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 - 유전공학, 바이오테크, AI 혁명이 열어갈 인류의 미래
제이미 메츨 지음, 최영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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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슈퍼컨버전스, 초융합 시대가 온다』는 유전공학·바이오테크·AI라는 세 축이 따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가속하며 얽혀 들어가는 미래의 구조를 한눈에 조망하게 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단순히 “최첨단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인류가 스스로의 생물학적 조건을 재설계하는 문턱에 서 있다는 거대한 전환의 감각을 체감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과학 교양서를 넘어 일종의 문명론적 에세이처럼 읽혔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이 초융합을 거대한 ‘기술적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인간이라는 존재와 사회의 형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새로운 캄브리아기”에 비유했다는 점입니다. 유전공학이 생명의 설계도를 편집하는 손을 제공하고, 바이오테크가 그 설계도를 현실의 물질과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공장을 짓고, AI가 그 전 과정을 최적화하고 가속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는 설명은, 세 기술의 관계를 단번에 이해하게 해 주는 강력한 틀이었습니다. 각 분야를 따로 공부할 때는 잘 보이지 않던 상호 증폭의 구조가 이 틀 안에서 선명해지자, 기술의 진보가 직선이 아니라 기하급수 곡선으로 휘어지는 이유가 정서적으로도 설득되었습니다.



책이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의료·식량·에너지와 같은 구체적 영역에서 이 초융합이 만들어 낼 변화들을 세밀하게 스케치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구조 분석이 몇 분 안에 끝나고, 세포 배양으로 고기를 생산하며, 개인의 유전체와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사전에 예측·관리하는 세계에 대한 서술은, 미래 의료를 공상과학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현실의 연장선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그런 설명을 읽다 보니, 병을 ‘치료하는 곳’으로서의 병원이 아니라,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을 장기적 프로젝트로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상상이 자연스럽게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기술 낙관주의를 일방적으로 선전하지 않는 데에도 있었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이 열어 줄 가능성 뒤에 숨은 불평등의 심화, 생명 데이터 독점 문제, 인간의 정체성을 둘러싼 윤리적 혼란 등이 반복해서 제기되면서, 독자는 “가능하다면 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피해 갈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유전적 향상이 부와 권력을 가진 소수에게 먼저 집중될 경우, 단순한 경제 격차를 넘어 ‘개량된 인간’과 ‘개량되지 않은 인간’ 사이의 심연 같은 간극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경고는, 기술 논의가 결국 정치와 정의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읽는 동안 개인적으로 가장 큰 불편함과 자극을 동시에 준 대목은, 이런 변화가 “언젠가”가 아니라 앞으로 5~10년 안에 본격적으로 현실화될 것이라는 시간감에 관한 주장입니다. 기술의 연구 성과를 좇아가다 보면 미래를 너무 앞당겨 상상하는 과장에 빠지기 쉽지만, 저자는 이미 진행 중인 임상과 상용화 사례들을 근거로 “가까운 미래”를 말하기에, 독자로서 안일한 거리두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이 책은 미래 시나리오를 구경하는 즐거움보다, 지금 어떤 제도와 규범, 교육과 시민성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실천적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총평하자면, 인간이 자기 운명의 설계자라는 오래된 꿈이 이토록 구체적 기술 목록과 함께 등장할 때, 그것은 해방의 약속인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위험의 문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 문 앞에서 경외와 두려움 어느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말고, 냉철한 이해와 상상력, 그리고 책임감 있는 집단적 토론의 필요성을 잊지 말라고 독자의 어깨를 붙잡는 듯했습니다. 앞으로 이 주제와 관련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단편적 정보 뒤에 놓인 거대한 구조와 윤리적 함의를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사고의 기준점이 되어 줄 책이라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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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 해로운 말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키는 20가지 언어 처방
