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미스미 #일본소설
괴롭고 지칠 때에는
창을 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세요.
작은 반짝임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질 거예요.
-구보 미스미-
구보 미스미 씨는 2009년 단편 <미쿠마리>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고 해요. 이 작가는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사유와 성적인 묘사를 두루뭉술하게 표현하지 않고, 가감 없이 드러내는 서술로 유명하도 합니다. 159회 나오키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가만히 손을 보다》도 시작부터 그런 묘사가 나와서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 《밤하늘에 별을 뿌리다》는 그런 묘사는 거의 나오지 않아요. 뭔가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가슴속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안고 있으면서도, 힘든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별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게 되고 희미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어요.
책에는 모두 다섯 편의 단편이 담겨 있어요. 단편 속 주인공들은 모두 누군가와 헤어짐을 겪게 되는데요, 헤어짐은 물론 힘들고 쓸쓸한 것이지만 언젠가는 그 외로움을 이겨내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마음도 환하게 빛날 것만 같아요.
특히 저는 마지막 이야기 <별의 뜻대로>가 좋았어요. 아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새엄마와 아빠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기와 함께 살아요. 그런데 10살 정도밖에 안 된 이 아이는 어찌나 마음이 넓던지요. 아이가 하교하고 집에 돌아올 시간에 갓난아기를 달래고 잠을 자느라 문도 열어주지 않아요. 그것도 잠금장치까지 걸어 놓고요....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아이는 묵묵히 견뎌냅니다. 그러다 맘씨 좋은 어느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돼요. 그런데 할머니도 이제 시설에 들어가야 합니다. 아이는 앞으로 누구와 시간을 보내야 할까요? 저 같으면 당장 아빠에게 일러바쳤을 텐데... 아이는 새엄마가 갓난아기를 보느라 힘들어서 그렇다고 이해해 줍니다. 흠, 너무 어른스럽지 않나요? 조금은 더 어리광을 피워야 할 나이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아이가 엄마와 아빠에게 조금은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아서 다행이더라고요.
별자리는 잘 모르지만 별을 보며 책장을 넘기고 싶어지네요.
하늘을 올려다보면 반짝이는 별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르겠어요.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