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 - 인류는 전쟁 없는 세상을 꿈꿀 권리가 있다
아르노 그륀 지음, 조봉애 옮김 / 창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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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유태인인 저자는 나치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한다. 미국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아동병원 정신과에서 근무하다가 대학 교수를 하고, 1979년 스위스로 옮겨 심리치료를 위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집필활동 중이다. 그가 계속해서 몰두하는 문제는 '집단적 망상이 어떻게 맹목적인 복종과 무자비, 그리고 증오를 일으킬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2012년에 번역 발간되었지만, 원서는 2006년, 저자 나이 89세에 쓰여졌다.

저자는 서문에서 전쟁은 합리화 될 수 없는 폭력이다. 전쟁을 없애고 평화를 이루고자하는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고 있는 어른들에게 바친다고 밝히고 있다. 80이 넘은 노학자가 여전히 전쟁과 평화에 대한 주제에 천착하고 있는 이유는 무얼까? 그리고 그 원인을 어린시절에서 찾고 있다.

책은 4부로 되어있다. 1부 평화가 불안하다, 2부 폭력이 과도하다, 3부 공감이 절실하다, 4부 연대가 답이다.

이 책에 중심으로 흐르는 주제는 '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는다. 평화는 사랑, 공감, 연대에 의해 자라나는 것이다'이다. 발달 심리학을 기반으로 정신병원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히틀러와 조지 부시와 같은 전쟁광과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어린시절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독립된 자아' 대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거짓된 자아'를 연기하며 성인이 되어도 타인과 진실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극도의 불안감을 겪고 폭력적인 부모를 이상화 혹은 동일시하며 권력을 추구하는 자로 성장한다. 자기에게 고통을 준 자의 행동을 답습하는 것이다. 히틀러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등장한 이유다. 내면의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사람을은 부와 명예와 같은 외면적 성취를 추구한다. 이러한 상처가 있는 성인을 치유하기 위해 어릴 적 고통스러운 기억과 맞서 내가 약해서 당한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나 자신과 화해하고 나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폭력적인 사회를 치유하는 길이다.

공감은 부모의 요구보다 아이의 요구가 우선되는 관계에서 더욱 활발해진다. 그러나 아이의 요구에 부모가 반응하지 않을 경우 감정이입 능력은 억압당하고 아이는 무력감, 분노, 긴장을 느낀다. 어릴 때의 경험으로 평화적으로 나아가느냐 파괴적으로 나아가느냐가 결정된다. 폭력과 테러는 공감의 결핍에서 비롯된다. 히틀러와 그의 측근 알베르트 슈페어가 타인에 공감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고통을 주는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과 공감뿐 아니라 감성적인 연대와 협력이 인류를 살아남게 한다. 원시조상인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보면 부상을 치료한 흔적이 보이는데, 이는 동족의 보호와 부양을 받았음을 증명한다. 전쟁을 막을 수 있으려면 서로 밀접한 연대를 맺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모두가 서로 결합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이라는 것을 인식하면 폭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발달심리학에 기초하여, 어릴 때 아이와 부모와의 상관관계가 아이가 커서 평화를 추구할 수도, 전쟁을 추구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나치의 피해자로서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저자의 치밀함 속에서 피해자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아가 현대사회는 경쟁에서 승리하고, 부의 축적이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전쟁같은 시대다. 사랑, 공감, 연대가 더욱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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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기술, 일본 소부장의 비밀 - 왜 지금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에 주목하는가?
정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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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의 약점은 부품,소재,장비(소부장)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외국에서 부품을 수입해서 조립가공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9년 일본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감광제),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의 대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우리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러면 독일과 더불어 세계의 소부장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 소부장 기업의 비밀은 무엇인가? 어떻게 현재의 기업을 이루게 되었는가? 코트라 해외조사부에서 35년의 재직기간 중 17년을 일본에서 근무하여 이 분야에 정통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책은 2부로 구성된다. 1부는 일본 소부장 기업의 세 가지 비밀, 2부는 일본 소부장 기업의 혁신사례 12기업을 소개한다. 12개의 기업은 돗판과 다이닛폰, 니혼덴산, 마부치모터, 시마노,도레이, 닛토덴코, JSR, 신에츠화학공업, 화낙, 키엔스, 토요타, 소니다.

