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 - 그린어스의 꼼꼼한 식물 생활 안내서
그린어스(백일홍) 지음 / 시대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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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햇빛이 부족한 작은 집에 사는 사람도 “그래도 나도 한번 해 볼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갖게 만드는 안내서였습니다.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는 일은 왠지 감각과 경험이 많은 사람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리감이 있는데, 그린어스는 준비물, 환경 만들기, 기본 관리법, 그리고 공간 연출까지를 차근차근 풀어내며 실내 가드닝을 생활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 내려 줍니다.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식물이 처음이어도, 좁거나 빛이 부족한 집이어도 괜찮다”는 전제였습니다. 저자는 베란다나 마당이 없어도, 심지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에서도 키울 수 있는 식물과 배치법을 제안하며, 실내 가드닝을 특정 주거 환경의 특권이 아닌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취미로 다시 정의합니다. 그동안 식물을 키우다 실패했던 사람들을 ‘식물 실격자’가 아니라, 단지 정보와 환경 세팅이 부족했던 초보자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인상 깊었습니다. 식물이 죽을까 봐 시작도 못 했던 제 불안을 하나씩 덜어 주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구성 면에서 이 책은 매우 친절합니다. 먼저 PART 1에서는 실내 가드닝을 위한 기초 지식을 다룹니다. 어떤 준비물이 꼭 필요한지, 집 안의 빛과 온습도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흙·화분·배수 구조를 어떻게 세팅해야 하는지 등을 사진과 함께 세세히 알려 줍니다. 물 주는 법도 “일주일에 몇 번” 같은 단순 규칙이 아니라, 흙 상태와 계절, 식물 종류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원리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이 덕분에 독자는 ‘정답표’를 외우기보다, 식물의 입장에서 환경을 읽는 눈을 조금씩 기르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그동안 식물을 키울 때 “언제 물 줬더라”만 기억하려 했지, 흙과 잎의 상태를 진짜로 관찰해 본 적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PART 2에서는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다양한 식물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예쁜 식물 나열이 아니라, 빛 요구도, 물 관리 난이도, 성장 속도, 공기 정화 효과, 반려동물과의 궁합 같은 실질적인 요소들을 함께 알려 주는 점이 실용적이었습니다. 특히 좁은 집이나 원룸에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소형 식물, 선반·벽·천장을 활용할 수 있는 행잉 플랜트, 어두운 공간에서도 비교적 잘 버티는 식물들이 별도로 정리되어 있어, 각자의 집을 떠올리며 상상해 보기 좋았습니다.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요소로 활용하는 균형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저에게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플랜테리어’ 파트였습니다. 이 책은 식물 키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집 안의 구조와 채광, 가구 배치에 맞춰 식물을 어디에, 어떤 분위기로 둘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풍부한 사진과 함께 제시합니다. 창가, 책장, 소파 옆, 주방, 욕실 등 공간별로 어울리는 식물과 배치 팁을 보여 주는데, 예를 들어 책장에는 잎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는 식물이나 수형이 단정한 식물을, 주방에는 수분과 온도 변화에 비교적 강한 허브나 내구성 있는 식물을 권하는 식입니다. 이런 설명을 읽으며, 식물이 단순히 “어디든 놓으면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기능과 생활 동선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장점은 초보 가드너의 시행착오를 상당 부분 줄여 준다는 데 있습니다. 식집사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모아 정리한 Q&A 파트에서는 “잎 끝이 누렇게 마르는 이유”, “벌레가 생겼을 때 대처법”, “겨울철 실내에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분갈이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을 다룹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실패 경험을 “당연히 있는 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 주면서도, 무지나 방치로 인한 반복적인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명료한 기준선을 제시합니다. 이 파트를 읽으며, 식물을 죽게 했던 과거의 경험들이 단지 “손이 안 맞는다”는 운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어, 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책은 실제로 초보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단계를 잘게 쪼개 두었습니다. 처음에는 1~2종의 튼튼한 식물로 시작해 환경과 관리에 익숙해지라고 조언하고, 그다음에야 종류를 늘리거나 난이도를 높일 것을 권합니다. 