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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 수업
정다원 지음 / 모티브 / 2025년 8월
평점 :
* 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책을 보며
결혼은 사랑의 연장이 아니라, 서로를 보호하고 지지하며 함께 성장하는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결혼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법’을 배운다고 강조합니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제 마음이 뜨끔했어요. 결혼 생활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상대의 부족함이나 실수 때문이 아니라, 제 자신의 미성숙한 태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거든요.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삐쳐버렸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어른다움’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고 신뢰를 지키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는 배우자에게 지금 어른다운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가?’, ‘나는 내 감정을 건강하게 다스리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책장을 넘기니, 읽는 내내 저와 제 배우자의 관계가 겹쳐졌습니다.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준다는 것은 상대의 약점을 감싸주고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다”라는 구절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결혼 생활 속에서 상대방의 부족함을 고쳐주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지하는 태도, 그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역할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개발한 W.N.P.M 심리 성향 체계였습니다. 부부 갈등의 원인이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정말 와닿았어요.

저는 가끔 배우자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리듬을 가진 존재일 뿐이다’라는 관점을 제시하며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계획적이고 정리정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배우자는 순간의 즐거움과 즉흥성을 더 중시하는 성향이에요. 이 차이 때문에 집안 정리 문제나 여가 활용 방식에서 자주 부딪히곤 했습니다.
저자가 설명하는 소금산, 활화산, 호수, 사막, 지중해, 에베레스트, 미로, 와이키키 같은 성향 유형을 읽으며 ‘아, 우리는 성향이 달라서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와이키키형 배우자의 특징을 보면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공감이 갔습니다. 이전에는 무책임하거나 가볍다고 여겼던 부분이 사실은 즐거움과 자유를 중시하는 성향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니, 비난보다는 존중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중요한 건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 그 성향을 이해하고 함께 조율하는 태도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제 일상 속 작은 갈등을 풀어나가는 실제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저자가 전하는 통찰 중 마음에 남았던 것은 갈등이 단순히 관계를 깨뜨리는 요소가 아니라,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갈등을 되도록 피하고 싶어 했습니다. 서로 다투면 마음이 상하고, 해결하기보다 그냥 덮어두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요.
저자는 갈등을 통해 서로의 성향과 욕구를 드러내고, 그것을 건강하게 다룰 때 관계가 더욱 단단해진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갈등을 회피하며 성장을 멈추고 있던 건 아닐까?’라는 반성이 들었어요.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건네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목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사랑을 주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문제는 내가 편한 방식대로만 사랑을 표현하려 한다는 점이었지요.
저는 주로 말로 표현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려 했는데, 배우자는 따뜻한 말과 공감을 더 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그것이 곧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서로 다른 언어를 배우고,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다가가는 용기야말로 결혼 생활을 건강하게 지탱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