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 -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소박한 집밥 이야기
보현 스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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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어느듯 중반에 들어서 여름을 예고하는 더운 바람이 마스크 속으로도 느껴지는 5월의 후반부에 여름을 이길것 같은 시원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우연하게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의 서평단 모집을 한다는 내용을 만났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은 책이거니 하며 넘겼었다. 이틀이 지난 후 문득 밥을 먹다가 인터넷에서 본 기억을 되뇌이며 부랴부랴 인터넷을 뒤져 신청까지 하게 되었다.

사실 매일같이 사무실에서 시켜먹는 점심에서 탈피해 보고 싶은 충동감이 생겨서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있는 이곳에는 집밥같은 식당은 눈을 닦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니 그냥 책으로 마음 삭이는 심경이으로 신청한것이다.



님이 만드는 집밥을 소개하는 책으로 "생활음식"에 분류되는 책이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글들이 양념처럼 곳곳에 베어 있어 보는 내내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아내가 이 책을 보더니 "이건 당신이 보는 책이 아니잖아요?" 라고 하며, 채소 가득한 요리법이 마음에 들어 '배을게 많은것 같다'고 한다. 어쩌면 나로서는 조리법 후면에 쓰여 있는 수양과 같은 에세이 글들이 더 크게 마음에 다가오는것을 느껴본다.

현 스님은 마흔일곱의 늦은 나이로 출가한, 경기도 남양주 용화미륵암의 주지스님이다. 수행과 더불어 만나는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며 맛있게 만드는 비법을 공유하면서 구독자 39만명이나 되는 유투버 스님이기도 하다. 스님들이 주로 먹는 채식의 음식은 물론 스님들이 먹지 않는 젖갈을 사용한 요리법을 소개하여 더 많은 구독자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자신의 일상(기도, 산행, 밭일, 요리)을 유투버에 올려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특별한 스님이다.

책의 레시피는 모두가 채소를 주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2~3인정도의 식사를 위한 맛깔스런 음식으로 모두가 유투브에서 인기 있는 요리로 소문난 부분들을 발췌하여 열거한 것으로 일반인들이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700회가 넘는 유투브 영상이 있다니... 놀랍다.

첫장부터 나오는 내용이 참으로 흥미롭다.

"참 고단한 삶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불리 먹고

땀 흘려 일하며,

힘들 땐

지금처럼 서로

의지하며,

오늘을 맛있게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살맛나는 하루 07 "아녕하세요 보현입니다!" 중에서 -

〈P.13 고된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에서〉

맛내기 비법으로 음식의 맛을 내는 첨가재료를 먼저 소개하고 있다. 된장, 간장, 고추장, 막장. 그리고 숙성됭 청(淸)을 소개한다. 매실청, 무조청

여기에 또 하나 추가되는 것. 감칠맛을 더하는 채수가 있다.



♣ 무침나물은 모두가 정갈하면서 자연스런 느낌이다. 사진에서 나타나는 먹음직한 이미지는 침샘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돌미나리초무침, 취나무무침, 냉이고추장초무침, 무말랭이무침, 마늘종무침, 깻잎도토리묵무침, 콩나물잡채. 특히 내가 좋아하는 마늘종무침은 당장 먹어봐야 직성이 풀릴것 같은 느낌이다.

쉽사리 구할 수 있는 주재료들이어서 그다지 부담감 없이 접할 수 있으며, 재료준비와 요리순서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앞에서 이야기 한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요리다.



〈살맛나는 하루〉라는 에세이에서 스님께서 계시는 "용화미륵암"의 사진을 보고 참으로 소박하시게 기거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볶음. 구이가 나온 2장에서는 감자반, 유부꽈리고추볶음, 햇고사리나물볶음, 그리고 질경이나물볶음이 소개된다. 모두가 건강하고 맛있는 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3장에 나오는 전. 튀김에 대한 요리법에는 스님께는 죄송한 생각이지만 옆에 소주 한 잔 곁들였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4장에서는 달달한 조림과 찜,

5장에서는 여러종류의 장아찌,

6장의 갖가지 김치,

7장의 국. 탕. 찌개

마지막 8장에서는 간식거리까지 아우르고 있다.

