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 하나님 자리를 훔치다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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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이란 무엇인가? 무엇이든 당신에게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무엇이든 하나님보다 더 크게 당신 마음과 생각을 차지하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 데서 얻으려 한다면 그게 바로 우상이다.

  (p. 22)


열왕기상하 말씀을 읽는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의 길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길을 떠나 우상을 숭배했다. 그렇게 시작된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분열과 계속 되는 열왕들의 우상 숭배. 그리고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은 정말 무섭고 두려웠다. 하나님의 계명과 율례를 따르는 일이,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않는 일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생각도 해 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구약성경의 눈에 보이는 '형상'의 우상에 대해서만 심각하게 생각했지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우상 숭배에 대해서는 경홀히 여겼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저것 만 있으면 내 삶이 의미 있어질 거야. 나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거야. 내가 중요해지고, 안정감이 들거야.' 이렇듯 하나님 외에 다른 곳에서 찾고자 하는 사랑과 가치와 아름다움과 의미와 보람...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 우상인 것을!


절망에서 헤어나 전진하려면 우리의 마음과 문화에 자리한 우상을 분별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짜 신들의 악영향에서 해방되는 길은 참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것뿐이다. 살아 계신 하나님은 시내 산과 십자가에서 자신을 계시하셨다. 그분을 만나면 진정으로 당신을 채워 주신다. 당신이 실망시켜도 참으로 용서해 주신다. 능히 그러실 수 있는 분은 주님뿐이다. ( p. 31)


팀 켈러는 이렇듯 마음과 문화의 영역에 속한 총 6가지의 주제로 우리에게 깊이 뿌리 박고 있는 우상을 점검하고 그와 같은 사례의 성경 인물과 사건을 통해 하나님이 과연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나아가도록 돕는다.

'counterfeit(카운터핏)'은 위조의, 모조의, 가짜의, 거짓의, 허울뿐인 혹은 ~인 체하는, 가장한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자리를 훔친 거짓의 신은 곧 내가 만든 신인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그토록 소중했던 독자 이삭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내가 만든 신, 평생소원. 라헬이라는 아름다운 아내를 얻기 위해 속고 속았던 야곱을 통해 배우는 내가 만든 신, 사랑. 삭개오와 갑부 앤드루 카네기를 비교해 보며 '안다고 해서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교훈을 배운 내가 만든 신, 돈. 그리스도를 본받으려는 노력을 배가하는 것만으로는 돈의 지배력을 끊을 수 없고 그보다 그리스도의 구원 곧 그분 안에서 내게 주어진 것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이해에서 비롯되는 마음의 변화를 삶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앤드루 카네기는 돈이 자기 마음속의 우상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뿌리 뽑을 방도를 몰랐다. 우상이란 없앨 수 없고 단지 대체될 수 있을 뿐이다. 부요하신 분이로되 우리를 참으로 부요하게 하시려고 친히 가난해지신 그분이 우리 우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셔야 한다. (p.123)


이뿐 아니라 성취, 권력, 문화와 종교에 있어서도 우리가 얼마나 쉽게 우상에 빠져있는지를 점검해 보고, 결국 예수님만이 아니고서는, 복음이 아니고서는 그 우상의 자리를 치워버릴 수 없음을 거듭 강조한다. 내가 만든 신을 좇아가며 '온갖 엉뚱한 데서 복을 구하며' 사는 인생이 아닌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 1:1)'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참된 복을 우리 안에 간직할 때 우리는 비로소 더 이상 우상을 좇아 살지 않게 될 것이다.

