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45
한하운 지음 / 미래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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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보리피리" 등의 시로 알려진 한하운 시인은 일반인들에게 각각의 시작품들보다는 한하운 시인의 슬프고 한스런 그의 인생에 대한 느낌이 더욱 강할 것이다.

내가 처음 한하운 시인을 알게 된 것은 20년 전 [가도 가도 황톳길-한하운의 시와 생애]라는 책을 읽으면서이다. 그 책을 읽고, 시인에 대한 인간적인 끌림과 애틋함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당시 시인의 슬픈 일생과 몇몇 작품을 함께 실어진 책을 통해 봤던 그의 시작품들을 깔끔하게 편집된 이 시선집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한으로 점철된 그의 생애와 더불어 불꽃처럼 쉼없이 살아온 그의 고난의 인생이 녹아 스며든 그의 시 한편 한편이 가볍고 화려한 기교로 포장된 여느 다른 시작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실감나게 다가오는 느낌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책이었다.

단순히 시 작품에 국한해서만 보지 말고 시인의 험난했던 슬픈 인생을 돌이켜 생각하며 한편 한편 읽은 이 시집이야말로 시인의 일생이 녹아든 체험의 예술혼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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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나침반 1
숭산스님 지음, 현각 엮음, 허문명 옮김 / 열림원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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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부터 심하게 신경 쓸 일이 많았었던 와중에 예전에 사놓고 책꽂이에 꽂아두고 읽지 않았던 이 책을 우연하게도 다시 꺼내 읽게 되었다. 우선 불교에 대해 개론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도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숭산 큰스님께서 수없이 반복하여 말씀하신 "모든 생각의 집착을 끊고 생각 이전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내가 누구인가.......... 오직 모를 뿐......."

책을 읽어가면서 그동안 내가 붙잡고 집착하고 있었던 것글이 왜 이리도 부질없는 것이었던지, 이것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몸을 칭칭 동여매고 갈 길을 모르고 발버둥치는 형국 아니었던가?

소승불교니, 대승불교니, 선불교의 구분은 하나도 중요하지도 않다. 이 또한 생각 또는 이름에 얽매임이리라. 이 가을에 이 책을 읽고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 말씀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 앞에 컵이 있다. 여기에 주스를 담을 수 있다. 그러나 컵이 깨지면 주스를 어디에 담을 것인가? 고통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생각에 집착한다면 고통은 머물 곳(컵)을 갖게 된다."

거울처럼 투명한 생각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입견 없이 하얀색을 비추면 하얗게 비추고 붉은 색을 비추면 붉게 비추는 텅 빈 마음을 가질 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볼 것이다.

이 가을 호되게 흔들리던 마음에 평화를 찾은 것 같다. 하지만 오직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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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 - 책의 달인 199명이 말하는 최고의 어린이 책 256
가영아빠 외 198명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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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알라딘으로부터 내가 쓴 리뷰를 활용해도 되겠느냐는 메일을 받고, 참 좋은 기획 의도라고 생각하며 흔쾌히 동의했는데 어엿하게 책으로 나온 걸 받아보니 기분이 새롭다. 비록 메인 리뷰란은 아니지만 나의 리뷰가 다른 많은 분들의 책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데 보람도 느끼게 된다.

전체적으로 드는 느낌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분량이 꽤 많다는 생각이다. 각 단계별로 나누어서 볼 때는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 하고 이해가 되는데 책 전체로 보니 350쪽이 넘는 분량에 가격도 만만치 않은 데 좀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유아 시기부터 취학 전까지의 도서 구입 비중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짐작되는데, 초등학교까지를 아울러서 한권으로 펴내게 된 데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싶다. <유아기에서 취학전>과 <초등학교 기간>으로 나누어서 글씨도 더 키우고 구성도 더 여유있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알라딘으로부터 증정을 받은 나로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참조도 하겠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가격이나 분량이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지만, 이 책의 내용만큼은 자녀를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책 선택하는데 많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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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랑지수 1
옌쩐 지음, 박혜원 외 옮김 / 비봉출판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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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계기로 읽게 되면서 소설을 읽는다기보다 중국 사회에 대한 공부를 하는 듯한 착각을 갖게 될 만큼 현대 중국 사회의 단면을 알 수 있고,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중국인들의 의식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창랑의 물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라는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어부'라는 노래에서 발췌한 이 책의 제목이 이 책 전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더러우면 함께 흙탕물을 튀기며 살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술에 취해 있으면 술지게미라도 먹고 함께 취해서 살아야지, 무엇 때문에 당신 혼자만 고고한 척 하다가 쫒겨나는가?'라는 말을 통해 중국인들의 내면을 잘 알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인물 중 가장 중요한 몇 사람은, 주인공인 지대위, 그의 아내 동류, 동료이면서 권모술수와 아부에 능한 정소괴, 중국 고위 관료의 이미지인 마청장, 위생청의 실패한 직장 선배이면서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는 안선생 등이 주요한 인물들이다.

