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리처드 오버리 지음, 류한수 옮김 / 지식의풍경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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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분이 갖고 있는 2차 세계대전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아마 진주만 습격, 노르망디 상륙작전, 미드웨이 해전, U보트 등 주로 미국이 주축이 된 연합국과 독일 간의 전투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2차 대전의 메인은 독일과 소련간의 전쟁, 즉 독소전이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독소전은 히틀러가 나폴레옹 흉내를 내어 소련을 침공했다가 혹독한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패퇴하였고, 미국의 참전으로 결국 패전에 이르게 된 계기 쯤으로 알고 계실 듯 한데요.

독소전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인명과 물자를 갈아 넣은 역사상 가장 끔찍한 전쟁이었고, 2차대전을 사실상 결정지은 전쟁이었습니다.

독일군의 80%가 이 전쟁에서 죽었고, 소련은 이 전쟁으로 최소 2천700만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베를린을 점령하여 독일을 패망하게 만든 것도 미국이 아닌 소련이었구요.

독소전은 전쟁의 규모가 너무나 엄청나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개전 초기 소련군이 속절없이 밀릴 때는 한 전투 당 60만명(!)의 포로가 발생한 기록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 육군 전체 규모와 맞먹죠.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군인 민간인 할 것 없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가서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금 인식케 해줍니다.

특히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대한 묘사는 가히 현세에 강림한 지옥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TV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것이라 전쟁의 세부 묘사가 대단히 뛰어나며, 스탈린과 히틀러의 그릇된 결정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전쟁사 저작 중 손에 꼽히는 걸작이며, 제 독서이력 중 열 손가락 안에 들만큼 인상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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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사 (양장)
존 키건 지음, 조행복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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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해하기 힘들만큼 직역에 가까운 번역을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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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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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 책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에세이. 심심할 때 이 책을 꺼내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만족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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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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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엉망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빌 브라이슨의 작품들이 명성만큼 재미있지 않았던 건 아마 내가 몰랐던 수많은 오역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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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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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작품을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김영하의 소설들은 주인공이 하루 아침에 부조리한 상황에 맞닥뜨려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이 <빛의 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 김기영은 북한에서 스파이교육을 받고 22세 때 남파되었으나, 이 후 아무런 지령도 받지 못하고 일반인처럼 직업도 갖고 결혼도 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20년이 지난 어느 날, 연락도 없던 북한 당국에서 갑자기 김기영에게 모든 것을 정리하고 북으로 귀환하라는 지령이 떨어집니다.

이 책은 김기영이 이 지령을 받고 만 하룻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간첩’은 항상 어딘가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입니다. 남과 북 사이, 일상과 이념 사이, 믿음과 의심 사이…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김기영은 이미 경계를 벗어나 남한의 일상에 적응한 평범한 존재입니다. 이런 그가 갑자기 자기 존재의 부정을 명령받습니다.

아시다시피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은 일상 속의 다양한 관계에 의해 정의됩니다.

출근해서 동료들을 만나고, 일을 하고, 퇴근해서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일상과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 나의 존재를 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갑작스레 부정하라는 것은 ‘나’라는 존재를 이 관계에서 지워버리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당연히 격렬한 거부감이 들게 되죠.

우리의 주인공도 끊임없이 고뇌합니다. 이러한 존재론적 고뇌는 최인훈의 유명한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의 고뇌와 맞닿아 있습니다. 둘 다 경계에 서게 된 자의 고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걸 굳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술술 잘 읽힙니다. 김영하가 원체 글을 어렵게 쓰는 작가가 아니기도 하고, 문체 또한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수월하게 읽으면서도 개인과 역사,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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