스님의 요리에는 매실청과 무조청이 많이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청이 들어간 음식을 그리 많이 접하지 않아서 그에 대한 맛을 단언하기는 어렵운점이 있지만, 냄새을 잡거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는 첨가인 만큼 그에 따른 맛 또한 다를것으로 보인다.



든 음식에서 스님의 소박함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도 어느 요리집에서도 뒤지지 않는 맛을 느끼게 한다.

여리 9단으로 불리우며 그에 따르는 원칙이 확실하다. "매 순간 식자재 본체가 필요로 하는 재료가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넣어주기만 하면 만족스러운 요리가 완성됩니다."

찹쌀가루 반죽을 만들었는데 너무 질면 반죽이 필요로 하는 만큼 찹쌀가루를 더 넣고, 반대로 너무 되면 반죽이 필요로 하는 만큼 물을 더 넣는다. 이렇게 지금 만들고 있는 음식을 잘 살피고 음식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면, 무슨 재료를 넣을지 어떻게 만들지 미리 생각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요리가 완성된다. 이 단순하고 명쾌한 요리 원칙에는 저자의 삶에 대한 철학 또한 담겨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하는 대신 오늘을 맛있게 살아낼 수 있습니다.”

랜만에 좋은 책을 만난 느낌이다. 책을 덮으면서도 잎맛이 돌고있는 느낌. 뭔가 출출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까끔한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의 요리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기에 언젠가는 먹어볼 때 이 책을 생각하면서 먹을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보현스님

#살맛나는밥상

#요리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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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그릇을 키우는 6가지 방법 - 주 100시간 노동하는 부자가 아니라 주 10시간만 일해도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김승현 지음 / 앤페이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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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담아낼 그릇"

5월이 시작되는 시기에 이메일로부터 이 책에 대한 홍보가 있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각처럼(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뒤늦게 돈버는 방법을 알아볼까 하는 마음에 문을 두드린 것이다. ‘늦으막하게 무슨꼬라지인가’ 싶지만 호기심을 자극케 하는 제목이 일종의 유혹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그 유혹도 못내 실천이 된 것이고 또 한 편으로는 ‘조조칼국수’의 대표인 김승현이 익히 들은바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간주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30대의 나이에 25개의 수 많은 매장을 실패없이 성공으로 이끈 인물, 그리고 월 매출 120억이라고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인데 그 매장이라는 것의 업종이 다른것이라면 대단한 장사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그는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자영업자는 시한부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보다는 성공을 담는 그릇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대학교 앞에서 옷가게를 시작으로 자신이 거쳐간 모든 가게를 바탕으로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운영하고 행동하며 사람들을 대하는 기본적인 이야기에서 하나하나 전개되고 있다.

홀로서기에서 고객 창출, 소비심리, 사람, 리스타트, 자기절제 등의 6가지 목차로 나뉘고, 각 목차마다 일곱 개 정도의 실천과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비록 작은 분량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1. 홀로서기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의견충돌로 비용절감을 우선으로 하고 적자라는 불안감에서도 직원교육에는 과감한 투자. 그리고 무료쿠폰은 서비스 품목의 음료수가 아니라 메인요리를 선택했다는 전략은 그 나름의 원칙으로 밀고 나갈만 하다. “장사의 생명은 지속성과 연속성인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차별성과 고유성이다” 이 또한 성공의 키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P.20〉


2. 고객창출

원가를 생각하지 않고 고객 우선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매출의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고객의 색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고객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내가 벌 수 있는 고민보다 ‘내가 고객이라면 이 가게에 다시 오고 싶을까’를 생각한다. 해 주는 만큼 입소문을 따라 한명씩 늘어나는 고객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그 시간은 무척 길게 진행이 되지만, 그 뿌리는 결코 흔들리거나 죽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참고로 가격 올리는 것을 겁먹지 마라. 고객이 봐도 너무 싼 가격

이면 어지간한 가격 상승으로는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장사 잘된다.