실패를 줄이는 스타터 식물 추천, 집의 빛과 방향에 따라 1순위로 고려할 식물 목록 등은, 방구석 가드너가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시작할 수 있게 도와 줍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다양한 식물을 들이기보다, 내 생활 패턴과 집 구조에 맞는 두세 가지부터 신중하게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실내 가드닝은 결국 집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을 다시 바라보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가에 작은 화분 하나를 둘 자리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제 방도, 이 책에서 제안하는 시선으로 다시 보니 여러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총평하자면, 「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잘 키우는 법을 넘어,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이 어떤 표정과 리듬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 주는 책이었습니다. 초록을 곁에 두고 싶지만 서툴러서 망설였던 사람에게, “먼저 한 걸음만 내딛어 보라”고 부드럽게 등을 떠미는, 친절한 동반자 같은 안내서였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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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 - 그린어스의 꼼꼼한 식물 생활 안내서
그린어스(백일홍) 지음 / 시대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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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가드닝 초보자 입문서로 맞춤형인 책, 기초 준비 부터 적합한 식물 추천까지 정보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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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 - 수능·내신 1등급을 위한
김주혜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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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은 ‘어휘→문해력→성적’으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고리를 가장 현실적인 언어로 보여 주는 책이었습니다. 국어 공부를 오래 했는데도 모의고사 점수가 제자리인 학생들, 지문은 분명 읽었는데 문제로 넘어가면 막막해지는 학생들에게 이 책은 “문제는 지능이 아니라 어휘”라고 단언하며, 시험장에서 실제로 점수를 만들어 내는 단어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막연히 “국어는 많이 읽으면 는다”고 생각해 온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시험 문해력’이라는 훨씬 구체적인 층위를 보게 되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첫째 지점은, 이 책이 다루는 어휘가 단순 국어사전식 단어 풀이가 아니라, ‘시험에서 점수를 가르는 단어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평가원 기출을 분석해, 수능·내신 지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문단의 방향과 출제 의도를 결정짓는 어휘들을 선별해 담았다고 밝힙니다. 즉, 어디선가 본 듯한 어려운 말들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이 지문을 읽다 멈칫하는 접속어, 한자어, 추상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책장을 넘기다 보면, 수능 지문 속 굵직한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아, 여기서 이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문맥을 놓쳤겠구나’ 하는 장면들이 생생히 재구성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것은, 이 책이 ‘어휘 = 단어 암기’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비판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어휘를 “뜻풀이를 외우는 대상”이 아니라 “문장과 태도를 읽어 내는 기준”으로 정의합니다. 같은 ‘비판하다’라는 말이라도, 지문에서 쓰일 때는 ‘성토하다, 문제 삼다, 문제 제기하다, 반박하다’ 등으로 미묘하게 나뉘며, 특히 한자어는 그 단어 하나만으로 글쓴이의 입장이나 문단의 기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은 이런 단어들을 단독으로 설명하는 대신, 기출 지문 속 대표 문장을 함께 제시해 문맥 속에서 다시 만나게 합니다. 이 구성 덕분에, 단어 하나를 외운 느낌이 아니라 ‘이 단어가 등장하면 글이 이렇게 흐른다’는 감각이 따라붙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의 큰 강점 중 하나는 ‘시험 문해력’이라는 개념을 매우 구체적으로 풀어낸 대목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수능 국어는 이제 더 이상 “감으로 분위기를 읽는 시험”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그 단어가 문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까지 따져 묻는 시험입니다. 