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강릉의 어느 카페에서 여행 중 읽은 책 <리얼:하다>, 

내 멋대로 간 나 홀로 여행 중 읽기에 적절했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난 혼자서 시간을 보낸 적이 그리 많지 않다.

늘 누군가와 함께였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늘 주변엔 가족이나 친구들, 아는 사람들, 직장 동료들 등이 있었다.

여행을 가도 혼자 여행이 좋아하면서도, 무슨 이유 때문인지 혼자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반대로 그 흔한 MT나 OT 한번 가는데도 애를 먹었고, 아르바이트하면서 학교 다니느라 바빠서 여행을 못 갔고, 사회 나와서는 직장인일 때는 시간이 부족했고, 백수일 때는 돈이 부족했다.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나는 여행을 피해왔다. 그냥 혼자 어딘가 가는 게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영화제를 핑계로 나 홀로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나는 마음속이 텅 빈 상태였다.

혼자 어디론가 가지 않으면 다년간 쌓여온 뭔가가 펑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과도 마주치지 않을 날짜를 골라서 갔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싶었다.


많이 가지 않는 여행이지만, 여행 때는 나도 모르게 책 하나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 챙겨간 책은 조승연 작가의 <리얼:하다>.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가게 된 나 홀로 여행에 어울릴 것 같은 책이었다.

무엇보다 "가식적이지 않고, 당당해서 행복한 뉴요커 라이프 에세이", "내 멋대로 사는 삶 속에서 진짜 행복을 발견하다"같은 문구가 한눈에 쏙 들어왔다.

나 자신이 없어져 버릴 것 같아서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더 눈에 들어오는 책이었달까.

지금까지 내 맘대로, 나 편한 대로 살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늘 타인의 상황과 눈치를 봤고, 누군가와 함께, 특히 낯선 누군가와 함께라면 분위기를 살피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때론 간만의 약속이라 무리해서 나가기도 했고,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타인의 상황만을 우선시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내 템포대로, 내 맘대로 하는 여행 속에서 온전히 나 자신에게 몰두하고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더 충만하게 만들어줬던 책, <리얼:하다>.


조승연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이미지는 뇌섹남, 프렌치 시크가 잘 어울리는 사람, 7개국어가 가능한 재원, 비밀 독서단, 책과 문화,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언젠가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 론칭 관련 토크를 했을 때, 얼마나 재치 있게 이야기를 했었는지 그 입담에 반했었던 기억이 있다.

주로 JTBC와 TVN의 TV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하시던 이분의 고향이 강원도일 줄이야.

강릉 여행을 하면서 이 책을 읽은 게 거의 운명적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정상회담, 비밀 독서단에서 진행하실 때 열심히 TV프로그램을 봤던 기억이 있다.

삶이 리얼해서 행복하다니, 뉴요커는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인 걸까?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정말 많고, 앞으로도 계속 제작될 것이다.

볼 때마다 새롭고 다채로운 곳이기도 하고, 페이스북 이웃 중 뉴욕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하고 오신 분이 있기에 더욱 궁금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웃분이 경험하고 온 뉴욕의 공간, 코워킹 스페이스는 참 신선했었는지 국내에도 빨리 도입하고 싶다고 하셨던 것 같다. 현재는 강연을 하시면서 바쁘게 지내고 계신데, 원하시던 바를 잘 이루고 계신 거 같다.

질리지도 않고 모두 예찬하는 뉴욕만의 매력은 과연 뭘까?

그리고 그곳에서 사는 뉴요커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리얼:하다>.




고전부터 최근까지, 뉴욕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들.

여기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중에 뉴욕이 배경이 아닌 영화를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뉴욕은 영화 속에서 단골 소재로 다뤄졌다.



굉장히 합리적이면서도, 다양함을 인정하는 곳.

그렇기에 내 맘대로 할 수 있지만, 상대방도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하는 곳.

뉴욕에 대해서 가장 표현한 문장은 아마도 프롤로그에 있었던 이 문장이 아닐까 싶다.

