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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신화 - 쾌락적응, 생존에는 유리자히만 행복에는 불리한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이지연 옮김 / 지식노마드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은 행복의 신화이다.
즉, 일반사람들이 'oo만 이루어지면 행복할꺼야'라고 믿고 있는 신화와 고정관념들에 대해서 자세히 심리적 측면에서 고찰하고 연구결과로 논증하며 그에 대한 반론- oo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의 주 연구분야가 바로 이러한 [쾌락적응]이라는 반응인데, 쾌락적응이란..
쾌락 적응(Hedonistic Adaptation)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난 후 행복지수가 급격히 높아졌다가 불과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평상으로 돌아가는 경향
을 의미하는 심리학 단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쓰인 표현을 옮겨보자면, ' 문제는 처음에는 완벽하게 만족스럽다고 해도, 우리가 기대했던 것 만큼 격하게 행복하지 않거나 행복감이 상상했던 것 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는 것. 이 말인즉슨, oo만 이루어지면 행복할꺼야라는 문장속의 그 행복이 얼마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삶의 행복의 조건에 대해 먼저 제시한 후, 그 오래가지 않는 행복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대처하여 지혜롭게 쾌락적응을 극복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가 이 책에 달아주고 싶은 책의 부제는...
[권태로움 피하는 방법]
행복한 순간이 지나면 안정이 찾아오고, 곧이어 권태가 찾아온다. 권태로움이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 배부르게 사는 사람의 투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작 권태로움을 느끼는 당사자는 죽을 맛인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권태를 피하는 방법들이 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좋았다.ㅋ
크게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칠 수 있는 세가지 위기의 순간으로 구별하고 그에 따른 각각의 경우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
연애와 결혼(남녀문제), 일과 돈, 건강(노화) 등
이 책은 총 350페이지 정도로 얇은 책은 아니지만 뒤에 50페이지 정도는 전부 저자가 책을 쓰기위해 참조한 문헌들에 대한 미주이므로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ㅋㅋ 한 300페이지 정도인데, 번역본임에도 비교적 쉬운 문체로 잘 번역이 되어 있어서 집중해서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면 직접 실천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기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메모는 필수.
행복이란 어디에 있는가?
행복이 있긴 한가?
며칠전에 읽은 신문기사에서는 '행복'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행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구절을 봤는데- 이 기사 보고 좀 찔렸던 적이 있다.ㅋㅋ
이 책을 보면서 좋았던 점은 '행복'에 대한 실천적 방법들을 많이 담아놓았기 떄문에 이렇게하면 행복합니다. 라는 정의 대신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내 스스로 관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안좋은 상황, 슬픔, 걱정, 분노가 중요한 이유는, 이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 대조되어 행복감을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이라는 걸 이 책을 보며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서론은 꽤 긴편인데, 그럼에도 서론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서론을 읽으므로써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배우자, 돈, 젊은, 성취가 없으면 행복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면- 이런 생각 때문에 행복을 망치고 삶의 만족스러운 나머지 부분까지도 망칠 수 있다고 하는 내용 같은 것들.(p16)
그리고 이 밖에도, 정말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가 이러이러면 행복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긍정적 사건과 부정적 사건은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그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고.(p17) 가슴 아픈 이별을 겪었는데 홀로되고 나서 자신을 더 잘알게 되고, 더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났을 수도 있다며.(p18)
버지니아팀의 교수들은 실험을 통해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부정적 사건(해고, 병)과 긍정적사건(청혼 승낙 등)의 여파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한다.(p18)
우리는 미래의 감정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데
1)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ex. 결혼하면 둘이서 낭만적인 여행을 떠나며 늘 의견이 일치할거라 상상하지만 그 외에 결혼생활의 부정적인 부분은 잘 그려보지 못함
2) 심리적 면역체계의 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ex. 우리는 시련, 스트레스를 접해도 의외로 회복시키고 부정적 경험을 다른 긍정적 경험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음
(p20)
우리는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직관적으로 ,xx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많이 생각하고 이성적인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이책의 저자는 주장한다.(p24)
1. 짝의 신화
딱 맞는 배우자를 만나면 행복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해질까?(p30)라는 기대치에 대해 조명해보고, 결혼생활의 습관화와 권태에 반응하는 법에 대해 제시한다.
1) 좋은 짝을 만나면 얼마나 행복할까
결혼생활의 위기는 내가 기대했던, 혹은 처음에 느꼈던 만족이 아니라는데서 시작된다고 한다.(p34) 그리고 이 것은 어떤 사람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과정이라는 것. 지극히 흔한 사례라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배우자를 점점 당연시하게 되는 과정을 늦추기 위해서는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p39) 이 책에서는 노력의 방법에 대해 여러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다 밝히면 재미없지만 살짝 밝히자면, 감사, 다양성, 놀라움, 참신함, 상대의 좋은 소식에 좋아라하고, 파트너가 이상향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고, 스킨십 등을 통해 '가족끼리는 뽀뽀하는거 아니야'라는 관계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2) 우리가 헤어지면 행복할 수 없다
이미 회복불가능한 상태로 와 있는 부부들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좋은 경험을 나쁜 경험보다 3배 이상 많이 겪도록 노력해야 하며(1:1의 비율은 긍정적 감정이 기능을 못한다고 한다)(p79), 같은 언어를 쓰려 노력하고- 이런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에게 위안을 받고, 일상을 제 3자의 관점에서 관조하며 용서하는 방법이다.(p86)
그리고 용서도 무조건 용서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식으로 용서해야되는지 이 책에 나와 있어서 좋았다.
