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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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여자의 기회라고 말씀하시는 저자 신미남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비슷한 내용을 조금씩 바꿔서 결국 똑같은 이야기를 하기에, 책 읽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자기 계발서도 많고,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책을 읽으면서 위안과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많다. 기본적으로 인생의 야망이 없어서, 이런 책을 읽어봐야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사회에서 이미 겪었던 많은 상황들, 내 주변의 워킹맘 직장동료들이나, 워킹맘이었던 엄마를 떠올리면서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의 핵심은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는 점이다.


한때 여성에겐 참정권조차 없었지만, 이젠 뛰어난 기업가, 정치인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 선생님들이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언젠가는 김치와 물도 사서 먹는 시대가 올 거라며, 여자가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지금은 김치와 물뿐만이 아니라 웬만한 것들은 다 사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굳이 요리를 할 줄 몰라도 그냥 즉석식품을 사서 먹을 수 있는 시대고, 집안일도 아주 예전에 비하면 스마트하게 할 수 있는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성들이 이미 지닌 6가지 특성인 창의성, 공감력, 소통력, 윤리성, 유연성, 적응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들 앞의 3대 벽인 육아, 유리천장, 여성 자신의 심리적 장벽으로 수많은 여자들이 좋은 기회를 포기하고 있다. 
저자가 책 속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일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점이다.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하고, 워킹맘으로의 선택을 했다고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에게 죄책감을 가지지 말고, 최대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일을 선택하라고 한다. 


인생에 있어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


여성의 3대 벽인 육아, 유리천장, 심리적 장벽 앞에서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연봉협상이나 회사에 원하는 점에 대해서도 당당히 요구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원하는 건 일 잘하는 사람이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여자라서 차별받는다고 의기소침해지기보단 직장에 자신이 꼭 그 일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필요한 것들은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여성은 연봉협상이나 요구 사항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요구해야 한다.



요즘같이 영원한 직장이 없는 때, 전직과 직업인은 필수다.


이 책은 먼저 사회의 편견과 수많은 좌절 속에서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인생 선배의 조언이자, 동기부여의 책이다. 
현재 워킹맘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 육아로 인해 잠시 일 쉬고 계신 분들, 유리천장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한 번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책 초반에 유리천장에 도전했던 여자분들이 나오면서 유리천장은 언젠가 깨지게 되어 있다고 나오는 말이 꽤 인상적이었다. 
오늘날 여성이 정치에도 참여하며, 세계적인 여성 기업인과 정치인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도전했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책. 
책을 읽기 전엔 야망이 없었지만, 읽은 후엔 후세대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의 벽도, 유리천장도, 여성 내부의 벽도 언젠가 사라지길 바라며, 새로운 시대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자. 



유리천장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워킹맘이기도 한 저자의 경험을 적어놓은 파트. 많은 워킹맘들이 공감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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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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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도통 무슨 소설인지 예측이 불가능한 비하인드 허 아이즈


기본적으로 영국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한다. 
특히 영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유는 독특한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하겠지만, 시청자의 암묵적인 희망이나 바람을 고스란히 배반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가장 크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등장하기에, 영국 드라마를 본 사람은 빠져들 수밖에 없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재미난 스릴러 소설도 영국 작가의 소설을 즐겨읽는 편인데, 영국 드라마에서 수없이 당해왔던 뒤통수를 강타하는 스토리텔링을 능가하는 소설이 있어 소개해본다. 

비하인드 허 아이즈 .
제목만 봐서는 무슨 소설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등장하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도 이 소설을 더 궁금하게 만들어준다.


이 소설은 비밀에 관한 이야기가 주제인 것일까. 알쏭달쏭하다.