런던은 만족하고 있다.

파리는 자포자기한다.

뉴욕은 계속 희망한다.

도로시 파커


아름다운 진창, 한 번쯤 빠져서 굴러보고 싶은 공간이지 않은가.



체면이나 가식 없이, 오로지 자신이 지닌 능력과 돈으로 모든 게 결정되는 공간.

그냥 늘어놓고 보면, 삭막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능력이 있으면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실질적으로 무엇을 하고, 할 수 있는지를 빠르게 판단 가능하기에, 불필요하거나 복잡한 절차는 간소화할 수 있어서, 일하는데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일 하나 작성하는데도 예의를 챙겨야 하는 국내의 상황과는 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직종에 따라서 많이 다르겠지만)



그 사람이 지닌 능력이 가장 중요한 장소.


세계 각지의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이 공존하다 보니, 그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서 창의성이 폭발하기도 한다.

예술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예술이라는 인식이 당연하다.

국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듯이, 예술과 돈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상업성을 추구하는 예술은 변질된 것이라는 건 이젠 예전 사고방식.



예술과 상업성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살인적인 물가와 집값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뉴욕으로 모인다.

왜일까? 바로 여기서 지금 고생을 하고 있어도 언젠가 벗어날 수 있으리란 희망 때문이다.

수많은 이민자들이 이곳에서 와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바로 희망과 꿈이 가득한 공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희망과 꿈이 없는 우리나라 사회와 대조적인 공간 뉴욕. 

미래에 대한 기대가 현실의 어려움을 잊게 한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 곳 뉴욕.

나이도, 인종도, 성별도, 출신도 상관없이 새 출발이 가능한다는 건 중요하다.

그렇기에 뉴욕은 늘 역동적이다.

우리 사회가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이기에 사람들은 쉽게 도전하기를 꺼린다.

책을 읽으면서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개인이 도전을 하고 실패했을 때 재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제도와 정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함이 느껴진다.



늘 새로운 도전이 언제든지 가능한 공간 뉴욕.


이 책의 백미는 바로 마지막 장의 이 문장이었다.

지나치게 타인의 상황만 살피며, 신경 써 오면서 받았던 수많은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문장이었다.


뉴요커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를 인정하기 때문에 수많은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좋은 것이 서로 다르다.

굳이 타인의 호불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다르다는 것만 인정하면 된다.

내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

리얼:하다 - 조승연 P191


굳이 왜 그랬을까. 혼자 여행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결론.

앞으로는 철저하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 자신을 최선으로 한 선택을 하려 한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걸 존중해주는 것. 그것이 다양성이 아닐까?


강릉 여행 중 읽은 강원도 출신 작가의 책인 <리얼:하다>가 날 자유롭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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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간 - 부와 권력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의 보이지 않는 공포가 온다
해나 프라이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도 알고리즘도 완벽하지 않다.

언젠가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과학이나 로봇이 주제였을 때 들은 강연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전화번호 등등 온갖 개인 정보로 정부가 사람들을 감시한다며, 그 감시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줬었는데, 흥미진진했다.

당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와 영화 스노든에 대한 이슈가 좀 화제였고,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이 화제였다.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하자, 인공지능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다.

관련 영화들과 드라마들이 점차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정부가 닥치는 대로 수집한 정보로 국민을 감시한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한 NSA와 CIA 정보 분석 원인 에드워드 스노든


다들 인지하고 있지만, 자신이 그 대상이 되어 불이익을 당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별생각이 없다.

개인 정보보호의 중요성과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리기 마련이다. 강연을 들을 당시에도 사용하지 않을 때, 핸드폰 자체를 아예 꺼놓아야 하며, 위치 추적 기능의 위협성에 대해서도 열심히 알려줬었다. 수많은 팁을 알려줬었고, 영화를 보면서 놀랐던 상황은 그때뿐이었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나 어느 여자의 전쟁을 보시라, 국가가 어떻게 당신을 집요하게 추적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SNS가 피드를 조작하면서, 보고 싶은 정보만 볼 수 있게 바꿔놓는다던가.