팀 켈러 목사님은 책의 마지막에 <'참 하나님'으로 대체하지 않으면 계속 대상만 바뀔 뿐이다>라고 전한다. 우리 자신은 그 누구보다 자신 안에 품고 있는 우상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알지만 포기할 수 없는, 우상을 버리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는...그런 삶이었다면, 앞으로는 우상을 내쫓으려는 어떤 노력보다는 그 자리에 '참 하나님', '예수님의 참된 복음'을 채우는 일에 더 힘쓰는 것이 우선되어야 겠다.  물론 존 뉴턴 목사님의 말씀따나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내 경험을 말해도 된다면, 나의 평안이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만 계속  바라보는 일이 내 소명 중 단연 가장 어려분 부분이다. ...... 겉으로 드러나는 수많은 행실에서 자아를 부인하는 일은 의와 능력의 근원으로 행세하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자아를 부인하는 일에 비하면 차라리 쉬워 보인다." (존 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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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걸림돌 극복하기 - 나는 왜 관계에 약할까?
이관직 지음 / 두란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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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정신과 의사들과 상담사들은 성격장애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장애와 병리성을 설명하지만 기독교는 죄의 개념과 별개로 이 문제를 생각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근본적인 걸림돌인 죄와 여전히 씨름하며 죄성을 갖고 있는 존재이다. 물론 모든 성격장애를 죄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경우 성격장애는 죄임을 인식하는 것으로 부터 그 원인과 치유와 극복 방법들을 기술해 주고 있다.

모든 인간은 최소한 약간의 성경장애적 요소를 갖고 있다. 그리고 죄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심리치료를 받아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갈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가야할 부분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격장애의 걸림돌을 신앙과 성경 안에서 어떻게 이겨내야할지를 도와주고 있다.

마침 어버이날을 즈음하여 책을 읽으면서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다 지나간 일이라 아이들과도 덤덤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지만 관계 안에서 살아내야 했던 당시에는 아픔과 원망, 불안이 얼마나 컸던가! 늘 노력해 보려고 애썼지만 돌아가실 때까지 바뀌지 않으셨던 아버지.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성격장애적 요소들을 나는 후에 신앙 안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의 불우한 환경과 할아버지의 부재, 장남의 책임, 할머니의 사랑없으심 등. 그러나 아버지는 나의 유년시절, 청소년 시절 가장 아픈 걸림돌이 되셨다.  하지만 그 걸림돌 때문에 예수님을 만났을 때 나의 마음은 활짝 열리고 육신의 아버지가 아닌 하나님 아버지를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었기에 결국은 디딤돌이 되었음을 고백해 본다. 그러면에서 이 책도 같은 맥락을 한다. 저자도 "걸림돌이 없다면 성장도 없다", "하나님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 라고 말한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자기중심성의 시대적 흐름을 따르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에 서 있다.  개인, 가정, 기업이 점점 자기애성 성격장애적 요소를 드러내고 있는 중에 교회도 동일한 모습으로 같이 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문상담가 조차들도 완치될 수 없다고 결론짓는 심각한 성격장애들이 있다. 상담가들 조차도 포기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이 유일한 희망이다. 불안과 두려움의 근본적 해결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있음이 우리에게 희망이 된다.


"목회가 힘든 이유는 성경장애적 요소를 가진 교인들과 대인관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배경과 장애적 요소를 가진 교인들과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맺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목회는 목회자가 심리적으로 건강해도 쉽지 않다. 목사가 설교하고 나면 전화해서 왜 그런 설교를 했느냐고 따지는 교인이 간혹 있다. 편집증적인 성격장애를 갖고 있는 교인이 설교 시간에 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냐고 따지면 대책이 없다.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p.24)


책에 소개된 실제 사례들은 대부분 목회상담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목회자가 공감되는 내용들이 참 많았다. 불완전한 사람들의 모임인 교회. 교회 안에도 성격장애(걸림돌)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런 성도들을 대하고 목양하면서 개척 초기에 실수도 이미 경험해 보았기에 나에게도 공감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좀더 품어주고, 덮어주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 더 커보이지만 하나님께서 그 모든 일을 통해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셨음을 고백해 본다. 그래서 책의 마지막 글귀가 참 위로가 된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는 대인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성경은 당신에게 이웃을 유익하게 하는 대인관계를 맺으라고 권면한다. 이웃 사랑은 큰 것이 아니다. 목마른 자에게 마실 물을 주는 사랑이면 된다. 지구상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당신이 그들의 기아 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가까운 가족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삶의 활동 반경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긍휼과 자비를 베풀 수는 있다. 이렇게 대인관계를 하는 믿는 자들이 많아지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밝아질 것이다.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우리는 다 한계가 있는 존재이다. 모든 대인관계에서 잘할 수는 없다. 한두 명이라도 관심을 갖고 대하자. 한두 명이라도 용서하면서 살자. 한두 명에게라도 주님의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산다면 당신의 삶은 의미가 있다. 가치가 있다." (p.240)