남편과 이혼한 뒤 싱글맘으로 아들 애덤과 살아가는 루이스. 
외로움에 어느 날 술집에서 만난 매력적인 남자와 만나 잠시 잠깐 즐겼는데, 
하필이면 그 남자가 새로 취직한 직장의 상사다. 
그리고 그 완벽해 보이는 남자 데이비드 곁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델이라는 젊은 부인이 있다. 
어차피 직장 상사에 아름다운 부인까지 있는 유부남에게 얽혀봐야 좋지 않기에, 두 사람은 그냥 친구로 지내기로 하지만. 
당연하게도 일은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는다. 
병원 근처에서 아델과 우연히 마주친 루이스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와 친구가 되고. 
데이비드와의 불륜은 그만두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 깊이 빠져버리게 된다.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유부남인 데이비드는 루이스의 멋진 연인이고, 친절하고 아름다운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은 그녀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맺어서는 안되는 복잡한 관계에 얽혀버린 루이스는 점차 완벽해 보이는 데이비드와 아델 뒤에 숨겨진 비밀에 대해서 서서히 알게 된다. 
비밀을 알게 될수록 데이비드와 아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루이스는 왠지 독자와 비슷한 심정이다.


주인공 루이스의 심정을 나타내는 장면.


극 중 루이스의 친구 소피는 현실을 굉장히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파악하는 편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고, 그 비밀을 모두 알려는 순간 미쳐버린다는 책 속의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다. 
그리고 누군가 다가올 때 그 사람이 어떤 의도로 접근하는지, 상대방이 누군지 100% 알기란 어렵다. 
누군가와 비밀을 공유할수록 가까워지게 되지만, 점차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비밀이란 상대방의 강력한 약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몰락시키는데 가장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비밀을 공유하는 것으로 다가오는 관계는 개인적으로 지양하는 편이다. 
늘 그런 관계는 결말이 좋지 않았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관계의 진실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어떤 상황을 통제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의심의 씨앗을 심기란 생각보다 쉽다는 걸 알려준다. 


아델과 데이비드에게 숨겨진 어두운 과거란 과연 무엇일까.


2부를 넘어가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아델의 속마음은 나중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왜 충격인지는 결말까지 비밀이다.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빠져드는 늪같은 불륜의 관계


소설은 과거와 현재, 데이비드의 아내인 아델과 루이스의 관점으로 교차 진행되는데, 시점이 교차될 때마다 과연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는건지 혼란스럽다. 특히 과거 부분엔 데이비스와 아델의 어두운 비밀과 관련된 이야기가 상당히 조금씩 진행되기에, 독자 입장에서는 둘 중 누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판단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주인공 루이즈조차 갈팡질팡하는 상황. 
1부에서 2부, 2부에서 3부로 갈수록 단순해 보이던 스토리가 점차 복잡해지고, 뻔해 보이던 스토리의 결말은 오히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이었다. 
결말을 읽으면서 느꼈던 당혹감은 아마 이 소설을 읽는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독자가 작가에게 완벽하게 통제당한 기분이랄까. 
이제는 너무나 많은 스토리를 접해서 긴장을 늦추고 읽었던 독자에게 날리는 작가의 멋진 한방 같은 소설이다. 
나에게 어서와 이런 소설 처음이지를 선사해준 비하인드 허 아이즈. 
누가 이 소설의 결말을 눈치챌 수 있었을까. 
한동안 읽었던 완벽한 부부 사이에 관한 소설들이 다 떠오르면서, 이 소설을 대수롭지 않게 읽기 시작했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다음 소설이 너무나 기대되는 사라 핀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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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센스 4 - 남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그와 그녀의 로맨스!
겨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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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이라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모럴센스


수갑을 100일 선물로 주고 싶어 했던 소개팅 상대가 충격적이었다. 

무슨 맘으로 수갑을 선물하려 한 건지 궁금하다.


예전에 소개팅했을 때, 집에서도 가깝고 대화가 나름 잘 통했던 사람이 있었다. 

주선자에게 나는 고맙다고 이야기했고, 만남은 잘 이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사람의 만남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할까. 우연히 주선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말투가 예사롭지 않았다. 
잘 소개해줬고, 평소 아끼던 동생인 주선자에 대해 좋지 않게 이야기하는 그가 점점 못 마땅해 보였지만 그래도 만남을 이어갔는데. 결정적으로 안되겠다 싶었던 에피소드가 있다.
주선자가 꺼림칙하게 하는 말, "100일 선물로 수갑을 알아보고 있는 사람인데, 괜찮겠어?"
가뜩이나 점점 이상함이 느껴지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퍼뜩 정신이 들어 결국 만남을 끝냈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실 그 외에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수갑을 선물로 주고 싶어 하다니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벌써 2편까지 개봉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처음 개봉했을 때 너무 충격과 실망을 해서 2편은 차마 못 봤다.