유명 포털 사이트가 검색어를 실은 조작한다던가, 쇼핑 큐레이션도 실은 모아놨던 빅 데이터를 통해서 치밀하게 분석한 뒤 사고 싶은 상품을 보여준다던가.

점차적으로 사람들이 직접 사고한다기보단, 그걸 조작한다는 걸 우리는 너무 잘 안다.

하지만 그냥 귀차니즘에 사소한 선택조차 인공지능에게 맞기는 현재, 괜찮을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근처에 흔하디흔하게 존재하고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대해서 자세히 훑어보면서 과연 인간은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 <안녕, 인간>.

미래는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안녕, 인간 - 프롤로그

  


뼈 있는 책의 소개. 귀차니즘에 인공지능에게 선택을 그냥 맡겼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책은 크게 7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으며, 인간은 알고리즘의 판단은 어디서 어디까지 신뢰해야 하는지,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의문을 가져야 하는지를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다.

알고리즘은 무엇인지, 우리가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과 불이익은 무엇인지 알려주는데, 자세히 읽다 보면 분명히 모르는 부분 아닌데도 소름 끼치는 부분들이 많다.

알고리즘의 데이터는 그러면 확고한 것인지, 인간의 실생활인(재판, 건강, 교통, 치안, 예술 등)과 함께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어떤 문제가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인간의 자신의 실수보다 알고리즘의 실수에 관대하지 않다.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알고리즘을 신봉해서도 안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 속의 기술들이 발달된 근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문제들을 그린 넷플릭스의 드라마 블랙 미러를 보자. 매회 멘틀 붕괴의 연속인 시나리오와 소재지만, 공감 가는 이유는 정말 가까운 미래에 가능한 이야기거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다룬 드라마라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시즌 3의 추락이라는 에피소드를 보면, 현재 중국에 2020년까지 완성해서 도입될 예정의 시스템인 "사회 신용시스템"과 다를 바 없으며, 실제 SNS 팔로워가 많거나 파워유저에게 많은 권한과 혜택이 생기는 걸 보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신용점수에 따라갈 곳이 제한되고, CCTV의 얼굴인식 기능이나 스마트폰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해서 실시간으로 점수가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등, 실로 대단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근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를 보면,

다가올 미래와 현재의 문제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업에서는 얻은 개인 정보와 데이터로 소비자의 취향과 성향을 분석하여, 살 물건들의 정보를 예측해서 제시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데이터의 결과는 심각하게 개인 정보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고, 숨기고 싶은 비밀을 드러나게 하기도 한다. SNS의 심각한 개인 정보 유출과 그 정보가 어디에 쓰이게 될지 우리는 잘 모른다.

하지만, 정보의 무차별적 노출에 한 번쯤 차분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빅데이터는 어떻게 이용되고 활용되고 있는 것인가. 기업들의 쇼핑 큐레이션과 쿠폰들을 살펴보면 교묘하게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알고리즘이 인간을 심판한다면, 그 데이터에는 오류가 없을까?

인간은 매우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에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범죄를 예언자들의 꿈을 통해서 막으려고 했던 톰 크루즈가 결국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데몰리션 맨에서 범죄자와 형사 둘에게 어떤 교육을 냉동 중에 받게 되는지, 알고리즘에 의한 오류와 사건 사거로 결국 생기기된 문제다.

  


알고리즘이 재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마이너리티 리포트, 데몰리션 맨 등등, 알고리즘을 실행하면서 뭔가 오차나 실수가 생길 수도 있다.


자율 주행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모놀리스. 안전할 거라던 인공지능 자동차는 최고의 공포를 선사한다.

결국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은 사용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건 인간이기 때문에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인간이 알고리즘은 사용하는 권력자나 사회에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더 잘 알아야 한다.

