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코트 웅진 모두의 그림책 76
송미경 지음, 이수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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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코트'라는 제목을 보고 떠오르는 게 있으신가요?
얼어 죽어도 코트! 혹은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슬램덩크 노래가 떠오릅니다. 응? 갑자기? 왜? 하는 분도 있겠죠. 온전히 그림을 즐기고 싶은 그림책인데 텍스트에 시선이 먼저 닿아요. 표지를 감상하지 못하고 제목에 갖힌 제 시선이 싫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아요. 백마 타고 온 왕자님인가? 아니군요. 치마를 입었네요. ('내 시선이 먼저! 내 말이 맞아!' 꼰대짓이 탄로날까 걱정인데 제 마음이 고스란히 나타나네요. 현실을 반영하는 그림책 읽기)

왜 저자엔 그림작가님은 같이 안뜨나요! 바꿔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듣고 있니, 네이버?) 송미경 플러스 이수연 작가님의 작품이라 우선 기대하고 보게 되요. 그림에 자꾸 시선이 얹어지네요. 그림도 그림이지만 채색을 엄청 공들이신 느낌이랄까. 그림은 전혀 볼줄 모르는데도요.

유리와 나 둘의 시선이 한 페이지씩 번갈아 등장해요.
코트인 내가 유리를 바라보는 시선, 유리인 내가 코트를 대하는 자세. 응?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신구 할아버지의 명대사의 이혼 소재 드라마가 떠오르네요. 같은 사건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부 이야기인 드라마와 이 그림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전혀 다르지만요. 서로의 입장을 듣다 보면 아이고, 탄식이 나와요.

너무 소중한 코트를 아끼는 마음에 옷장에만 넣어두는 유리 vs 내가 좋으면 같이 놀아줘야지 하는 코트. 당신이라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건가요? 아끼실래요? 즐기실래요? 아끼다 똥 된다 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 속을 헤집어 놓아요.
꼰대가 유리에게 말하고 싶어져요.
아끼지 말고 자주 햇볕 보게 해주라.
내가 커버리든, 네가 적어지든, 내 취향이 바뀌든, 네가 삭든. 그러기 전에 뽕빼주라.
(사랑의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사심을 담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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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처 Dear 그림책
변영근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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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처, 제목이 영어죠. 새연구가라거나 새관찰자라고 하면 직업에 국한되는 느낌이 있어 이리 표현하셨을까 생각해봤어요. 영어니까 직관적으로 외국작가인가 잠시 헤맸어요. 그림의 배경으로 일본이 나오기도 해서 더 헷갈렸네요. 책을 다 읽은 후 맨 뒷쪽의 작가소개를 보니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초보 탐조인이라고 하시네요. 작가의 이야기와 관심이 더해져서 그림이 더 섬세한 느낌이었나봐요. (좋아하는 것을 바라볼 때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나니까요.)

새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확연히 갈리는거 같아요. 강아지나 고양이는 너무 좋아서 가족이 되어 키우는 사람도 있고, 가족은 아니더라도 예뻐하고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던데 새를 그리 대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어요. 제가 많은 사람과 접할 기회가 없어서기도 하겠고, 새가 반려동물로 대부분 좋아하는 종은 아니라 그런가 잠시 생각에 빠졌네요. 주변의 사람들도 새 발이 무섭다, 그 부리로 쪼을 것만 같다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네요. 저도 새를 좋아하지 않아요. 멀리로 날아가는 자유로운 그 모습를 바라보는 게 좋지만 내게 가까이 날아오는 비둘기가 내 머리에 똥싸면 어쩌나, 나쁜 세균이 떨어지면 어쩌나, 날 쪼면 어쩌나 하는 무서움이 밀려들곤 하죠. 게다가 벌레를 먹잖아요. 나와는 함께할 수 없는 존재, 바로 새! 그래서 이 그림책이 새를 대하는 저를 바꿀 수 있겠다 싶었어요. (바꼈습니다. 생각해보니 자주 하늘을 바라보고 그러는 중에 새에게 카메라를 들이밀기도 했네요.) 가까이 보니 무서운거지 멀리서 예쁨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행위는 신기하고 놀라운 거네요.

다섯챕터로 나눠져있고 글 없는 그림책이에요. 글 없는 그림책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만들었네요. 상투적인 칭찬인데 글자가 없다는 걸 느끼지 못하게 그림에 빠져들었어요.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바라봤어요. 남들과 같게 바라봐야 한다는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은 모양이네요. (기쁩니다.)

