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떻게 태어났을까? ㅣ 지니비니 그림책 시리즈 9
이소을 지음 / 상상박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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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아이들이 여섯 살이 되면서 부쩍 자신의 몸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막연한 질문이 많았다면, 이제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엄마, 나는 엄마 배에서 어떻게 태어났어?”

“왜 ○○는 고추가 없어?”

쌍둥이 남매이다 보니 서로의 몸이 다른 것도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고, 그만큼 질문도 늘어났다.

그때마다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기는 했지만, 막상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막연한 기대감으로 보게 된 그림책이 바로

<우린 어떻게 태어났을까?>였다.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일반적인 성교육 그림책과는 조금 달랐다.

보통의 성교육 책은 몸의 구조를 설명하고, 용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면서 이론적인 설명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

아이의 탄생 과정을 우주에 빗대어 설명한다.

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과정 역시 마치 우주의 탄생, 별의 탄생처럼 경이로운 이야기로 표현된다.

처음에는 내가 생각했던 성교육 그림책이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신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오히려 처음 성교육을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접근도 자연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몸의 구조부터 설명하기보다 먼저 ‘너라는 존재가 어떻게 세상에 왔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완전히 추상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하나의 생명이 되는 장면도 그림으로 꽤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다.

어른인 내가 보아도 꽤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정자와 난자라는 표현 대신 '아빠 씨앗', '난자 별'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원리를 이해시키는 데에는 이 표현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중에 커서 정식 명칭인 정자와 난자를 알게 되더라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은 뒤 아이들의 반응도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탄생을 별의 탄생과 연결해서 상상하기도 했고,

“나는 아빠 씨앗에서 왔어?”

“엄마랑 아빠가 만나서 내가 태어났어?”

이렇게 질문하며 자신이 엄마와 아빠의 이어짐 속에서 태어났다는 느낌을 어렴풋이 이해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아빠 씨앗! 아빠 씨앗!” 하고 말할 때마다 웃음이 터졌지만, 그렇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성교육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재미있는 그림책이었다.

성교육을 꼭 어렵고 진지하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아이의 탄생을 하나의 경이로운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것, 어쩌면 그것이 성교육의 가장 부드러운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우린어떻게태어났을까 #이소을 #상상박스 #성교육그림책 #유아성교육 #성교유그림책추천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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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호함에 관하여 -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삶의 문제들을 대하는 심리학
네시베 카흐라만 지음, 배명자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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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인생의 모호함에 관하여>라는 제목과 목차가 흥미로워 기대가 컸던 책이었다.

이 책이 인간의 마음과 삶의 복잡한 면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가 컸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감정은 무거웠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이분법적으로 판단해왔던 인간의 모습들이 여러 사례를 통해 등장하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이 책은 실제 사람들의 삶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이중성과 모순을 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로, 책 속에는 그가 상담을 통해 만났던 다양한 내담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사례들 속 인물들은 누군가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기도 하고,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기도 하다.



가장 충격적으로 느껴졌던 사례는 어머니에게 감정 쓰레기통처럼 자라야 했던 남자의 이야기였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그 어머니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심리치료사였다는 점이었다.

이 사례를 읽으며 인간의 이중성이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우리가 사람을 단순히 한 가지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 요즘 아동학대 관련 사건들이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아이를 낳은 이후로는 아동 관련 사건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사례는 책 속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남는 이야기였다.

저자 역시 이 사례를 접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인간의 이중성과 그 모호함에 대해 읽으면서 때로는 환멸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동시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나는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는 친절하면서도, 정작 아이들과 가족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을까.



책에는 이 외에도 여러 사례들이 등장한다.

훌리건이면서 동시에 복지사로 일하는 사람,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지만 막상 관계를 끊으려 하자 매달리는 아버지를 외면하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 등,

하나같이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삶의 장면들이다.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한숨을 쉬게 되었다.

이야기들이 밝거나 가벼운 내용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인간의 마음과 삶이 얼마나 복잡한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쉽게 세상을 단순하게 판단해왔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인생의모호함에관하여 #네시베카흐라만 #청림출판 #추수밭 #심리학서적 #심리학책 #심리서적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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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구 이야기 - 성과를 이끄는 답은 어우러짐에 있다
김동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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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두 도구 이야기>라는 꽤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제목만 보면 단순한 자기계발서 같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를 우화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두 가지 도구는 논리와 직관이다.

책 속에서는 이 두 도구가 마치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존재처럼 등장한다.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고, 또 어떤 순간에는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작동하기도 한다.

그 과정을 한 편의 이야기처럼 보여주며 우리가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나와 남편이 떠올랐다.

나는 늘 내가 직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데이터를 하나하나 따지기보다는 감각을 믿는 편이었다.

