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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기억속 이야기들의 흔적~
이것을 밖으로 꺼내서 다시 생각해 보고 그 추억에 젖고 곱씹어 보고 하는 행동들을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자체로 큰 축복이며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그 기억이 다시 들춰내서 후비기 싫은 뼈속 깊은 아픔에 새겨진 그 무엇일지라도 말이다.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도 기억에 관한 건강을 잃으면 하고 싶어도 간절히 원해도 이룰 수 없는 현실의 벽으로 다가오고, 이에 따르는 아픔이 더불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주어질 테니까~ 그 아픔은 기억속 아픔보다 더 크고 웅장해서 표현하기 힘들수도 있을 테니까~
그런면에서 이 책의 내용들이 차분해지고, 절절해지고, 가라앉는 마치 안개낀 흐릿한 날 아침을 맞아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주위 강변을 산책하며 느끼는 기분이 들었긴 했지만, 그럼에도 저자의 생각과 시선이 담긴 주인공들의 흔적을 따라 책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은 그렇게 무겁고 어둡지만은 않았다.
기억속 일과 추억을 끄집어 내서 생각할 수 있다는 자체로 큰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리라~
유치해보이는 일이겠으나 제목의 의미에 뜬금없는 호기심이 일고 소위 말하는 필이 꽃혔다.
어느새 검색을 하고 있는 나란 독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트 브레이크 : heartbreak 비통 』 이렇게 적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어서 시야에 들어오는 검색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레슬리 (Presley, Elvis Aron Presley) 가수, 영화배우 <하트브레이크 호텔>이라는 곡을 시작으로 로큰롤 음악의 우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렸다.』 라고 적혀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명한 엘비스프레슬리의 노래 제목과 책 제목이 일치하는 것이다.
생뚱맞고 유치찬란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지만, 유독 이 책의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떨칠 수 없었기에 검색을 시작했다.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아닌 거 같아서 접고, 책 여행을 계속 시작했다.
마지막을 준비하며 자살을 하고 싶어서 장소를 찾아보다 아내와 첫날밤을 지냈던 미국의 어느 작은 호텔을 찾게 된다.
이 외에도 몇명의 등장인물들이 존재하는데..~
각자 의지할 곳을 찾고 기대고 싶어하지만~
이 책엔 8개의 도시에서 일어난 에피소드가 주제가 된 이야기들이 마치 각각의 단편으로 존재하고 단편집을 읽는 느낌이 피어오르게 만드는 듯 했다.
각각의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저자의 시각은 철저하게 등장인물들에게 투영되며 전개되어 나가는 것이다. 어찌보면 상대를 사랑하고 싶은 맘을 가지고 있어 보이지만, 내면엔 철저하게 자신 스스로의 관점으로 각 개인을 위로해 달라고, 사랑해 달라고~ 애태우며 그런 사랑을 나눠 줄 상대를 약간은 이기적 관점이 느껴지는 그런 시각으로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막연함 속에 채워짐을 느꼈다.
나약한 존재이기에 다른 사람을 배려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궁극의 내면의 외로움과 고독 즉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고, 가족이나 지인은 그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는 관계속 사람들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느끼며 살고 있지만, 등장인물 역시 스스로 힘들기에 갈망하는 것들이 있기에 가까운 지인들보다 개인 스스로의 관점과 욕구에 충실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영화 인셉션』 을 보았던 그 느낌이 오롯이 전해짐을 부인할 수 없었다.
물론 내용이나 그 흐름이 시종일관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도 꿈에서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전개 방식인데, 이 책 내용도 마찬가지인 듯 싶었기 때문이다.
chew-x 라는 알약을 삼키게 되면 혹은 인셉션처럼 드림머신을 타게 되어 (본인은 약을 먹고 죽는다고 생각을 ㅎ고 있지만 실제로는) 잠든 상태와 비슷하게 되고, 무의식에 존재하는 기억을 더듬어서 예전에 가장 좋고, 아름답다 느꼈던 그 상황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듯 이동시켜 버린다.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 라는 말을 인위적으로 옮겨와서 적용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이 상황 역시 죽음은 아니지만, 현실도 아닌 말 그대로 꿈속에서 생각했던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상현실이라 할까? 아무튼 현재의 지금 이시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과 그 일어나는 꿈속의 실현되는 이미지조차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려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현실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뭔가 도피할 수 있는 그런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싫어하는 인간의 욕심을 투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면서도 현실이 아닌 것을 모른 척 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성인이 되면 현실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고, 하기 싫어도 의무적으로 당위성을 담아서 꼭 해야 하는 상황과 일이 많은 것은 사실 아니겠는가? - 꿈을 통해서 자신의 무의식 기억을 드러냄으로써 인간 본연의 나약함을 표현하려고 했던 걸까? 막연함을 담아보기도 하면서 책 읽기를 이어갔다.)
심리나 내면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지내오는 동안, 눈에 띄는 작가들이 있었다.
바로 『프로이트』나 『융』 이 두 거장인 것이다.
나름 관련된 정보도 찾아보고, 두 작가의 기본 학설에 대해서 몇차례 들어본 적이 기억난다.