이를테면, ‘반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 더구나’ 같은 연결어만 정확히 읽어도, 글의 논리 구조가 눈에 들어오고, 선지에서 말하는 ‘논지 변경, 방향 전환, 강조’ 유형의 함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실제 강의 현장에서 아이들이 반복해서 걸려 넘어지는 접속어와 논리 어구들을 모아, 이 책에서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읽으며, 저 역시 독해에서 흔히 말하는 ‘감’이 실은 이런 미세한 어휘 감각의 총합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 책이 ‘한자 기반 어휘’의 중요성을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유튜브 강의와 인터뷰에서, 공부를 많이 해도 성적이 정체된 아이들의 공통점으로 “한자어를 음만 알고 뜻을 모른다”는 점을 repeatedly 지적해 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상쇄, 귀결, 함의, 환원, 전제, 도출’ 같은 단어들은 한 번 정확히 이해해 두면 모든 과목의 지문에 걸쳐 활용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장을 통째로 모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책은 이런 핵심 한자어를 ‘어휘→구문→문단→기출 문제’라는 흐름 속에서 다층적으로 반복 제시함으로써, 수험생이 자연스럽게 여러 맥락에서 그 의미를 체득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책의 대상 독자는 분명합니다. ‘수능·내신 상위권을 노리는 중·고등학생’과 그들을 지도하는 교사·학부모입니다. 그래서 내용 전개도 시험 문항과 직결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예컨대, “이 단어를 헷갈리면 이런 오답을 고른다”, “이 어휘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대표 문제 유형은 이것이다” 같은 식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이는 단순히 국어 실력을 기르는 교양서가 아니라, 시험 언어에 대한 실전형 교재임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다 보면 단지 성적만을 위한 공부를 넘어, 언어 감각 자체가 예민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장을 읽을 때 단어 하나하나가 주는 뉘앙스에 훨씬 민감해지는 것입니다.






저자 김주혜가 25만 구독자를 가진 ‘김주혜 국어’ 채널을 운영하며 수많은 수험생을 지도해 온 현장 교사라는 점도 이 책의 설득력을 높입니다. 책 곳곳에는 실제 학생들의 오답 패턴, 학부모 상담에서 자주 오가는 질문, 수업 시간에 반복해서 설명해야 했던 개념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문을 다 읽었다고 말하는데도 왜 틀릴까?”, “많이 푼다고 느는데 왜 점수는 그대로일까?” 같은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 곧 이 책 전체의 구조로 응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체 역시 지나치게 학술적이기보다 학원 강의실에서 들을 법한 직설적이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동안 지루함이 덜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어휘 사전은 수험생에게는 ‘성적을 올리는 실전 도구’이자,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시험 언어를 이해하는 안내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국어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도, 우리말이 시험에서 어떤 방식으로 쓰이고 있는지, 어떤 단어들이 사고의 깊이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는지 들여다보게 하는 흥미로운 텍스트였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앞으로 지문을 읽을 때 어떤 단어에서 속도를 늦추고, 어떤 표현을 기준으로 문단의 방향을 파악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나침반을 쥐여 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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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 -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영국 로컬 서점 해부도
시미즈 레이나 지음, 이정미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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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은 영국 곳곳의 독립 서점을 공간 단위로 세밀하게 해부해 보여 주는 책으로, ‘책방’이라는 장소를 단순한 상업 시설이 아니라 동네의 시간과 사람의 취향이 켜켜이 쌓인 문화적 생명체로 느끼게 해 주는 작업이었습니다. 저자 시미즈 레이나는 런던부터 북잉글랜드까지, 동네 주민에게 사랑받는 19곳의 로컬 서점을 선정해 그 구조, 동선, 진열 방식, 채광과 색감, 책의 큐레이션과 점주의 철학까지 한곳씩 들여다보며, “좋은 책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공간적으로 답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도감이 관광 가이드북이 아니라 ‘공간 설계의 기록’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각 서점의 외관과 내부를 사진으로 보여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입구에서 계산대까지 이어지는 동선, 어느 지점에서 시선이 멈추는지, 어린이 코너나 카페 좌석이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 등을 도면처럼 풀어냅니다. 덕분에 독자는 서점 안을 실제로 걸어 다니듯이 상상할 수 있고, 왜 어떤 책방은 들어서는 순간 편안함이 느껴지고, 또 어떤 곳은 괜히 위축되는지 그 이유를 공간 구조 차원에서 이해하게 됩니다. 