반면 남편은 늘 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이유와 근거를 설명하고, 여러 가능성을 따져보며 결론을 내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연하게 나는 직관형, 남편은 논리형 이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는 흔히 논리와 직관을 서로 반대되는 능력처럼 이야기한다.

논리적인 사람, 직관적인 사람.

마치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논리와 직관은 서로 경쟁하는 능력이 아니라

함께 사용하는 두 가지 도구라는 것.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실제로는 직관과 논리가 계속 오가며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사고는 개인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관계 속에서도 충분히 적용해볼 수 있다.

회사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누군가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경험이나 감각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이때 서로의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충돌이 생기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 다른 도구를 먼저 꺼내 쓰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관점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 할 때도 우리는 두 가지 도구를 모두 쓰게 되는 것 같다.

왜 저럴까? 하고 이유를 찾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할 때도 있고,

또 어떤 순간에는 설명할 수 없지만 직관적으로 느끼는 순간도 있다.

아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도 두 가지 도구가 함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사고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어떤 도구를 더 많이 쓰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그 도구를 잘 사용하고 있는 걸까.

짧은 이야기였지만 읽고 나면 한동안 생각이 이어지는 책이었다.

#두도구이야기 #김동환 #미다스북스 #책립뷰 #직관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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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도 절대 안 돼?
리사 맨체프 지음, 유태은 그림, 김선희 옮김 / 한림출판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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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책은 반려동물로 기린을 키우고 있는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아이에게는 소중한 친구인 기린이 있지만, 반려동물 모임이 열리는 오두막에는 기린이 들어갈 수 없다.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의 반려동물은 모두 오두막 안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기린만 들어갈 수 없는 상황.
결국 아이와 친구들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도록 오두막 밖에서 반려동물 모임을 열기로 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책은 우정과 다름을 인정하는 이야기다.
나와 다른 친구와 어떻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지,
그리고 함께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나는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친구가 같이 못 들어가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이 놀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

아이들은 금방 이해한다.
함께 놀고 싶으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는 것을.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또 다른 생각도 들었다.

기린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반려동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현실 사회를 비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아이를 키우며 종종 마주하게 되는 노키즈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공간들,
누군가에게는 너무 자연스럽지만 누군가에게는 애초에 들어갈 수 없는 장소들.

이 책을 보며 내가 마주했던 현실의 공간들이 떠올랐다.
’기린은 너무 커서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그 다음이 중요하다.
“그럼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지.”

누군가를 억지로 맞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간을 바꾸는 선택.

아이들에게는 우정과 포용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읽으면 사회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아이에게 읽어주며 이야기 나누기 좋으면서도
어른에게도 여러 생각을 남기는 그림책이었다.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기린은절대안돼 #리사맨체프 #유태은 #한림출판사 #그림책리뷰 #그림책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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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13
산드라 르구엔 지음, 세실 그림, 박재연 옮김 / 북극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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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충만했던 시절을 말하라면 단연코 임신했던 시간이다.

아이 둘이 내 몸 안에서 함께 심장을 뛰던 시간.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하루가 가득 차오르던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를 읽으며 그때의 내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이를 기다리던 날들, 배를 쓰다듬으며 속으로 말을 건네던 밤들.

세상과 단절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세상 그 무엇보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던 감각.

사실 그때의 나는 깊은 외로움 한가운데에 있었다.



엄마를 잃은 상실, 직장을 떠난 공백.

삶의 균형이 무너진 채 허전함이 크게 자리하던 시기였다.

어쩌면 그 외로움을 견디고 싶어서, 다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임신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두 아이가 나에게 와주었다. 한 아이가 아니라 둘.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기적이었다.

아이를 품고 있던 시간은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충만했다.

배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하루가 환해졌다.

이 그림책 속 부모의 목소리를 따라 읽다 보니, 그때의 나의 표정과 숨결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책은 엄마와 아빠의 시선으로 아이를 기다리던 시간을 들려준다.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이미 사랑하고 있었던 마음.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를 믿고 환영하던 시간. 나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말했다.

“엄마가 OO,OO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아빠도 정말 많이 기다렸어.”

아이들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 말이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의 그림체 또한 인상 깊었다.

따뜻한 질감이 느껴지는 색감, 부드러운 선, 불룩한 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표정.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이완되는 그림이었다.

과장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따뜻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시절의 온기가 전해졌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다시 한 번 말했다.

“세상에서 우리 OO, OO를 가장 사랑해.”

그 말이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기다림의 시간과 상실의 시간을 지나 얻은 진짜 고백처럼 느껴졌다.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확신을 건네고, 부모에게는 처음 품었던 마음을 다시 꺼내게 한다.

나에게는 무엇보다, 가장 충만했던 그 시절을 다시 만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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