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산책하는 방법 - 행복한 반려 생활을 위한 첫걸음
마크 베코프 지음, 장호연 옮김, 최재천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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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졸졸 따라다니는 보리.

보리와 더 즐겁게 생활하고 싶어, 이 책을 읽어보았어요.

이 세상 모든 개는 다 다르다.

6쪽

이 책은 개에 관한 편견을 깨주는 책이에요. 그리고 우리 개는 왜 이럴까? 하는 의문을 당장에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스스로 알아보게끔 해 줍니다. 그리고 개의 존재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자신이 돌보는, 자신이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개에게 많은 관심을 쏟는 것이 가장 빠르고 손쉬운 처방이다." -37쪽-

책은 총 9장으로 나뉘어 있어요. 1장에는 개에게 마음 쓰는 법이 나오는데요, '개 행동학'을 하려면 개가 무엇을 알고, 느끼고 행하는지에 초첨을 맞추어야 한다고 해요. 그러려면 개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가능하면 최대한 개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개가 되어야'한다는 말에 밑줄을 쫙 쳐 놓았습니다. 이 말은 개처럼 행동하라는 말은 아니에요. 개를 유심히 관찰하고 개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우고, 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의미이지요.

그리고 개를 집과 마음속에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개한테 최선의 삶을 주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해요. 저자는 이는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 의무라고 역설합니다. 바쁘다는 이유 또는 개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이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기도 했지만, 100프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해서 그런지 뜨끔하더군요. 개와 함께 살려면 평생 헌신할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정말.

2장에는 개와 공감하는 법이 나옵니다. 개의 특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이겠죠. 후각 외에도 청각 미각 촉각 복합 감각 등에 대해 짧게 다루고 있습니다. 3장에는 개와 노는 방법이 나옵니다. 저는 강아지 놀이터에는 자주 가지 않는데 이 장에서는 개가 개들과 함께 신나게 노는 모습을 많이 묘사하고 있어요. 아무리 사람이 놀아준다고 해도 개들끼리 놀면서 느끼는 희열에는 미치지 못하겠지요. 그들끼리만 느끼는 무언가가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4장에는 개의 서열을 이해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개의 '주인'으로서가 아니라 반려자로서 존중하고 인내하고 이해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하네요. 5장에는 개와 산책하는 방법이 나와요. <삶에 개를 들이기로 결정했다면, 여러분은 날마다 여러 번 개를 밖에 데리고 나가야 한다. 할 일이 있더라고 매일 그렇게 산책해야 한다.> 만약 개와 함께 살기로 했다면 산책은 정말이지 필수입니다. 그 외에 '개의 생각을 아는 방법', '개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 '개의 목줄을 다루는 방법', '개와 함께 사는 방법'등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개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기 보다 거시적인 마음자세를 알려주는 것 같아요. 개와 함께 살고 싶은 분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앗, 그리고 책에는 각 장마다 강아지 그림이 나오는데요, 그 개들이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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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 미운오리 그림동화 7
히도 반 헤네흐텐 지음, 김여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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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도반헤네흐텐 글그림 #내가꽃이될수있었던건

벨기에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 '히도 반 헤네흐텐' 님의 『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을 읽어보았어요.

"나는 보일 듯 말 듯 조그만 씨앗.

바람이 날 여기로 데려왔어."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있습니다. 바람에 흩날려 이곳으로 날아왔죠. 그리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싹을 틔웠습니다.

씨앗은 싹을 틔운 후에도 웅크려 기다립니다.

그러다 환한 빛에 이끌려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마침내 태어났습니다.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으로 말이죠.

그리고 세상과 마주합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했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꽃들은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습니다.

각기 제 나름대로의 멋을 지니고 있지요.

그리고 꽃이 달콤한 꿀을 벌과 나비에게 주듯이

벌과 나비도 꽃가루를 옮겨 새로운 꽃이 태어나게 해 줍니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지요.

책은 "우리 모두는 서로가 꼭 필요해."라며 끝을 맺습니다.