낮잠을 자는 백수인가 했으나 노을이 질 때쯤 피곤한 몸을 일으켜 일터로 향합니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이 되면 강한 빛의 조명을 밝히고 도로를 고치고 점검해요. 해가 암막커튼 사이로 쨍하게 비쳐들 때쯤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지쳐 잠이 들어요. 배달해 먹고 처리하지 못한 일회용품들이 작은 방안에 나뒹굴고 주인공은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합니다. 피곤하겠고, 소통하지 못하는 일상이 지루하겠다 싶을 즈음 먹을 게 떨어진 남자는 편의점으로 가서 한끼를 떼울 도시락과 음료를 삽니다. 그리고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고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2번째 챕터로 넘어가는데 남자가 정말 백수가 됐다고 느꼈어요. 밤에 활동하던 남자가 대낮에 돌아다닌다니. 그러다 공원에서 발견해요. 무언가를 바라보고, 성능 좋은 카메라 속 렌즈를 바라보는 무리. 여기가 어딘고 하니 和田堀公園 のカワセミの 生態(와다보리공원 물총새생태) 물총새 서식지였나봐요. 묵직한 장비를 챙겨 어딘가로 향하는 어르신을 따르는 남자. 어르신은 남자에게 새 사진도 보여주고 카메라 속 렌즈를 통해 찍고 있는 새 이야기도 해줍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남자가 새에게 빠져드는 장면이 나오겠다 싶으시죠? 저도 그러겠지 했는데 더 놀라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백수는 아니었고요, 여전히 일을 하고 있어요. 대신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해 노을이 질 때까지 자던 남자가 달라졌어요. 집안이 확 달라졌어요. 일회용기가 넘쳐나던 공간은 말끔해졌고 책상 위엔 망원경만 올려져 있어요. 이런 긍정적인 변화라니! (잠시 남자의 부모라면 새에게 미친 남자가 속터질까요? 활기를 잃고 시들시들하던 남자가 속상할까요? 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잠시 바라보게 되는 저를 반성해요.) 계절을 느끼고 뭔가에 빠져들면서 살아가는 것처럼 사는 남자의 모습이 펼쳐져요. 이제는 편의점 도시락이 아닌 음식점에 가서 사먹는 모습도 등장합니다. 이 변화가 활기가 돌기도 하지만 외롭고 정체되어 있던 남자의 일상이 새를 매개로 세상과 소통을 하게 되는 과정으로 읽혀서 꽤나 흥미로웠어요. 미쳐야 미칠 수 있다는 말, 빠져야만 느껴지는 행복. 남자에게서 보여서 엄마미소 짓게 되네요.

평범한 일상이 너무 소중하던 팬데믹, 기억하고 계시죠?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고,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 시절. 다시 일상을 살수만 있다면 너무 좋겠다며 소중하지 않게 막 대했던 소중한 시간을 떠올리던 그 때가 스쳐갑니다. 아이와 사소한 문제로 다툴 수 있지만, 아침에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다시 돌아온 집에서 따스하게 반기는 그 일상. 남자에게도 일상이 소중해진 것만 같아 다행입니다.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사계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사심을 담았습니다. 새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랑하는 시선을 독자에게 제공해준 변영근 작가님 고맙습니다. 버드에 관련된 다른 책도 확장과 관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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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6
김여나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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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첫 인상은 가족보다 '해녀'에 집중됐어요. 해녀라는 소재가 제게 주는 위험함, 외로움 같은 무거움 때문이겠죠. 표지에 저리 사랑스러운 녀석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니 그림책을 그림으로 보지 않고 글로 읽은 저, 한글 좀 안다고 혼자 앞섰네요.

처음 이 책을 접하는 독자에게 면지를 가장 먼저 보여줘도 좋겠다 싶어요. 그물로 보는지, 망사스타킹으로 볼지, 수영장 타일 같기도 하고, 오목판으로 보는 친구도 있을까요?

제가 바라보는 뒷모습은 대부분 쓸쓸함이 묻어나는데, 골목길 너머로 살포시 드러나는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에게선 여유와 느긋함이 풍기네요. 뒷모습에도 감정을 담아내다니! 이명환 그림작가의 그림체를 좋아합니다. 작가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인물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게 좋아서 부러 찾아보게 되는데요. 이번 작품도 작가님의 시선이 궁금하고 기대했어요.

