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에 읽은 책] '7년의 밤'

아직 끝나지 않은 그날의 밤. 







<7년의 밤을 읽게된 계기>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량 순으로 조회했을 때, 문학부분에서 상위권에 있던 책이었고,

여기저기서 재밌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덥석 사버렸는데

. 90 페이지까지는 정말이지 너무 읽기 힘들었다.

앞부분은 이상하게 집중이 잘 안돼서 꾹 참고 읽었는데,

90페이지 후반부 부터 빠른속도로 스토리가 전개되더니 몰입도가 높았다.

 

책페이지 초반부에 주인공인 서원의 입을 통해, 대략적인 책의 줄거리가 다 나오기 때문에

사실 줄거리 이야기를 하는게 스포랄 것도 없지만.

혹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몇몇 내용은 >더보기 로 가려놓았다.

 

사실 뭐랄까 이 책은 줄거리에 큰 반전보다는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간의 심리전을 보는 재미가 크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ㅠㅠ (아, 물론 90페이지 후반부부터)

네이버 검색하다보니 영화화 되는 것같은데..... 개봉하면 보러가야겠다!

 

 

 

 

 

 

<7년의 밤 줄거리>

​

아버지가 저지른 살인으로 평생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최서원'.

아버지 '최현수'는 세령마을에서 막강한 부와 힘을 가지고 있는 남자 

'오영제'의 딸 '오세령'을 죽이게 되고,

'오영제'는 딸의 복수를 꿈꾸게 된다. 

그리고 '최현수'는 그런 '오영제'로 부터 자신의 아들 '최서원'을 지키고자 한다.

누군가는 죽이려 들고, 누군가는 그로부터 지키고자 한다.

7년 전 그 밤에 있었던 처참한 일이 진짜 아버지의 짓인지 '최서원'은 혼란스럽다.

자신이 알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에 살인을 할만한 모습은 그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다.

의문속에 있던 '최서원'은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게 될까?

 

 

 

 

 

<7년의 밤을 읽고_느낀 점>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책을 읽던 도중 생기는 의문에 대한 답이 생긴다.

 

어린 소녀 세령과 자신의 아내 은주를 죽일만큼 최현수는 극악무도한 사람인가?

오영제는 어떤 사람인가?

최상사를 죽인게 최현수 본인 이었을까? 아니면 다순한 사고의 우연이었을까?

승환이 끔찍한 세령호사건을 소설로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작가로서 생긴 호기심과 직업병인가? 단지 그 것 때문에 서원에게 잘해주었던 것일까?

 

작가의 주변에 실제 오영제가 존재 하는 것은 아닐까? 그

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글로 써낼 수 가 있지?

초반에는 몰랐던 오영제의 실체가 양파 껍질까듯 까도까도 또 나오고, 

그런 묘사를 읽을 때 마다 정말이지 소름이 돋았다.

미친거지 싶었다. 사이코패스가 있다면 오영제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

 

인물과 인물간의 심리전, 심리싸움.

사람을 죽이고 침묵한 대가. 죄책감과 불안감.

그리고 거기서 부터 오는 공포에 사람이 어떻게 파멸로 치닫는 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폭력성의 되물림이라는 부분에서 영화 '똥파리'가 떠올랐고,

몸집이 큰 전 야구선수 최현수를 묘사한 부분에서는 '류현진'선수가 떠올랐다.

한 남자의 인생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가 저지른 죄는 달게 받아야 마땅하나 어린시절부터 옥죄어 온 그의 가정사가

그를 나락으로 내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자신보다 작은 세상에서 살아가던 최현수의 모습이나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그만의 트라우마가 보는 나로 하여금 안타깝게 만들었다.

 

되물림. 자신안의 또다른 누군가. 그 것이 서원에게 되물림 될까, 

감옥에서 서원을 위해 애썼던 그였다.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또다른 안타까움. '타이밍'

최현수가 무슨 일이든 똑부러지게 해내는 아내에게 자신의 살인을 털어놓았다면, 

삶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거기엔 타이밍이 어긋난 두 사람이 있었다. 

서로를 위한 배려와 말과, 마음들이, 한끗차이로 어긋났다.

현수가 마음을 열고 나를 내보이려하면 은주가 마음을 닫았고, 

은주가 현수에게 마음을 열고자 했을 땐 현수가 외면했다. 

