못해도 괜찮아. 힘들면 쉬었다 가. 중요한건 지금의 행복이야.'

라고 말한다.


뭐든 빨리빨리, 열심히, '열정'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의 밭에서 피어난 

이상한 잡초하나랄까.

 





 




목차만 봐도 대충 알 수 있겠지만. 이건 진짜 우리이야기다.

소수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게 아니라, 

내 주변에 하나씩은 꼭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위로받고 싶고, 지금의 행복을 위한다면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