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13
산드라 르구엔 지음, 세실 그림, 박재연 옮김 / 북극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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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충만했던 시절을 말하라면 단연코 임신했던 시간이다.

아이 둘이 내 몸 안에서 함께 심장을 뛰던 시간.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하루가 가득 차오르던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를 읽으며 그때의 내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아이를 기다리던 날들, 배를 쓰다듬으며 속으로 말을 건네던 밤들.

세상과 단절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세상 그 무엇보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던 감각.

사실 그때의 나는 깊은 외로움 한가운데에 있었다.



엄마를 잃은 상실, 직장을 떠난 공백.

삶의 균형이 무너진 채 허전함이 크게 자리하던 시기였다.

어쩌면 그 외로움을 견디고 싶어서, 다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임신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두 아이가 나에게 와주었다. 한 아이가 아니라 둘.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기적이었다.

아이를 품고 있던 시간은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충만했다.

배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하루가 환해졌다.

이 그림책 속 부모의 목소리를 따라 읽다 보니, 그때의 나의 표정과 숨결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책은 엄마와 아빠의 시선으로 아이를 기다리던 시간을 들려준다.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이미 사랑하고 있었던 마음.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를 믿고 환영하던 시간. 나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말했다.

“엄마가 OO,OO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아빠도 정말 많이 기다렸어.”

아이들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 말이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의 그림체 또한 인상 깊었다.

따뜻한 질감이 느껴지는 색감, 부드러운 선, 불룩한 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표정.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이완되는 그림이었다.

과장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따뜻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시절의 온기가 전해졌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다시 한 번 말했다.

“세상에서 우리 OO, OO를 가장 사랑해.”

그 말이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기다림의 시간과 상실의 시간을 지나 얻은 진짜 고백처럼 느껴졌다.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확신을 건네고, 부모에게는 처음 품었던 마음을 다시 꺼내게 한다.

나에게는 무엇보다, 가장 충만했던 그 시절을 다시 만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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