 

현수의 무거운 입이 진중한 성격이 은주와의 관계를 악화 시켰고,

남편을 향한 은주의 날카로운 말들이 개선의 여지가 없는 관계를 만들어버렸다.

은주는 남편인 현수에 대한 사실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일이 진행될대로 진행되고 소설책의 절반이 넘게 줄어들 동안.

그때 까지도 은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였다. 

음주운전, 면허취소,차사고.

현수의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이 은주를 동네사람들은 

다 아는 일을 혼자만 모르는 여자로 만들었다.

그것이 그 둘을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만들었다.

 

소설 '7년의 밤'은 표현력이 갑인듯하다. (특히 P.266)

같은 날의 사건을 두고 다른 인물들의 시각에서 상황을 전개 한다든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심리전을 벌이는 묘사라든가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진짜.

 


 

 

 

 

 

<책 속 기억에 남는 구절들>

 

잠수장비를 감춰버리고 싶었다. 아저씨가 아무 일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

'뭔가를 한다'는 '뭔가를 잃는다'와 같은 말이었다. 

가까스로 얻은 것, 불안하게 지켜온 것, 막 꾸기 시작한 내 꿈.

(P.31)

 

 

자신의 앞가림이 먼저였고, 누군가 재미를 보면 

누군가는 피를 보는 게 세상이치라 여겼고,

재미 본 이 자신이라는 행운에 취해, 던져야 마땅한 것을 던지지 않았다.

 '왜?'라는 질문 말이다.

은주는 남편과의 문제들 역시 거기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당연시, 남편과 남편 주변에서 감지되는 

이상 징후에 대한 고의적 눈멀기.

그러나 문제인식과는 별개로 그녀의 본능은 여전히 진실에서 뒷걸음질 치는 중이었다.

(p.399)

 

 

영주의 어조는'아닐까?'에서 '그렇다'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것이 은주의 속을 뒤집었다.

"그럴 리 없어. 내가 장담해"

그러나 은주는 알고 있었다. '그럴 리'도 있다는 걸. 

모든 정황들이 한결로 그쪽을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p.407)

 

 

"최현수씨 가계도는 뭐가 이렇게 복잡합니까? 

며칠 전엔 동생이라고 전화해서 환자 사정을 알려줬더니,

오늘은 진짜 동생이라는 분이 최현수씨를 데려와서 동생은 자기 하나밖에 없다고 하고,

기껏 또 설명해 놨더니 아내라는 분이 와서 이번엔 동생이 여기 없다고 하고.

다음엔 누가 와서 최현수씨에겐 아내가 없다고 할지 겁이 납니다만."

(p.402)

 

 

어떻게 죽었까. 꿈에서처럼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서? 죽기전에 어떤 마음이었을까.

 무서웠을까. 아버지 손에 죽은 그아이의 공포를 이해 했을까.

떨었을까. 후회했을까. 펐을까. 의연하게 맞았을까.

숱한 나날, 수많은 순간, 당신이 아들 손에 죽고 또 죽었다는 걸 알고 있었을까.

마지막 순간에 뭐라고 말했을까.

살려달라고 애원하셨어요? 용서를 빌었어요? 설마, 설마 나를 부른건 아니겠지요?

"서원아." 끝내 그의 부름이 되살아나고 말았다.

(p.295)

 

 

난장판이 된 방안이 내다보였다. 이 멋진 풍경은 어린시절 익히 봐온 것이었다.

그러나 아버지 작품은 아니었다. 자신의 작품이었다. 거울 속에서 아버지가 이죽거렸다.

절대로 애비처럼 안 산다며? 살아보니 넌 별 수 있든?

그를 통제하던 마지막 줄 하나가 툭, 끊겼다.

(p.330)



모든것은 제자리에 있어야 했다. 그가 정한 위치에. 그가 정한 모습으로.

(p.338)




<더보기 클릭> '내가 해석해 본 7년의 밤' 스포주의

 

<내가 해석해 본 7년의 밤>_스포주의

(모바일에서는 더보기 표시가 안되네... 아래부터는 스포주의)

 



어쩐지 한편이 돼줄 것 같은 친구였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도, 

은주에게도 하지 않았던 얘기를 털어놓고 싶었다.

25년 동안 홀로 져온 짐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는 타인 앞에 부려놓고 싶었다.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근거 없는 믿음이었고 실현되지 않을 바람이었다.