매주 일요일이면 우리 가족은 모여앉아 동물농장을 보는데요. 예전엔 안봤어요. 볼 때마다 울어서. 학대로, 무관심으로 아프고 다친 동물을 보는 자체가 힘겨워서. 동물 좋아하는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서 함께 보기는 하는데 여전히 전 즐겁기만한 시간은 아니에요. 갑자기 동물농장 느낌으로 변환되는 느낌이라 놀랐어요. 호랑이 무늬의 네야가 할머니와 가족이 되고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 바우가 하늘의 별이 되고 네야는 외로운 할머니를 사랑하겠다 합니다. 바우가 떠난 자리를 노랑이와 포가 대신하듯 새로운 가족이 되요.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길 바랐던 네야의 고백이 두 동생에게 통했을지는 그림책을 통해 알아보길 바랍니다. 아이와 함께 읽다간 울컥해버릴 것만 같아서 혼자 읽었어요. 해녀 할머니의 외로움이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네야, 노랑이, 포의 아픔이 하나하나 보여지진 않지만 본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그들이 더이상 외롭거나 아프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쌀쌀한 가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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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올리 그림책 57
현단 지음 / 올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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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단작가의 그림책이라는 말에 프리패스권을 사용했어요. <어린 변호사>가 이야기에 빠져들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차례'에 나오는 배경그림과 차례를 달력처럼 나눠놓은 것에 색다른 호감을 느껴서 그림작가에 혹했거든요. 오호라. 올해 나온 작가의 책이 그림책 3권에 동화에 일러스트 작업한 것까지 결과물이 많습니다. 제겐 '벌써'인 2025년이 작가에겐 값진 하루하루인 듯 하네요. 이 중 2권이 장애에 관련된 이야기라니 작가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사실 여자작가님인줄 알았어요. <하여튼 이상해>에서 느꼈던 몽글몽글함도 그랬고, <여기저기>에서의 색감도 그저 제가 느끼기엔 너무 사랑스러웠던지라 당연하게 여자일 거라는 느낌이었는데 깔끔하게 틀렸네요.)

한여름 작렬하는 태양빛일까요? 뜨거운 조명? 자전거 불빛?
컬러감 없이 빛을 표현하는 모습 쫌 멋지다요.
흑백 그림책인가 잠시 멈춤했어요. 서너페이지 정도 흑백상태거든요. 아이는 목적지를 모르고 엄마와 함께 걷고 있아요. 어디를 가는 거냐 물어도 엄마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해주지 않죠. 전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는 아이였던거 같은데 우리집 아이등는 계속 물어볼거 같네요.

👧🏻👦🏻 얼마나 걸려? 어디를 가는 건데? 뭐하는데?
👩🏻 (폭발)
이럴거 같은데 책 속 엄마는 꽤나 느긋하게 이 상황을 즐기고 있네요.

여긴 어디? 난 누구? 이럴 수 있는 상황인데 아이도, 엄마도 지금에 빠져들어 현재를 즐깁니다. 즐기는 것이 현저히 줄어든 것만 같은 요즘, 이 둘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해소되는 기분이에요.

이 자리에 함께 있진 않은데도 저 물을 함께 맞은 것만 같은 청량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주인공과 하나된 느낌!

노을을 사진 안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 장면은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서 자꾸만 바라보게 됩니다. 알죠 핑크하늘, 거기에 역광인 듯 까맣게 표현된 저 자전거😍 아직 아이들이 보지 못했는데 꼭 아이들의 후기도 남기고 싶어지네요. 그림책 속 아이처럼 놀고 싶을지, 걷는 건 싫고 차로 이동하고 싶을지, 춤추는 엄마가 창피하다고 할지. 그 모든 대답이 궁금해져요.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올리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생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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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병아리 인생그림책 44
장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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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가 생각나는 노래 1순위는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입니다.
그러니까 '병아리'를 생각하면 이미 슬프다는 감정이 먼저 떠오르는거죠. 이 책 슬프겠구나, 정해진 결말을 향해 가는건가. 이런 생각이 계속 되니까 마음을 헤집어놓은 상태가 되어 버리기 쉽상인데, 뻔하지 않겠지 라는 희망을 안고 책을 봅니다.

제가 학교다닐 때는 학교 앞에 문방구도 세네개쯤 됐고, 봄날이면 불량식품 내놓은 곳 옆에 꼭 병아리 파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요즘은 정말 안보이죠? 병아리의 인권을 위해 그러는건지 동물보호 탓인지 모르겠지만요.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해요.) 분명 오래 살지 못하고 닭이 되기까지 버텨줄지도 의문인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용돈을 꺼내 병아리를 제 손에 한마리씩 데려가던 시절이었죠. 물론 저도 해마다 집으로 데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미화된 기억인지 정말 그러했는지 몇 번은 비실비실하던 노란 생명체가 하늘나라로 가기도 했어요. 근데 어렴풋한 기억 속에는 닭이 되기 직전 그러니까 알을 낳을 수 있는 큰 닭 전에 좀 자란, 병아리와 닭의 중간쯤 될만큼 자란 녀석을 본 기억이 나는 게 우리집 병아리인지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 봤던 기억이 자리잡고 있는거죠. (이건 엄마나 여동생한테 물어봐야 정확한지 알겠지만 물어보고 싶지 않네요. 제 기억이 미화된 걸까봐 조심스러워요.) 그러니까 제게 병아리는 어린 시절을 대표하는 풋풋한 생명체와의 동거였고, 첫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상징 같은 거죠. 왜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가 그토록 우리의 마음을 후벼팠는지 알게 되는 대목이랄까.