고 이 집 변했네!” 라는 사람보다 “그래, 여기 너무 쌌다. 이래 팔아가

우에 남겠노!" 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런 사람들이 진정한 내

고객이다. <P. 59>

〈P.59〉


3. 소비심리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 때 게임기를 사기위해 공병을 팔고 신문을 돌리고, 찹살떡을 팔았을 초등학교 시절에서 부모님의 갈비집, 그리고 자신의 대학교 앞 옷가게에 이르기 까지 인간의 생리와 욕구에 따르는 변화가 시스템처럼 돌아가는 변화를 파악하여 실전에 접목시키는 노하우는, 시대가 지나면 잊어버리는 요즘으로 생각하면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게 한다.

〈P.113〉

4. 사람

가장 중요한 개념일 것 같다. 혼자가 아닌 여럿. 그리고 모두라는 의미에서 사람은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쩌면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사람, 믿음, 행동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사람들과의 인과관계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는 대목이다. 고객의 문의에 대답하기 위해 매일 새벽 4, 5시 까지 전화기를 붙잡고 지냈던 시절의 이야기와 성장을 위해 자신의 결단보다 직원에게 결정권을 주거나 서섬없는 기술전수 또한 함께라는 의미를 새기게 하고 있다.


직원에게 의사결정권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완전하고 불만

족스러운 결과물을 감수하겠다는 리더의 의지가 필요하다. 일을 맡

긴다는 건 상대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

다. 그럼에도 직원에게 일을 맡기는 게 불안하다면 중요도가 덜한 일

부터 맡기는 연습을 하라. 이 과정은 두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성장

의 시간이다. 어찌 보면 리더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경험이 부족한

직원이 아니라 상대를 불만족스럽게 바라보는 그 자신의 시선이 아

닐까 싶다.〈P.137〉


5. 리스타트

다시 시작. 어려울 때 다시한번 생각하고 빠진 것이 있는지를 챙기고,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기존의 다른 가게와는 다른 그 무엇을 찾는 노력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와 닿았었다. 사실 너무 힘들면 자포자기하는게 대부분일 수밖에 없는 요즘에서 헤쳐나갈 길을 다시 생각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P.199〉

6. 자기절재

저자의 능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실 너무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이러다가 대부분은 손을 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목에서 자기자신을 채찍질하며 다시 용기를 내는 모습은 놀라기만 하다. ‘마음을 정리하니 다시 보이고 기분 좋게 해낼 힘이 있다’ 여시 포기를 모르는 DNA를 가진 사람이라고 인정할 뿐이다.


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도 머리가 혼탁스런 느낌은 계속되었다.

'진정 이렇게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사업을 해?' 라는 의문이 눈에 비치는 모든 사물에 반사되어 내게 되돌아 오는 느낌이었다.

좋은 책이긴 하지만 보통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만을 돌출하는 느낌이다. 진정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 일단, 내게는 학습에 이끌리는 따라하기 보다는 좋은 지식으로 가슴에 새기는 책이고 싶다.


조칼국수의 대표이기도 하고 이미 다양한 가게들을 대히트 친 그의 영업 비밀. 자영업자에게 자신의 가게가 중요하고 또한 사업의 중요한 메시지를 결코 잊을 없게 하는 책이라 생각되며, 주위의 자영업을 하는 동료들에게 더 나은 발전을 위해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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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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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미스터리한 빈민 주택단지의 이야기




어메이징 브루클린 / 제임스 맥브라이드

책은 1960년대 뉴욕의 가상 빈민 주택단지인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한 이웃 서사시로 유쾌하면서 미스테리한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뉴욕타임즈, 위클리, 타임지 선정 '올해의 책 10' 에 선정되기도 한 베스트셀러이다.