일본 소부장 기업의 비밀 3가지는 '장인정신과 장수기업', '선진문물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일본', '과학기술과 노벨상'을 꼽는다. 먼저, 어떤 분야든 천하제일이 되면 부와 명예를 쥐는 시스템으로 장인정신이 발달한 일본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술자들을 우대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 기술이 가업으로 이어져 장수기업이 많다. 또한, 개항시기에 일본은 '데지마'라는 인공섬에 서구인을 머물게 하며 그들로 부터 서구문물을 습득하며, 나아가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근대화의 기반이 될 문물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특히 산업혁명 후발국인 독일이 눈높이에 맞는 수준이어서 많이 모방한 것은 독일의 비스마르크의 부국강병과 식산흥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독일식 헌법을 모델로 제국헌법을 제정한다. 가장 부러운 것이 과학분야에서 2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여 미,독,영,프에 이어 세계5위 노벨과학상 수상국이라는 것이다. 연구테마는 상업화될 수 있어서 일본 부품소재분야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준다. 그 배후에 존재하는 '이화학연구소'는 1917년 설립된 '코펜하겐 정신'의 자유스러운 토론이 이루어지는 연구분위기를 자랑한다. 장기연구를 위한 연구비 지원은 물론, 일본 유일의 자연과학 종합 연구기관이며, 다수의 노벨상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 권위의 연구기관이다. 연구성과로 기업을 만들어 80%의 연구비용을 이들 기업으로 부터 충당하는 것도 현명한 경영이다. 연구비용이 받침이 되므로 113번째 원소(Nihonum)를 만들어 내기까지 9년간 400조 번을 실험할 수 있었다.

일본의 소부장 기업은 기술력에서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갖을 뿐 아니라 높은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배기 회사다. 표준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마부치모터'의 경영전략이나, 관리자의 수를 줄이고 제품의 생산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R&D와 생산직인원에 집중하는 '키엔스'의 경영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세계1위의 '신에츠화학공업'과 포토레지스트 세계 1위 'JSR'이나, 세계시장에서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창의적인 전략을 낸 자전거 부품의 강자 '시마노'가 큰 성공을 이룬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소부장 기업들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진취적인 도전을 해주었으면 한다.

일본 소부장 기업들이 모두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것이 아니다. 위기를 혁신으로 극복하고, 시장의 흐름을 잘 따르기도 하고, 아주 오랫동안 연구개발한 것이 흑자로 돌아서기 까지 인내한 덕분이다. 토요타같은 경우 1950년 GHQ의 긴축정책으로 기업도산의 위기까지 갔다가 한국전쟁으로 V자 성장을 하였고, 동양의 듀폰이라는 '도레이'는 탄소섬유 세계1위가 되기까지 40년간 적자를 참고 기다렸고, CNC와 로봇 생산의 절대강자 '화낙'은 9년만에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자신의 기술력을 믿고 기다렸다. 이러한 문화에 감탄할 뿐이다.

이 책은 일본 소부장 기업들이 성공하기까지, 설립에서 현재까지의 역사를 간결하지만 속속들이 서술한 책이다. 장인을 우대하는 기본 문화 위에, 근대화를 거쳐 급부상하는 모멘텀을 잘 잡은 것 뿐 아니라, 막대한 연구비용을 대줄 수 있는 연구소가 있는 것이 일본을 세계5위의 노벨과학상 수상국이자 기술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성공한 12기업의 사례를 통해 변곡점에서 고비를 잘 넘긴 결정권자의 의지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유심히 볼 수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이 순수학문적 성취가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연결되는 것을 보며 우리 역시 장기간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회사차원, 학교차원, 정부차원의 지원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벨상은 개인이 수상하는 것이지만, 그 개인 뒤에 막강한 조직의 힘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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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지음, 제러미 리프킨 외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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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거대한 분기점>은 일본인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 석학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세계의 석학들이 일본에 관한 조언을 곁들일 때 한국에도 이러한 인터뷰 책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같은 형식으로 안희경 작가의 책이 나와 내심 반갑다.