우리 모두에게는 약간의 성격장애적 요소들이 다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 걸림돌을 원만하게 이겨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관계로 인한 어려움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또한 이 땅의 대인관계는 늘 불안하고 불완전하지만 예수님과의 관계, 우리를 향하신 예수님의 사랑만큼은 불변한다는 사실, 완전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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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
닉 부이치치.카나에 부이지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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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의 빗장을 닫지 않는 한,
사랑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닉 부이치치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그저 예뻐보이는 이 마음은 결혼 10년 선배인 내가 나이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 사랑의 대상을 찾는 미혼 청년들의 불타는 마음은 때론 달콤함으로 때론 상처로 물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닉은 '한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자신의 경우를 들어 강조한다.

본인 스스로도 '다른 건 다 해도 결혼은 못할 것 같았다'고 생각했다지만 사실 누구든 그리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닉의 이야기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 아닌 그리스도인 미혼 남녀 누구에게나 도전이 되는 글이다.

내게 있는 어떤 결점 때문에, 결혼 비용 때문에, 자신의 꿈을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등등 결혼을 거부하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돕는 베필을 만나 서로 헌신하며, 생명의 기쁨을 누리며, 갈등과 아픔 중에 더욱 성숙해져가는 열매를 결혼과 가정 안에서 분명히 누릴 수 있음을 전해준다.

"세상의 모든 관계는 위태로운 순간을 맞는다. 매일 신나고 황홀하기만 한 게 아니다. 장애물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귀는 사람과의 관계가 진정한 사랑의 관계인지 아니면 껍데기뿐인 관계인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너무나 중요하다." (p.101)

결핍이 있지만 예수님 때문에 희망을 전하는 닉 부이치지는 결혼에 관해서도 같은 희망을 전하고 있다. 닉의 이야기는 여러 번 접했지만 부인 카나에 대해서는 궁금했었는데 직접 듣게 되니 참 예쁜 아내를 만났구나 싶었다. 특별히 일본-멕시코계 혼혈 이혼 부모 아래서 자랐음에도 그녀를 향한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랑, 지금은 그리스도인이 되어 딸과 사위를 축복해주는 어머니, 닉을 흔쾌히 맞이해준 그녀의 형제들의 태도와 마음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닉 주변에 그가 존경할만한 모델이 되는 신앙의 부부들이 있었다는 것, 그들로부터 배우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내 카나에가 참 예뻤다. 닉이 전혀 약한 자가 아니라고 시부모에게 말하는 장면도 예뻤고, 남자 친구를 위해 준비한 선물에 담긴 예쁜 마음, 사람들 앞에 남편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도 그러했다. 그녀는 그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가능했음을 믿음으로 고백한다.

"카나에와 나는 결혼을 약속하기 전에 내 장애에 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을 가감 없이 밝혔다. 활동보조인을 우리 집에서 살게할지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 줄지, 아내가 부담 없이 직접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도 자세히 의논했다." (p.131)

이 책은 연애, 결혼, 가정에 대한 전문적인 지침을 주는 것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닌 닉 부이치치와 카나에 부이치치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배우자 선택과 결혼 생활에 용기와 지혜를 더해주고 있다. 그래서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에게 더욱 추천할 만한 책이며, 나에게는 남편과 결혼생활에 대한 감사를 기억하게 해주는 시간이 되었다.