현대의 고전이라는 각도에서 1960년대의 뉴욕의 시대적 배경과 그에 알맞은 이웃의 이야기를 담은 서사시 소설이 끌렸다고나 할까.. 그런 이유로 도서출판 미래지향에게 읽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따끈한 책을 받았는데, 시원찮은 몸으로 병원신제 몇일 지고나서야 뒤 늦게 책을 펴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저자에 대한 프로필을 봤는데 보통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니였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1957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브루클린의 빈민가 레드훅 지역과 퀸스의 세인트 올번스에서 열두명의 형제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뉴욕 공립학교를졸업한 뒤 오하이오 주의 오벌린 음악학교에서 작곡을공부했다. 또한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보스턴 글로브〉, 〈피플매거진>,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매체에서 기자. 때로는 작곡가로 활동하는 문화예술분야의 인재인 것이다.

쿠피 램킨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 쿠피는 파이브엔즈 침례교회의 집사다. 스포츠코트라는 별명을 가진 늙은 집사쿠피는 1969년 9월의 어느 흐린 오후, 브루클린 남부에 있는 커즈웨이 빈민 주택 단지 안에 있는 광장으로 당당히 걸어 나와 마약 중개업자인 열아홉 살 딤즈 클레멘스의 얼굴에 구식 38구경 콜트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던 것이다.<P.7>

소설은 1969년 9월, 스포츠코트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괴팍한 교회 집사 '쿠피 재스퍼 램킨' 이 브루클린 커즈하우스 주택단지의 광장 한복판에서 38구경을 꺼내 들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동네 마약상 딤즈 클레멘스를 저격하면서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로 부터 이 사건의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계속되어 회자되면서 이 책은 그의 탄생과 어린시절의 역사를 회자하고 있다.

스포츠코트가 쏜 총에 딤즈는 한쪽 귀가 떨어지는 부상을 입게된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스포츠코트는 술주점뱅이이면서 커즈하우스 소년야구단 코치겸 심판이였으며, 딤즈는 뛰어난 투수였지만 야구를 떠나 불량배들과 어울리면서 마약매매를 하며 악에 물들고, 이러한 딤즈를 타이르곤 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협박으로 총을 쏘게 된것이다. 그 때문에 경찰이 그를 쫒게 되고 마약조직 또한 스포츠코트와 딤즈를 함께 죽이라는 멸령을 부하들에게 내린다.

한편, 밀수업자 토마스 엘레판테에게 그의 아버지 구이도와 감방동료인 거버너가 찾아와 구이도에게 맡긴 상자를 찾으려한다. 그 보물은 '성서 필사본, 구세주의 피를 받아 마신 성작과 첫대, 뚱보소녀 조각, 발렌도르프의 비너스' 였다. 구이도는 출소 후 교회를 지으면서 교회 시멘트담장에 상자를 넣고 감췄다. 이 일을 도운 스포츠코트만 알 뿐 아무도 알지 못하기에 엘레판테와 거버너는 찾을 수가 없었다.



늦은 오후, 거버너가 엘레판테의 아버지에게 '비누를 맡겼던 이야기를 할 즈음에 거버너는 거의 잠에 취해 있었다. 소파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며 얘기를 이어갔고, 그러는 동안에도 천장에 달린 선풍기는 쉬지 않고 삐걱거리며 돌아가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마리아 방문 기념교회에는 수천 년 가까이 내려오는 보물이 있었다네.” 거버너가 말했다. “성서 필사본, 구세주의 피를 받아 마시는 성작과 촛대 같은 것들이야. 자네나 나 같은 사람에겐 쓸모없는 물건들이지. 황금 동전도 몇 닢 있다.. 모두 영원히 남겨지도록 만든 거야. 수백 년도 넘게 세대를 거쳐 내려오던 것들이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성당은 그 물건들을 군인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숨겼어. 바로 내 동생 메이시가 주둔했던 곳이라네.<P.248>

