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식당 바람그림책 172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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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나 연말이라도 식당을 갈 생각은 안했어요. 배달이나 포장, 혹은 재료사다가 만들어서 집에서 먹는 거 좋아합니다. 그런데 정말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을 때 있잖아요. 그럴 때 찾는 좋아하는 식당 있으세요? 이름만으로도 뭔가 행복해질 것만 같은 특별한 이 식당 맛보러 오실래요?

색종이 고리 걸어걸어 만드는 색종이 고리보다 먼저 제 시선을 사로잡는 건 난로 위에 놓인 고구마와 귤이요. 저렇게 뭔가 싸놓지 않아도 괜찮나 맛있나 걱정스러워지는건 제 기우죠? 뭔가 어수선해보이지만 둘이서 뭔가를 준비하는 듯 분주해보이네요. 파티라도 준비하는 걸까요? 오잉? 눈오리? 산타모자?
털복숭이? 원숭이?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전 침팬지라고 대답한 거 같아요. 아익후.

고슴도치 씨입니다. 뾰족하고 다가서기 힘든 사람으로 표현되는 동물.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이상하고 특이한 케이스로 여겨졌잖아요. 그러나 요즘은 (일반화하기엔 너무 편협하지만 개인적인 견해이니까요.)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평범한 사람이 너무 귀해진 느낌이죠. 고슴도치는 타인의 시선에, 행동에, 말에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받네요.

고슴도치 씨는 이 많은 인파 속에서도 혼자입니다. 쓸쓸해지면서도 이상하게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 이중적인 시선이 들어가는 장면이라 마음에 남아요. 김유 작가의 작품이 눈에 선하네요.
고슴도치 씨를 어느 식당으로 이끄는 풍선, 초대장이라고 말하는 지인의 말에 집중해서 보지 않고 있다가 그림에 집중하게 됐어요. 맞아, 글로 적힌 초대가 아닌 마음을 이끄는 초대장.

'소중한 시간을 선물합니다.'라는 문 앞의 종이 한 장에 고슴도치 씨는 식당 문을 열 수 있는 힘을 얻어요. 풍선이 이끄는 초대와 마음이 동하는 메시지. 식당으로 향할 수 밖에 없는 짜여진 운명의 수레바퀴인가 싶은 서사라니.

나비넥타이로 멋을 낸 길냥이 씨, 가족사진을 꺼내 보는 기러기 씨,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은 거북이 씨 옆에 자리잡은 고슴도치 씨. 이 넷을 바라보자니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네요. 뭐야, 눈물나는 인물들. 버려졌지만 감추려고 멋을 낸 길고양이, 기러기가 되어 가족과 떨어진 가장, 미래가 없이 하루를 버텨내는 거라는 나이든 어른의 시선이 존재하지만 들여다보면 이미 많은 짐을 짊어지고 버텨내고 있는 거북이 등껍질을 벗어내지 못하는 젊은이,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는 현대인. 그림책에서는 등장인물을 동물 자체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던데 왜 의인화된 동물일까 계속 마음에 작은 질문이 생겼는데 작가의 인터뷰였는지 출판사 소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작가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이들을 한 테이블에, 한 장면에 담아내다뇨. 이들의 힘듦과 무거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비밀이 있는 식당일까요? 어떤 비밀이 담겼는지 같이 보실래요?

앞면지와 뒷면지에 바뀐 고슴도치 씨의 표정을 보니 이 식당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초대장 보내주실거죠?

네이버 제이그림책포럼 카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천개의 바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사심을 담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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