이 책은 세계 석학 7인이 코로나 이후 변화될 인류의 미래를 묻는다.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와의 인터뷰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태여서 대면 인터뷰가 불가능한 까닭에 화상, 전화,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각국의 상황은 물론 석학들의 통찰력을 들을 수 있다. 여성 인터뷰이들도 있어서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책은 7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제러미 리프킨의 '화석연료없는 문명이 가능한가', 2장 원톄쥔의 '위기 이후 어떤 세계화가 도래할 것인가', 3장 장하준의 '왜 우리는 마이너스 성장을 두려워하는가', 4장 마사 누스바움의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5장 케이트 피킷의 '우리는 질병과 죽음 앞에 평등한가', 6장 닉 보스트롬의 '세계는 다음의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7장 반다나 시바의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가'이다.

석학들은 바이러스의 위기가 경제위기로 이어지고, 나아가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경제는 신자유주의의 '성장' 위주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는 '분배' 위주의 경제가 중심이 되어야한다. 특히 미래는 4차혁명으로 인해 부의 집중이 소수의 인원에게 집중되는 시기이므로 모든 국민이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득을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전염병과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숲이 사라지고 동물이 인간의 생활에 들어오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마존을 비롯한 밀림훼손을 멈추고,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동참해야한다. 세계경제는 그린뉴딜과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경제로 발전해야할 것이다. 이미 유럽과 중국이 앞서고 있다.

한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한 제러미 리프킨과 장하준 교수의 의견을 간추려보자.

제러미 리프킨은 한국이 화석연료 사용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이며, 스탠퍼드대학교와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한국은 전체 에너지 중 태양에너지로 85%, 바람으로 14%, 나머지1%는 바이오매스로 충분하다고 한다.

장하준은 선진국 대열에 선 한국이 왜 개도국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루어야만 하는가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통해 복지국가의 틀을 갖출 좋은 기회라고 조언한다. 복지는 공동구매라고 생각하고, 세금은 국가가 개인의 돈을 강탈하는게 아니라 개인들의 공동자금을 형성하는 방식이라고 생각의 전환을 해야한다. 대신 납세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요구하면 된다. 평등한 교육과 보건은 물론 일자리 보장과 최저임금제와 같은 사회안전망 확보 말이다.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은 북유럽 국가보다 낮고, 매년 정부재정도 흑자인데도, '자린고비 경제'로 복지에 대해 무조건 안쓴다. 복지를 잘한다고 재정이 부실해지는 게 아니다. 재정을 푸는 북유럽국들의 재정이 건전한 것을 보면 안다. 현재 누진세를 적용하여 복지를 두 배로 늘려도 미국 정도고, 유럽처럼 되려면 3배는 늘려야한다. 평소 장하준교수의 경제 이론에 동의하는 까닭에, 이러한 합리적인 정책결정이 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지 의문이다.

세계의 미래에 대해 석학들은 혜안을 내놓는다.

중국의 지식인 원톄쥔은 위기 이후 기존의 세계화는 무너지고, 지역적 통합이 삼각형구조로 나타나리라고 주장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지역중심세계화)'은 북미지역, 유럽연합과 러시아, 아시아(한중일 선도국)가 축이다. 각 지역별로 선도하는 국가와 지원하는 국가의 협업으로 세계화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세계적인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이 코로나19에 걸리자 그가 어서 회복되기를 바라는 연민의 마음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며, 인종과 민족간의 혐오를 벗어나 연민과 공감으로 연대하는 정치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역설한다.

