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역사>, <커피의 역사> 처럼 특정 음식에 대한 역사가 아닌,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거의 모든 식문화에 대해 다루다보니 적지 않은 페이지수임에도 저술의 깊이가 매우 얕다는 느낌이다. 번역도 문제가 있다. 식품영양학 전공자 3인이 번역했는데도 요리 이름을 자주 틀린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체 12장 중 10장만 번역한 것도 불만.
맞다. 이건 단연코 미미 여사의 최고 걸작이다. 마무리가 약한 게 항상 단점으로 꼽히는 미미 여사지만, 이 작품은 이미 전개 과정에서 보여준 것만으로도 마무리 따위는 상관없을 정도다. 은폐된 진실, 비정한 권력, 퍼지는 광기, 그 속에서 빛나는 아이의 지고한 순수. 이 모든 게 합쳐져 독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짙은 슬픔과 페이소스를 안긴다. 여운이 정말 길게 남을 것 같다.
미미여사님 이번엔 너무 나가셨네. 에도 시대극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추리소설도 아닌 `호러 판타지 시대물`이라니. 미미 여사의 다른 에도 시대물과 같은 선상에 있으나 결말이 소설이 아닌 애니를 보는 듯 오글거린다. 미미 여사의 뒷심 부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첫<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 빌 브라이슨의 책입니다. 빌 브라이슨은 우리 나라 출판시장에서 그 이름만으로도 판매부수가 보장되는 몇 안 되는 외국 작가입니다. 빌 브라이슨은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빛나는 문장으로 유명한데요.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꽤나 번역하기가 까다롭다는 겁니다. 영미권에서 통하는 유머를 한국어로 옮기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제가 읽어본 대부분의 빌 브라이슨 번역서들은 그런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영미권에서는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평을 듣는 베스트셀러들이지만 번역된 작품을 읽어보면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단지 재미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번역을 해놔서 읽기가 힘든 책들이 많았구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번역을 정말 깔끔하게 잘 해놨거든요.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온 유럽을 여행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과 이에 대해 빌 브라이슨이 늘어놓는 투덜거림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뚱땡이 미국 아저씨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말도 잘 안 통하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고생하는 걸(그것도 아주 자세히 묘사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재미는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별 것 아닌 소소한 사물을 포착하여 해박한 지식을 풀어내는 글재주는 대단한 흡입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행기는 웬만하면 재미있지만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최상급의 재미를 선사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