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전 부인으로 유명한 린 마굴리스의 도발적인 공생 진화 이론(...이라고는 하지만 이론 자체는 1970년대에 처음 나왔고, 이미 학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에 대한 책.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가 애초에는 별개의 단세포 생물이었고, 큰 세포에 포섭되어 세포의 일부가 되었다는 설. 심지어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이러한 공생진화의 산물이라는 과격한 주장을 편다. 나중에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까지 연결되는, 진화학계에서도 아주 독특한 이론.
<빵의 역사>, <커피의 역사> 처럼 특정 음식에 대한 역사가 아닌,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거의 모든 식문화에 대해 다루다보니 적지 않은 페이지수임에도 저술의 깊이가 매우 얕다는 느낌이다. 번역도 문제가 있다. 식품영양학 전공자 3인이 번역했는데도 요리 이름을 자주 틀린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체 12장 중 10장만 번역한 것도 불만.
맞다. 이건 단연코 미미 여사의 최고 걸작이다. 마무리가 약한 게 항상 단점으로 꼽히는 미미 여사지만, 이 작품은 이미 전개 과정에서 보여준 것만으로도 마무리 따위는 상관없을 정도다. 은폐된 진실, 비정한 권력, 퍼지는 광기, 그 속에서 빛나는 아이의 지고한 순수. 이 모든 게 합쳐져 독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짙은 슬픔과 페이소스를 안긴다. 여운이 정말 길게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