그 후 세월이 지나 연일 야근으로 지쳐있었던 날.

스트레스 해소로 당시 좀 원작이 끝내준다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개봉 첫날 봤다.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을 하며 보았는데, 나뿐만이 아니라 같이 앉아서 봤던 그 무수한 여성분들 모두 영화에 살짝 분노했다. 기대에 배반한 영화여서 그랬던 것일까. 주연 남녀 배우의 캐미가 좋지도 않았지만 결정적으로 좀 생소한 BDSM에 대한 묘사가 살짝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벌써 4권까지 나온 모럴 센스. 수갑찬 DS 관계의 두 사람.


그랬던 내가 읽게 된 모럴 센스.
영화나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었던 충격보다는 좀 더 완충되어 다가온 BDSM, 소수 성애자들의 일상생활과 로맨스 이야기.
오히려 웹툰으로 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성실하며,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정지후 대리에게는 한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BDSM 성향 중 누군가에게 지배를 받고 싶어 하는 멜섭이라는 것. 어느 날 회사로 개 목걸이를 주문했는데, 하필이면 같은 회사, 부서의 정지우가 이 물건을 받게 되고 나서부터 두 남녀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가슴 떨리는 고백을 하는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렇게 끌고 가다가 다음 컷에서는 이런 감정을 확 무너뜨릴 정도로 코믹하다.


나름 정지후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던 정지우.

그런 그녀가 처음 좋아하는 사람에게 듣게 된 고백이 저의 주인님이 되어달라는 말이라니, 좀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은데 포커페이스라서 티도 안 난다.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인지라 서서히 펨돔의 길로 자연스럽게 들어서는 정지우.
두 남녀가 서로에게 호감을 품고 있지만, 감정이 먼저인지 DS 관계가 우선인지 계속해서 본의 아니게 밀당을 하게 된다. 
직장이나 가족들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소수 성애자라서 선택의 기회가 많지 않아 제대로 된 만남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평범한 여느 연애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좋아하는 정지후가 좋아할 만한 행위를 하기 위해 이리저리 알아보고 조심스럽지만 과감하게 시도하는 정지우



정지우의 맞선 이후로 또 다른 라이벌의 등장으로 질투에 불타는 정지후 대리.

과연 그는 주인님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할 용기가 있을까? 이번 권에서는 둘 간의 관계에 꽤 많은 진전이 이뤄지는 권인만큼 흥미진진하다. 
(4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본 뒤 왠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둘 사이의 로맨스도 큰 재미이고 볼거리이지만, 주변 인물들의 모습도 꽤나 자세히 그려진다. BDSM 카페에서만 알았던 사람들이 의외로 주변 지인들과 관계가 있었고, 가까운데 있었다.
그 관계에서 그려지는 갈등 요소도 꽤나 볼만한 에피소드들이다.
COMICO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웹툰이며, 현재 영화화가 결정된 모럴 센스.
일반인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소수 성애자들의 일상생활과 그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소외감, 연애에 대한 생각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서로 상반된 타입임에도 끌리는 두 사람. 너무 달라서 끌리는 맛이 있는 걸까.


