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기의 힘 - 집중력, 기억력, 표현력을 높이는 최고의 훈련
임미진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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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책을 소리내어 읽는가? 외국어를 배울 때 원어민의 소리를 들으며 따라 읽거나, 아이에게 동화책을 소리내어 읽어 준다. 어른이 되어서 우리말 책 한권을 소리내어 읽은 기억은 거의 없다. 소리내어 읽기의 힘이 궁금하다.

책은 5장으로 되어있다. 1장 소리내어 읽으면 달라지는 것들, 2장 말하듯 읽기 기본연습, 3장 당신의 표현력을 키우는 입말의 조건, 4장 독서효과를 높이는 소리내어 읽기기술, 5장 소리내어 읽기 실전연습. 소리 내어 읽기의 좋은 점과 장르별 읽기 팁과 단계별 추천도서를 제안한다.

저자는 성우 출신으로, 불안하고 무기력한 시기에 아무 책이나 집어들고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아침에 명상하듯 낭독을 하자 숨도 감정도 안정되면서 마음의 중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이야기가 들어오지 않지만 한참을 읽다보면 내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며 감동을 받는다. 이것이 소리내어 읽기의 힘이 아닐까.

어떻게 낭독하면 좋을까? 낭독자를 음악가에 비유한다. 음악가가 종이에 쓰인 악보를 읽고 이해한 것을 소리로 표현하듯이 낭독자 역시 책에 쓰인 글을 읽고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한 후 표현한다. 오버해서 읽는 것도, 지나치게 건조하게 읽는 것도 텍스트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다.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오해 없이 전달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청자의 귀에 듣기 편하고 기억에 남는 낭독이 된다.

본격적으로 낭독할 때 주의할 점을 알려준다. 조사 '의'는 '에'로, /ㅎ/발음은 생략하지 않고 해준다. 글에 쓰인 띄어쓰기가 아니라 의미 덩어리로 붙여 읽는다. 초보자를 위한 낭독 십계명 중에서 '눈으로 읽으며 내용을 스케치하라', '최소한으로 쉬고 술어는 붙여라', '꾸미는 품사를 강조하라', '조사와 어미를 다양하게 발화하라', '사이와 속도를 활용하라'는 조언이 인상적이다.

본격적으로 실행해보자. 매일 아침 20분 정도 다른 생각과 감정에 빠지지 않고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생각하고 느끼는 연습을 한다. 한 두 페이지 정도를 녹음을 하고, 내 목소리가 어떠한지 느껴보고 익숙해진다. 목소리는 소리내어 읽을 수록 좋아진다고 하니 처음의 어색함이 시간이 지나면 성우처럼은 아니더라도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예상한 대로 소리내어 읽기는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저자의 생각을 바르게 이해할 뿐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해주고, 연습을 하다보면 일상의 말도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소리내어 읽기에 흥미가 있다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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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궁금증 300문 300답 - 반드시 성공하는 주식 투자 입문서, 최신 개정증보판 300문 300답
곽해선 지음 / 혜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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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알아야할 용어와 개념을 정리하고, 주의할 점을 제시한 책이다.

주제에 따라 7장으로 나눈다. 1장 주식시장, 어떻게 움직이나, 2장 매매는 어떻게 하나, 3장 시장 흐름, 어디를 봐야하나, 4장 어느 종목에 어떻게 투자할까, 5장 공모주, 실권주 투자 포인트, 6장 배당주, 우선주, 액면변경주 투자포인트, 7장 주식 선물, 옵션 투자 포인트이다. 맨 뒤에 주식용어 색인이 있다.

먼저 기본적인 주식에 대한 정의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을 매매할 때 알아두면 좋은 다양한 주문방식을 설명한다. 시장의 흐름에 따라 투자 종목을 달리할 수 있는데, 금리와 주가, 증시 사이클, 환율과 주가의 관계를 살펴서 투자하기 적정한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종목을 선택할 때 필요한 타이밍과 기본 분석 지표, 차트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다. 공모주 청약은 더 이상 하지 않지만 한동안 열심히 했던 기억도 나고, 보유주식의 유무상 증자 뉴스가 뜨면 당황하고 인터넷을 뒤져 대응했는데 이 책에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반갑다. 아직 시도하고 있지 않은 선물과 옵션 투자에 대해서도 기본 정보를 이해하였으니 좀더 공부하고 시도해보면 좋겠다.

이미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보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기본 개념 잡기에 좋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여기저기서 정보를 모으기 보다 이 한 권으로 주식 투자에 필요한 기본 용어의 정의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이미 투자경험이 있다면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투자 외의 다른 방법도 다시 확인할 수 있고, 시황뉴스를 들으며 애매하게 이해했던 용어를 다시 정리할 수 있다.