영국 공공역학자 케이트 피킷은 미국처럼 '건강 불평등' 격차가 큰 곳은 사적 의료체제로 의료지출 비용은 높지만 국민의 건강상태는 다른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불평등과 불안을 없애려면, 불평등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여러 단체들을 지원하거나, 투표권을 행사해서 평등한 정책을 내는 정당에 표를 준다면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영국 인류미래연구소 소장인 닉 보스트롬은 자신의 저서 <취약한 세계 가설>에서 언급한대로, 미래 세상이 자동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발명이나 발견이 세계 속에 있다고 주장한다. 핵무기와 기후변화에 대한 소극적 대응이 그것이 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나라들이 있고 여기에 무임승차하려는 나라가 있어서 강력한 조약이 체결되지 않는다. 중대한 국제조정문제를 해결할 거버넌스 능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반다나 시바는 캐나다에서 석박사를 하고 고향 인도로 돌아가 유기농 농법확산을 위해 나브다냐를 설립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서구세계가 주도해온 신자유주의와 디지털 시스템을 모두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끼어들지 못하게 생산자와 먹는자가 가까이 있어야하는 순환경제를 추구하며, 우리몸이 원하는 유기농식품을 섭취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올해 겨울이 한창일 때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지금 여름이 한창인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집에서 나오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맑아진 하늘이 우리를 반기고, 극심하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져 창문을 시원하게 열어 놓고 하루를 지낼 수 있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다. 또한 쇼핑과 외식이 잦았던 일상에서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쇼핑도 줄어들면서 우리의 생활도 미니멀해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미래는 생각보다 많이 바뀔 것 같다. 세계 석학들이 조언하는 대로 세계는 물론 한국도 성장위주의 사회에서 분배사회로 가기위해 조금씩 의견을 내고 있고, 화석에너지 사용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이 주가 되는 산업으로 이미 방향을 잡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국에 대해 건설적인 조언을 하는 부분이 강점인 책이다. 위기에 처한 각국의 대처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예측에 대해 근래 읽은 책 중 단연 최고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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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부르는 작은 습관 - 평생을 바꿔놓을 돈 공부, 5년 후 부자가 될 나에게
공형조 지음 / 레몬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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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렇게 하면 부자가 됩니다"하는 방법론보다 "부자가 된 사람들은 이러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부자들의 근본적인 사고방식에 따라 나타나는 생활습관에 중점을 두고 일반인도 그것을 따라하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설득한다. 부자들이 실천하는 습관은 무엇일까?

책은 3장으로 되어있다. 1장 돈이 떠나는 습관, 2장 누구나 부자가 되는 돈을 부르는 습관, 3장 돈을 잡아두는 습관이다.

'돈이 떠나는 습관'은 저자가 자신의 생활습관에 비추어 부자가 되지 못한 습관을 알려주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먼저, 소비가 저축보다 우선이 되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 계획없이 돈을 쓰고 남는 것으로 저축을 하기 보다 지난 3개월간 사용한 내역을 보고 줄여도 되는 것을 저축에 묶어 둠으로써 종자돈을 모을 수 있다. 또한, 모임에서 나서서 계산을 다 하면 기분은 좋지만, 부자가 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을 값이 싸다는 이유로 충동구매하면 부자가 되기 어렵다. 하나를 사더라도 만족할 만한 것으로 계획있게 사도록 한다.

그러면, 부자가 되기 위한 습관은 무엇일까? 생각만 하기 보다 실행을 하고, 매일 메모, 명상과 독서를 하며,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지 않고, 원하는 것을 이룰때까지 멈추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TV를 보지 않으며, 돈을 추구하지만, 돈의 힘에 함몰되지 않는다. 언뜻 보아서는 너무 평범하고 누구나 다 아는 내용처럼 보인다. 그러나 부자는 실천을 하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생각만 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저자도 부자가 되기 위해 매일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글을 쓰고, 독서를 실천한다. 그 일환으로 3년에 600권의 책을 읽었고, 그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이 나온 것이라고 하니 부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다.

부자들의 생활이 의외로 소박해서 흥미롭다. 부자는 푼돈에 약하고 큰돈에 과감하다는데, 현대의 정주영 회장의 오래 신은 구두와 기워 신은 양말은 유명하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역시 천만원대의 소형차를 타고 다니고, 삼선 슬리퍼를 즐겨 신으며,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도 20년된 자동차를 손수 운전하며, 인도 IT기업 위프로의 회장 아짐 프렘지도 출장시 이코노미석을 타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한다. 그러나 이들은 큰돈은 과감하게 쓴다. 자기에게 돈 쓰는 것은 인색하지만, 사업에 투자하거나 기부할 때는 과감하다. 작은 돈을 아끼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서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지만, 큰돈을 다스릴 때는 과감하므로 거대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