아내로, 엄마로 때론 한계에 부딪혀가며 여전히 수정되어가는 중이지만 그 한계 때문에 기도할 수 밖에 없고, 겸손해질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해 본다. 비록 나이들어가고 있지만(?) 천국가는 그날까지 서로의 약함을 껴안아주는 우리 부부, 우리 가정이 되길 기도한다.


 


"예수 안에서 매일 더 사랑하는 게 진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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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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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스캔들이 일어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소년 소녀들의 불안과 가장을 대담하게 파고드는 이 작품은 신비롭고 달콤한 문장으로 사춘기의 정수를 냉철하게 잡아낸다. 트럼프 카드의 한 팩처럼 조각난 장면들을 절묘하게 연결하며 연극과 현실을 노련하게 넘나드는 극적인 구성은, 짜릿한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빛나고 순결한 얼굴 속에 감춰진 욕망과 질투, 그 은밀한 폐쇄성을 공유하는 10대들의 당돌한 연기를 생생하고 매혹적으로 비춘다." (출판사 리뷰) 

 

  

        

 
      
엘리너 캐턴의 맨부커상 수상작 <루미너리스 1,2>를 읽을 때 어렵던 그 느낌이 생생하다. 그래서 그녀의 23세 데뷔작이라는 이번 소설은 좀더 용기내어 읽어야겠다 단단히 마음먹었다. 그리고 완독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만큼이나 정말 독창적인 소설이다. 한창 자유분방한 고등학생들, 주 등장무대는 연기학교, 학생들이다.  펼쳐놓은 솔직하고 활기 넘치고, 복잡 미묘한 문장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남자 교사와 여학생의 스캔들로 시작되는 소설 전반부. 그러나 한국적(?) 정서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부분들을 감안하며 읽어나가야 한다. 월별, 요일별로 기록된 짧은 단락의 사건, 대화들은 얽히고 섥혀 있다.
섹스폰 선생님과 학생들, 연기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 부모들과 아이들,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 빅토리아와 동생 이솔드,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감정과 생각이 현실과 연극 리허설이라는 두 가지 장에서 예리하고 압축된 언어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마치 등장인물 모두가 무대 위의 연기자인 듯 뿜어내는 대사들은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하다. 특히 이솔드의 감정을 표현해주는 대목들이 그렇다.

이솔드가 소리를 질렀다.
"병이 퍼지지 않게 우리를 한 장소에 모아놓고 백신을 찾으려고 그런다고. 우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세워놓고 옷을 벗기고 물을 끼얹고 사포랑 테레빈유랑 회색으로 변한 오래된 와이셔츠로 만든 천으로 벅벅 문지르겠지. 언니가 언니랑 만난 적 있는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검은 손자국을 남겼고, 특히 나는 완전히시커메져서 잉크를 뚝뚝 떨어뜨리고 다니는 것 같은 거야. 내 팔다리를 타고 손끝에서 뚝뚝 떨어져서 바닥에 점점 더 얼룩이 커지는 거지." (p. 141)


"하지만 난 핵심을 말하려는 거야. 그저 관객이 꽉 찬 객석 앞에서 무대에 서 있을 때 '진짜'라는 건 아무 쓸모도 없는 말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거지. '진짜'라는 말은 무대에선 아무 의미 없어. 무대에서는 진짜처럼 '보이는' 데에만 신경을 쓰지. 진짜저럼 보이기만 하면 그게 진짜든 아니든 그런 건 중요치 않아. 상관없어. 그게 핵심이야." (p.205)


청소년들의 감취어진 성적 욕망, 동성애 등을 복잡하고 정교하게 표현하는 방식이 신선한 충격임에는 확실하다. 더불어 소설 전체에서 젊은 작가의 넘치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만나본 그녀의 작품이었으니, 다음 작품을 만날 때는 좀더 쉽게 만날 수 있으려나? 어쨌든 나의 독서 영역에서는 새로운 도전이 되는 책이었다.