저는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따져보면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가끔... 아니 매번 그 사실을 까먹고는 나 혼자 저절로 이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똑바로 서 있을 수 있을 줄 알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일로 내 삶이 송두리째 달라질 수도 있어요.

바람이 조금만 더 세게 불었다면 씨앗은 사막에 떨어져 그대로 말라비틀어져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운이 좋게도 이 세상이라는 꽃밭에 싹을 틔우고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가 자리 잡은 곳이 기름진 땅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지도 모르고요. 그래도 우리 옆에는 함께 비바람을 맞아 줄 누군가가 있을 겁니다.

『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을 읽으며 내 주변에 있는 고마운 존재들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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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마녀와 멋대로 마법사 달빛문고 2
양혜원 지음, 한수진 그림 / 아이음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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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원 글 #한수진 그림 #급식마녀와멋대로마법사



더공감 출판사의 아동 출판 브랜드 '아이음'에서 나온 동화책을 읽어보았어요.

《맨날 맨날 화가 나!》,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등을 쓴 양혜원 작가님은 '제1회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을 받으며 어린이 책 작가가 되었다고 해요. 그림을 그린 한수진 작가님은 《악플 전쟁》, 《아기 까치 우산》 등에 그림을 그린 분입니다. 《악플 전쟁》과 그림이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급식 마녀와 멋대로 마법사》 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먹이려는 영양사 선생님과 싫어하는 음식을 몰래 안 먹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쓰는 아이들의 이야기예요. 호연이가 다니는 산골 학교에 영양사 선생님이 새로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이 선생님은 아이들이 음식을 남기는 꼴을 절대 못 보는 사람이었어요. 급기야 자기 별명이 급식 마녀라면서 아이에게 으름장을 놓았지요. 게다가 아이들이 급식을 다 먹었는지 하나하나 검사까지 했어요. 홍합을 싫어하는 호연이는 딱 걸리고 말았지요. 급식 마녀는 호연이에게 억지로 홍합을 꼭꼭 씹어 먹게 했어요. 호연이 말고도 이에 반발한 아이들은 '비빔밥 결사대'를 만들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먹기 싫은 음식을 안 먹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러다 호연이가 팽이버섯 부추무침을 남긴 날이었어요. 이날도 급식 마녀에게 딱 걸렸지요. 팽이버섯 부추무침을 억지로 먹다가 먼저 먹은 음식까지 다 토한 호연이는 이렇게 소리쳐요.

"싫어요. 안 먹어요! 난 이 음식이 싫다고요!"

아이들에게는 싫어하는 음식을 안 먹을 권리가 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그럴 거예요. 억지로 먹게 하면 더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데... 급식 마녀는 참 뭘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것 같아요. 근데 저도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네요. (^^;; 음식을 열심히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안 먹으면 제발 좀 먹으라며 입에 넣어준 경험이 있다 보니... )

그런데 이게 웬일이지요? 갑자기 어디선가 돼지가 나타납니다. 돼지는 급식실 안을 온통 휘젓고 다니고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요리조리 달아나는 돼지와 돼지를 잡으려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모습이 한 판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 같아 보이는 건 왜일까요? 돼지를 잡기 위해 힘을 합해 창고로 몰아넣는 장면이 넘나 재미있어 보였어요. 그런데 이 돼지는 갑자기 어디에서 나타난 걸까요? 그건... 바로 이 학교에는 어딘가 모르게 신비주의 느낌이 나는 학교 관리인 '멋대로 마법사'가 있다는 사실! 아이들과는 친하게 지내지만 어쩌면 진짜 마법사인지도?!

아이들과 급식 마녀의 대결은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아이들의 승리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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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을 뿌리다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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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미스미 #일본소설

괴롭고 지칠 때에는

창을 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세요.

작은 반짝임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질 거예요.