스포츠코트와 딤즈는 그 상자를 찾지만, 마약조직에 의해 스포츠코츠는 저격당하고 그의 장례식이 커즈하우스 역사상 가장 성대하게 치뤄진다. 책의 마지막 내용이 애잔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책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그들의 삶과 고통이 책을 읽는 구석구석에 잘 스며들어 있음을 알수 있다. 교회 또는 마을을 중심으로 서로 돕고 협력하는 이웃들의 정을 느낄수가 있는 소설이다. 그러면서도 스포츠코트의 아내가 관리했던 교회의 모금함은 어디에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마을 전체가 배경이고 외부 마약상까지 포함되다보니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메모지에 적어 놓고 읽어야 했다. (머리가 나빠서 외우지 못하기도 하지만. . .)

작은 글자에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장편은 드라마로 생각한다면 대서사시로 추정될법한 부피이다. 일반 소설책의 글자 크기로 만한다면 700페이지는 족히 될듯한 분량이기도 하다. 초중반은 지루한 느낌이 들어 진도가 나가지 않았으나 마약상이 나타나면서 부터 지루하던 이야기는 스펙터클한 긴밀감으로 전환되며 급믈살을 타는 느낌이 있어 지루한 감정은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민 주택단지라는 배경에서 보듯 그 공동체속에는 사희의 제도적 차별과 압박, 부조리에 대한 억압된 분도, 빈곤과 무지로 인한 슬픔이 고스란히 뭏어나는 그런 소설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까지도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이라 평가한 책이다.

조금은 소외된 환경에서 지내면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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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 - 2223개 스팟을 담은, 모바일시대 소장하면 좋은 여행지도를 담은 우리나라 전국 여행 바이블, 2022-2023 개정증보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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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는 시기가 4월이다. 4월은 움츠린몸을 펴고 본격적인 여행을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인터넷을 서핑하다 이 책을 만났다. 인터넷을 검색 해 보니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이 2020년도 여름에 나와서 국내 가이드북의 최고자리까지 오른 베스트셀러인 책이고, 거기에 인공지능 같은 컨셉을 추가하여 2022년 봄에 '개정증보판'이란 타이틀로 다시 선보인 국내여행 가이드북의 최강도서라고 본다.



이 책의 저자인 이정기씨는 '타블라라사'의 대표로 여행 콘텐츠 전문가다. 타블라라사는 자유여행자를 위한 여행지도 및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이다. 어려서부터 도화지에 작은 그림을 그려 넣는 스토리를 좋아해 오늘날의 이런 물건을 만든 모양이다.

2020년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몇 안되는 '관관벤처'에 선정되는 등 수상까지 받은 인물이다. 한마디로 여행 네비게이터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젊은 나이이기에 또 다른 어떤 물건을 만들지 궁금하다.



서울을 시작으로 10개의 도단위로 구분하여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가고 깊은 여행지, 역사등 지역관광장소는 물론이고 동선확인 및 그 지역 특유의 먹거리까지 알려주고 있다.




 





이와 같이 "여행 가이드북"이라면 명확한 컨셉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중구난방 출판되는 여행 도서속에서 여행 가이드북은 여행자의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웬만한 정보는 다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구입하는 이유는 요약된 정보가 시간을 절약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정확한 정보를 찾아 알맞게 요점을 정리해 놓은 가이드북은 여행자들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 준다. 인터넷으로만 여행을 계획한다면 넘쳐나는 '과도한 정보와 광고'로 인하여 여행을 계획하는 데 피로도가 너무 심하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더라도 잘 알 것이다.(P.5)

내가 사는 지역이 경북이기에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미 알고 있는 이름 난 명소도 있지만 전혀 들어보지 못한 명소가 더 많은 것을 느꼈다.