300개의 질문과 답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궁금한 주제를 목차에서 골라 바로 찾아 읽을 수 있는 사전식 책이다. 질문과 답이 비교적 간단해서 깊이 있는 이론과 투자법을 기대할 수 없지만, 굳이 알아야할까 싶은 깊은 이론과 공식으로 가득한 책보다 유익하다. 한번 읽은 후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옆에 두고 참고하기에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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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메뉴판 마스터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시리즈
나인완 지음, 강한나 감수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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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현에 갔을 때 사거리에 있는 근사한 이자카야에 들어갔다. 벽에는 닭의 부위별 그림이 걸려있던 것으로 보아 야키토리 전문집이었다. 명랑한 마스터는 우리가 외국인인 걸 알자 간단한 영어로 말을 걸어주며 주문을 요구한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막막해하는데 그림을 가리키며 부위별로 맛있는 꼬치를 추천해준다. 어리어리하는 순간 주문이 끝나고 무엇을 시켰는지 뭐가 나올지 알지 못하는 기대되고 조마조마한 순간이다. 이제 재료와 요리법을 좀 알고 자유자재로 주문하고 싶다.

책은 8장으로 나누어, 초밥(스시), 고기(니쿠), 우동/소바/라면(라멘), 덮밥(돈부리)/튀김(텐푸라), 전골(나베)을 설명하고, 카페, 이자카야, 야키토리야에서 파는 요리를 설명한다. 주인공 마구로 센세는 참치초밥 선생이다. 늘 과식을 하지만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귀여운 만화 캐릭터다.

마구로센세를 따라 오사카, 고베, 도쿄, 후쿠오카, 삿포로, 오사카, 교토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만화로 각 도시의 풍경도 간단히 구경할 수 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만화 버전을 보는 느낌이다.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음식이름을 외우려했던 처음 계획과 다르게 후루룩 읽어버렸다. 하나씩 먹고 싶은 것을 다시 외워 주문할 수 있도록 복습이 필요하다.

오사카 도톤보리에 간 마구로 센세는 다양한 스시를 주문한다. 스시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우리말로 무엇인지 알려주고, 일본어 밑에 한국어 발음을 함께 적어주어서 히라가나를 읽지 못해도 발음할 수 있게 했다. '시라스'가 궁금했는데 정어리 치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새우와 참치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도 처음 알았다.

읽다보면 먹고 싶은 것을 체크하게 된다. 덮밥 중에 부모와 자식을 한 그릇에 먹는 오야코동(닭과 계란 덮밥), 사케오야코동(연어와 연어알 덮밥)은 이름이 유머러스하다. 오야코동만 먹어봤는데, 다음에는 사케오야코동도 시도해봐야겠다. 해물덮밥(카이센동)은 다양한 해물이 올라가있는 밥이라 반찬이 없는 일식에 해물을 반찬 삼아 즐겁게 먹을 수 있겠다. 파와 다진 참치덮밥인 네기토로동 역시 그 맛이 궁금하다. 추운 삿포로 지방은 역시 나베다. 스모선수들이 먹던 창코나베는 어떨지 궁금하다. 카페에 가서 안미츠(팥, 흑설탕, 과일, 묵, 떡 등으로 만든 디저트)라는 전통 디저트도 먹어보고 싶다.

아주 간단한 그림과 설명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비싸지 않은 일본 식당의 기본 요리를 이해하고 간단히 주문하는게 목표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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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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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번째다. "시리즈 최고의 갈릴레오라고 단언합니다"라고 저자가 장담하는데, 이번에는 유가와 교수가 어떤 과학 원리를 들고 사건을 해결할지 기대된다. 물리학 교수 유가와와 구사나기 형사와 우쓰미 가오루 형사의 조합이다.

호텔에 투숙한 젊은 여성이 하체에 엄청난 피를 쏟은 채 침대 위에 죽어 있고, 테이블에는 맥주를 마신 잔이 두 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손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차기 총리직을 노리는 국회의원 오가 진사쿠는 한 마을을 과학의 도시로 바꾸겠다는 슈퍼 테크노폴리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데, 마을 주민은 이 프로젝트가 자연을 훼손하고 방사능 유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 와중에 르포 기자인 나가오카 오사무가 교살되고, 반대파 멤버들의 세력이 점차 약해지는 가운데 기공식이 다가온다. 유가와 교수는 과거 고등학교 물리연구회 신입생을 뽑기 위해 레일 건을 함께 만든 신고라는 학생이 호텔에서 죽은 누나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기계가 잘못 사용될 것을 우려한다.

"시리즈 최고의 갈릴레오"라고 장담한 것은 냉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는 유가와 교수가 고등학교 후배인 신고에 대해서 애정과 책임을 지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겠다. <한 여름의 방정식>의 소년 교헤이를 품어주는 유가와 교수의 태도와 연장선 상에 있다. 과학이 발명한 것은 순수하더라도 세상은 그렇게 순수하지 않을 수 있고, 이를 악하게 이용한다면 그 책임을 이용자가 아닌 만들어낸 자신이 지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유가와 교수의 정신을 높이 산다.