무지의 상황에서는 저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했던 영화 모놀리스.


 


자동운행 주행이 과연 안전한 걸일까를 보여준 모놀리스


책을 읽으면서, 근래 나왔던 영화들을 보면, 과연 인공지능이 못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사랑조차 시스템적으로 진화하면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고, 때로는 나보다 더 나를 잘 알아주고, 공감하고 반응해주는 시스템의 그녀.

자꾸만 인간의 한계가 느껴진다.

물론 아직까진 창조적인 영역이나 복잡한 인간 자체를 따라갈 수 없는 게 바로 인공지능이긴 하다.

새로운 시대는 계속해서 성큼 다가오고, 인간이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그냥 모르는 채 착취당하거나 무기력하게 지배당할 것인지. 아니면, 알고리즘의 취약점을 잘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하며 위기를 넘길 것인가.

이미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는 만큼, 알고리즘을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특히 챕터 2와 4번은 흥미진진하게 읽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실은 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보시라고 더 추천해드리고 싶지만, 일단 책 리뷰니까...)




도대체 인공지능이 못하는 게 무엇인가.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사랑을 하기도 하고, 나보다 더 나를 잘 알고 분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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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있는 공간 - 새로운 세대가 리테일 비즈니스를 바꾼다!
정창윤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용산 아이파크몰의 4층에 있는 공간들을 둘러보며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과 만날 때 대충 어디서 시간을 보낼까를 미리 생각하고 약속을 전하는 편이다.

대충 그날 뭔가 하고 근처 맛집이나 카페를 대략적으로 알아봐야 마음이 놓인다. 최근엔 딱히 미리 정하지 않아도 근처 맛집으로 검색을 바로 하면 정보가 뜨기 때문에 수월하긴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미리 알리 알아보고 정하는 편이다. 대다수가 빅데이터를 이용한 맛집 어플을 이용하거나, 검색 찬스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SNS에서 카페의 분위기와 메뉴가 어떤지 찍은 사진들을 보고 확인하는 편이다.

궁금한 전시나 공연도 실은 SNS 후기를 보고 갈지 말지를 결정하곤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SNS에 핫하게 올리는 공간이나 전시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늘 SNS에서 정보를 찾아 검색하고 뜨는 장소에 가보면서도 궁금했다.

뜨는 공간은 왜 뜨는지, 그런 공간에 몰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구체적이면서도 쉽게 정리해준 책인 <컨셉 있는 공간>.

이제 공간은 그냥 단순히 한가지 역할만 하지 않는다.

책방과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읽거나 사는 공간이 아닌, 취향을 공유하고 강연을 하는 공간이 되었다.

쇼핑공간은 이제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테리어된 공간을 보고 체험하거나 식사를 즐기는 공간이 되었다.

공간은 결국 새로움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가 되었다.

궁극적으로 왜 그런 변화를 가져왔는가? 아래의 문장이 모든 걸 설명해준다.

도시의 설계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욕망에 따라 바뀝니다.

그러므로 그 욕망의 수준과 변화를 알아야 합니다.

컨셉 있는 공간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공간을 알려면,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의 욕망을 먼저 알아야 한다.


주요 소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특징.

공간에 머물 주된 소비자 계층이 어떤 사람이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파악한 뒤 어떤 공간을 설계할 것인지, 왜 그 공간이 뜨는지 알아낼 수 있다.

90년생이 온다처럼 현재 주된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취향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떻게 그런 취향을 선호하게 되었는지.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경험하는 세대들의 취향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발 앞서 파악해야 한다.


더 이상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시대가 되었다.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공간과 모임을 찾는다.

취미생활을 통해서 전혀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한 다음 단계는?

컨셉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디자인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나이키의 경쟁상대를 게임기인 위로 선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브랜드의 컨셉 설정을 보면 꽤나 흥미롭다.

실외에서 운동하는 젊은 세대가 타깃층인 나이키가 실내에서 스포츠를 게임으로 즐기는 위와 경쟁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컨셉이 달라질까?



