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 700년 역사에서 찾은 7가지 혁신 키워드
스티븐 존슨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획력과 아이디어에 목마른 사람들을 살살 꼬실만한 제목의 이 책.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그래서 어디서 온다는 건데? 나같이 성질이 드럽게 급한 사람들이 답을 알고 싶어 안달하는 이 책은 의외로 반전스럽게 쉽사리 답을 주지 않는다.

 

답이야 책 뒤편, 그리고 목차에 보면 나와 있다.

인접가능성과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예감, 뜻밖의 말견과 실수, 굴절적응과 플랫폼에서 온단다.

참 쉽죠잉?

 

근데 이게 뭐다냐. 싶다. 한번에 뜻이 캐치가 안된다.

그렇다 이 책 절대 쉽지 않다. 저자는 뉴욕대학교의 저널리즘스쿨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므로, 아마 영어로 보자면 엄청 유려하고 깔끔하게 잘 썼을 것이나 이게 한국어로 번역되는 순간 감이 잘 안온다.

 

책 자체가 논문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딱딱하며, 설득력있게 '어.디.서.오.는.지'를 제시해야 하므로 여러가지 역사와 사회의 예를 통틀어 체계적으로 쓰고 있다. 그건 좋은데 단순히 아이디어에 관심있어서 책을 집어들기 시작했다면 이 책....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난 몇 번 졸았음ㅜㅜ

 

그렇지만 훌륭한 책이다. 어떻게 아이디어가 생성되고 발전되어 왔는가를 수 많은 연구들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환경'에 관한 연구를 담은 책이다.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던가.

뉴턴이 사과에 머리를 맞아서 만류인력의 법칙을 알아냈다거나, 에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 있다가 유레카를 외쳤다는 전설은 그저 전설일 뿐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

 

이제 이 책의 내용들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 시킬지는 나의 몫인 것이다.

 

목록을 보자면,  아이디어는 총 7가지에서 온다.

 

인접가능성. 여기서 인상깊었던 구절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이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기술과 소재가 현실에 없으면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시대를 앞서갔다는 말은, 그 당시 시대에서는 그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

 

유동적 네트워크. 공모전을 할 때 개인수상보다 팀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아이디어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탁월한 아이디어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의견을 내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짠, 하고 탄생한다는 이야기.

 

느린예감. 직감과 예감. 왠지 그럴 것 같아. 이런 인간의 감각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이런 아이디어는 한순간에 쨘,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시간 탐색하고, 관련 지식들을 습득하고, 또 계속 연구하고 이 가운데서 아주 천천히 발전하기 시작한 산물이라는 것이다.

 

뜻밖의 발견. 이 부분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잠'과 '꿈'을 통해 우리의 정신은 유기적으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즉 이완 상태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산책하다가 중요한 진리를 알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음.. 나도 오늘부터 산책을 열심히....ㅋㅋㅋ

 

실수. 이건 과학부분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건데, 처음부터 '완벽한' 어떤 결과를 내려다가 망친 게 거기서 더 좋은 발견을 낸다는 거다. 근데 인간은 실수를 묵살하려는 경향이 있고 실수는 실수 이므로 이 부분을 잘 고려하면 진짜 혁신으로 연결 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며.

 

굴절적응은 이 책에서 '하나의 유기체가 특정 용도에 적합한 한 가지 특성을 발전시키고 이후에 그 특성이 전혀 다른 기능으로 이용되는 것(p171)'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가 바로 이 굴절적응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도시에는 유동적 네트워크와 여러가지 문화를 만들기가 쉬우니까.

 

마지막으로 플랫폼을 통해서 진화하는 아이디어가 가능한데, 어떤 개방되어있는 생태계를 의미하는 플랫폼의 가장 좋은 예는 웹페이지라고. 끝없이 링크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서 다시 또 정보는 재활용되고 새롭게 사용되며 변형되니까...

 

오늘날 세계는 특허권 전쟁중이다. 애플과 삼성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오픈된 환경에서 나오며 이런 아이디어의 네트워크가 많아질 수로 우리는 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보고 기대했던 어떤 아이디어의 대폭발? 그런 건 못 만났지만, 다양한 아이디어의 속성과 원천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는 꽤 유익한 책이었다.

아무렇게나 갑자기 생기는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음.

 

아이디어의 매커니즘에 관한 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