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회도 살인사건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5
윤혜숙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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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집 청소년문학 005
계회도 살인사건
윤혜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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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회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한우리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던 작품이 이번에 서해문집을 통해 새 표지와 약간의 개정을 거쳐 《계회도 살인사건》로 출간되었다. 표지 도안 정할 때도 함께 참여했는데 조선시대의 살인사건을 다룬 역사추리소설이라니 나에게는 새로운 장르라 기대가 많이 되었다. 청소년문학이다 보니 피튀기는 잔인한 살인극은 전면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 '진수'가 아버지의 살인범을 밝히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며 내적갈등을 겪어가는 동안 함께 뛰고 마음조리며 긴장감이 끊이질 않는 이야기이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낯설기만 했던 단어 '계회도'.  계회도는 '사진이 없던 시절, 사람들이 환갑연.퇴역모임.봄맞이 시회 등 각종 모임의 소중한 순간을 그림으로 그려 남긴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친교모임 단체 사진을 대신한 그림이라 보면 되겠다. 어진이나 풍속화 등은 잘 알고 있었는데 계회도라는 그림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조선시대 '그림' 문화에 대해 덤으로 공부한 셈이다. 풍류를 즐기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조직된 문인 계회가 순수하게 열리면 좋았겠지만 사대부의 권력을 통해 신분상승의 기회를 삼고자 했던 욕심(?)이 결국 살인을 불렀던 사건의 처음과 끝을 보는 소설이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도 지식배경이 많이 필요할텐데 거기다  '그림 그리는 일'과 관련된 특별한 영역을 다루기까지 또 얼마나 많이 공부했을까 생각하니 작가분의 노력이 짐작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단어 하나 하나가 생소했다. 지전, 화원, 계회도, 화사, 환쟁이, 어진화사...등등. 좀더 전문적인 용어들은 주석표를 통해 이해를 도왔고, 그림과 관련된 용어와 고어들은 이야기의 흐름상 얼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사극을 보면 어렵기도 하지만 사극만의 재미가 있는 것처럼!

'계회도'를 그린 후 의문의 죽임을 당한 아버지,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려는 진수, 계회도와 아버지의 죽음에 감춰진 비밀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그 그림을 전문적으로 사고파는 일을 하는 사람들, 그림에 욕심을 부리는 사대부, 사대부들의 그런 욕심을 또 이용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묵묵히 그림그리기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들, 분주하게 조명해 나가는 이야기를 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화원에서 일하는 진수. 지수는 진품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리는 모사가이기도 하다. 진수의 아버지는 몇해 전 검계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렇게 덮여졌던 살인사건은 누군가 '인국'을 살인범으로 밀고하면서 다시 재수사 과정을 겪는다. 진수는 가족의 안위보다 그림 그리는 일에만 빠져지내던 자신의 아버지보다 오히려 자신과 어머니를 살갑게 돌봐준 인국을 더 믿고 의지하고, 인국이 살인범이 아님을 밝혀내고자 동분서주하게 되는데...

열일곱 진수에게 남겨진 아버지상, 책을 읽는 청소년들 중에도  공감이 많이 될것 같았다. 나에게도 그 나이 때 '아버지'는 원망의 대상이었던 게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진수를 양자 삼고자 했던 또다른 아버지상 '장 화원'이란 인물과의 관계에서도 오해가 일어난다.

그림이 뭔지도 모르는 무지렁이들의 모임을 쫓아다니며 계회도를 그리고, 쥐꼬리보다 못한 그림값에도 허허거리는 아버지. 푼돌 벌이에다 화사 대접도 제대로 못 받는 그런 아버지가 싫고 미웠다. p.50

3년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어진화사' 건으로 모인 비밀 회합의 계회도를 그렸고, 모든 사건이 문제의 그 '계회도'로 부터 시작되었다. 삼촌처럼 살갑게 진수와 어머니를 챙기던 인국이 계획적인 살인범일지, 인국이 자신의 밀고자로 지목한 장 화원이 살인범일지, 아니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김 대감일지...마지막 챕터에서 그 답을 얻는다.

