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의 기술 - 말 한마디 안 해도 원하는 것을 얻는 듣기의 힘
야마다 하루 지음, 정지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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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경청의 기술」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 온 ‘듣기’라는 행위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흔히 말하기 능력과 문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시대에, 저자는 오히려 보이지 않는 ‘듣기 지능’이야말로 관계와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라고 말하며, 경청을 인격이나 성품이 아니라 수련 가능한 기술의 집합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그동안 상대의 말을 듣는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답변할 말을 머릿속에서 미리 준비하거나, 내 해석에 맞추어 편의적으로 듣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듣기라는 행위를 훨씬 더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소통 기술로 재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경청’을 하나의 단일한 덕목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선택되고 조정되는 기술의 묶음으로 설명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잘 듣는 사람”을 떠올릴 때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들어주는 이미지를 그리지만, 이 책에서의 경청은 그보다 훨씬 더 역동적인 행위입니다. 질문을 적절히 던지고, 침묵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상대의 말 속에 섞여 있는 감정과 망설임, 간접적인 거절의 뉘앙스를 포착하는 일이 모두 경청에 포함됩니다. 이처럼 경청을 미화된 인내심이 아니라 복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로 풀어내는 방식은, 듣기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학습 가능한 능력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 주었습니다.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개념은 저자가 말하는 ‘듣기 지능’입니다. 듣기 지능이란 단순히 많이 듣는 능력이 아니라, 언어적·비언어적 메시지를 구분해 받아들이고, 필요 없는 소음과 왜곡된 정보를 걸러 내며, 상대의 진짜 의도와 감정을 읽어 내는 일종의 해석 능력입니다. 저자는 이 듣기 지능이 높을수록,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줄이고, 협업과 설득의 과정에서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지 말을 적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정확히 듣고 이해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고수라는 관점은, 저에게 새로운 이상적인 소통상의 모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듣기를 ‘수동적인 수용 행위’로만 그리지 않고, 청자가 대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기술로 묘사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에둘러 “생각해 볼게요”라고 말할 때, 이를 막연한 긍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완곡한 거절의 신호를 읽어 내는 것도 듣기 지능에 포함됩니다. 저자는 요즘 시대에는 말하기보다, 이런 미묘한 ‘No’를 정확히 감지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읽어내지 못하면 상대의 진짜 의도와는 동떨어진 기대를 품게 되고, 결과적으로 관계가 어색해지거나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상대의 예의 있는 말투를 곧이곧대로 긍정으로 받아들여 실망했던 경험들을 떠올리며, 듣기의 실패가 결국 관계의 상처로 이어졌던 장면들을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은 또한 경청 능력을 키우는 것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넘어, 일종의 ‘정보 필터링 능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말과 정보 속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때 무엇을 걸러 내고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하는 능력이 없으면,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놓치고 피곤함만 누적된다고 지적합니다. 경청 능력이 높은 사람은 불필요한 소음은 과감히 차단하고, 상대의 표정, 몸짓, 말투와 같은 비언어적 신호까지 포함해 의미 있는 정보만을 추려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대화가 끝난 뒤에도 오해가 적고 에너지 소모도 줄어든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부분은 디지털 시대의 ‘주의력 관리’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경청이 단지 인간관계 기술이 아니라 삶 전반의 인지 전략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저자가 경청을 도덕적 의무나 자기희생의 자세로 포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경청은 상대를 위해 내 시간을 비우는 고행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합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신뢰를 얻고, 더 많은 정보와 기회를 모으게 되며,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됩니다. “말 한마디 안 해도 원하는 것을 얻는 듣기의 힘”이라는 부제처럼, 꼭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아도, 상황을 정확히 듣고 읽어내는 사람은 조용히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특히 큰 위안과 용기를 줄 것이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찔렸던 지점은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것’과 ‘그 말의 이면을 읽는 것’이 별개의 단계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상대가 