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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은 재밌어! - 올바른 언어 습관을 길러주는 책 ㅣ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9
정란희 지음, 에스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주인공 태성은 학교에서 언제나 늘 그렇듯이 친구들을 괴롭히고 친구들에게 예쁘지 않은 말을 쏟아내는 습관을 가진 아이다.
"왕재수, 꺼져! 야!, 바보, 밥맛없어, 멍충이.." (p.14)
이 정도는 약과이다.
당연히 이런 태성이를 친구들이 좋아할 리 없었고, 태성은 친구들의 곱지 않은 눈길이 한꺼번에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낼 뿐이었다. (p.15)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방구 앞의 게임기에 앉아서 나쁜 말을 하며 게임에 열중하는 태성이에게 아저씨가 옆에 계신 할머니께서 길을 물어보신다고 아느냐고 불러서 물어봤다. 태성은 "모른다고요. 내가 그딴 걸 어떻게 알아요?" 라고 말했다. 그 순간 게임이 엉망이 되서 몽땅 죽고 말았다. 당연히 예쁜말 할 태성이가 아니었고, 아저씨는 야단을 쳤다.
그때 할머니께서 오시면서 태성이를 알아보시는데, 바로 태성이 이모할머니셨다. 함께 집으로 온 후에 할머니께서는 거실에 앉아 계셨고, 엄마와 태성이의 주고 받는 말과 하는 행동을 보시게 된 것이다. 엄마도 계속 언성을 높이면서 짧게 끝나는 명령조의 말이었고, 태성도 무조건 싫어 몰라. 됐거든. 알았다고, 어쩌라고?~ 이런 말만 반복해서 내뱉을 뿐이었다. 할머니께서 계신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밤 늦게 까지 전쟁게임도 하고 게임하면서도 "야~, 죽어라. 다 죽어 버려! 시원하게 모두 죽어 버리라고." (p.26)
이런 모습을 보신 할머니께서 태성이를 부르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내가 널 지켜봤는데 나쁜 말을 많이 쓰더구나.
말은 그 사람의 냄새란다.
고운 말은 쓰면 향기가 나지만, 나쁜 말을 쓰면 나쁜 냄새가 나지."
(p.28)
제대로 듣지 않고 흘려 버렸던 태성이는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 공개 수업전에 교실 꾸미기를 하는 곳에 옆에 있다가 예전과 마찬가지로 나쁜 말을 하면서 방해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알지 못하고 태성이만 느끼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나쁜 말을 해서 입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걸까?
아냐, 아냐. 그럴 리 없어. 말도 안 돼." (p.35)
하지만, 태성이는 점점 더 말할 때마다 냄새가 지독히 나는 것을 느끼고, 결국 학교에서 말하는 횟수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온 태성이는 선물 받은 곰돌이를 보고
'고운 말을 쓰면 정말 향기가 날까? 한번 해 볼까?' 라고 생각하다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꾸며 했어요.
"곰돌아, 넌 정말 사랑스러운 내 친구야!"
얼른 말을 내뱉고는 눈을 감았어요.
그리고 몇 분을 기다렸어요. 하지만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어요.
"왜? 좋은 냄새가 안 나는데? 엉?"
........
"태성아, 네 말에 마음이 담기지 않아서 그런 것 같구나.
그래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꽃처럼 향기가 안 나는 거지.
시궁창에 가짜 꽃을 꽂아 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겠니?
태성이는 할머니의 말에 입만 헤벌리고 있었어요.
(pp..54~55)
공개수업일에 말에 대해서 선생님께서 이야기 해보자고 하셨고, 아이들이 태성에게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태성이는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울기 시작했다.
"태성아, 이제부터 고운 말을 쓰면 친구들과 얼마든지 다정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단다.
하나씩 바꿔 나가면 돼.
누구든 말실수를 할 수 있어.
나중에 고치느냐 안 고치느냐가 문제지.
말이란 늘 그런거란다.
늘 되새기고 조심해야 하는 것!"
할머니께서 말하셨다. (pp.68~69)
태성이는 학교에 가서 연주를 불러서 좋은 말을 하며 화해를 하려고 용기를 냈다.
연주는 받아 들여주고 이야기 했다.
"네 마음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네가 나쁜 말을 쓰니까 너랑 가까이 하기 어려워.
근데 요즘 네가 좀 달라진 것 같아서 나도 용기를 내 봤어.
넌 축구도 잘하니까 예전부터 너랑 친해지고 싶었거든."
(pp.74~75)
태성이는 변한 것이다.
아이들 동화책이라 얇고 읽기 부담 없을 정도의 내용이었지만, 강한 울림을 내포하고 있었다. 말을 함부로 해서도 안되고 상대에게 상처주고 아픔을 주는 말을 해서 안된다는....
역시 아이에게 올바로 이야기 해주는 역할은 할머님 몫이었다. 잠깐 생각을 해보았다. 점점 줄어드는 1가구 중심의 핵가족시대 그것도 모자라서 맞벌이로, 학원으로 가족 조차 제때 얼굴 보기 힘들고, 인성 교육에 힘쓰는 것이 아니고 얼굴 보면 학습과 공부 중심의 이야기 즉 지식이 중심인 머리로 하는 대화만이 존재하고 있는 실정의 요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분명 말은 하는데 대화가 없는 현실... 태성이네 가족도 특히 엄마는 공부 중심으로 아이의 생활을 체크하고 어조 자체도 언성만 높아지고, 나열식의 소위 잔소리로 흘러가는 말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었다.
할머님의 조용하면서도 아이의 맘을 파고 드는 한마디로 인해서 아이의 생각이 바뀌고 의지가 포함되어 변화라는 물결이 아이를 파고 들었던 것이다. 다 가구로 살아가는 것이 쉽진 않지만, 장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새삼스런 자극을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읽고 나서 생활 속으로 끌어 들여서 함께 이야기 하며 독후활동을 해보며 진정한 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을 법한 책... 또한 이론으로가 아닌 주인공 태성이 처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동기유발도 불러 일으켜 줄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아마 가르치지 않아도 나쁜말의 재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아이들이 재미있는 것은 나쁜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챌 수 있을 듯 싶었다. 그러길 바래본다. 모든 아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