온라인에서만 팔던 시대는 이제 끝, 오프라인의 공간인 팝업 스토어에도 신경 쓰고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공간 큐레이팅이 필요한 시대

한때는 온라인에서만 물건을 파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요즘은 오프라인과 함께 한다.

오프라인에서 크게 팝업 쇼 행사를 하는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행사와 함께 디저트 쇼도 함께 연다던가, 디자인 마켓이나 전시회를 하면서 오래된 제과점의 팝업 마켓을 열기도 한다. (미술 전시와 이성당, 서울 국제 도서 전시와 성심당)


띵굴 시장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본 띵굴 시장은 이번 해에 가구&인테리어 쇼에서 처음 본 곳이었는데, 전시회의 다른 곳에 갔다가 지쳐서 오래 둘러보진 못했다. 하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구경하고 있어서 궁금했다.

전시회에서 보고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때론 백화점 팝업 스토어로 입점해있기도 해서 찬찬히 둘러볼 수도 있었다. 띵굴 시장이라는 이름 자체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그곳에 입점한 브랜드들 모두 신뢰감이 간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인 소비자 가격으로 봤을 때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인데도 그런 행사장에서 선뜻 구입하고 완판되는 것은 소비자가 믿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리테일의 핵심은 무엇일까 먼저 예측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공간의 컨셉은 최우선으로 무엇을 신경 써야 할까.

미세먼지와 환경 오염으로 인해서 실외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더 이상 날씨가 실내와 실외 활동을 결정짓는 요소가 아니다.

미세먼지의 좋고 나쁨이 결정짓는 요소이고, 사람들은 깨끗한 공기와 하늘, 오염되지 않은 물.

즉, 환경친화적인 요소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계속해서 살아남는 공간을 만들려면, 지속적인 욕망의 변화와 환경적 요소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



 

뜨는 공간들은 어떤 곳일까? 그곳들의 핵심을 집어준다.

책을 읽으면서, 뜨는 공간은 왜 뜨는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공간에 대한 책을 이 책 포함 3권(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도쿄의 디테일) 가량 읽었는데, 앞으로 창업을 하실 분이건, 내 공간을 인테리어할 상황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굳이 창업이 아니어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 대해서 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쓴 책이라서 그냥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다. SNS에 뜨는 장소나 카페는 과연 무엇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지,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졌는지 항상 궁금했었기에 더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컨셉 있는 공간에서 찍어봤다. 아이파크몰 4층 루시카토, 인천 구월동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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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피 한 방울로 200여 가지의 질병의 검사를 알 수 있다는 혁신적인 기계를 개발한 

젊은 CEO 엘리자베스 홈즈의 대 사기 행각을 폭로한 기획 기사를 묶은 책.


4차 산업의 대혁명기 과도기의 상황에서 더 빠르게 혁신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과 창업은 어쩌면 필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량실업 사태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의 틈새시장 사이를 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창업 전선에 서고 있다. 가장 많은 기술혁신의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도전해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그 중심에 의학 분야의 혁신이라 불리었던 테라노스의 CEO인 엘리자베스 홈즈가 있었다.

아무리 뉴스나 언론에 관심이 없어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집에서 직접 피 한 방울만 뽑으면

수백 가지 건강 검사를 할 수 있다.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캐치프레이즈


테라노스의 대 사기극을 폭로한 월스트리트의 기자 존 캐리루. 

