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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미실이라는 인물에 대한 시선을 돌리게 되고, 호기심을 유발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몇년 전 TV 드라마로 선덕여왕과 미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을 그 즈음이었던 듯 싶다.
그때 바로 이 책의 예전판이 출간되어 있었기도 해서, TV를 먼저 보다가 책을 읽을 기회를 만들기는 했지만, 쉽게 집중되지 않는 모호한 이유로 중도하차 했던 기억이 스물 떠오른다.
그 후로, 사극 열풍이고, 그 사극이 먼저가 되어 책이 출간되든, 책이 출간되어 그 후에 사극이 방영되든, 심하게 비약적 표현으로 이야기 하면 우후죽순격으로 무수히 많은 드라마 소재로 중복되는 내용을 다루는 것들도 있고...아무튼 많이 증가하는 추세인 듯 싶다. 그 과정에서 언제인가 부터 TV로 내용을 파악하는 것과 책의 내용이 완전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TV 내용보다 책에 더 집중이 잘 되어서, 책을 읽고 갈음하기도 하며 지냈던 거 같다.
최근, 거의 기억속에서 잊혀졌달까? 미실 이 책의 재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게다가 무삭제 라는 단어에 뜬금없다 할 정도의 개인적 호기심 불쑥 치밀어 유혹함에 무의식적으로 빠져들어 읽게 된 것이다.
미실~ 물론, TV의 내용으로 미루어 봤을 때, TV는 허구성이 많다 해도... 미실의 성격이나 기질...그 시대에서 드러냈던 한 여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느끼며 시청했던 듯 싶었다.
책 내용은 당연히 그 드라마 내용과 다를 것이라는 것은 예전 기억이 아무리 흐릿하게 지워져 떠올리기 힘들다 해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신라시대... 삼국시대... 그 시대의 지금의 중국 영토에서 유지되었던 중국의 나라들...
이 모든 것들이 현재라는 이 시대에서 거슬러 돌아보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일까?
아니면,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사극이나 책을 접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기도 했고, 현재 다른 시대로 촛점을 돌려서 역사적 사실을 고증해서 드라마나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해도, 여전히 그럼에도 조선시대나 근현세사 중심의 시대적 배경이 주제가 된 자료들을 접하기 쉬워서 일까? 신라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묻어나는 언어사용과 의,식,주...등이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미실 자체가 풍기는 성적 여성적 매력을 형언하기 힘들정도의 인물이어서일까?
그 시대에 결혼이라는 풍습이 단지 정치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근친간의 관계도 서로 속이고, 속고 하는 것을 자연스레 무마해주는 일이 흥해서일까?
아무튼 도처에 미실을 중심으로 맺어지는 권력을 가진 남성들 뿐 아니라 그 남성들과 다른 모습으로 연결고리로 엮여진 여성들의 질투 등등에서 오는 갈등을 풀어낸 모습들, 여러가지 배경들은 나라는 독자의 책으로의 집중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어 속도를 낼 수 없도록 만드는 느낌이었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묘사해서 일까? 곳곳에 묻어있는 섬세함과 소소한 것들에 대한 서정적 묘사는 돋보이는 듯 했다.
무삭제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예전 책보다 더 두꺼운 느낌이어서, 가히 읽고 끝페이지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느낌이기도 했다.
책을 덮은 느낌? 와~ 어찌 더 이상 섬세하고 자세하게 표현할 수 없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지 못한 스스로를 안타까움으로 일순간에 몰아넣기 충분하기도 했다.
머리속으로만 느꼈던 조선시대 이전의 역사에 대한 생경스러움을 분명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할 수 있겠고, 개인적으로 여성 작가님들의 시각으로 풀어낸 역사관련 소설이나 인문서를 접하는 기회 만드는 경험을 배제하려 의지적으로 노력하는데 혹시나 하는 기대로~ 선입견을 떨칠 수 있겠지 하는 설렘을 담아 읽기 시작했던 책. 나름의 기대를 많이 담아 펼쳐 들었던 책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하고 싶다.
책 읽는 내내 개인적 선입견과 편식을 하게 만드는 방해꾼을 제거하고, 그런 선입견을 떨치지 못했음 자체를 부인하고 싶었고, 그럴려고 애쓰고 씨름하고 노력하며 읽으려 했다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그렇지만.. 내게는 떨쳐버리기 쉽지 않은 선입견의 거대한 산맥으로 잔상으로 되어 식별 가능한 모습으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꿈쩍도 하지 않는 거대한 덩치의 방해꾼으로 역할을 톡톡히 한 거 같아서 또한 그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기에 속상하기도 했고, 짜증도 났다.
그럼에도 구태의연하고 식상한 또다른 생각이 슬쩍 꼬리를 물고 자리매김한다.
아~ 고려가 세워지지 않고, 신라가 영토확장을 해서 여왕들이 지배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계속 그런 생활방식으로 예전의 조선시대가 채워졌더라면
역사를 고증하거나 되돌려 볼때 만약이라는 단어에 생기와 의미를 붙여 비유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의문이 무의식과 친구하자고 들이대기 시작함을 인정하고 말았던 것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하는 뜬금없는 궁금증에 가슴이 갑자기 두근두근하며 설레기 시작한다. 여성으로서 하는 일 상관없이 한 시대를 풍미했달까? 한획을 그어 오랜 세월이 흐른 이즈음까지 기억되고, 흐릿한 역사서의 흔적으로 남을 수 있게 될 정도면 어떤 여인이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여성작가님들의 역사서보다는 비교적 여성작가님 특유의 필체에서 오는 완만함과 지루함 섬세함이 덜했음이 느껴져 다행스러웠다.
또한 예전 구판을 완독하지 못했어도...느낄 수 있었던 것이 있었다.
저자가 서두에 표현했던 대로, 무삭제여서 예전보다 일부분만 비교해 보더라도, 내용의 이어짐이나 여러가지 어색함을 줄이며 읽을 수 있었다 하겠다.
같은 책 다른 느낌으로 표현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합리화 하는 시도를 이 책에서는 굳이 하고 싶지 않다. 아니 그런 감정은 꾹꾹 눌러 담으려 노력할 것이다.
왜냐면, 서두에 언급한 대로, 조선시대 이전의 역사서를 통해서 그것도 인물적 배경을 중심으로 풀어낸 책을 접할 기회가 지금껏 빈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회가 되면 조선시대 이전의 인문서 느낌을 담고 있는 역사서가 아닌 소설적 비교적 허구가 많이 가미되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만날 기회 만들어 여러시대로의 여행 경험을 늘린 후에 다시금 이 책을 펼쳐보고, 미래 언젠가 전해지는 느낌을 확인한 후에 책에 대해 더 자세한 개인적 평가랄까? 공감이랄까? 풀어내고 싶은 소망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고 차곡 접어 넣으며... 책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만족하고 싶다.
지금 왈가왈부 하는 것은 한쪽으로 치우쳐진 왜곡된 시각으로 충분하지 않은 생각을 담아낼 어리석음을 범할지도 모르는 두려움 때문이리라~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