-구보 미스미-

구보 미스미 씨는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고 해요. 이 작가는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사유와 성적인 묘사를 두루뭉술하게 표현하지 않고, 가감 없이 드러내는 서술로 유명하도 합니다. 159회 나오키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가만히 손을 보다》도 시작부터 그런 묘사가 나와서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 《밤하늘에 별을 뿌리다》는 그런 묘사는 거의 나오지 않아요. 뭔가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가슴속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안고 있으면서도, 힘든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별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게 되고 희미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어요.

책에는 모두 다섯 편의 단편이 담겨 있어요. 단편 속 주인공들은 모두 누군가와 헤어짐을 겪게 되는데요, 헤어짐은 물론 힘들고 쓸쓸한 것이지만 언젠가는 그 외로움을 이겨내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마음도 환하게 빛날 것만 같아요.

특히 저는 마지막 이야기 <별의 뜻대로>가 좋았어요. 아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새엄마와 아빠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기와 함께 살아요. 그런데 10살 정도밖에 안 된 이 아이는 어찌나 마음이 넓던지요. 아이가 하교하고 집에 돌아올 시간에 갓난아기를 달래고 잠을 자느라 문도 열어주지 않아요. 그것도 잠금장치까지 걸어 놓고요....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아이는 묵묵히 견뎌냅니다. 그러다 맘씨 좋은 어느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돼요. 그런데 할머니도 이제 시설에 들어가야 합니다. 아이는 앞으로 누구와 시간을 보내야 할까요? 저 같으면 당장 아빠에게 일러바쳤을 텐데... 아이는 새엄마가 갓난아기를 보느라 힘들어서 그렇다고 이해해 줍니다. 흠, 너무 어른스럽지 않나요? 조금은 더 어리광을 피워야 할 나이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아이가 엄마와 아빠에게 조금은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아서 다행이더라고요.

별자리는 잘 모르지만 별을 보며 책장을 넘기고 싶어지네요.

하늘을 올려다보면 반짝이는 별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르겠어요.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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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이난영 지음 / 소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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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골목길에 있는 어느 한 집을 얻어 살며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반짝이는 초록색과 꽃 들의 그림을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고 따스하게 보입니다.

저도 전에 옥상에 화분을 키운 적이 있어요. 채소도 키우고요. 옥상에 올라가 물을 주고 채소가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면 뭔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곤 했지요. 그리고 주변에 사는 분들과도 아파트에 사는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교류를 하며 지냈던 거 같아요. 1층에는 나들가게가 있었고, 옆에 옆에 건물에는 자주 가는 빵집이 있었어요. 빵집 아저씨는 서비스를 많이 주셨었는데... 하지만 저는 그때 제 주변에 있는 것들과 사람들에 그렇게 많은 시선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자는 따스한 시선으로 지긋이 바라보고 그들과 소통하며 글과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저자의 이웃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테이블을 두 개나 나눠준 테이블 아주머니, 꽃을 좋아하는 꽃 할머니, 목소리가 큰 앵그리 할머니, 생수를 현관문에 걸어두신 물 할머니, 멸치를 강매하려고 했던 멸치 할머니, 옥상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골프 삼촌, 언제나 동네 입구 계단에 앉아 있는 계단 할머니.... 저자는 이들과의 인연을 참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어요.

요즘 이웃과 교류하며 살기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저처럼 소심한 사람에게는 더 그런 것 같아요. 이웃과 티격태격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나고 나니까 그때가 그립네요. 지금 사는 곳에선 정말 교류가 하나도 없거든요. ^^;;

할머니가 떠나시기 전에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바라본 풍경이

잔잔한 바람이 부는 푸른 들판이나 꽃밭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지막 풍경이 푸른 들판이나 꽃밭이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요? 그래도 한번 상상해 봅니다. 푸른 나의 마지막을....

나무에 누워 쪽잠을 자는 누군가....

편안히 쉬고, 푹 쉬고, 개운하게 일어나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길.... 그렇게 힘들었던 하루가 위로가 되길 바라봅니다.

우리 이웃과 자연을 담은 다큐 한 편을 보는 느낌의 책입니다.

숲속에 들어가 이 책을 펼치고 싶네요.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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