테라노스의 CEO 엘리자베스 홈즈와 에디슨 키트


전직 테라노스 직원 60을 포함한 150명이 넘는 사람과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책인 만큼, 굉장히 사실적이다. 처음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건조한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5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어떻게 다 읽을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고민과 달리 꽤나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엘리자베스 홈즈가 어떤 환경 속에서 자라왔는지부터 시작해서 흥미진진하게 시작했던 책은 왠지 모르게 그 언젠가 내가 했던 직장생활을 떠올리게 했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겪었던 최악의 직장들보다 더 끔찍한 테라노스의 상황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스타트 업이 망하는 지름길에 대해서 안내하는 책이기도, 스타트 업이 어떻게 사기를 제대로 치는가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기사화 인터뷰를 엮어서 만든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의 범죄 스릴러를 읽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2015년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젊고 부유한 자수성가한 여성 사업가로 선정된 엘리자베스 홈즈. 스타워즈의 명대사를 이런 데다가 쓰지 말란 말이다.(진심으로 분노)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정부기관에서 고위 간부직을 맡은 아버지와 의회에서 일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집안에서 남보다 좋은 기회를 접하기 쉬웠던 환경에서 자랐던 엘리자베스 홈즈.

19살에 스탠포드 대학을 중퇴하고, 팔로알토에 리얼타임 큐어를 설립해서 테라노스로 개명하기까지 그녀의 이상과 카리스마는 많은 인재들을 감명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스티브 잡스를 맹목적으로 신봉해서, 그를 따라서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고, 금발로 염색하고 낮은 바리톤 목소리로 공식 석상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를 좋아했기에, 애플에서 일하던 제품 디자이너와 주요 인사들도 영입하기도 했다.

그들 뿐인가, 그녀의 카리스마와 혁신적인 이상에 끌린 각 분야의 유명한 인재들이 그녀와 함께 일하고 싶어 했고, 함께 일했다.


하지만, 이들의 대다수는 빠른 속도로 퇴사하거나, 해고되었다.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각 부서 간에 정보는 절대 공유하지 않았고, 정보는 차단되었다.

필요한 정보를 요청해도, 거절당하고 제외되고 배척당하는 건 일상.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야근과 주말 근무를 당연시하며 회사에 헌신하기를 바라는 태도.

도가 지나친 신비주의와 비밀주의는 직원들의 반발과 의구심만 키우기 마련이다.


의심과 거짓말이 만연한 기업 내 문화. 직원들은 대다수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다.


무엇보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비전을 고집하는 CEO의 독선과 CEO의 애인이 모든 의사결정과 조언을 도맡아서 한다면? 직원들의 직언과 염려에도 불구하고, 의구심만 키우면서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 직원들과 상대에게 하는 보복적 행태들은 참 보기가 힘들었다.

화풀이성 해고와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 비난과 공격, 나는 언제든지 널 해고할 수 있다는 태도는 CEO의 이상과 비전, 카리스마에 이끌려서 온 직원들의 사기와 의지를 떨어뜨렸다.

그 결과 유능한 인재는 재빠르게 퇴사를 결정하지만, 그 퇴사 과정에서 생기는 충돌과 스트레스가 너무나 심했고.

무능하고 아부를 잘하는 직원들만이 살아남고, 직원들끼리 감시 보고하는 행태는 사내 기업문화를 악화시켰다.

정말인지 읽고 있노라면, 망하는 스타트업의 지름길을 보는 기분이지만, 세상에 이 대 사기극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수많은 환자들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왔으리라.


퇴사를 해도 누가 왜 퇴사되는지 전혀 알 수 없고 직원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를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엘리자베스


퇴사하는 직원의 직언, 스트레스와 소외감에 자살하는 직원에 대한 회사의 냉랭한 태도


테라노스에서 일하면 점차적으로 인류애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선의의 조언을 듣지 않고,

절차나 원칙은 무시하기 시작했다.

홈즈의 야망은 탐욕스러웠고 간섭을 용납하지 않았다.


배드 블러드


이런 회사에서 근무했던 기억이 꽤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 같다.

생각해보라, 인류의 질병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기업에 입사했는데, 알고 보니 기계는 오작동되기 일쑤고 검사 결과는 거짓으로 만든 데이터들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문제점을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직원은 배제당하고 해고되고, 거짓말이 만연한 기업문화.