어디 이런 참한 남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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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
곽한영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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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풍스러운 삽화와 낡은 책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었기에 아름다운 삽화가 가득한 책들에 늘 둘러싸여 있었다. 특히 전집이 유행하던 시절이어서인지, 브리태니커나 ABE 시리즈, 계몽 동화 전집 등등 없는 책이 없었고, 없는 책은 친구네 집, 학원, 학교에서 열심히 읽었었다.
그래서인지 삽화나 일러스트가 아름다운 책은 지금도 열심히 읽는다.
이사를 다니느라 이래저래 정리되고 버려졌던 많은 책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찾으려고 해도 찾기 힘들고, 재출간되는 책들도 있지만 예전에 읽던 그 맛이 안 나서 안타깝다.
아마도 비슷한 유년기를 보냈을 저자도 어른이 된 후에 우연히 고서점에서 보게 된 키다리 아저씨 초판본을 계기로 소설책 초판본을 모으게 되었다. 초판본을 모으면서 숨겨진 비하인드스토리와 궁금한 점을 정리한 걸 추려서 출판하셨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책을 처음 접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물론 초판본의 삽화보다 내가 접했던 삽화는 주로 일본 작가와 유럽 작가들의 일러스트였지만, 이런 이야기를 읽었었지 하면서 감탄을 하게 된다.
작은 아씨들을 포함한 10개의 작품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톰 소여의 모험,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 보물섬, 빨간 머리 앤, 하늘을 나는 교실, 안데르센 동화집, 곰돌이 푸 시리즈, 닐스의 모험)은 모두 많이 읽었거나 만화던 책이던 어떤 매체로든 접했을 작품들이다.
당시 동화책을 읽을 때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작가의 생애 부분인데, 그 부분이 기존에 알던 스토리와 다른 점이 많아서 매우 흥미진진했다.
특히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건 작은 아씨들의 작가가 무능한 난봉꾼인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장 노릇을 하며 생활을 위해 억지로 쓴 책이었다는 점이다. 마크 트웨인은 말년에 돈이 떨어져서 강연으로 돈을 메꿔야 했다던가, 영원히 자라지 않는 제임스 매슈 배리의 생애라던가.
단순히 초판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에 반영, 삽화가와의 관계 등등 수많은 비하인드스토리가 매우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동화책에 관심 있는 분들이 딱 좋아할 책이다.
매력적인 초판본과 일러스트들이 책 안에 가득하며, 저자의 초판본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초판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제 와 이야기하지만 책이 너무 재미나서, 일부러 조금씩 아껴서 읽었다. 아마 책을 읽어보시게 되면 알게 된다. 
매혹적인 초판본과 현재와는 다른 그 내용과 작가와 삽화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녹색의 표지와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기괴한 일러스트로 상상력을 더해준 작품이지만 정작 루이스 캐럴은 이 삽화를 싫어했다고.


아동용 소설이라기엔 내용이 생각보다 폭력적인 톰 소여의 모험. 

어릴 때 읽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봤을 때는 전혀 몰랐던 면이다.


영원히 자라지 않는 어린이와 자유의 상징 피터팬.


어린 아들을 모델로 쓴 동화집에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아들은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하는 곰돌이 푸에 얽힌 이야기


콤플렉스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안데르센의 동화집. 아름답게 알려져 그의 동화에는 슬픈 이야기가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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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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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킴의 아트 에세이 실컷 울어도 되는 밤


아트 페어를 자주 가지만, 인상적인 그림이나 일러스트는 잘 기억해도 작가의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헨킴의 일러스트를 접했지만, 누구인지는 잘 알지 못했었다.

그러던 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우연히 한 책을 보게 되었는데, 책의 제목도 매우 좋았지만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어서 끌렸던 작품이었다. 현암사에서 출간하고 이다혜 기자가 쓴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였는데, 이 일러스트에 끌려서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꽤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여러 페이지의 책의 어느 한 페이지에 깊은 어둠 속에 반짝이는 별과 달을 보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은 왠지 쓸쓸해 보이면서도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이어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더 큰 혼란의 페이지로 뛰어들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본 이다혜 기자의 에세이집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일러스트에 혹했었던 기억이.


그래서 너무나 반가웠던 헨킴의 아트 에세이 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킴의 일러스트는 흑백으로 그려졌다.

칠흑 같은 어두움과 구원 같은 빛의 세계는 서로 대립하는 느낌이 아니라 보완하는 느낌이다.