돈을 잡아두는 습관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이 정의한 행복 공식(행복= 소비/욕망)이 마음에 와닿는다. 행복은 분자인 소비를 키우거나 분모인 욕망을 줄임으로써 그 크기가 커진다. 소비를 키우면 욕망이 비례해서 커지므로 행복은 제자리에 머문다. 결국 욕망을 줄이는 것이 행복을 키우는 것이다. 큰 돈을 벌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현실의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 종자돈을 모으는 것이 결국 소소한 욕망을 줄여 절약한 돈으로 큰돈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자기계발서에서 발견한 부자들의 습관을 뽑아내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여서 써내려간 에세이다. 읽다보면 부자가 되는 것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비밀도 아니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람으로 나누어지며 이 차이가 부자와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이다. 현재활동하는 기업가들에 대한 예시가 많이 실려 있으므로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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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 - DNA 속에 남겨진 인류의 이주, 질병 그리고 치열한 전투의 역사
요하네스 크라우제.토마스 트라페 지음, 강영옥 옮김 / 책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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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본즈(Bones)'를 보면 주인공이 사람 뼈를 놓고 분석하며 오래된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 이 책 역시 인류의 역사를 뼈를 통해 이해하는 고고유전학자의 연구를 볼 수 있다. 뼈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책은 9장으로 되어있다. 1장 작은 뻣조각에서 시작된 질문, 2장 끈질긴 이주민들, 3장 이주민이 미래다, 4장 평행사회, 5장 젊은 남성들의 홀로서기, 6장 유럽, 하나의 언어를 찾다, 7장 가부장제와 수직적 서열 구조의 등장, 8장 그들은 페스트를 몰고 왔다, 9장 새로운 세계, 새로운 유행병, 그리고, 결론 흑백 대립의 종말이다.

러시아 데니소바 지방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 소녀의 작은 뼛조각을 통해 과연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까? 도대체 그 뼈의 주인이 소녀인 것은 어떻게 아는가? 고고유전학자들은 뼛가루에서 DNA를 추출해 그 뼈의 주인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 낼 수 있다. 뼛 속 DNA는 소녀가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기 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관계로 태어난 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인류의 역사는 700만년 전 침팬지와 다를 바 없던 상태에서, 3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거쳐, 190만년 전 아프리카에 살던 호모에렉투스들이 전 세계로 대거 이주를 시작하며 60만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으로 나누며 빙하기를 이겨낸다. 그 후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16만년~20만년 전에 나타나 현재에 이른다. 이 모든 것이 뼈를 통한 유전자 분석에 근거한 사실이다. 학창시절 인류의 역사를 외우면서 어떻게 그 사실을 발견했는지에 대해 굳이 의문을 품지 않았는지 이상하다. 고고유전학이라는 분야도 생소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프리카에서 세계로 이주한 인류의 외모는 왜 서로 다른가? 이는 환경에 적응하여 오랜 세월 유전자 돌연변이를 거쳐 달라진 것이다. 이를테면, 아프리카에서 북유럽으로 이주한 인류는 피부색이 밝다. 오랜 시간 동안 적도에 있는 인류보다 멜라닌이 적어지며 적은 양의 햇빛에 적응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얼마 되지 않은 이주도 있는데 영국인들이 대거 호주로 이주된 것이다. 호주의 백인들은 세계에서 피부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데, 호주(적도지역)의 어두운 피부를 가져야 질병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데, 이주를 하며 피부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만 년 후에나 어두운 피부를 갖게 되고 피부암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신석기 이후 인류는 정착을 하며 좁은 공간에 식물과 동물과 함께 살면서 질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중 무엇보다 가장 긴 시간 인류를 괴롭혀온 것은 페스트다. 5500년 전 뼈에서 페스트균을 찾아내었으니 꽤 오래다. 페스트의 원인은 곰쥐의 벼룩에 의해 가장 강력하게 확산되었는데, 1.2.3차의 대유행이 있었다. 그 중 2차가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라 불리는데, 불결한 생활 환경에서 곰쥐 개체수가 엄청나게 증가하며, 일단 벼룩에 물리면, 사지가 검게 변하며 죽기 때문에 이름붙여졌다. 그 후로도 페스트로 고생하다가 항생제가 나오면서 인류는 페스트에서 해방되었다.

페스트를 통해 중세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보여주는 반응과 다를 바 없다. 외부인에 대한 불신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접촉을 금지하고, 당시 심지어 유대인들에 대한 탄압이 심각하여, 우물에 독을 퍼트렸다고 비난하며 폭력으로 죽였다. 쥐의 존재보다 사람에 대한 견제가 더 심화되었다. 새겨 들어야할 역사적 사실이다.

굉장히 전문적인 내용인 듯하지만, 의외로 잘 읽힌다. 무엇보다 생소한 유전자 분석에 의한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인류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 누구나 즐겨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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