무엇보다 전문가도 그 무엇도 아닌 남자친구가 자문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회사에서 그 누가 버틸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질병 치료를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미칠 수도 있는 커다란 재앙이다.

처음부터 그녀의 비전이 선했을지라도, 주변 환경이 그녀를 변하게 했으리라.

스타트업을 시작하려고 하거나, 스타트업을 이미 진행하고 계신 분들이 꼭 읽어보셔야 할 필독서 같은 책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사이코패스 하나가 눈 깜짝하지 않고, 인류에 큰 재앙을 끼칠 수 있는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범죄스릴러물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끈질기게 추적하여 폭로한 결과 에디슨이 실제로 250가지가 아닌 16가지 질병만 검사할 수 있다고 밝혀지고 그녀의 기업가치는 순식간에 제로가 된다. 미국 최고의 메디컬 기업이자, 기업가치 90억 달러 가치의 유니콘 기업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던 테라노스의 대대적인 추락이었다.


이미 올해 3월에 HBO에서 <The Inventor: Out for Blood in Silicon Valley>로 선보인 다큐멘터리가 있으며,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 예정이다. 감독은 바이스와 빅 쇼트로 국내에 알려진 아담 멕케이, 엘리자베스 홈즈역에는 이미 조이에서 젊은 CEO 역을 한 바 있는 젊은 연기파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캐스팅되었다고 하니 몹시 기대된다.



실리콘 밸리에서 혁신을 선보이려 했던 발명가는 실은 사기꾼이었다.

그녀와 20살 차이 나는 인도계 남자친구 라메쉬 발와니.


바이스와 빅 쇼트로 알려진 아담 멕케이 감독과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영화가 각본 작업 중이다. (엘리자베스 홈즈와 꽤 비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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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답답할 때 자주 가는 인근 해안 공원 앞 커플 그네 뒤에서

​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있다.

태어난 집과 장소, 친구들과 어린 시절 놀던 장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데이트했던 장소와 공간, 공부하면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장소, 아르바이트를 했던 장소 등등, 공간에 대한 기억을 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웬일인지 우리는 기록할 때 그때의 기분에 대해서는 잘 적지만, 공간의 느낌에 대해서는 잘 기록하지 않는다.

그날 먹은 것과 만난 사람과 무언가를 했다가 기록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물론 최근엔, SNS가 활발하기에 공간의 기억도 남기기는 하지만, 말로 공간이 어떤 느낌이었다고 적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에 꽤나 낭만적인 에세이로 다가온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알쓸신잡 시즌 2에 나와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던 유현석 교수는 

이미 2편의 인문학 책을 쓴 바 있다.

​


제목만 보면, 건축과 별자리가 무슨 상관인 것인가 의문이 드는 에세이집이었다.

목차를 읽어보고는 단번에 이해가 갔다.

크게 나를 만드는 공간들 (유년시절, 청년 시절)과 보물 찾기(내겐 너무 특별한 도시의 요소들,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혼자 있기 좋은 도시의 시공간, 일하는 도시의 시공간)로 나누어져 있는 책은 결국 유현준 교수가 공유하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있는 공간의 리스트다.



시간을 보낸 공간도 그 사람을 만든다.

이 책은 나를 만든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입니까 - 유현준



​책 속에서 비슷한 기억의 공감이 살짝 느껴진다. 

비슷한 지역과 시간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매우 멋진 일이다.

​


나를 만드는 공간들을 읽으면서, 비슷한 지역과 세대였던 사람들은 아마 더 큰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유년시절의 공간들은 대다수 향수를 자극하는 기억의 회상들의 공간 리스트였다면, 청년 시절의 공간들은 서서히 공간의 취향이 드러나는 느낌이다.

공간의 의미와 느낌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분위기의 에세이들이 가득하다.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기 위한 여행이나 유학 속에서 보고 시간을 보낸 공간들의 이야기는 몹시 인상 깊다.