두루뭉술하게 말했지만 범이는 내가 보지 못한 것을 알고 있다는 투였다. 살해범이 장 화원일 수도, 인국일 수도, 김 대감일 수도 있다니. 인국이 이 일과 연루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둘의 말싸움을 들으며 송화원은 연신 혀를 찼다. p.146

살아생전에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들, 그러면서도 그림 솜씨며 하는 일이며 아버지를 쏙빼닮은 진수는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아버지를 이해하고 재발견해가며 성장해간다. 그런 면에서 청소년문학으로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모든 현장과 사건 속에서 내적 불안과 외침, 추리, 추측 등을 끊임없이 말해주는 진수의 독백과 시선은 내적 외로움, 갈등, 불안을 잘 표현해주었다. 또, 김홍도, 안견 등 실존인물들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비록 계회도를 그리며, 진품을 따라 그리는 모사가로 살지만 진수 부자는  '그림'에 대한 애정과 도리를 지키는 인물들이었다. 그런 평민 계층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의 신분계층간의 부조리도 말해주고싶어한 소설로 보여진다.

때론 여리고 투덜거리며 불만 많은 캐릭터지만 반면 용기있고 당돌한 면이 매력 있었던, 한번 본 그림은 머리 속에 저장하고 절대 잊어버리지 않다는 설정의 주인공 진수가 그렸을 진품 같은 모사품 그림들이 실제로 있다면 꼭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화원으로서의 명성도, 부도 갖지 못했지만 아버지는 누구를 위해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알았고, 평생 그것을 지키시면서 사셨어요. 아버지는 양반들의 눈요기를 위해서도, 벼슬아치들의 권세를 위해서도 그림을 그리지 않으셨어요. 살아가면서 위로가 되고 힘들고 괴로울 때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고 다시 살아 낼 힘을 주는 그런 그림이 어떻게 양반의 개가 되려고 하는 형님의 그림보다, 기껏 권력을 자랑하는데 쓰는 김 대감의 그림보다 더 하찮고 쓸모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겁니까? p.294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계회도살인사건 #윤혜숙장편소설 #조선의환쟁이 #진짜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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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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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글.그림/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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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위염, 비염, 몸살이 왔을 때
조심했어야하는데
결국 대상포진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업무로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나타나는 질환이라는데
마음이 여러번 무너지더니 역시나
씩씩하지 못한 나는
몸도 같이 무너졌나?
아님, 나이듦의 증표인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겁던 차에 읽게된
이진이 작가의 에세이~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결혼 16년차,
남편과 단둘이 살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B형의 다혈질 성격인데
A형의 소심함도 넘친다고 한다.
어쩌나... 나는 오리지널 A형인데.
결혼 16년차라는 연륜도 비슷하고
책읽는 동안 내 얘기를 읽는 줄~~ ㅋㅋ

'사는 게 숙제같았던 날들'이었다 한다.
나도 숙제 리스트 하나씩 찍~ 그어가며
그렇게 살아왔구나 싶다.

"똑같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일지라도

꼭 정상에 올라야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중턱에 피어 있는 꽃만 보고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약수터의 물만 마시고 와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산에 버려진 휴지를 줍고 오면서 더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고
아슬아슬한 암벽타기를 하면서 행복한 사람이 있고
그저 산 중턱에서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행복한 사람이 있다.

인생에 꼭 거창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
그저
각자의 산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면
그뿐."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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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는 작가도
재수할 때 늦게서야 배웠다고 한다.
잘할 수 있는 걸 늦게나마 찾아서 다행이라고...
그림이 참 예쁘고 재미있다.
늦게라도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는 용기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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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달팽이를 보며
비록 느려도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1인이 아니었는지...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꽃향기도 맡으며
느리게 살라고 달팽이로 태어나게 하셨을거란
생각은 왜 못했을까.