애비 그레인지의 여자아이들은 상냥하게, 사납게, 가끔은 악의적으로 서로를 규정한다. 그것은 5학년 말과 마지막 학년 때 칼날처럼 날카롭고 갈고닦는 기술이다. 각각의 아이들이 나머지 아이들의 이미지를 만들거나 부술 수 있기에 그건 그들의 기술 중에서 가장 어둡고 치명적이다. (p.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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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양 세계기독교고전 33
성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김종흡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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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도성], [고백록]과 함께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저로 손꼽히는 책"


De Doctrina Christiana
기독교 교양


       


 

책을 읽고 나니 교양보다는 교리라는 단어가 훨씬 더 적합한 느낌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성경을 '중병에 걸린 인류의 의지를 치료해 주는 하나님의 '의술, 의약'으로 비유한다. 그러한 성경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해석과 적용을 비판하면서 제 1권에서는 사물에 대한 해석, 즉 전체적으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계명 안에서의 우리가 사랑해야할 사물에 대해 정리해준다.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요즘 나의 삶을 돌아보면서 내 삶의 기쁨이 오직 '하나님께'로만 오고 있는지 질문해 보게 되었다.



제1권 제34장 하나님께로 가는 길은 그리스도시다

우리가 주목할 점이 있다: 만유를 지으신 진리와 말씀이 우리 사이에 거하기 위해서 육신이 되셨건만 사도는,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도 육체대로 알았으나 이제부터는 이같이 알지 아니하노라"한다(고후 5:16). 참으로 그리스도께서는 믿음의 길을 완전히 마친 사람들에게 상을 주시고자 하실 뿐 아니라, 길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 길이 되고자 하셔서 육신을 입기로 결심하신 것이다. 그래서 "주께서 나를 그의 길의 처음으로 만드셨다"는 말씀이 있다(참8:22,70인역). 바꿔말하면, 하나님께로 가려는 자들이 그 길을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2권에서는 부호로서의 성경에 대해 해석해 준다. 성경을 이해하기 위한 일곱 가지 단계와  그중 지식을 얻는 셋째 단계를 위해서는 특히 헬라어와히브리어를 알아야함을 강조한다. 이런 면에서 신학교 교육이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에 미흡함이 많음을 느낀다.
특별히 모호한 말 때문에 생기는 오류들에 대한 실례를 통해 부호(말) 해석에 대한 바른 태도들을 가르쳐준다.  세상 사람들이 가진 지식도 유익하면 멸시하지 말아야하지만 미신, 점성술, 점복술 등에 대해서는 <고백론>과 일관되게 분명하게 배척하고 있다. 반면 다양한 학문-역사, 자연과학, 기술, 논리학, 추리법, 논법, 웅변술, 수사학과 변증법, 수학 등-이 어떤 점이 유익하고 또 그렇지 못 한지에 대해서 정리해준다.  이 모든 지식 분야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지나치지 말라"는 원칙을 지켜야하고, 특히 시간과 공간에 제한된 신체 감각에 관한 학문에서 더욱 그래야 함을 경고한다.


      


제 3권에서는 모호한 부호들에 관해 논한다. 성경 해석에 있어서 이런 류의 본문이 많은데,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 하나 해석과 원칙을 밝혀준다.  비유적 표현들을 식별하는 방법,  비유적 표현 및 명령과 금지를 해석하는 원칙, 표현의 성격의 중요성, 같은 단어이지만 다른 뜻을 나타내는 경우 등  세부적인 설명들을 보여준다.

마지막 제 4권에서는 기독교 교사들을 향한 실질적 가르침이다. 여러 가르침들 위에 가장 기본시 되어야할 것은 설교자는 설교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시작해야 한다.


듣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며 설득하기 위해서 필요한 특성들도 있지만, 우선 가르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문체나 말씨가 명석한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교사는 명석한 말씨를 배양하는데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는 열심히 연구에 힘을 다하는 동시에, 이런 능력을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이 책은 일반 성도들이 읽기에도 성경 해석과 신앙의 삶에 유익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신학생이나 말씀 해석을 맡은 설교자들이 꼭 읽어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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