또 일상에서 많이 얘기하는 장소가 명소로 나타나 있기도 했다. 그런 곳은 나 자신이 그 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의미를 증명하듯 넘기는 책장마다 한 두곳씩 나타나곤 한다. 물론 의미를 모르고 그냥 지나친 것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명소의 역사가 잘 설명되어 있다. 그런 설명을 보노라면 새삼스레 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꽃 여행지'를 소개하는 항목에서는 대부분 벛꽃과 유체꽃이 우선하고 있다. 그 지역의 꽃놀이는 많이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꽃 축제에 관해서만은 해 마다 시기가 변하지만 개략적인 시기을 알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을 보고 축제기간을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을 해야 하겠지만, 진정 꽃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해야 하는 가장 큰 중요점이니까 말이다.




명소 뿐만 아니라 '액티비티 여행지' 라고 하여 동.식물원과 온천 그리고 각 지역의 축제까지 준비되어 있다. 가족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한 두곳 정도는 끼워 넣어야 하는 장소이니 만큼아주 유용한 정보라고 본다.



'박물관.미술관' 또한 별도의 카테고리로 준비되어 있다. 요즘은 지역별로 이러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한 두곳은 있다. 학생들이 있는 방문객이라고 한다면 참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람료는 '무료', '유로' 정도만이라도 알려줬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 뒤에 지역의 유명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어쩌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일 것이다. 그 지역에 가까운 장소를 정하면 되겠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판매점이 많은점과 매장 분위기 같은 내용은 없기에 이 부분에서 만큼은 이 책에서 먹거리를 정하고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책에 있는 사진을 보면 다 먹고 싶어 질테지만. . .



마지막으로 할애한 항목은 '살만한 것' 이다. 지역특산물을 소개하고 있다.대부분 서도지방이 많을것으로 여겼었는데, 내륙쪽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분으로 소개되는 카테고리는 '핫 플레이스 & 카페' 이다. 찾는 사람과 생략하는 사람들로 구분되지만 나의 경우로 본다면 그 지방의 분위기 있는 장소에서 동행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최종여행을 정리하는 시간을 갗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너무 좋은 지침인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곳곳에 소문 난 카페와 지역 방문자를 위한 살것들 까지 꼬집어 주고 있어 더 정감이 간다. 사실 여행중 '이곳의 명산품이 뭐지?' 하며 고민한 적이 많은 나로서는 더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된다.

그동안 여행다운 여행이 아니라 생각나는대로 돌아 본 내 여행이 진짜 여행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으로 나열한 순서를 정하고 즐기면서, 분위까지 느끼는 여행단운 여행을 계획하려 한다. 이 책 한 권으로 모든것을 다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여행가이드북 중에서는 최고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나와 같은 여행다운 여행을 위한 모두에게 필히 이 책을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국내여행, #국내여행가이드북, #에이든국내여행가이드북, #에이든국내여행가이드북2022-2023개정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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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이정화 지음 / 달꽃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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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 서예가 인중 이정화

오랜만에 마음 푸근한 책을 손에 잡았다. 이 책은 젊은 서예가인 이정화씨의 에세이로 살면서 만난 소재를 이야기로 엮어낸 아름다운 글들이 가득하다. 계절별로 만나는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들을 먹으로 담아낸듯 구수한 느낌이다.

젊은 서예가인 이정화씨는 1991년생으로 7살 때 붓을 잡은 갓 서른의 청년 서예가로. 2010년부터 드라마 및 영화 서예 대필하기 시작해 방송으로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사의 찬미]의 타이틀을 맡았으며 MBC 드라마 [동이], [아랑사또전], [해를 품은 달], [구암허준], [기황후] 등 수 많은 작품에서 그녀의 붓글씨를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서예한마당 초대작가, 문경새재전국휘호대회 대상, 여초선생추모전국휘호대회 우수상, 반월문화제 및 전국 휘호대회 우수상, 부천휘호대회 우수상 등 그녀의 이력은 화려하다.