아, 나도 생각이 좀 바뀌라고 아픈건가?ㅋㅋ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었다는 작가.
미술심리상담 수업을 들으면서
천 번째로 한 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기분을 알아보는 일을 했다고 한다.

마음 깊은 곳 어디선가 외로워하고 있을
자기 자신을 좀더 들여다보고
다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하라고 격려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만이라도
스스로를 너무 채찍질하지 않았으면 한다.

종종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픈 일이 생기면
나도 내 마음을 먼저 토닥이고 챙기기보다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라는 생각부터 했다.

이 정도 일에 아프고, 힘들어 하는 건
내 마음이  유약한 탓이라고
내 몸이 부실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사실은
내힘에 부치도록 일하고 있었고,
상대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과 말이
내 마음에는 너무 큰 상처가 되었던 거다.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중에 있을 때,
늘 남을 배려하느라
정작 자기 마음은 못 챙기고 있을 때,
어릴 적 상처 혹은 어른이 되어 입은 상처로
힘든 중에 있을 때
토닥임이 되어줄 책이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기적인 말이 아니라
괜찮치 않은데 괜찮은 척하며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한 번 씩 자신을 먼저 돌아보며 챙겨주라는
그렇게 소중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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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높은 꿈을 꾸지 말자.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며 살지 말자.
일단 오늘 하루만 잘 살아보자."

 

#미안하지만오늘은내인생이먼저예요 #이진이 #위즈덤하우스 #공감에세이 #토닥토닥안아주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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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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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한 책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요즘이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많은 탓도 있겠고 내가 그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읽은 글쓰기 관련 주제로는 이 책이 두 번째이다. 여름에 읽은 장석주 작가의 《나를 살리는 글쓰기》에서는 50년이라는 무게를 담은  삶과 직업으로써의 글쓰기를 배웠다. 이번 책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는 일단 제목부터 위로가 되었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앞으로는 잘 쓸 수 있게 될거에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으니까. 그래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왜 쓰는가? 무엇을 쓸 것인가? 누구를 위한 글인가?"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쓰는 게 좋다. 생각하고 말했던 것, 일어난 어떤 일을 쓰지 않으면 다 잊어버리는데 쓰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왜 쓰는가를 생각해보니 대부분 나를 위해 글을 쓰는 것 같다. 요즘은 주로 독후감 쓰기, 일상 글 쓰기가 주를 이룬다. 내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감동받고 도전받고 책 한권 쓸 정도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글을 잘 쓰고 싶은 건, 글 쓰는 걸 좋아하니까 이왕이면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은 작은 바램 때문이다. 진심 잘 쓰고싶은 욕심이 있다.

'글도 운동처럼 꾸준히 쓰면 는다'고 하지만 자신이 가장 애용하는 글쓰기 루틴은 '마감'이라는 대목을 읽으며 글쓰기의 환상이 아니라 현실감이 팍팍 느껴졌다. 원고료를 받고나면, 마감날짜가 다가오면 글은 안쓸 수가 없는 것! 그러고 보면 나도 꼭 쓰고싶은 책의 서평은 정작 미루고 미루다 쓰지 못하면서 출판사와 약속된 서평은 마감날짜 전에 거뜬히(?) 써내고야 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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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한 책인데 읽는 내내  '이동진의 빨간책방'처럼 다양한 책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책과 글쓰기, 책을 쓴 작가들과 글쓰기, 그런 엮음이 계속 되는 구성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도 독서를 강조한다고 보면 된다. '꼭 많이 읽는다고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아예 읽지 않는 사람은 애초에 멀쩡한 글을 쓸 확률이 낮아지고 어휘력 부족, 가용한 문장의 형태가 단순해진다고 지적한다. 가볍게 쓴 글 같은데 작가가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가 참 신선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책의 바다'를 마음껏 헤엄쳐 다니는 듯한 내공이 느껴진다.