그러나 "몇 번이나 말한 것 같은데, 레일 건은 실험 장치이지 무기가 아니야(314)"라고 외치는 유가와 교수의 주장이 허공에 대고 외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레일 건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폭발력을 가진 장치임이 분명하고, 벽에 구멍도 뚫고, 놀잇배에 화재도 내고, 오토바이도 폭파시켰으므로 누구라도 합리적 추론을 한다면, 사람을 죽일만큼 가공한 능력을 지닌 기계임이 확실하다. 현실을 부정하려는 유가와의 마음이 아쉽다.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답지 않게 이야기 초반에 몇 가지 사건이 병렬로 서술되어 좀 어수선하다. 호텔 사건, 유가와 교수와 고등학교 후배 신고와의 에피소드, 정치인 오가 진사쿠 비서와 4인의 회합, 공장에서 일하는 신고의 이야기가 초반에 연결없이 평행하게 묘사되어서 다양한 등장인물 속에서 어느 이야기가 중심으로 전개될지 집중하기 어렵다. 하나의 중심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여러 사건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노출시켰다면 몰입하기 좋았겠다.

페이지 터너 답게 이번 책도 빠른 속도로 읽어갈 수 있다. 갈릴레오 유가와 교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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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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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학회와 서울대 '현장문학 읽기'세미나팀이 2023년에 발표된 단편소설 중에서 12작품을 선정했다.

선정된 12 작품의 제목은 안반, 신세계에서, 롤링 선더 러브, 반려빚, 전교생의 사랑, 투오브어스, 혼모노, 자갈 선생의 상담일지, 이소 중입니다, 숙희가 만든 실험영화, 미래의 조각,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이다. 심혈을 기울여 썼을 작가 못지 않게 각 작품 뒤에 배치한 해설은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해주고, 독자의 이해를 깊게 해준다.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삼대에 걸친 여자들, 고모와 조카의 여행, 요즘 유행하는 TV 짝짓기 프로그램, 동성의 사랑과 빚만 남긴 이별, 성인이 된 두 아역 배우의 이야기, 움직임연구회라는 독특한 모임의 두 여자, 신내림 받은지 30년 넘은 도사와 이제 막 신내림을 받은 신애기, 상담심리사 자갈선생과 환자, 철학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 세 여자, 숙희의 호칭에 관한 생각의 변화, 어머니의 자살시도, 베이비시터 이야기가 정말 버라이어티하다.

제목이 어려워 무슨 뜻인지 호감을 갖고 읽게 되는 작품이 있다. <안반>, <반려빚>, <혼모노>, <이소 중입니다>이다. 안반은 떡을 치는 넓적하고 두꺼운 판이고, 반려빚은 반려견처럼 함께 가는 빚이다. 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를 의미하고, 이소는 새가 자라서 둥지를 떠나는 일이다. 이 단어들은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 이야기 속에서 풍부하고 깊은 의미를 갖는다. <안반>에서 할머니는 엎어져 책을 읽고 있는 손녀들을 향해 '안반같은 엉덩이'라고 쌍스럽게 말을 하는데, 그녀의 삶이 고단해서 말도 거칠다. <반려빚>에서 주인공 정현에게 빚이란, 이별 후 남겨진 고통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죽고 싶어도 빚을 갚아야하기 때문에 살아야할 이유이다. <혼모노>에서 진짜 아니면 노하시는 까다로운 장수할멈 귀신을 30년 넘게 모신 늙은 도사는 젊은 신애기에게 건너가버린 그녀에게 도전한다. <이소 중입니다>에서 새는 성장을 위해 목숨 걸고 둥지 밖으로 날아가 먹이를 구해야한다. 떨어져 있는 어린 새를 함부로 건들면 죽을 수도 있다. 삶과 죽음이 함께 존재한다.

독특한 소재의 작품이 인상적이다. <전교생의 사랑>은 여자 아역 배우 민지와 세리의 이야기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 등장하는 미성년 배우의 보호와 잊힐 권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어른들의 영화에 아역배우들에게 성과 폭력적인 장면을 요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가. 아직 배우로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어린 배우들이 감당해야할 충격이나 수치심을 치료할 기회는 없는가. 어른 여자배우가 두 아이를 위해 감독에게 지나친 요구라고 저항하지만 감독의 의지를 꺽을 수는 없다. 현실에서는 얼마나 다른지 궁금하다.

문제소설답게 평범함을 거부한다. 동성애와 양성애, 자살과 죽음, 사랑과 이별, 폭력과 보호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소설을 읽으면서 경험한 것은 되돌아 보고, 경험하지 못한 것은 간접으로 이해한다. 강력한 충격을 남기며 끝나는 작품, 갈등이 해소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 뭔가 끝나지 않은 채 계속 이어지는 작품들이 각각의 여운을 남긴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한 권에 모아서 다양한 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마음에 드는 작가를 발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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