날아라 병아리에 한껏 빠져있는데 표지에 나오는 쟤, 병아리 맞는거죠? 단순한 그림체인데도 깃털이 앙상하고 푸석해 보이니까 초4 어린이는 좀비병아리가 아니냐고 묻기까지 합니다. 안쓰러우면서도 입을 다물지 못하겠는 외형, 병아리는 귀엽고 풋풋해야 느낌이 사는데 얘는 왜?

👩🏻 아파보이네.
👧🏻 많이 아픈 병아리인거지. 힘이 하나도 없어보이잖아.
👩🏻 원래 약한 아인가? 밥을 잘 못 먹었나?
👧🏻 그런데 병아리는 뭐 먹어?
👩🏻 지렁이? 쌀? (어린 시절 병아리를 키워봤는데 먹이를 준 기억은 왜 나질 않는거지? 노른자? 설마 동족을? 이 대에서 또 엄마한테 죄송스러워지네요. 뭐든 엄마의 몫이었구나.)
👩🏻 근데 얘 발 뭔가 이상하지 않아? (닭발 붉은색이잖아요. 색이 다른 부분이 있어요)
👧🏻 응? 욕하는거야? 어??? (현실 초4 언니라고 하기엔 엄마 머리 아프다!!!!)

전 늘 혼자가 아니었고 여동생, 남동생이 있었으니 무엇인가 같이 한다면 그건 분명 동생과 함께였어요. 친구도 함께였지만 하교 후의 일상은 동네친구들 혹은 내 동생들이었죠. 책 속의 병아리 주인은 새로운 동생인 듯, 친구인 듯 병아리를 대합니다. 뭘 하든 함께 하고픈 상대를 만난거죠. 뭐든 함께하고 싶죠. 놀이도, 잠도, 먹는 것도, 그게 뭐든. 배려와 존중이라는 걸 당연히 알 수 없는 아이는 모든 것을 병아리와 함께 합니다. 병아리의 싦음이 책을 뚫고 나오는 느낌이에요. 어쩜, 너 고생이 많구나. 어쩌니. 힘들다고 표현할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힘듦을 표현하지 못하고 말할 수 없는 병아리는 견디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그저 쓰러진 거라고 생각했어요. 쉬면 나아지겠지. 그림책을 보는 저의 시선은 그랬어요. 자고 일어나면 힘이 나겠지. 병아리는 자고 일어날까요? 일어나지 못하게 된 내 병아리를 두고 아이는 뛰쳐나갑니다. 직면하기 힘든 아이는 사실로부터 멀어지려고 하죠. 아이는 잘못으로부터, 실수로부터 멀어질 수 있을지 조용히 숨을 참고 지켜보는데 이거슨 정말 놀라운 전개. 내가 아는 보통의 이야기에서 살짝 떨어져보는 느낌이고요. 그래서 신선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였어요. 친구랑 같이 학교 앞까지 다와가는데 땅바닥에 뭔가 있는 거에요. 그시절에는 쥐 이런거 많았어요. 쥐는 아니고 움직이지 않는데 뭐지 싶어 바라보는데 참새였어요. 발을 땅에 붙이고 있는게 아니라 누워있는 상태, 움직이지도 않고. 친구는 지각한다고 얼른 들어가자는데 전 못 움직이겠더라고요. 두 손에 고이 안고 새가 내 손에서 어떻게 될까봐 조심조심 안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어요. 해가 잘 드는 나무 아래 땅을 파고 걔를 묻어주는데 계속 손이 벌벌 떨리는거죠. 새는 죽었는데 내 손에 계속 참새의 온기가 남아있는 이상한 경험. 내 눈앞에서 스러져가는 죽음을 바라보는 시간. 갑자기 그 온기가 떠오르네요. 그 참새도, 내 병아리도 지금은 좋은 곳에 있겠죠? 장현정 작가님도 하늘 그곳에서 편히 계시길. 그러기를 바랍니다.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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