 

 

책 읽기를 행복의 한 형태로, 기쁨의 한 형태로 생각해야 하는 거예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의무적인 독서는 미신 같은 거예요. p.5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의 말》중에서

 

책을 다 읽고 보니 가볍게 시작했던 첫마음과 달리 나한테 꼭 필요한 책이었구나 싶다. 블로그에 일상 글쓰기보다 책 리뷰를 주로 쓰는데 리뷰 쓰기에 대한 분량이 제법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책 외에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로 리뷰 쓸 때 주의할 건 '나'의 경험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나의 개성이 드러난 리뷰! 그동안 내가 써온 수백 편의 리뷰 속에는 과연 나의 경험과 개성이 잘 드러나 있을까?

 

"삶 가까이 글을 끌어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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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가까이 글을 끌어들이기'라는 소제목이 참 좋았다. 삶이 글이 되고, 글이 삶이 되는...왠지 생각만 해도 좋은 건 나만 그럴까. 책 읽기를 좋아했던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장이기도 했다.

간접경험과 직접경험을 통해 원하는 삶을 기획하기. 언제나 책과 여행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읽기와 경험하기, 쓰기는 내가 나 자신을 탐색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들이었다. 간접경험과 직접경험, 그리고 그 모두에 존재하는 나 자신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기. 글쓰기. 나 자신이 되겠다는, 가장 강력한 행동.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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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해 보면 이런 책이다.
-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준 책. 
- 책과 영화,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가진 이야기거리가 풍부했던 책.
- 편집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알려주는 글쓰기 방법에서 진솔함이 느껴지는 책.(작가님 여러면에서 참  솔직한 분^^).
- 글쓰기 중 꼭 필요한 퇴고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된 책.
- 에세이 쓰기와 출판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어줄 책.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지금보다 더 '읽고, 경험하고, 쓰는' 일을 좋아하고 싶어지게 해준 책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야말로 꾸준히 글을 쓰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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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에 집을 두고 일하고 공부하고 여행하는 나는 노마디스트
손 켄 지음 / 북루덴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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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STUDY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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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모님은 태어나 자란 고향에서
평생 땅을 일구며 사셨다.
반면 나는 학업을 시작하면서 일찍 도시로 나왔고
지금은 고향이 아닌 타지에서 살고있다.
내가 나고 자라던 때를 생각하면 그동안도
급변의 시대였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데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또 얼마나 더 급변할까?

그만큼 직업이나 삶의 방식에 있어서도
앞으로 더 큰 유연성을 필요로 할 것 같은데
한 발 앞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일은  참 재미있다.
지인을 통해받고 읽어보게 된 이 책도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고있었다.

"나는 노마디스트" 라니~
5개국에 집을 두고 일하고! 공부하고! 여행한다!는
부제만으로도 너무 멋져 보였다.

일하는 건 쉽지 않지만
나 역시 공부하고 여행하는 건 무조건 좋아하는데
어떤 5개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가능하기는 할까?
궁금함으로 읽어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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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을 읽어보니 참 열심히 살았구나싶다.
고려대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한 후
뉴욕대 대학원에서 러시아어를 전공,
다시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꾼다.

언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의 과정은 나오지 않지만
러시아어, 일본어, 영어까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기까지
자기노력을 얼마나 했을까 짐작이 되었다.

1995년 9월부터 정식 직장이 된 투자금융 회사에서
일하면서 뉴요커의 삶을 시작한다.
잦은 해외출장을 다녀야하는데
자신은 정작 고소공포증으로 힘들었을 때,
고소공포증 극복 프로그램도 참여하는 걸 보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함도 보여준다.
그는 로프 위에서
"'빨리빨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
침착하게' 기다려야 한다"
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뉴욕생활 10년즈음엔 미국 생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헤아려보는
시야도 생겼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자신은 어떻게 살까를 고민했고,
"나는 말 잘 듣고 잘 훈련된 개보다는
자유롭게 살아가는 늑대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고 한다.

첫 번 째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한 저자는 정말 책의 제목 그대로
일하고, 공부하고, 여행하며 살았다.
미얀마, 북유럽, 멕시코, 하와이, 호주, 뉴질랜드,
영국, 스페인, 요르단, 이스라엘,
산티아고 순례길...