​


석사 시절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던 공간을 꾸미는데, 많은 공을 들인 유현준 교수

​


이름이 누군가에게 불렸을 때 의미가 생기듯, 공간도 그러하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건물도 실은 예측하지 못한 요소를 지니고 있어서 놀랍다던가.

계획 없이 갔던 어느 곳에서 본 것들이 눈과 가슴에 각인될 때가 있다.

그렇게 그 공간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

​

평범해 보이는 건물도 실은 예측하지 못한 반전적 측면이 있고, 

계획 없이 우연히 들어간 곳의 벽화가 눈에 각인될 때가 있다.



공간에 나만의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배운다면

이 도시는 새롭게 재창조될 수 있다.

​

이 도시에서 여러분만의 공간을 찾아보기를 바란다.

그러면 우리를 안고 있는 이 도시가 말을 걸어올 것이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입니까 - 유현준



실은 이 책에서 가장 공감 가고 와닿은 부분은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부분이었다. 

특히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을 읽으면서,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들과 함께했던 공간들도 떠올라서 좋았다. 사실 요즘과 달리 예전에는 애정행각을 할 때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을 항상 찾았던 것 같은데, "연인과 키스할 때는 가로등 불빛을 등지고 하라고 권하고 싶다."라는 문장을 보니 재미있다.

하긴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늘 키스신 때 등장하는 가로등, 둘만의 공간이 되기 위한 장치인 이어폰을 통해 같은 음악 듣기 같은 상황만 봐도 쉽게 수긍이 간다.

막상 실제 연애를 할 때는 생각보다 순간적으로 잘 떠오르지 않았던 기억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참 로맨틱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비 오는 날 돔 형태의 우산 속에서 더 가까워지는 연인 관계에 대한 언급으로 하실 때도, 실제로 그런 추억이 있어서 공감 갔다.

​


​라라랜드의 연인은 가로등 앞에서 키스하고, 

라붐과 건축학개론에서의 두 남녀는

 같은 음악을 듣는 것으로 둘만의 공간을 공유한다.

​


혼자 있기 좋은 도시의 시공간 부분은 나 자신을 위해서 남겨두고 싶다.

책 속에 있는 장소들은 이미 가본 곳도 많지만, 못 가본 장소도 많았다.

사실 특정 공간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냥 어느 공간의 느낌을 이야기한 것들도 많아서 개인의 경험을 되살려서 근방의 비슷한 공간으로 가봐도 좋겠다.

특히 남대문 교회는 한 번도 못 가본 장소인데, 공원이 뭔가 도심 속 휴식 공간처럼 느껴져서 미세먼지 없는 날 한 번쯤 가보고 싶다.

가까운 동네나 어딘가쯤 자신만을 위한 공간 하나쯤은 힐링 공간으로 간직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여러분 주변에 이런 '등잔 밑' 공간을 찾아두면 좋다.

집은 작을지라도 이 도시 속에 그런 공간을

많이 아는 사람이 부자인 것이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유현준



자신만의 등잔 밑 공간을 찾아보자.

​


결국 이 책을 읽으면 나만의 공간 리스트는 과연 어떤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기분 전환을 할 때 혼자만의 공간으로 간다는 것에 대해서, 별생각이 없었는데 얼마 전 지인과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집 아닌 다른 공간에서 혼자 시간을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홀가분해진다고.

누군가를 만나고, 무언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자신만의 공간 리스트를 책을 읽은 후 작성해보고 한 번씩 가보고 싶어지는 도시와 공간에 대한 건축가 유현준의 에세이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아직도 어릴 때 태어났던 고향 여행은 가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태어났던 공간은 지금 현재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진다.

미뤄왔던 어릴 때 고향 여행을 시도해봐야겠다.

​


우리에게는 공간 리스트가 필요하다.


어제의 하늘이 너무 파랗고 예뻐서 공간과 함께 담아봤다. 양해철 사진가의 사진들이 책의 감성을 더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들은 자연과 공간의 조화를 잘 그린 작품이라, 

책을 읽고 나면 떠오르기에 감상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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