책방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그동안 막연히 “분위기가 좋다”고 느꼈던 감정 뒤에, 빛, 동선, 높이, 책장의 위치 같은 치밀한 설계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각 서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책방이라는 공간이 ‘책을 파는 곳’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거실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서점은 아이들의 독서 모임과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을 중심으로 동네 부모와 아이들을 연결하고, 또 다른 서점은 정치·사회 이슈를 다루는 작은 토론회나 저자 강연을 열어 지역의 지적 허브 역할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지 행사를 많이 여는 것이 아니라, 서점 주인이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와 동네 사람들의 관심사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는 큐레이션 감각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서점 주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책을 들여놓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곧 “이 동네 사람들과 어떤 대화를 시작하고 싶은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시선은 공간을 단순히 ‘예쁘게 꾸민 인테리어’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입니다. 사진만 보면 비슷해 보이는 두 서점도, 실제로는 진열 방식 하나, 안내문 한 줄, 손글씨 POP 카드에 담긴 문장만으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는 사실을 꼼꼼하게 짚어 냅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 코너를 어른 공간과 유리로 분리하지 않고, 바닥에 가까운 낮은 책장을 둔 뒤, 아이 눈높이에 맞는 그림책을 정성껏 골라 꽂아 둔 서점의 사례는, 물리적 높이와 동선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환영받는 느낌’을 만드는지 잘 보여 줍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같은 책도 어디에, 어떻게 놓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운명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갔던 부분은, 저자가 각 서점에 깃든 ‘온기’를 세밀하게 포착하는 대목들이었습니다. 오래된 목재 서가와 삐걱거리는 계단, 창가에 놓인 작은 1인용 의자, 차를 마시며 책을 펼치기 좋은 조도, 구석진 자리에 마련된 낡은 소파와 담요 하나까지, 공간의 세부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그곳에 앉아 책을 펼쳐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런 요소들이 “시간을 써도 아깝지 않은 장소”,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든다고 말하며, 결국 좋은 책방이란 책을 사는 곳이기 전에, 책과 함께 머무는 경험을 선물하는 곳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설명에 깊이 공감하며, 책을 읽는 내내 실제로 영국의 서점들을 여행하는 듯한 대리 체험을 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지점은, 책이 ‘도감’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감이라는 말에는 수집과 분류, 표본화의 뉘앙스가 담겨 있는데, 저자는 각 서점을 기능과 분위기, 동선과 콘셉트 측면에서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비교할 수 있게끔 구성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나는 어떤 유형의 서점을 좋아하는가?”를 스스로 물어보게 되고,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는 어떤 서점이 더 필요할까?”라는 상상을 해 보게 됩니다. 저 역시 그동안 좋아했던 서점들을 떠올리며, 내가 특히 끌렸던 요소가 조용한 2층 독서 공간이었는지, 주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큐레이션이었는지, 혹은 동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열린 구조였는지 하나씩 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총평하자면, 「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영국 책방 도감」은 단지 영국 서점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책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당신이 사랑하는 서점은 어떤 모습인가요?”라고 묻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책과 사람, 도시와 동네를 잇는 공간으로서 서점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만든,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공간 기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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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트레이시 시간 관리론 - 속도보다 질서를 택하라 브라이언 트레이시 시리즈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정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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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시간 관리론」은 시간을 쪼개어 더 많은 일을 욱여넣는 기술서가 아니라, 인생의 목적에 맞게 시간을 재구조화하라고 요구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속도보다 질서를 택하라”는 부제처럼 더 빨리, 더 많이 하는 삶이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을 제때 해내는 삶으로의 전환을 시간 관리의 핵심으로 제시합니다. 