친구 결혼식 초대를 받고 여행하게 된 하와이에서는
"문득 여기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곳에 집을 샀다고 한다.

뉴욕에 있으면서 나에게 일어난 변화를 깊이 생각해보았다.

진정으로 변화하려면, 자신이 주도하여 자신의 내부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고찰하고, 자신의 진행 방향을 수정하고,

그때서야 비로소 다시 출발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자세가 준비되는 것 같다.

p.137

9.11테러, 암 투병중인 직장동료, 친지의 죽음 등을
겪으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더욱 고찰한 모습이 엿보이고,
결국 돈 보다는 시간을 선택하는 노마디스트,
공부하는 노마디스트,
그렇게 1년에 6개월씩 지구의 남반구와 북반구를
오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가을, 겨울을 계속해서
살리라는 꿈을 꾸는 노마디스트!
로 살아가고 있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노마디스트의 매력 이면에는
삶에 대한 긍정과 끈기, 노력이 얼마나 컸을까.
그리고 저자의 든든한 도움이 되어준
각국의 친구들이 또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가.
'한 우물만 파라'던 한국의 대한민국 직업 정서가
이제 점점 무력해지는 시점에서
어떤 삶의 방식이 자신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이끌어 줄지를 생각해보게 해줄만 한
책이 되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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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인가 우연인가 -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을 파헤치다
리 스트로벨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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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이유, 전부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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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말하지 않고 기독교를 말할 수 없다. 기독교의 신앙 핵심인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기적이며, 성경의 기록은 기적의 사건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 기적은 개인의 회심과도 깊이 관련된다. 책에 소개된 수많은 일례들이 그랬고, 내가 그리스도를 믿게 된 것도 '기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기독교 밖, 회의론자나 무신론자들에게는 그것이 기적이 아니라 '우연' 으로 언급되어진다는 것이다. 《예수는 역사다》 외 여러 저서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한 리 스트로벨은 이 문제에 대해 숙고하고 조사한 자료들을 이 책에 실어주고 있다.

기독교가 진리라는 냉엄한 결론 앞에서 나는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는 언론계를 떠나 남은 생을 다해 사람들에게 그분이 우리를 속죄하려고 죽으셨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내 회의적 본성이 다 사라진 건 아니었다. 나는 기적을 믿었을까? 물론이다. 부활을 비롯한 많은 기적이 복음서에서 기록된 대로 실화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지금도' 기적을 행하시는가의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p.26

바로 이 의심, 이 문제에 관한 책이다.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찼던 회의론자가 그리스도인이 된 아내를 구해내기 위해 역사적 연구를 시작한다. 하지만 결과는 무신론자가 그리스도를 전하는 자로 변했다. 성경에 수없이 많이 나오는 기적의 사건들이(천지창조, 동정녀 탄생, 부활 등...) 사실이 아니었다면, 믿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래된 신화에 불과하게 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과 이 책의 저자 리 스트로벨은 성경의 모든 기적을 믿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일어나는 기적이다. 천국을 보고 온 사람들, 기적적으로 치유되고 살아난 사람들, 과학적인 설명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믿을 수 있는가? 사실 나도 이런 부분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 맹목적으로 믿지 않는, 의심하는 쪽에 더 가까운 편인 것 같다. 꼭 그런 기적이 일어나야만 하는가? 지금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미 부활하신 예수님의 기적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럼 왜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가?... 라고. 

