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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는 법 - 멋진 글을 쓰는 어린이가 되고 싶다! ㅣ 초등 고민 솔루션 시리즈
윤지선 지음, 경자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4년 5월
평점 :
최근 몇 년 사이에 교육 분야에서 떠오르는 키워드는 단연 문해력이다. 이전에도 문해력이 없으면 공부를 하는 게 어려웠지만 논술과 서사가 입시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이기에 문해력이 부족하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게 사실이다.
문해력과 함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글쓰기이다. AI가 대신 글을 써주는 시대이고, 예술작품까지 감쪽같이 만들어 낼만큼 디지털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키워가야 할 능력은 글쓰기 능력이다. 인간의 깊은 내면에서만 끌어낼 수 있는 따뜻함과 경험에서 나오는 단상은 사람이 직접 써 내려간 글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부제는 ‘멋진 글을 쓰는 어린이가 되고 싶다!’인데, 나 역시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다. ‘멋진 글을 쓰는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책의 저자인 윤지선 선생님은 경기도 교육청 소속 초등 교사로 전국교사작가협회 ‘책쓰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오랫동안 학생들이 조금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도록 고민하며 가르쳐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마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마무리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데, 시작도 못하는 이유는 ‘글쓰기는 재미 없다’는 선입견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마음 열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동의한다.
내 얘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보는데, 우리가 친구 관계를 맺을 때도 내 얘기를 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깊어지기가 어렵고 겉돌다가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글을 쓸 때에도 나의 시선, 나의 생각, 나의 원함을 자연스럽게 말하듯이 써내려갈 때에 AI가 만들어낼 수 없는 나만의 글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 실용서이지만, 딱딱한 설명 책이 아니다.
민규, 다솜, 소희, 정우, 재연 그리고 윤쌤이 등장인물로 나와 각각의 에피소드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이들의 사건과 고민에 대한 상담사로 윤쌤이 등장하고 윤쌤이 그 처방으로 글쓰기를 설명하는 형식이다.
보충수업이라는 컨텐츠도 있어, 간단한 상식을 익힐 수 있고, 장르에 맞게 글쓰기를 실습해 볼 수 있다. 글쓰기에서 확장하여 독서기록장 기록하기, 독서 토론 잘 하는 방법, SNS 대화법 등도 소개되어 있다.
글쓰기 실용서인 만큼 퇴고에 대한 부분도 어린이 눈높이 맞게 설명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글을 쓰고 난 후에 그냥 덮어버리지 않고, 꼼꼼하게 체크하며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특별히 마음에 남는 몇 가지 부분이 있는데, 글과 관련된 직업에 인플루언서가 들어가 있어 시대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참신했고, 윤지선 작가님의 글이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근한 그림을 담아낸 경자 작가님의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글은 마음과 정성이 들어가야 하고,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눈을 돌려 넓디 넓은 주변을 잘 관찰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작가의 말에서 윤지선 작가님은 매일 자신을 사랑하고 그 마음을 글로 써보라 했고, 경자 작가님은 세상엔 쓸 만한, 써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으며, 글쓰기 세계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고 했다. 책을 덮으며 두 작가님의 글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이 마음 깊이 다가와 오늘 당장 나의 속 얘기를 담은 글이 쓰고 싶어졌다.
이 책이 종이 앞에서, 키보드 앞에서 망설이며 시간만 보내는 이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