말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리면 충분히 경청하고 있다고 믿어 왔지만, 저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경청의 출발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경청은 “지금 이 사람이 왜 이 말을, 이 톤과 속도로, 이 순서로 하고 있는가”를 읽어 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단순 정보 전달처럼 보이는 말 속에도 불안, 자랑, 인정 욕구, 거절의 고민 등이 섞여 있을 수 있는데, 듣기 지능이 높은 사람은 이런 정서적 메모를 함께 수신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설명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내용’만 듣고 ‘맥락’은 흘려보내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경청을 통해 갈등을 완화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다룬다는 점이었습니다. 듣기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상대의 공격적인 말투 이면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포착해, 즉각적인 반격 대신 공감과 질문으로 반응함으로써, 대화를 싸움이 아닌 조정의 방향으로 이끈다고 합니다. 직장, 가족, 친구 관계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이것은 매우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저 역시 누군가의 날 선 말에 곧바로 방어적으로 반응해 갈등을 키운 경험들이 떠올라, “그때 그 말을 조금 더 다르게 들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의 장점은, 경청을 추상적인 미덕이나 따뜻한 마음가짐으로만 이야기하지 않고, 초연결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이라고 느꼈습니다. 정보와 의견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더 빠르게 본질에 접근하고, 사람들의 진짜 욕구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덮고 난 뒤, 저는 대화에서 “무엇을 말할까”보다 “무엇을, 어떻게 들을까”를 먼저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청은 결국 나를 지우는 기술이 아니라, 나와 타인의 관계를 더 선명하게 인식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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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스타트업 캡스톤 디자인
김준성 지음 / 좋은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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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대학생을 위한 스타트업 캡스톤 디자인」은 스타트업 교육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대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구체적인 실행 절차로 풀어낸 책이었습니다. 아이디어 발상에서 시작해 비즈니스 모델 수립, 시제품 제작, 고객 검증, 멘토링, 피칭에 이르기까지 창업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한 권에 압축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이론서라기보다는 실제 수업이나 팀 프로젝트의 교재로 기능하는 실전 안내서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창업이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치기보다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캡스톤 디자인 과목을 수행하며 맞닥뜨리게 될 단계들을 차례차례 따라가며 설계해 놓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아이디어 발상을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캡스톤 수업 초반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에 빠지기 쉬운데, 저자는 문제 중심 사고를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강조합니다. 막연히 ‘멋진 서비스’를 상상하는 대신, 구체적인 사용자의 불편과 사회 문제에서 출발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아이디어 자랑’이 아닌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재정의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창업을 꿈꾸지 않는 학생에게도, 자신의 전공 지식을 현실의 문제에 연결해 보는 훈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수립 파트는 특히 실무적인 관점에서 유익하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학생 팀이 기능은 화려하지만 수익 구조가 모호한 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책은 고객 세분화, 가치 제안, 수익 구조, 비용 구조 등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게 함으로써 아이디어를 하나의 사업으로 재구성하도록 이끕니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재무 이론을 전개하기보다는, “누가 왜 돈을 지불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게 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모델의 현실성을 검증하도록 유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도표나 캔버스로 시각화해 보는 활동은, 팀 내에서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시제품 제작과 고객 검증을 연결해 설명한 대목도 기억에 남습니다. 책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에만 매달리는 전통적인 캡스톤 프로젝트의 흐름을 비판하면서, 최소 기능 제품(MVP)의 개념을 도입해 빠르게 만들어 보고, 실제 잠재 고객에게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반복할 것을 권합니다. 이때 고객 검증을 단순 설문조사나 지인 인터뷰 수준에 머물게 하지 않고, 가설 설정과 검증이라는 실험적 관점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어떤 가설을 세우고, 무엇을 관찰하며, 어떤 결과가 나오면 피벗을 고민해야 하는지까지 안내함으로써, 프로젝트를 “완성품 제출”이 아닌 “학습의 반복”으로 이해하게 만들어 줍니다.