저자는 기적에 관한 여러 정의가 있지만 웨스턴워싱턴대학의 리처드 L.퍼틸 교수의 정의를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는데, 적어보면 이와같다. "기적이란, (1) 역사 속에 활동해 오신 하나님을 보여줄 목적으로 (2) 평소의 자연 질서에 (3) 한시적으로 (4) 예외가 되게 (5) 하나님의 능력으로 실행하시는 사건이다"  이런 사건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대개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우연'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기적인가 우연인가'를 신문사 저럴리스트 출신답게 현장조사(인터뷰) 방법으로 자료를 모았다. 먼저는 자신을 기적을 입증하는 증거물1호라고 고백하며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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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 된 회의론자(저자)가 회의론자가 된 그리스도인 마이클 셔머를 만났다. 그는 불의로 교통사고를 당한 여자친구를 위해 기도했지만 '일어나지 않는 기적' 때문에 완전히 기독교에서 등을 돌렸다. 이런 예는 많이 본다. 하나님을 믿었지만, 기도했지만 아무런 일(기적)도 일어나지 않을 때 회의론자가 되는 사람들! 과학적 조사를 거친 확증이나 물리적 증거가 없다면 기적의 예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 중간 중간 생각 정리 페이지를 통해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는 페이지가 계속 제공된다.

반면 비신앙에서 신앙으로 돌아온 이들도 있다. 그들에게 기적은 무엇일지, 회의론자들의 주장에 대한 변론을 인터뷰한 내용이 책 전반을 이룬다. 복음서 저자들은 역사를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고 도덕적 요지를 밝히려고 억지로 가상의 기적 이야기를 전했다는  회의론자 마이클 셔머를 상대로 펼치는 신약학 교수 크레이그 키너의 반대론, 뒤이어 종교학 교수 캔디 건터 브라운, 무슬림 선교사 톰 도일, 과학자 마이클 스트라우스, 형사 출신 기독교 변증가 J.워너 월리스의 논증을 통해 기도의 효력, 꿈과 환상을 통한 현현, 천지창조, 우주와 지구, 부활의 기적을 변증해 주고 있다.

기적이라고 다 불치병의 거창한 치유는 아니다. 초자연적 개입이라고 다 죽은 사람의 부활처럼 지축을 흔드는 일도 아니다. 하나님은 조용한 속삭임으로 말씀하실 때가 더 많다. 격려나 바로잡음이나 소망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에게 그분은 일상사를 지휘하여 그런 메시지를 보내신다. p.328

또한 초자연적 기적을 불편해하는 현대의 복음주의를 들려다보면서 나는 어땠는가 물어보았다. 그리고 저자의 아내 이야기를 읽으며 동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자신의 아내는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께 헌신하고 기도의 여인이며 영적으로 깊어감에 있음에도 아직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섬유근육통이라는 질병으로 고통중에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인터뷰하는 동안 숱하게 들었던 치유의 기적적인 사례들을 들으며 함께 즐거워했지만 아내 레슬리에게는 왜 기적이 없을까? 그 질문을 아내의 진행성 뇌질환으로 고통중에 있는 친구 더글라스 그루두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타까운 고통 중에서 그루두스는 이런 말을 했다. "밧줄에 매달려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요. 그런데 다행히 그 밧줄을 하나님이 엮으셨다고 말입니다." 나도 이런 심정을 조금은 알듯하다. 새벽마다 어떤 이를 위해 혹은 교회와 나라를 위해 중보 기도를 했는데 좋지 않은 일들이 그들에게 일어날 때(나의 기준에서) 이제껏 해왔던 기도는 아무 소명 없었던 건가, 깊은 실음에 빠지기도 했기에...

그러나 아내의 병으로 힘든 중에도 기독교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는 그루두스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비도 하기에 나는 하나님의 기적을 믿고, 그 기적보다 위에 계신 하나님을 신뢰한다. 어떤 경우에는 치유해주시고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록 외롭고 허망함을 느끼지만 "하지만 둘 중 어느 경우든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십니다. 기적으로 치유되어도 그분께 영광이 되고, 고난을 통해 신실하게 성품이 자라도 그분께 영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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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맹목적인 은사주의의 위험성 때문에 잊고 있었던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의 기적을 다시금 사모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다 알수 없기에 그런 가운데서도 신실하게 믿음을 지켜나가는 자를 통해 하나님은 영광받으심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가 알수 없는 방법으로 믿는 자들을 세워나가시는 하나님의 기적을 보고 있음이 기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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