그는 진저리나게 잘 알고 잇었다. 자신을 도울 자는 자신뿐이라는 걸.(p.359)

→ 현수는 승환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는 부분. 

하지만 그날 밤 현수는 홀로 모든 것을 감당했다.

십년 넘게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 놓지 못했고, 

왠지모르게 의지가 되는 승환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그러나 7년 후에는 승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7년의 밤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오로지 공만 봤어. 내가 지켜야 할 공. 

절대로 내줘서는 안되는 공. 하지만 지금은 아닐세,

지난 7년 동안, 내가 이 교도소에서 뭘 했는지 아나. 

세령호에서의 2주를 되풀이해서 복기했어.

매일 매순간. 만약 이랫더라면. 저랬더라면.... 그러다 보니 몇가지 보이는 게 있었어.

오영제가 어떤 인간인지,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난 아내를 죽이지 않았네.

 내가 사지로 몰아넣은 건 맞지만....적어도 내손으로는 아니야"(P.506)

 → 전직 야구선수였던 현수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공은 서원이었겠지.

이 대목에서 현수가 서원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네?"

"7년 전 밤이 계속되고 있는 거야. 오영제는사형이 집행되는 날.

서원이와 나를 동시에 손에 넣을 생각인 거야"(P.506)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래도 저래도 결과는 마찬가지야.

아무것도 안 하면 오영제가 판을 쓸어 담는거고, 뭔가를 해서 그것이 맞아떨어진다면,

운만 따라준다면, 우린 이 기나긴 밤을 끝낼 수 있는것이지. 그러기를 바라야지"(P.509)

→ 제목이 '그날의 밤' 혹은 '7년 전 그 밤'이 아니라

 '7년의 밤'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7년 전 그날의 사건이 7년전 과거의 일이아니라 오영제로 인해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밤이기 때문.

죽은 줄 알았던 오영제는 살아있었고, 

그로 인해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현수와 서원은 몇 번이고 그날의 밤으로 붙들려 간다.

 

 

 

 

 

관은 아버지가 눕기엔 너무나 좁았다. 관에 누운 것이 아니라 송판을 몸에 대고 

관 모양으로 박아 넣은 형상이었다.

아버지의 마티즈가 떠올랐다. 불편한 자세로 운전석에 몸을 구겨 넣던 모습도,

머리가 지붕을 뚫고 나올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내 모습도.

최현수라는 저 거한의 세상은 어째 이리도 좁은 것일까. 

영혼은 수수밭 우물에, 삶은 철창에, 마티즈 운전석만큼 옹색한 관에 갇혀 있다 (p.515)

→  190cm에 110kg인 야구선수 최현수에게 더욱 더 작게만 느껴지는 마티즈.

작가는 의도적으로 몸집이 큰 남자를 인물로 설정하고 

그와 대비되도록 마티즈라는 차를 소재로 삼은 거겠지?

 

 

 

 


 

어디에선가 산울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한걸음, 앞을 향해 발을 디뎠다.

"무구와 꽃이 피었습니다"

다시 한 발짝.

나아 갈수록 소리는 멀어졌다. 어둠은 차차 옅어졌다. 마침내 환해졌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더 들려오지 않았다. 어쩌면 상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허공을 디디며 하늘 저편으로 멀어지는 그 아이의 흰 종아리를 보았다. 

그 아이가 남긴 희미한 발자국 위로 빛 오후가 밀려왔다.

세상의 초침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 째깍, 째깍, 째깍....(p.517)

→ 아버지가 걱정한 되물림. 서원은 아버지와는 다르게 

'꿈속의 남자'로 부터 벗어난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에게는 '꿈속의 남자', 서원에게는 '꿈속의 여자아이 세령'. 

이 부분은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게될 거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7년 전 그때가 밤이 시작되던 시간이라면, 지금은 밤을 끝야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영정을 반듯하게 잡고 취재진 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빛의 바다를 건너야만 할 것이다. 그래야 세상이 나와 아버지를 놓아 줄 것이므로. 

나는 한 발짝씩 전진했다.(p.516)

→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빛의바다'라고 표현한 작가의 표현력.

서원이 진실을 보고, 현실을 마주하고,

 더이상 도망치않고 세상에 맞서기로 마음먹음을 알 수 있는 

대목 또한 표현력이 예술이다.

'빛의 바다를 건너야만 할것이다.' 라니...

이제 더이상 서원은 17살의 어린 소년이 아니다. 

 

 

펼친 부분 접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