멘토링과 피칭을 별도의 장으로 다룬 점도 이 책의 특징이라 느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멘토링을 ‘답을 얻는 시간’ 정도로만 여기지만, 저자는 멘토링을 통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멘토의 조언을 어떻게 소화해 팀의 의사결정에 반영할 것인지까지 고민하게 합니다. 피칭 역시 단순 발표 기술이 아니라, 한정된 시간 안에 문제와 해결책, 시장성과 팀의 역량을 설득력 있게 엮어 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청중의 관점, 즉 심사위원이나 투자자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어떤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고려해 발표를 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대학 강의는 물론 이후의 직무 발표나 면접에서도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통찰이라고 느꼈습니다.



저자의 배경도 책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습니다. 경영학과 더불어 고령친화산업과 같은 구체적인 산업 분야를 공부한 이력이 반영되었는지, 책 전반에 걸쳐 ‘추상적 경영 이론’보다는 ‘특정 문제 영역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기조가 드러납니다. 이는 학생 창업이 자칫 유행을 좇는 앱 서비스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각자가 관심 있는 산업과 사회 문제를 깊이 탐구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고령친화, 헬스케어와 같은 분야의 예시를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사업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한 부분은 “캡스톤 디자인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의 학습”이라는 전제였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캡스톤을 ‘졸업을 위한 필수 관문’ 혹은 ‘수상 여부를 가르는 경쟁 프로젝트’ 정도로만 여기기 쉽지만, 이 책은 오히려 실패한 프로젝트일지라도 아이디어 탐색, 팀 협업, 고객과의 소통, 피벗 경험 등을 통해 어떤 역량을 얻었는지 성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실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대부분의 초기 시도는 실패로 끝나는 만큼,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학습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추상적인 창업 담론을 ‘커리큘럼’과 ‘프로세스’로 구체화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 혹은 한 해 동안 어떤 순서로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산출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처음 캡스톤 디자인을 접하는 학생들에게는 든든한 지도가 될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스타트업을 당장 창업 여부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며, 그 과정에서 팀과 함께 성장하는 창의적 학습의 장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을 위한 스타트업 캡스톤 디자인」은 창업을 꿈꾸는 학생뿐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과 부딪치며 성장시키고 싶은 모든 대학생에게 충분히 권할 만한 안내서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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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도 바로 돈 버는 부동산 경매의 기술 - 2,000만 원으로 시작하는 실전 부동산 경매 노하우 (최신 개정판)
정민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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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왕초보도 바로 돈 버는 부동산 경매의 기술」은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실제 내용은 경매를 복권이 아닌 ‘철저한 계산과 준비가 필요한 투자 기술’로 내려앉히는 책이었습니다. 제목만 보면 당장 내일 당첨 번호를 알려줄 것 같은 기대를 품게 하지만, 정민우 저자는 2,000만 원이라는 비교적 작은 종잣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 그리고 그 이면에 반드시 따라야 할 원칙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경매 투자를 하나의 직업적 기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점은 ‘돈에 맞는 물건을 찾지 말고, 물건에 돈을 맞춰라’라는 메시지였습니다.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자신의 여윳돈을 기준으로 물건을 좁게만 바라보는 반면, 저자는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물건의 구조와 수익성을 먼저 분석한 뒤, 레버리지와 자금 계획을 통해 자신의 자금을 그 물건에 맞추어 설계하라고 말합니다. 이 관점 전환은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도식적 사고를 넘어, 경매를 재무 설계와 시장 분석이 결합된 종합적인 사고 훈련의 장으로 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세 가지 서류와 네 가지 가격’만 이해해도 경매의 큰 뼈대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수많은 권리분석 항목과 복잡한 법률 용어에 압도되어 시작도 못 하는 초보자에게, 핵심 서류와 필수 가격 요소(시세, 입찰가, 대출 가능 금액, 실투자금)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은 심리적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춰 줍니다. 