흑백이 서로 섞인 그레이 톤의 색감이 나타나기도 하고, 어둡지만 완전한 어두움이 아닌 은은한 빛이 있어서 무섭지 않고,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그림 에세이는 크게 네 가지 파트로 되어 있고, 자기 위로의 느낌이 강한 [밤이 되길 기다렸어], 관계의 위로를 다룬 [너와 나], 꿈의 위로를 다룬 [good night], 휴일의 위로를 다룬 [sunday mood]로 공통된 주제는 어둠 속의 달빛 같은 위로의 감정이다.

아무래도 가장 공감이 많이 가는 일러스트가 많은 파트는 [밤이 되길 기다렸어]다.

이리저리 지친 내 마음을 은은하게 비춰주는 달빛 같아서 좋은 일러스트들이다.

현대인의 퍽퍽한 하루 일상을 마무리하는 느낌의 일러스트가 많아서, 밤에 읽으면 더 마음의 위안을 얻을 것 같다.일러스트의 전반적인 느낌은 흑백의 조화로 굉장히 깔끔하고 단아하지만, 뭔가 뒤틀리거나 꼬인 느낌이 있다.

동양화 같은 느낌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그림들인데, 보고 있노라면 어느 작품은 한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다가도 비비꼬인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의 어둡고 아름답게 뒤틀린 환상을 그린다는 한마디가 딱 와 닿는다.한 여름밤 작가가 그린 환상 속으로 한 번 푹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


여름이라서 그런지 한껏 와 닿은 이 그림. 정말 욕조 안에 몸 담그고 싶은 무더위였다. 

예전의 나에게 안녕을 고하는 모습.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한마디도 못하는 답답한 심경을 무인도에 버려진 메시지가 가득 담긴 병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심정을 그린 걸까.


때론 악몽을 꾸거나, 달콤한 꿈을 꾸거나 그 모든 건 한여름 밤의 꿈만큼이나 덧없지만 그래도 꿈은 나를 위로해준다.


한남동에 있는 대림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도 갔다 왔는데, 그림 에세이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시는 분들께 추천한다. 

작가의 작품 세계나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욱 잘 느껴지는 전시였다.특히 낮보다 저녁 이후에 가면, 친구와 함께거나 혼자라도 괜찮은 전시회다.


헨킴의 전시회 "미지에서의 여름" 야자나무에서 달 해먹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란 어떨까?


구슬모아 당구장 안의 전시회장에 있는 해먹. 전반적인 느낌이 낯선 섬에 휴가 온 기분이다.


대형 달이 걸려있는 뒷배경으로는 반짝이는 별들이 있고, 달 아래 있는 의자에서 앉아 별을 감상하며 음악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잠이 온다. 대형 달을 바라보면서 친구와 함께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서 있노라면 하루 피로가 말끔하게 사라질 것 같다. 

전시관에 들어서면서 지나가면 불이 켜지는 조명에 그려진 일러스트도 멋지고 신기하다.

전시장 안이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인데, 어딘가엔 해먹도 걸려있고, 휴식 의자도 있고 바도 있는 매우 편안한 분위기이다. 

의자에서 그냥 잠을 자도 될 것 같다.

한때 당구장이었던 곳을 개조한 곳이어서 그런지 관련 기념품도 당구와 관련된 초크 지우개, 당구공 사탕 걸 판다.

작가가 관람객에게 선사하는 휴식과 위로의 느낌이다.

10월 1일까지 무료로 전시한다고 하니 이태원이나 한남동 갈 일 있으면 한번 가보길 추천한다.



지나가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일러스트가 그려진 조명.


전시회 가운데에는 바가 있어서 맥주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앞쪽에는 당구장 물건과 함께 전시 굿즈와 미술관 굿즈를 판매한다.


작가의 작품 중 가장 큰 의미를 차지하는 달. 저 아래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바에서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일러스트 전시


휴식의자 쪽에 있는 일러스트와 조명. 티백 속에 숨어서 푹 젖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의 일러스트 일려나. 


야광 포스터 굿즈. 타투랑, 스티커, 엽서, 책을 함께 파는데, 타투 스티커와 함께 좀 탐났던 굿즈다.


방명록에 찍을 수 있는 도장도 존재하는데 꽤 멋지다. 전시의 흔적을 남기고 싶으신 분은 다이어리에 찍어가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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