불가피한 경우, 이혼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이혼한다고 해서 무조건 불행한 것도 아니며,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실험결과 밝혀졌다고 한다.
3) 아이가 생기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이만 있으면 무조건 행복할거라는 신념이 있지만 실은 육아속에는 끝없는 가사노동, 스트레스, 댓가 등이 수반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간과한다.(p114) 그리고 이 부분에서 공감갔던 부분은 '큰 트라우마보다 일상의 트러블이 더 불행하다'는 것(p117) 즉 아이가 큰 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보다 어젯밤에 어질러놓은 장난감을 치우라고 잔소리 했던 것이 더 스트레스를 준다고. '실제로 작은 문제들은 우리가 그것을 작다고 부르기 때문에 더 상처가 된다'(p121)
이를 위한 해결책은 글쓰기, 아이에게서 벗어난 휴식 등이 있다.
4) 싱글은 행복할 수 없다
혼자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거나 실패자라는 자신의 생각도 버리고 사고방식을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다.(p146)
2. 일과 돈의 신화
1) 최고의 직장을 가지면 얼마나 행복할까
근데 일은 또 지겨워진다고.ㅋ(p150) 심지어 세계에서 최고로 좋기로 소문난 구글 직원들도 금세 익숙해지고 심지어 다른 불평거리를 찾아냈다고 하니,ㅋㅋ(p157) 사표내고 싶은 열망이 강렬해질 때 실천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담겨있다.
2) 돈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수많은 연구가 있는데, 그 연구들의 결과를 간략히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돈을 어떻게 사용할 때 행복한가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빚지지 말것(p190),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쓸 것(p192), 비싼 물건을 한번사는데 돈을 쓰는 커다란 즐거움보다, 간격을 두고 계속 작은 기쁨을 주는 것들에 돈을 쓸 것.(p195)
3) 부자가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부자들도 쾌락적응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p212) 부자들을 위한 쾌락적응 피하는 방법이 있는데, 꼭 부자들 뿐 아니더라도 그냥 돈을 사용할 때 참고해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3. 나이듦의 신화
1) 병에 걸리면 행복할 수 없다
삶은 보기로 한 것만 보인다고 한다.(p233) 그러므로 초점을 옮겨 긍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하는데에 집중해야 한다고.(p241) 이 책에서는 긍정의 마태효과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긍정적인 감정이 풍족해지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더 풍족해진다고 한다. 기쁨은 기쁨을 낳고, 면역체계를 개선해주며,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진다고,(p242, 243)
그리고 이 부분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나쁜 소식에 대응하는 모델(251) 도표가 있는데, 진짜 어떤 문제라도 대입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2) 꿈을 이루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나는 이 부분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이 세상에는 꿈을 이룬 사람보다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으므로- 그리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으므로- 이 부분은 여러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3) 인생의 절정을 지나면 행복할 수 없다.
이 관념의 오류는 '인생의 전성기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한다.(p288) 우리는 과거의 시간과 사건들을 실제보다 더 긍정적이고 좋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장미빛 회상(p288) ...아마 죽기전에서야 판단할 수 있겠지.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적인 열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담아놓았다.
이 책의 결론은 이렇게 끝마치고 있다.
'결혼, 직장, 부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확신한다면- 이혼 독신, 노년이 우리를 비참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나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우리는 행복을 기다리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불행의 가능성 때문에 겁에 질리는 일도 멈춰야 한다...
무언가가 나를 영원히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들 거라는 믿음이 삶의 도전이나 변화에 대한 내 반응을 완전히 지배해왔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어떻게 해야 행복과 번영,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선택할 준비를 할 수 있다. 인생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의 기쁨을 주거나 비참함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책은 위로와 아이디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나 이 책이 한국인들에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까닭은 우리나라 사회는 행복의 절대적인 정의를 매우 강하게 미디어가 주입시키고 있으며 비교당하는 게 익숙하고, 행복의 신화가 매우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일반 통념이 강하다고나 할까.
평소 행복과 권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결국 자기위안적인 책이라고 부정적으로 보거나 혹은 문제 많은 사회시스템에 반항하지 않고 스스로안에서 문제를 찾는 소심한 책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상황을 보는 관점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또 일상을 조금이라도 프레쉬하게 바꿀 수 있다면 이 책은 그 효용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