특히 네 가지 가격이 서로 연동된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설명은, 투자 판단이 각 요소의 단순 합이 아니라 ‘관계의 이해’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경매는 결국 “얼마에 사서, 얼마를 빌리고, 내 돈이 얼마나 들어가며, 최종적으로 얼마에 처분할 수 있는가”를 정량적으로 구조화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손품과 발품’의 중요성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실거래가, 현재 매물 시세, 전월세가, 로드뷰 등을 통해 컴퓨터 앞에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한 뒤, 현장에 나가 경사도, 주변 혐오시설, 커뮤니티의 분위기, 관리비와 미납관리금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은, 경매 투자 역시 결국 ‘노동 집약적인 탐사 작업’임을 보여줍니다. 화면에 등장하는 숫자 몇 개만 보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질, 거주자의 특성, 향후 수요를 미리 체감하는 과정이 필수라는 점에서, 경매는 숫자와 감각이 동시에 요구되는 입체적인 투자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 중 공감했던 것은 “낙찰받는 것보다 매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대목입니다. 많은 초보자들이 ‘낙찰’이라는 이벤트 자체에 지나치게 집착해, 싸게 사는 것에만 성공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낙찰 이후의 전략, 즉 임대 운영과 매도 타이밍, 세금과 대출 상환 계획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하지 않으면, 싸게 산 물건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 책은 경매를 “낙찰의 기술”이 아니라 “전 과정 운용의 기술”로 확장시켜 보여줌으로써, 투자라는 행위가 특정 시점의 판단이 아니라 긴 호흡의 관리 능력임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또한 경매에 대한 부정적 편견들, 예를 들어 ‘남의 집을 빼앗는 비인간적인 행위’라든가, ‘법률 지식이 없는 사람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하나씩 짚어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경매가 곧 강제집행과 퇴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법적 절차를 거쳐 시장에 나온 부동산을 합법적으로 매입하는 또 하나의 경로이며, 오히려 방치된 부동산을 새로운 수요와 연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거주자와의 협의, 명도 과정의 정당성과 최소한의 배려를 강조하는 태도는, 저자가 단순한 수익 극대화가 아닌,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느낀 부분은 ‘경매는 위험하고 어렵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투자법’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된 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실제 사례와 수강생들의 경험을 통해, 2,000만 원 수준의 소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전략, 아파트와 빌라뿐 아니라 지식산업센터까지 다양한 상품의 특성을 알려줌으로써, 경매가 일부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책의 내용은 과도한 성공담이나 “한 방”을 부추기는 분위기보다는, 치밀한 분석과 꾸준한 학습을 전제로 한 실전 노하우에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은 경매를 “불안한 모험”에서 “학습 가능한 기술”로 재정의해 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복잡하게만 느껴지던 경매 절차를 세 가지 서류와 네 가지 가격이라는 구조로 단순화해 이해시키고, 손품과 발품, 그리고 매도 전략까지 포함한 전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은, 향후 제가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때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 난 뒤, 단지 경매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넘어, 경매를 공부하는 과정 자체가 시장을 읽는 힘, 숫자를 다루는 힘, 사람과 공간을 관찰하는 힘을 동시에 키워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점에서 「왕초보도 바로 돈 버는 부동산 경매의 기술」은 단순한 재테크 입문서를 넘어, 투자 마인드와 공부법을 함께 다루는 실전형 경매 교과서에 가까운 책이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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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 최소한의 지식 2