리자 홀트마이어 지음, 김현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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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더 이상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얼마나 쉽게 사람을 무너뜨리는지, 또 그 상처가 얼마나 오래 마음에 남는지를 섬세하게 보여 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말이니까 금방 지나가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상처들이 사실은 내 자존감과 삶의 태도를 깊이 갉아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저자가 제시하는 20가지 언어 처방을 따라가다 보니,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은 냉정해지는 것도, 타인의 말을 무시해 버리는 것도 아니라, 언어를 이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나 자신을 지키는 성숙한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남이 나에게 던지는 말’뿐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네는 말’까지 문제 삼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흔히 상처는 타자의 언어에서 온다고 믿지만, 저자는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가장 잔인한 문장이 오히려 자기 내부에서 반복 재생되는 자기비난의 말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는 원래 이렇지”, “난 안 될 거야”와 같은 말이 어느 순간 하나의 신념이 되어 스스로를 가두는 과정을 읽으며, 무심코 내뱉는 자기비하적 농담이나 체념 섞인 독백이 사실은 내 삶을 규정해 버리는 주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저자는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뇌와 신체, 감정을 동시에 자극하는 강력한 자극으로 바라봅니다. 최신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를 인용하며, 반복되는 부정적 언어가 뇌 회로에 특정 패턴을 새기고, 그 결과 비슷한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불안과 수치심이 활성화된다는 설명은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과거에 들었던 모욕적인 말들이 떠올랐고, 그때마다 비슷한 상황만 닥치면 이유 없이 몸이 긴장하고 위축되던 경험이 사실은 말과 뇌의 결합된 기억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저자가 실제 상담에서 자주 마주친 20가지 부정적 언어 패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패턴마다 어떤 말이 어떤 맥락에서 반복되는지, 그 말이 어떤 감정과 신체 반응을 불러오는지, 그리고 그 말을 어떻게 다른 언어로 바꾸어 말할 수 있는지를 단계적으로 보여 주는 방식이라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쉽게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말하라”는 피상적인 조언 대신, “이 문장을 이렇게 바꾸어 말해 보라”는 식의 구체적인 안내가 주어지기 때문에 언어 습관을 실제로 교정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읽는 내내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해로운 말을 하는 사람을 단순한 가해자로만 규정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였습니다. 저자는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이들 역시 대개는 자신이 배운 언어 습관, 성장 과정에서 내면화한 상처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폭력적인 말을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이 말은 저 사람의 역사에서 왔을 뿐 내 존재의 진실은 아니다”라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가장 크게 남은 질문은 “나는 지금 어떤 언어로 나와 타인을 대하고 있는가”였습니다. 타인의 말에 상처받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만큼이나, 나 역시 누군가의 뇌와 마음에 새겨질 문장을 매일 건네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피해자로서의 나를 위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말의 책임을 자각한 화자,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더 온화한 언어를 선택하는 주체로 성장할 것을 요구하는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상처가 되는 말을 들으면 ‘왜 저 사람은 저럴까’에만 머물러 있었던 태도 또한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제안하는 것처럼, 말이 내 마음을 파고드는 순간 그 말을 자동적으로 믿지 않고, “지금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고 있지?”,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연습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내면의 거리를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더 이상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로 한’ 결심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심리 위로서를 넘어 언어 사용을 바꾸는 실천 매뉴얼에 가깝습니다.