읽는 내내 저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해 온 스스로를 돌아보며, 사실은 시간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기준과 구조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이 던지는 첫 번째 메시지는 “시간 관리는 곧 자기 관리”라는 선언입니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성취와 만족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점을,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원칙으로 반복해서 보여 줍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시간을 잘 쓰는 사람은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지, 어느 지점에서 ‘아니오’라고 말할지를 분명히 정해 두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저 역시 할 일을 늘리려는 쪽으로만 생각해 왔지, 무엇을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시간을 10개의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구조였습니다. 목표를 세우는 시간,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시간, 미래를 준비하는 여분의 시간, 관계를 돌보는 시간, 휴식과 회복을 위한 시간, 조용히 사유하는 시간 등, 각 시간대를 성격과 목적에 따라 구분함으로써 “모든 시간을 똑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 구분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하루를 설계할 때 어느 블록에 무엇을 배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제적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일과 관계를 같은 잣대로 바라보지 말고, 일에서는 질(집중과 성과)을, 관계에서는 양(함께 보낸 시간)을 더 중시하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산성을 다루는 장에서는 여느 자기계발서처럼 집중력, 우선순위, 방해 요소 제거를 강조하지만,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이를 비교적 냉정하고 구체적으로 풀어냅니다. 그는 “대부분의 실수는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떤 시간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 생긴다”고 말하며, 이메일 확인, 소셜 미디어, 불필요한 회의 등 시간을 갉아먹는 7대 낭비 요인을 직설적으로 지적합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라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원칙, 상위 20퍼센트의 핵심 업무에 에너지를 먼저 배분하라는 조언 등은 다른 책에서도 본 적 있는 내용이지만, “속도를 늦추고 먼저 생각하라”는 이 책의 큰 맥락 속에서 다시 읽으니 무게감이 달리 느껴졌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이 단순한 업무 효율을 넘어 인생 전체의 균형을 중요한 축으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삶의 질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기준이 결정한다”고 말하며, 치열하게 일해야 할 때와 쉬어야 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해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덜 흔들린다고 강조합니다. 휴식과 쉼을 별도의 장으로 다루며, 뇌를 배터리에 비유하고, 충분한 수면과 의도적인 휴식 없이는 장기적으로 어떤 성과도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하는 대목은, 여전히 ‘바쁨’을 미덕처럼 소비하는 문화에 대한 일종의 반론처럼 읽혔습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휴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일하기 위해 휴식을 우선순위에 두라는 역설적인 조언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책은 또한 ‘조용한 시간’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의도적으로 잡음과 자극에서 멀어져 혼자 생각하는 시간, 마음챙김과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시간이 문제 해결과 중요한 결정을 위한 ‘정신적 작업실’ 역할을 하며, 바쁜 일상에서는 떠오를 수 없는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가 이 조용한 시간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저는 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명목으로 이동 시간에도, 잠들기 전에도 무언가를 듣거나 보고 채우려 했던 습관을 떠올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책이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라’고 말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일수록 바쁠수록 속도를 늦추고, 감정이 앞설 때 한 걸음 물러나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자문한다고 말합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투자이며, 시간이란 곧 가치의 척도라고 강조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일정표를 채우는 데만 집중해 온 제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일로 간주하지 않고 여유로 치부해 버렸던 그동안의 관성이 가장 큰 시간 낭비였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총평하자면, 「브라이언 트레이시 시간 관리론」은 결국 시간 관리라는 기술을 넘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습니다. 시간을 다스리는 사람이 인생을 다스린다는 마지막 문장은 다소 선언적으로 들리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잘 압축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바쁘게 살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지금 쓰고 있는 시간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는가”를 묻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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