김성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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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은 “화학 교과서”라기보다는, 세상을 읽는 언어로서의 화학을 소개하는 안내서처럼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김성수 작가는 원자·분자·결합 같은 개념을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가르치기보다, 우주 탄생에서 별과 행성, 생명과 문명, 다시 우주 탐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서사 속에 100가지 화학 이야기를 배치함으로써, 화학을 단절된 지식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의 첫인상은 “세상은 화학으로 쓰여 있다”는 문장을 실제 예시로 증명하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1부에서 수소 원자와 동위원소, 알파입자와 방사능, 별의 진화와 철 원소의 탄생을 다룰 때, 우주의 시작이 곧 화학의 시작이라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수소와 헬륨처럼 단순해 보이는 원자가 어떻게 별의 내부에서 융합을 거듭해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는지, 그 결과가 다시 지구와 생명체의 재료가 된다는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나는 별의 재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 비유가 아니라 사실이라는 깨달음이 스며듭니다. 각 장이 하나의 물질이나 분자에 초점을 맞추는 구성도 이 책의 강점입니다. 물, 염화나트륨, 이산화탄소, 산소, 질소처럼 너무 익숙해서 더 이상 궁금하지 않았던 물질들이, 저자의 설명을 거치며 다시 질문거리로 되살아납니다. 예를 들어 물이 단순한 액체가 아니라, 수소결합 덕분에 독특한 물리·화학적 성질을 가진 특이한 물질이라는 점, 염화나트륨이 바닷물의 짠맛에서 음식 보존, 체내 이온 균형까지 얼마나 넓은 범위에 관여하는지 알게 되면, 평범한 일상이 작은 실험실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생명과 뇌, 감정까지 화학의 언어로 풀어내는 3부와 4부의 이야기였습니다. ATP와 NAD 같은 에너지 대사 분자, 헤모글로빈과 탄산, 산과 염기 평형 같은 내용은 생물 교과서에서 한 번쯤 봤던 개념이지만, 이 책에서는 “호흡과 혈액의 화학”이라는 큰 맥락 안에서 재구성됩니다. 도파민·세로토닌·베타엔도르핀처럼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신경전달물질들이 실제로 어떤 구조를 가지고, 우리 기분과 동기, 행복감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읽다 보면, 감정 역시 몸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사건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화학은 개인의 몸을 넘어 사회와 문명, 기술의 차원으로 확장됩니다. 규소와 질화갈륨이 반도체와 LED, 현대 전자문명의 기반이 되는 과정, 리튬이 2차전지와 에너지 전환의 핵심 원소로 떠오른 배경 등은, 뉴스를 통해 파편적으로 접하던 정보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엮이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배터리’, ‘반도체’라는 단어 뒤에 어떤 원자와 결합, 에너지 준위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알게 되면, 경제·정치 뉴스 역시 단순한 숫자와 정책의 나열이 아니라, 화학의 지형 변화로도 읽히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화학의 양면성을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화학은 환경오염과 독가스, 전쟁과 재난의 언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약 개발, 친환경 소재, 재생에너지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특정 화학물질을 악마화하거나 이상화하기보다, “어떻게 쓰느냐,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관건임을 강조하며, 화학을 윤리적 선택과 책임의 문제와 연결합니다. 그 덕분에 화학은 더 이상 실험실 안에 갇힌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소비하고 버리는 물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 미래 기술을 결정하는 정치·경제적 선택과 긴밀하게 얽힌 현실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총평하자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은 제목처럼 “최소한의” 개념만 간추린 요약집이라기보다, 다양한 원소와 분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교양서에 가깝습니다. 방대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각 항목을 짧고 또렷하게 정리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더 복잡한 화학식을 외우고 싶다는 욕구보다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물질들에 “이 안에서는 어떤 화학이 일어나고 있을까”라고 묻는 습관을 길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화학을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부담이 아니라, “화학의 눈으로 세상을 한 번 더 바라보자”는 가벼운 호기심을 선물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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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 지구상 가장 비싼 자산의 미래
