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에세이집이다.


신랄하다. 물론 화가 난 상태에서 웃으면서 쓴 글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지만, 그의 분노가 순화되지 않고 그대로 느껴진다. 이해가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사람마다 의견이 모두 같을 수도 없고, 시대가 변하기도 했고 말이다.


웃으면서 화를 내고 있는 살집있는 에코를 상상할 수 있다. 기내식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완전 공감간다. 커피를 컵에 너무 찰랑거리게 줘서 몇 번 엎지르기도 했고, 분간이 안 가는 설탕, 소금, 후추 때문에 한참을 들여다 봐야 했다.


읽으며 빌 브라이슨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 리딩투데이 선물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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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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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1812-1870)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인기 작가이다. 어려서 공장에서 일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세에 신문사 기자가 되고, 틈틈이 작품을 쓰며 1836년 <피크윅 문서>를 발표하면서 유명작가가 된다. 그의 작품은 풍자적 희극성과 감상주의적 휴머니즘이 어우러진 작품에서 후기에는 사회비판적으로 변화한다. 14권의 장편 소설을 썼는데, 그 중 하나인 <위대한 유산>(1861)은 자전적인 소설이다.


핍은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누나, 매형과 사는 고아이다. 대장장이 매형 조의 다정함과는 대조적으로 누나는 매형과 핍에게 매우 거칠고 폭력적이다. 핍은 크리스마스 전 날 부모님과 다섯 명의 남동생들이 묻힌 교회 옆 묘지에 갔다가 눈빛이 무시무시한 탈옥수를 만난다. 그의 요구대로 줄칼과 음식을 가져다주지만, 그는 결국 잡히게 된다.


재력가 미스 해비셤의 저택에 놀아 줄 아이로 핍이 가면서 거기에서 비슷한 또래의 고고한 에스텔라를 만난다. 누구인지 모를 사람이 핍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겨 신사교육을 받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가정교사 포켓씨의 아들 허버트와 절친이 되면서 런던생활도 익숙해질 무렵 조가 와서 에스텔라가 돌아왔음을 알린다. 바로 그녀를 만나러간 핍은 해비셤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숙녀가 된 에스텔라에게 걸맞는 신사가 되어 그녀와 짝을 맺어주려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미 어른이 된 핍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쓰는 1인칭 시점이라 핍의 심리상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조를 마음 속 깊이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못 배우고 촌스러운 그가 창피하다. 에스텔라를 사랑하면서도 그녀 앞에 서면 다시 어린시절의 초라한 존재가 된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유산이 생기면서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비판한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인물묘사가 독특하다. 조와 핍의 절친이 된 허버트를 제외한 남성 등장인물들은 돈에 약하고 뭔가 음흉하고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반면 여성 캐릭터들은 드세다. 누나는 폭력적이고, 미스 해비셤은 돈으로 사람들을 좌지우지하고, 해비셤의 양녀 에스텔라는 핍에게 노골적으로 하층민이라고 부르며 고고하다. 19세기 영국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그리 높지 않았을텐데 여성을 강하게 묘사한 것이 특이하다.


문학적인 아름다운 표현만큼 이야기 구성이 꽉차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고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었다면 당장 읽어도 좋다. 이야기 진행도 빠르고 어렵지 않다. 게다가 그로테스크한 집에 사는 미스 해비셤, 당돌한 소녀 에스텔라, 신분상승으로 변화하는 핍과, 조금 모자라지만 늘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조까지. 매력있는 등장인물에 빠져 들 것이다.



* 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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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기에 더욱 빛나는 일본문학 컬렉션 1
히구치 이치요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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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처럼 요절하였지만 후세에 영향을 미친 일본 근대 작가들의 단편소설집이다. 여섯 작가를 소개하는데, 히구치 이치요(1872-1896),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1927), 가지이 모토지로(1901-1932), 나카지마 아쓰시(1909-1942), 다자이 오사무(1909-1948),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이다. 이들은 병으로 죽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여섯 작가의 단편소설 두 편을 각각 먼저 소개하고, 번역자들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여섯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다. 유일한 여성 작가인 히구치 이치요의 여성적인 섬세함, 날카로운 관찰자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감각적인 표현의 가지이 모토지로, 이국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쓴 나카지마 아쓰시, 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다룬 다자이 오사무, 동화의 형식을 가져온 미야자와 겐지.

히구치 이치요는 여섯 작가 중 유일한 여성이다. 5천 엔 지폐에 실린 일본 최초의 여류 작가이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24세에 요절했는데 '기적의 14개월'동안 대표 작품을 몰아 썼다고 한다. <섣달그믐>의 반전이 감동적이다. 부유하지만 인색한 주인 여자와, 아픈 외삼촌을 위해 돈이 필요한 가난한 하녀의 초조한 상황과, 망나니 같은 전처 아들의 이해심이 큰 울림을 준다.

내게 가장 일본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은 가지이 모토지로의 <레몬>이다. 어떠한 특별한 사건 하나없이 묘사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주인공은 절망과 어두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돌아 다니다가 레몬을 발견하고는 그 시원하고 산뜻한 모양과 향으로 생기를 찾는다. 서점에 들어가 책을 쌓아 올린 위에 레몬을 두고는 마치 폭탄을 설치한 악당처럼 도망친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주인공의 마음 상태가 180도 바뀌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몇 권 읽지 않은 일본 소설이 이러한 작법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가지이 모토지로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양한 일본 근대 단편 소설이 궁금하다면 이 책,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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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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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궁금증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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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수상한 서재 4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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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때문에 글을 쓰게 된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네요. 이중인격 주인공의 이야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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