총평하자면, 무엇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위안은, 상처의 원인이 ‘말’에 있다면 그 상처를 치유하는 열쇠 역시 ‘말’ 안에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준다는 데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말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 건네게 될 문장들을 조금씩 다르게 선택함으로써 관계의 결을, 나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서서히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일상에서 무심코 내뱉는 말, 특히 스스로를 향한 냉혹한 말들을 다시 한 번 가다듬어 보며, 이 책이 제시한 20가지 언어 처방을 삶 속에서 하나씩 실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남는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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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코드 - 외모 자존감을 높이는 거울 심리학
박상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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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페이스 코드』는 얼굴과 외모를 다루는 책이면서 동시에,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출렁이는 마음의 패턴을 해부하는 심리학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자”거나 “꾸미기 열심히 하자”는 양극단의 메시지가 아니라, 외모를 바라볼 때 자동으로 작동하는 감정과 생각의 패턴을 ‘코드’로 이름 붙이고 이해해 보자는 제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거나, 다른 사람의 얼굴만 보면 끝없이 비교하게 되는 자신의 반응이 사실은 개인의 성격과 경험, 가치관이 응축된 일종의 심리 코드라는 설명을 읽으며 묘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책의 출발점은 “거울 속의 나는 왜 이렇게 낯설고 불편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저자는 성형외과·심리 상담 현장에서 오랜 기간 사람들의 얼굴과 마음을 함께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외모를 대하는 태도가 삶 전체의 정서와 관계, 자존감에 얼마나 깊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외모는 단순히 ‘얼굴 모양’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언어”이자 “나를 평가당하는 창구”라는 두 감정이 동시에 얽혀 있다는 설명이 매우 공감되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외모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나 자신’이 못마땅해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책은 바로 그 모순된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페이스 코드’는 외모를 대하는 반응을 네 가지 축으로 나누어 이해하는 체계입니다. 민감도(예민 vs 둔감), 가치관(유용 vs 선택), 감정(즐거움 vs 괴로움), 반응도(활동 vs 무기력)라는 네 축이 서로 교차하면서 16가지 유형의 코드가 만들어집니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어느 축에 가까운지 하나씩 짚어 보는 과정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외모에 예민하면서도, 외모를 ‘도구’로 여겨 철저히 관리하는 유형도 있고, 외모에 둔감하지만 막상 누군가 한마디 비난을 하면 깊은 상처를 받는 유형도 있습니다. 이런 유형들을 읽다 보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서…”라고 막연히 느끼던 반응들이 조금 더 구조적으로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외모를 바꾸라고 강요하지도, 외모 따위 신경 쓰지 말자고 도덕적으로 압박하지도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거나 ‘꾸미기 문화를 찬양’하는 식의 이분법을 거부합니다. 대신 “당신이 왜 외모에 그렇게 반응하는지 먼저 이해하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스스로에게 “내가 외모를 바꾸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인가, 불안을 덮기 위한 시도인가, 아니면 순수한 자기 표현의 욕구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됩니다. 이 과정이 때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솔직한 자기 대면의 시간이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부분은, 성형수술과 외모 변화의 이면에 있는 ‘관계의 심리학’을 다루는 장입니다. 저자는 단순히 코를 높이고, 턱선을 다듬는 기술적 변화보다, 그 이후 달라지는 사람들의 태도와 감정, 인간관계를 장기간 추적해 온 경험을 풀어냅니다. 이별이나 이혼 후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 직장에서의 인정 욕구 때문에 외모를 극단적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의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외모는 결국 관계 안에서 의미를 얻는다는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독자로서 이 부분을 읽으며, 누군가의 ‘과한 꾸밈’이나 반복되는 외모 집착을 단순한 허영으로 치부했던 태도를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뒤에는 종종 “사라질까 봐 두려운 나”를 붙잡으려는 필사의 몸부림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독자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 코드를 진단해 볼 수 있는 자가 진단법도 실려 있습니다. 질문에 답하며 체크하다 보면, 거울 앞에서 반복되는 나만의 감정 패턴과 회피 전략이 보다 구체적인 언어를 얻습니다. 이 작업은 자존감을 단번에 끌어올리는 ‘마법 공식’을 주기보다는, 내가 무엇에 민감하고 어떤 말에 쉽게 상처받는지, 또 어떤 순간에 외모를 무기로 삼으려 하는지 스스로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 자가 진단을 마친 후, 거울을 보는 경험이 조금 달라졌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예전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만 확대해 바라보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기 바빴다면, 지금은 “아, 이건 내 코드가 작동하고 있구나”라고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총평하자면, 『페이스 코드』는 결국 외모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부족함을 따지는 책이 아니라, 그 외모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루는 책입니다. 저자는 외모가 비교의 장이 아니라 이해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의 코드를 이해하는 순간, 타인의 얼굴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과하게 꾸민 사람, 자신을 전혀 가꾸지 않는 사람, 사진 찍기를 유난히 꺼리는 사람을 볼 때, 그들의 얼굴 뒤에 숨어 있을 불안과 욕구, 가치관을 상상하게 되면서, 판단보다는 이해와 호기심이 먼저 떠오릅니다. 책을 덮고 나서 거울 앞에 섰을 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남아 있었지만, 예전보다는 덜 적대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외모를 바꾸는 것보다 먼저, 외모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외모의 압박이 강한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와 통찰을 주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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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매도할 것인가 - 이익매도, 손절매도, 공매도, 선물매도 알렉산더 엘더가 알려주는 매도의 모든 것, 개정2판
알렉산더 엘더 지음, 신가을 옮김, 오인석 감수 / 이레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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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알렉산더 엘더의 『언제 매도할 것인가』는 주식 시장에서 “언제 살 것인가”보다 훨씬 덜 이야기되지만, 실제 수익률을 결정짓는 핵심 질문인 “언제 팔 것인가”에 정면으로 답하려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그동안 매수 타이밍과 종목 선정에는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도 정작 매도에 대해서는 막연한 감과 분위기에 기대 온 자신을 마주하는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이 책은 매도가 단순히 이익 실현이나 손실 확정의 행위가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규율, 심리 통제의 결과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상기시키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매매를 냉정하게 돌아보게 만듭니다.