물론 이 두 거성의 학설의 깊이와 양이 방대해서 나란 독자가 알게 된 것은 『수박 겉핥기』 라는 말도 있듯이, 수박의 두꺼운 껍질을 자르고, 나눠서 속의 부분을 먹을 수 있고, 느끼고, 볼 수 있는 것처럼 꿈이라는 아주 큰 테두리의 의미에 겨우 접근했을 정도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분명 한국작가의 소설임에도 왠지 한국작가의 필체나 분위기 같지 않았고, 몽환적인 앞에서 계속 언급했던 인셉션처럼 그런 느낌의 내용도 아니었고, 푹 젖고 설렐 수 있는 로맨스를 다루고 있어서 빠져들 수 있는 그런 느낌도 아니긴 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들을 꿈에서 이룰 수 있다고들 한다. 모든 관점들이 그러하듯 이런 면에서도 장 。 단점은 존재하는 듯 했다. 자신이 원하는 그 시기로 돌아갈 수 있는 알약의 도움을 받아 가능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아니기에 현실도피라는 잣대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면 꿈이라는 자체 속에서 상상하고 만들어 내고 이룰 수 있는 대리만족적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꼭 나쁘다고만 말할 수 없다 하고 싶다.
8가지 이야기에서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곳은 샌프란시스코, 도쿄 등 서로 위치나 등등 연관짓기 쉽지 않은 거리로 떨어진 유사성으로 묶기 쉽지 않은 그런 곳이 등장할 정도로 광범위 해 보였다.
이렇게 현재에서 과거로, 광활한 도시들을 옮겨 다니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의 시각에는 공통적인 장소가 있었다. 예전의 기억속과 다른 간판으로 자리하고 있는 『하트 브레이크 호텔』 이곳이 바로 그 도시마다의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장소였던 것이다.
물론, 현실을 떠나서 시공간적으로 넓게 이야기를 펼치고, 등장인물들의 갈망함과 소원함들의 규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각각 뻗어나가는 여러가지의 시선들 그대로 존재하게 하고 마무리 했다면 다른 단편소설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산만한 내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한 곳의 공통적 장소를 등장시킴으로 개인으로 존재하고 싶어하는 강함으로 위장한 인간 내면의 모습에는 지인들과 관계 맺고 싶어하고,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려 하고, 공통적 소재를 공유하며 나누고 싶은 본연의 욕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사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막연히 담게 되었다.
그렇기에 산만할 수 있고, 가라앉을 수 있어 보이는 각 이야기들을 결국 하나로 모아서 중심적 이야기를 끌어내고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관점에 시시비비를 논하기 전에 내게 전해진 느낌은 이런 모습이었음을 적는 것이다. 매번 그러하지만, 이런 관점이 저자의 표현하고자 하는 관점을 올바로 이해하고 공감했다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삶의 과정에서 좋은 일만 생기는 것도 아니고, 우여곡절이라 일컬어질 만큼 변화무쌍한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순리대로 살아가는 여러가지 모양일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속에서 사랑의 존재 여부도 논하면서 사랑을 먼저 하는지? 사랑을 받는지? 우선순위도 따져 보기도 하면서 사랑 존재를 아예 부인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의 저자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럼에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마무리 하고 있다.
아무리 개인이 홀로 살고 싶다 해도, 외롭고 고독함을 담고 있는 존재라 해도 결국에는 여러과정을 거친다 해도, 함께 공유해야 할 수 밖에 없고, 사랑을 부인하며 살 수도 없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하는 그런 시각적 울림을 새기게 되었다.
결국, 기억속 아름다운 시간,공간이 존재했던 그 시점으로 되돌아간다 해도 가능하지 않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 제자리로 돌아와서 사랑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현재에 충실한 삶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현실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과 가치 또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곁들여졌다.
(아무리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장소로 갔지만, 결국 현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아니 당연히 현실에 돌아와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어제가 줄 수 없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 충실하는 것은 적어도 현실과 타협해서 그저그렇게 삶을 꾸려가는 것이 아닌 개인만의 최선을 가득 차고 넘치게 담아서 만들어 내야하는 그렇게 만드어 가는 그렇게 만들어진, 또 다른 과거속 아름다운 기억이 아닐까 싶기에 말이다.
여성작가의 관점에서 씌어진 소설이긴 하지만, 다른 여느 여성작가들의 섬세함과 늘어짐, 완만함등과 긴 호흡으로 인해 지루할 수 있을지 모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과 같은 느낌이 아니었기에
색다른 느낌을 전해 받았다.
물론 섬세하고 감수성이 전혀 내재되어 있지 않다 말하는 것은 아니고, 굳이 비교를 한다면 그런 느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오히려 섬세함과 감수성적 흐름속에 묻어나는 약간의 규모 큰 SF 적 느낌의, 몽환적 느낌의 안개길을 걷는 느낌의 그런 중성적 느낌이 더 강하게 묻어나는 듯 해서 놀라웠고 새로운 느낌이었고, 감탄했으니까 말이다. 이런 면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하고 싶었음도 꼬리를 물고 스물 피어오른다.
"꿈 속에서, 나의 뇌 속에서,
또 다른 우주 속에서,
정신을 잃지 않고 견딜 수 있는 방법은
강력한 약물도, 정교한 드림머신도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p349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되는 도서를 읽고 나서
개인의 느낌과 주관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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