주인공 지대위는 문화혁명 시기에 모함을 받아 좌절된 아버지의 꿈을 쫒으려 마음 먹지만 첫직장인 위생청에서 일하게 되면서 조직과 사회의 적나라한 현실에 합류하지 못하고 번번히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 사이 눈치 빠르고 아부와 권모술수에 능한 정소괴는 지대위를 앞질러 가게 되고, 지대위는 현실의 벽만을 실감하면서 바르지 못한 현실만을 한탄하고, 처음 온순하던 그의 아내 동류는 이런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고 멸시하기를 반복한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던 직장 선배인 안선생은 이런 지대위를 자신과 같은 실패한 길을 걷지 않도록 조언을 하는데 제목과 같은 내용인 '왜 흙탕물 같은 세상에 너 혼자만 깨끗하다며 시류에 합류하지 못하느냐. 굽힐 굴[屈]과 펼 신[伸]의 의미를 되새기라.'며 나무라기도 한다.

처음 마청장은 지대위의 젊은 패기와 학력 등을 보고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바른말만을 고지식하게 고수하고 조직의 흐름에 순응하지 못하는 지대위에게 조직의 수장인 마청장은 지대위로 하여금 세상에 대해 순응하는 원리를 깨닫도록 한직으로 보내고 방치한다.
현실의 높은 벽을 처절하게 실감하고 좌절하던 지대위가 현실의 흐름에 순응하고 합류하기로 결심하게 되고, 동일침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주사 놓는 데 있어 일인자였던 아내 동류가 마청장의 가족을 구해주는 것을 계기로 지대위는 마청장의 분신과 같은 존재로 부상하게 된다.

이후 마청장의 뒤를 이어 위생청장 자리에까지 오른 지대위는 평소 자기가 꿈꿔왔던 정직하고 양심적이며 청렴한 관리의 표상이 되고자 의욕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는데 번번히 관료조직의 두터운 벽에 막히기를 반복한다.

중국 사회가 역사상 청렴한 관리가 배출 될 수 없는 토양이라는 구실을 내세우는 궁색한 자기 변명으로 결국은 지대위 자신도 기존의 중국사회를 지배했던 흙탕물에 함께 발을 씻는다는 내용으로 막을 내린다.

이 책을 통해 매사를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이재에 밝은 중국인들의 의식구조와 세태상을 실감나고 재미있게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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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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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으로는 몇년 전, 모 방송국의 개국 몇주년 기념 특집극으로 이 소설이 드라마로 꾸며져 꽤 길게 방영됐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을 일컬을 때 가장 뛰어난 점으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마치 살아서 툭툭 베어나와 우리 몸 속 여기저기에 파편으로 박히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인 민구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이 각각의 사투리를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유교의식을 고수하는 조부, 사회주의 의식의 평등, 개혁, 민중의식을 전파하는, 당시로서는 사상적으로 위험한(?) 아버지, 전통사회와 전통이 해체된 현실 사이, 세대, 계층을 모두 아우르는 어머니, 주인공에게 정신적 의지처가 되어 주었던 옹점이, 대복이, 또한 석공 신씨와의 신분상의 심리적 변화와 함께 인간적 유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대목 등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6.25 전쟁 이전부터 주인공이 다시 고향을 찾아 회상하는 현실까지를 아우르는 세대간, 계층간의 가교역할의 내용으로 엮어진 소설이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뿌리가 새겨진 고향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가족과 이웃과 사회를 감동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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