엘더는 트레이딩 성과를 결정하는 요소를 마음(Mind), 방식(Method), 돈(Money)의 ‘3M’으로 정리하면서, 특히 매도 시점에서 이 세 가지가 얼마나 치열하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차트와 지표가 아무리 완벽해 보여도, 막상 수익이 눈앞에 있을 때 인간의 마음은 탐욕과 두려움 사이에서 쉽게 흔들립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면, 숫자로만 보이던 매도 버튼 뒤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적 드라마가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독자로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수익이 조금만 나도 “잃기 싫은 마음”에 서둘러 팔아 버리고, 반대로 손실이 난 종목은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끝까지 끌고 가는 전형적인 패턴이었습니다. 이는 책에서 말하는 손실 회피 성향과 소유 효과라는 심리 편향의 전형적인 결과인데, 그 설명을 읽는 순간 마치 내 계좌의 과거 거래 내역이 그대로 들춰지는 듯한 민망함과 동시에 안도감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매도를 ‘감’의 영역에서 꺼내 정교한 전략과 규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엘더는 매수하기 전에 이미 목표가와 손절가, 포지션 규모를 모두 정해 두어야 하며, 진입과 동시에 손절 주문을 걸어 두는 것을 일종의 보험에 비유합니다. 특히 진입가·목표가·손절가로 이루어진 ‘철의 삼각지’ 개념은, 거래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과 기대하는 수익을 수치로 명확히 의식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는 지금까지 매수를 누르기 전에 목표가와 손절가를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설정한 적이 있었나”라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이 원칙을 실제 매매에 적용해 본다면, 충동적 매수와 감정적 손절이 크게 줄어들 수 있겠다는 현실적인 기대도 생겼습니다.