계절마다 만나는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제1장 봄' 으로 시작하여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만나는 5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기 만나는 계절마다 자연이 종이가 되고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붓과 먹이되는 구수함이 들어 있다. 읽으면서 느낀것인데 모든것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 같아 옛생각이 새록새록 솓아나기도 했다.

특히 겨울 눈밭을 보고 종이로 생각하여 글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동감이 갔다. 사실 눈밭을 보면 그냥 지나기 어려운 것이니까 말이다.



예술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졌을 때 '어린아이가 바라보는

맑은 마음'을 최우선으로 지키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일주일간 빛을 받고 아름다움을 내뿜었지만,

전시가 끝나면 내 방 한구석에서 먼지나 먹게 될 운명을 바라보는

것도, “쓰다가 망친 작품 있으면 나를 달라.”는 농담을 듣는 것도,

서예를 한다는 나만 보면 무작정 “좌우명 한 번만 그냥

대충 써서 달라."는 사람들의 말에 실없이 웃는 것도,

반강제적으로 작품을 가져가면서 “너무 고마우니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다 먹어라.”는 사람들의 말에 차라리 밥값을 돈으로

주었으면 싶은 괴로운 생각까지.

그런 생각이 하나 둘 손을 들고 일어나면 마음에 먼지가 쌓여서

'맑은 마음이 점점 탁해져

가는 것 같아 두려웠다.(P.150)

그녀가 적은 글들에는 묵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서예가가 어떻게 아름다운 글을 빗어내는지 신기할 정도다. 마치 한권의 시집을 읽는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서예가라기 보다는 수필가가 더 어울릴것 같은 문장력에 미소도 지어본다.

그녀가 적은 글들을 읽노라면 명쾌한 성격에 무척 소박한 예술가라는 느낌이 든다.

한 대목 대목마다 사실적인 묘사기법들이 실제 내가 그런 당사자인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마치 긴 산문의 시를 접한것 처럼. 그래서 읽음에 대한 친근감이 더 한지도 모른다.



꼭 그런 시간들, 그런 사람들이 있다.

썩은 가지를 닮은 시간과 손톱 같은 사람들,

아무리 예쁘게 꾸미고 가꾸더라도 결국에는 잘라내야 한다.

생을 다한 것들이기에, 하지만 그동안 고생스럽게

아니, 사실 고집스럽게 지켜왔기 때문에 놓기가 쉽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터질 듯해도 꼭 안고 있었다. (P.153)

남의 부탁에 뿌리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응대하는 모습은 정에 끌리듯 마치 건축가인 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다듬으며 열심히 사람을 만나고 계절을 즐기는 그녀에게 진심어린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부디 이 책이 단편이 아니라 1편이길 바란다. 다음에 2편의 포근함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 꼭 그럴수 있기를 바라며 인중에게 거는 기대만큼 독려와 박수를 보낸면서 벼루에 연적의 물을붓고, 천천히 먹을 가는 그녀의 모습을 그려본다.

물은 먹 덕분에, 먹은 물 덕분에, 서로의 색이 이토록 아름다웠음을 알게 되었다. 새하얀 붓은 먹빛을 담아, 달을닮은 종이 위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그들의 마음을 담아내었다. 덕분에 서로를 비춰볼 수 있음을 감사하며 잊지않기를, (P.163)



글자 한 자 한 자를 소중히 여기며,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오래토록 함께하고자 하는 그녀의 노력을 이해 할 것 같다.

모든 색을 합치면 먹의 색인 현색(현색)이 된다. 붓 끝으로 느끼는 진솔한 경험들을 아름다운 표현으로 나열한 열정에 그러지 못한 내 자신이 퇴색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마음 푸근한 글이 많아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내것만 생각하는 지극히 개인주의인 사람(내 주위에 만나는 우인 중에도 몇몇이 있다), 그리고 매일을 여유없이 무었엔가 쫒기는 듯한 삶을 살고 있는 친구에게도 권하고 싶다. 내일은 아내의 화장대 위에 이 책을 놓아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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