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유난히 더 거짓말에 민감하다. 거짓으로 말하는 것도 거짓말이지만, 꼭 말해야 할 것을 말하지 않고 숨기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오죽하면 우리집에서 많이 강조하는 윤리의식은 거짓말하지 않기이다. 사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다 보니 더 큰 거짓말까지 하게 되는 거다.처음엔 별 거 아닌 거짓말을 했던 주인공 민우.민우가 거짓말을 내뱉자 거짓말을 사는 고양이 올치씨가 나타난다.올치씨는 거짓말을 사들이며 코인을 준다. 그 코인은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요술 코인이다.얼떨결에 올치씨와 거래를 시작한 민우는 코인을 이용하여 실제 시험 점수보다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그 점수는 친구들이 민우를 다시 보게 했고, 부모님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민우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부모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또 하나의 코인이 필요할 뿐이었다. 민우와 올치씨는 거래에 들어간다. 이번엔 평생 할 거짓말에 대한 선거래이다. 뒷부분에 가서는 해치씨가 등장하는데, 거짓말 상거래 감찰관이라는 역할을 하기에 뭔가 올치씨보다는 정식해 보인다. 사실은 거짓말 상거래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감찰하는 곳이 있다는 자체가 거짓말을 용인한다는 의미이기에 이 또한 생각할 거리가 될 것이다. 책 속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장치로는 올치씨와 해치씨의 옷, 명함 색깔이다. 이들에게 입혀진 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독자는 이와 관련하여 각각의 거짓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읽을 때는 단순한 거짓말을 떠올리며 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성인이 읽게 된다면, 우리는 자라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타인을 힘들게 했는지, 그정도는 누구나 하는 거 아니야 하며 넘어가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