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대한 유산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평점 :

찰스 디킨스(1812-1870)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인기 작가이다. 어려서 공장에서 일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세에 신문사 기자가 되고, 틈틈이 작품을 쓰며 1836년 <피크윅 문서>를 발표하면서 유명작가가 된다. 그의 작품은 풍자적 희극성과 감상주의적 휴머니즘이 어우러진 작품에서 후기에는 사회비판적으로 변화한다. 14권의 장편 소설을 썼는데, 그 중 하나인 <위대한 유산>(1861)은 자전적인 소설이다.
핍은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누나, 매형과 사는 고아이다. 대장장이 매형 조의 다정함과는 대조적으로 누나는 매형과 핍에게 매우 거칠고 폭력적이다. 핍은 크리스마스 전 날 부모님과 다섯 명의 남동생들이 묻힌 교회 옆 묘지에 갔다가 눈빛이 무시무시한 탈옥수를 만난다. 그의 요구대로 줄칼과 음식을 가져다주지만, 그는 결국 잡히게 된다.
재력가 미스 해비셤의 저택에 놀아 줄 아이로 핍이 가면서 거기에서 비슷한 또래의 고고한 에스텔라를 만난다. 누구인지 모를 사람이 핍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겨 신사교육을 받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가정교사 포켓씨의 아들 허버트와 절친이 되면서 런던생활도 익숙해질 무렵 조가 와서 에스텔라가 돌아왔음을 알린다. 바로 그녀를 만나러간 핍은 해비셤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숙녀가 된 에스텔라에게 걸맞는 신사가 되어 그녀와 짝을 맺어주려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미 어른이 된 핍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쓰는 1인칭 시점이라 핍의 심리상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조를 마음 속 깊이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못 배우고 촌스러운 그가 창피하다. 에스텔라를 사랑하면서도 그녀 앞에 서면 다시 어린시절의 초라한 존재가 된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유산이 생기면서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비판한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인물묘사가 독특하다. 조와 핍의 절친이 된 허버트를 제외한 남성 등장인물들은 돈에 약하고 뭔가 음흉하고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반면 여성 캐릭터들은 드세다. 누나는 폭력적이고, 미스 해비셤은 돈으로 사람들을 좌지우지하고, 해비셤의 양녀 에스텔라는 핍에게 노골적으로 하층민이라고 부르며 고고하다. 19세기 영국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그리 높지 않았을텐데 여성을 강하게 묘사한 것이 특이하다.
문학적인 아름다운 표현만큼 이야기 구성이 꽉차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고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었다면 당장 읽어도 좋다. 이야기 진행도 빠르고 어렵지 않다. 게다가 그로테스크한 집에 사는 미스 해비셤, 당돌한 소녀 에스텔라, 신분상승으로 변화하는 핍과, 조금 모자라지만 늘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조까지. 매력있는 등장인물에 빠져 들 것이다.
* 리딩투데이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