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이난영 지음 / 소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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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골목길에 있는 어느 한 집을 얻어 살며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반짝이는 초록색과 꽃 들의 그림을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고 따스하게 보입니다.

저도 전에 옥상에 화분을 키운 적이 있어요. 채소도 키우고요. 옥상에 올라가 물을 주고 채소가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면 뭔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곤 했지요. 그리고 주변에 사는 분들과도 아파트에 사는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교류를 하며 지냈던 거 같아요. 1층에는 나들가게가 있었고, 옆에 옆에 건물에는 자주 가는 빵집이 있었어요. 빵집 아저씨는 서비스를 많이 주셨었는데... 하지만 저는 그때 제 주변에 있는 것들과 사람들에 그렇게 많은 시선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자는 따스한 시선으로 지긋이 바라보고 그들과 소통하며 글과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저자의 이웃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테이블을 두 개나 나눠준 테이블 아주머니, 꽃을 좋아하는 꽃 할머니, 목소리가 큰 앵그리 할머니, 생수를 현관문에 걸어두신 물 할머니, 멸치를 강매하려고 했던 멸치 할머니, 옥상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골프 삼촌, 언제나 동네 입구 계단에 앉아 있는 계단 할머니.... 저자는 이들과의 인연을 참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어요.

요즘 이웃과 교류하며 살기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저처럼 소심한 사람에게는 더 그런 것 같아요. 이웃과 티격태격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나고 나니까 그때가 그립네요. 지금 사는 곳에선 정말 교류가 하나도 없거든요. ^^;;

할머니가 떠나시기 전에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바라본 풍경이

잔잔한 바람이 부는 푸른 들판이나 꽃밭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지막 풍경이 푸른 들판이나 꽃밭이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요? 그래도 한번 상상해 봅니다. 푸른 나의 마지막을....

나무에 누워 쪽잠을 자는 누군가....

편안히 쉬고, 푹 쉬고, 개운하게 일어나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받으며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길.... 그렇게 힘들었던 하루가 위로가 되길 바라봅니다.

우리 이웃과 자연을 담은 다큐 한 편을 보는 느낌의 책입니다.

숲속에 들어가 이 책을 펼치고 싶네요.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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