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 -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소박한 집밥 이야기
보현 스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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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어느듯 중반에 들어서 여름을 예고하는 더운 바람이 마스크 속으로도 느껴지는 5월의 후반부에 여름을 이길것 같은 시원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우연하게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의 서평단 모집을 한다는 내용을 만났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은 책이거니 하며 넘겼었다. 이틀이 지난 후 문득 밥을 먹다가 인터넷에서 본 기억을 되뇌이며 부랴부랴 인터넷을 뒤져 신청까지 하게 되었다.

사실 매일같이 사무실에서 시켜먹는 점심에서 탈피해 보고 싶은 충동감이 생겨서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있는 이곳에는 집밥같은 식당은 눈을 닦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으니 그냥 책으로 마음 삭이는 심경이으로 신청한것이다.



님이 만드는 집밥을 소개하는 책으로 "생활음식"에 분류되는 책이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글들이 양념처럼 곳곳에 베어 있어 보는 내내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아내가 이 책을 보더니 "이건 당신이 보는 책이 아니잖아요?" 라고 하며, 채소 가득한 요리법이 마음에 들어 '배을게 많은것 같다'고 한다. 어쩌면 나로서는 조리법 후면에 쓰여 있는 수양과 같은 에세이 글들이 더 크게 마음에 다가오는것을 느껴본다.

현 스님은 마흔일곱의 늦은 나이로 출가한, 경기도 남양주 용화미륵암의 주지스님이다. 수행과 더불어 만나는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며 맛있게 만드는 비법을 공유하면서 구독자 39만명이나 되는 유투버 스님이기도 하다. 스님들이 주로 먹는 채식의 음식은 물론 스님들이 먹지 않는 젖갈을 사용한 요리법을 소개하여 더 많은 구독자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자신의 일상(기도, 산행, 밭일, 요리)을 유투버에 올려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특별한 스님이다.

책의 레시피는 모두가 채소를 주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2~3인정도의 식사를 위한 맛깔스런 음식으로 모두가 유투브에서 인기 있는 요리로 소문난 부분들을 발췌하여 열거한 것으로 일반인들이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700회가 넘는 유투브 영상이 있다니... 놀랍다.

첫장부터 나오는 내용이 참으로 흥미롭다.

"참 고단한 삶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불리 먹고

땀 흘려 일하며,

힘들 땐

지금처럼 서로

의지하며,

오늘을 맛있게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살맛나는 하루 07 "아녕하세요 보현입니다!" 중에서 -

〈P.13 고된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에서〉

맛내기 비법으로 음식의 맛을 내는 첨가재료를 먼저 소개하고 있다. 된장, 간장, 고추장, 막장. 그리고 숙성됭 청(淸)을 소개한다. 매실청, 무조청

여기에 또 하나 추가되는 것. 감칠맛을 더하는 채수가 있다.



♣ 무침나물은 모두가 정갈하면서 자연스런 느낌이다. 사진에서 나타나는 먹음직한 이미지는 침샘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돌미나리초무침, 취나무무침, 냉이고추장초무침, 무말랭이무침, 마늘종무침, 깻잎도토리묵무침, 콩나물잡채. 특히 내가 좋아하는 마늘종무침은 당장 먹어봐야 직성이 풀릴것 같은 느낌이다.

쉽사리 구할 수 있는 주재료들이어서 그다지 부담감 없이 접할 수 있으며, 재료준비와 요리순서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앞에서 이야기 한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요리다.



〈살맛나는 하루〉라는 에세이에서 스님께서 계시는 "용화미륵암"의 사진을 보고 참으로 소박하시게 기거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볶음. 구이가 나온 2장에서는 감자반, 유부꽈리고추볶음, 햇고사리나물볶음, 그리고 질경이나물볶음이 소개된다. 모두가 건강하고 맛있는 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3장에 나오는 전. 튀김에 대한 요리법에는 스님께는 죄송한 생각이지만 옆에 소주 한 잔 곁들였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4장에서는 달달한 조림과 찜,

5장에서는 여러종류의 장아찌,

6장의 갖가지 김치,

7장의 국. 탕. 찌개

마지막 8장에서는 간식거리까지 아우르고 있다.

스님의 요리에는 매실청과 무조청이 많이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청이 들어간 음식을 그리 많이 접하지 않아서 그에 대한 맛을 단언하기는 어렵운점이 있지만, 냄새을 잡거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는 첨가인 만큼 그에 따른 맛 또한 다를것으로 보인다.



든 음식에서 스님의 소박함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도 어느 요리집에서도 뒤지지 않는 맛을 느끼게 한다.

여리 9단으로 불리우며 그에 따르는 원칙이 확실하다. "매 순간 식자재 본체가 필요로 하는 재료가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넣어주기만 하면 만족스러운 요리가 완성됩니다."

찹쌀가루 반죽을 만들었는데 너무 질면 반죽이 필요로 하는 만큼 찹쌀가루를 더 넣고, 반대로 너무 되면 반죽이 필요로 하는 만큼 물을 더 넣는다. 이렇게 지금 만들고 있는 음식을 잘 살피고 음식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면, 무슨 재료를 넣을지 어떻게 만들지 미리 생각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요리가 완성된다. 이 단순하고 명쾌한 요리 원칙에는 저자의 삶에 대한 철학 또한 담겨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하는 대신 오늘을 맛있게 살아낼 수 있습니다.”

랜만에 좋은 책을 만난 느낌이다. 책을 덮으면서도 잎맛이 돌고있는 느낌. 뭔가 출출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까끔한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의 요리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기에 언젠가는 먹어볼 때 이 책을 생각하면서 먹을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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