또한 이 책은 이익 실현 매도와 손절매뿐 아니라, 공매도와 선물매도까지 포함한 다양한 매도 전략을 다루며, 상승장뿐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기회를 찾는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동안 하락장은 단지 ‘버티거나 피해야 하는 시기’ 정도로만 여겨 왔던 터라, 가격이 떨어지는 국면에서도 체계적 규칙과 리스크 관리에 따라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시각은 다소 낯설면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공매도나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도 함께 강조하기 때문에, 단지 공격적인 전략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자금 규모를 냉정하게 점검하라는 일종의 경고로 읽혔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매도 기술을 설명하면서도 결국 독자의 시선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려놓는다는 점입니다. 시장을 이기려 하기 전에 먼저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을 관통합니다. 매매 일지를 쓰고, 매 거래를 복기하며, 자신의 심리적 취약 지점을 패턴으로 파악하라는 조언은, 단순한 노력이 아니라 자신을 객관화하는 훈련으로 다가왔습니다. 매도 규칙이 있음에도 지키지 못하는 순간들이 왜 반복되는지, 그때 어떤 감정과 생각이 스스로를 설득하는지 기록하라는 부분에서는, 투자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성격과 습관, 삶의 태도까지 비추는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어 묵직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언제 매도할 것인가』를 읽고 나면, 매도는 더 이상 ‘운 좋으면 잘 나가는 시점에 팔고, 운 나쁘면 고점에 물리는’ 불확실한 행위가 아니라, 체계적인 준비와 자기 인식의 결과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매매에서 얼마나 많은 결정이 즉흥과 감정의 지배를 받았는지 돌아보게 되며, 부끄러움과 함께 약간의 해방감도 느껴집니다. 완벽한 타이밍은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지만, 나만의 원칙과 기록, 그리고 스스로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성실한 노력을 통해 ‘후회가 적은 매도’에 점점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조심스러운 자신감이 생기는 책이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은 숫자와 차트로 가득한 투자서이면서도, 결국에는 “나는 어떤 투자자이고,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매우 인간적인 독서 경험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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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배우는 인생 필사 : 고전 소설 100 - 흔들리는 삶을 잡아줄 지혜의 문장들
윌리엄 셰익스피어 외 지음 / 서울문화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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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배우는 인생 필사 고전소설 100』은 세계와 한국의 고전 소설 속에서 엄선한 문장 100개를 직접 손으로 따라 쓰며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흔들리는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도록 돕는 필사형 교양서입니다. 단순히 예쁜 문장을 베껴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문장에 담긴 사유의 결을 곱씹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사색을 깊게 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매일 짧은 시간의 집중과 고요를 선물하는 책입니다.





이 책에 실린 문장 100개는 유명 고전이라는 이름만을 기준으로 뽑은 것이 아니라, 시대를 넘어 지금을 사는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과 위로, 성찰을 건네는 문장들로 선별되었습니다. 사랑과 상실, 선택과 책임, 고독과 성장, 윤리와 행복 같은 인생의 큰 질문들을 담아낸 소설 속 한 구절 한 구절을 통해, 독자는 타인의 삶을 빌려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을 얻게 됩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 축적된 서사와 감정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필사를 마친 뒤에도 문장이 오래 머릿속을 맴돌며 새로운 해석과 여운을 남기게 됩니다.





구성은 필사에 최적화된 양면 구조를 따릅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고전 소설에서 뽑은 한 문장이 원문과 함께 실려 있고, 오른쪽에는 그 문장을 천천히 따라 쓸 수 있는 넉넉한 여백이 마련되어 있어, 하루 한 페이지씩 부담 없이 필사 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여백은 지나치게 촘촘하지 않게 설계되어 있어 글씨 크기나 필기 속도가 각기 다른 독자들도 자신의 리듬에 맞춰 쓸 수 있으며, 문장을 다 쓰고 난 후 느낀 점이나 떠오른 생각을 한두 줄 메모할 수 있도록 여유도 남겨두었습니다.



『쓰면서 배우는 인생 필사 고전소설 100』이 지향하는 핵심은 “쓰면서 배우는 인생 공부”입니다. 눈으로만 읽을 때는 흘려보내기 쉬운 문장도 손으로 한 글자씩 옮기다 보면, 문장 속 단어의 선택과 호흡, 숨은 정조를 훨씬 더 섬세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필사 행위는 단순한 베껴쓰기에서 나아가, 글을 쓴 작가의 시선과 질문을 잠시 빌려와 자신의 삶에 비춰보는 사유의 훈련이 되며,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표현력과 언어 감각,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은 특히 “흔들리는 삶을 잡아 주는 문장들”이라는 기획 의도를 바탕에 두고 있어, 인생의 전환기나 마음이 시끄러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독자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진로와 관계, 실패와 재도전 앞에서 방향을 잃은 듯 느껴질 때, 한 페이지의 필사는 짧은 기도이자 자기 독백처럼 작용하며, 문장을 따라 쓰는 손끝에서 조금씩 감정이 정리되고 생각이 명료해지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고전 문학 입문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글쓰기와 사유의 깊이를 함께 키우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필사 루틴을 선물하는 동반자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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