마이크 버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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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는 “집값이 왜 오르나”를 설명하는 부동산 책이라기보다, 인류 문명과 자본주의를 관통해온 거대한 구조를 해부하는 책으로 읽힙니다. 마이크 버드는 부동산을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세금, 군사력, 신용, 정치적 충성까지 매개해 온 권력의 핵심 장치로 바라보며, 왜 돈이 반복해서 땅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3,000년에 걸친 역사와 금융 구조를 통해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저자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부동산이 힘을 갖는 이유는 비싸서가 아니라, 토지라는 자산의 특성 자체에 있다”는 주장입니다. 토지는 새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동할 수 없으며, 시간에 닳아 없어지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자산보다 독특한 희소성을 지닙니다. 이 특성 때문에 토지는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안전한 담보가 되었고, 오늘날 전 세계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저자가 이를 “토지의 덫”이라고 부르는 순간, 부동산은 더 이상 개인의 투자 대상이 아니라, 경제 전체를 조이고 있는 구조적 장치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책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토지 소유권 분쟁에서 시작해, 중세 유럽 봉건제, 미국 식민지 시기의 토지 제도, 그리고 현대 중국과 싱가포르의 사례까지 폭넓게 가로지르며 토지가 어떻게 늘 권력의 중심에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왕과 귀족이 군사력을 유지하고 세금을 걷기 위해 토지를 나누어 주거나 회수했던 방식, 투표권과 토지 소유가 직접 연결되었던 시대를 따라가다 보면, “집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단순한 자산 격차가 아니라 정치적 발언권의 격차이기도 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헨리 조지의 단일토지세 이론을 끌어와, 기술이 발전해도 빈부 격차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 이유를 토지 임대료 수익이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빨아들이는 구조에서 찾는 대목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부동산을 비판하면서도 “집을 사지 말라”거나 “부동산 투자를 죄악시”하는 도덕적 훈계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오히려 이 책은 “지금이 매수 타이밍인가”라는 익숙한 질문 대신, “왜 자본주의의 돈 흐름은 항상 토지라는 자산으로 수렴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도록 독자를 이끕니다. 부동산 가격을 둘러싼 찬반 논쟁 너머, 토지와 금융이 결합한 구조 자체가 자본주의의 엔진이자 한계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개별 정책이나 규제를 넘어 근본적인 대안을 상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저자는 현대 금융의 관점에서 토지가 어떻게 “게으른 은행업”을 부추기는지를 꼼꼼히 짚어냅니다. 생산적인 혁신과 기업 활동에 자금이 흘러가기보다, 담보 가치가 분명한 토지와 주택에 대출이 집중되면서, 금융 시스템 전체가 부동산 가격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이 과정에서 토지 가격 상승의 과실은 토지를 이미 보유한 이들이 대부분 가져가고, 생산성과 기술 혁신의 성과가 결국 임대료와 자산 가격으로 흡수되면서, 노동과 기업의 성과가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는 왜곡이 발생합니다.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체감이 구조적 원인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읽는 내내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았던 대목은, 토지가 여전히 국가 간 권력 관계와 지정학의 핵심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책은 중국의 토지 매각과 지방정부 재정 구조, 싱가포르의 광범위한 공공 주거 소유 정책 사례 등을 통해, 동일한 “토지-금융” 결합이 각국에서 얼마나 다른 정치적 결과를 낳는지 비교합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은 단순히 개인의 재산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의 거시경제, 사회 안정, 정치 체제를 좌우하는 인프라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됩니다. 한국 사회의 높은 주택 소유 욕구, 전세와 대출에 얽힌 불안감 등을 떠올리며 읽다 보면, 이 책은 외국 사례를 이야기하면서도 곧바로 우리 현실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집니다.



총평하자면,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는 투자서의 외양을 걸치고 있지만, 실상은 부동산을 매개로 자본주의의 심장부를 들여다보는 정치경제서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어느 한 시점의 가격 전망을 예측하는 대신, “왜 우리는 역사상 가장 비싼 집에 사는 시대를 살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으로 독자를 데려갑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부동산은 오르느냐 내리느냐”보다 “이 구조 안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누가 구조적으로 소외되는가”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저는 앞으로 부동산 뉴스나 정책 논쟁을 볼 때마다, 가격 그래프 뒤에 감춰진 토지와 금융의 얽힘, 그리고 그 속에서 재편되는 권력의 방향까지 함께 읽어내려는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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