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미래 - 절대 피해갈 수 없는 "위기"와 "기회"의 시대가 온다
홍춘욱 지음 / 에이지21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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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과 관련된 6가지 이야기를 통해 외환시장이 어떤 곳이며, 환율의 변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고정환율과 변동환율제도, 2015년 남유럽 재정위기, 환율을 결정짓는 요소, 채찍효과, 주요 아시아 통화의 미래와 자산배분에 대한 내용이다.

환율은 한 나라 화폐의 상대적인 가치다. 각 나라별 다양한 화폐의 교환비율을 환율이라고 부른다. 누구에게는 아주 쉬운 개념일 수 있겠지만 내게는 너무 혼란스러운 용어이다. 아래와 같이 적어두고 책을 읽으며 때때로 다르게 표현되는 환율에 대한 표현을 이해한다.

환율이 오른다=1달러가 1,000원이던 것이 1,100원이 됨= 달러 강세=원화 평가절하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환율이 상승할 때 주식시장은 하락하고, 채찍 효과로 선진국 경기의 사소한 변동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통화 중에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있어 경기가 나빠지면 한국원화와 같은 위험자산을 제일 먼저 매도한다. 국내 상품뿐 아니라 미국 상품을 포함하여 자산배분을 할 때에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한국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미국 채권을 함께 매수한다. 그러면 이익률이 크지 않지만 변동성이 적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데 적절하고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투자 가능성이 높다.

채찍효과에 관한 설명이 흥미롭다. 채찍 끝자락에 있는 한국경제가 손잡이에 있는 선진국 소비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개도국의 소비시장은 작다. 14억 인국의 중국 내수시장 규모는 세계 경제에서 5.2%이고, 13억 인구의 인도 내수 시장 규모는 2.1%로 한국과 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의 2.9%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선진국 G7국이 세계 민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2%에 이르고, 이 중 미국이 30.3%에 이른다. 미국의 실질소비지출이 1% 증가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5~10% 상승한다. 이를 '채찍효과'라 하는데, 채찍 손잡이를 조금만 움직여도 끝부분은 몇 미터 이상 움직이듯, 공급사슬의 가장 끝에 위치한 기업은 중간에 위치한 기업보다 훨씬 큰 수요의 변화를 겪는 현상이다. 끝으로 갈수록 소매점 주문량보다 왜곡되게 많은 생산량을 요청하게 된다. 미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15%~-20%로 움직이지만 한국의 수출은 50%~ -30%로 3배가량 크게 움직인다.

또한 아시아 통화 중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은? 최소 10년 내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기축통화의 조건은 경제력, 안정성, 교환성, 발전된 금융시장의 네 가지인데, 중국의 경제규모가 미국 다음으로 크기는 하지만 안정성, 교환성, 금융시스템 모두 부족하다.

엔화와 한국주가에 관한 인사이트도 흥미롭다. 과거 엔화가 강세이면 한국주가도 올라갔으나, 1990년대 후반이후 반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즉, 엔화강세에 한국주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었고, 엔 캐리 트레이드(낮은 엔을 차입해서 고금리국가 자산에 투자), 미국 달러보다 엔화가 더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듯 읽은 이 책은 간단명료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쉬운 비유와 많은 그래프로 설명하기 때문에 환율에 대한 개념을 잡고 세계의 경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016년에 씌여진 책이라 관련 데이터가 2014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환율에 관한 큰 개념을 이해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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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에디터스 컬렉션 1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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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사르트르(1905년-1980년)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 까뮈와 한 시대를 살 았다. 1938년 출간된 이 책 '구토'는 샤르트르의 첫 장편소설이자 그를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의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이 책은 일기 형식이다. 그러나 읽어 내리기가 녹녹치 않다.

주인공 로캉탱은 30세다. 18세기 롤르봉 후작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마치기 위해 부빌 시에 체류하고 있다. 호텔, 카페, 시립 도서관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을 하며, 일기를 쓴다. 사실적인 묘사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상세히 담은 일기에는 '구토'와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가 처음 구토를 느낀 것은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물수제비를 뜨는 것을 보며 돌멩이를 집어 들었을 때이다. 돌멩이에서 구토를 느낀 이후로 일상에서 사물로부터 구토를 느끼는데, 사람이 물체를 만지는 것이 아니라 물체가 나를 만지는 것을 느낀다고 자각할 때마다 구토증이 난다. 공원에 뒹구는 종이, 벽, 멜빵같은 주변 사물에서 참을 수 없는 구토를 느낀다. 흑인 여가수의 재즈 노래인 '섬 오브 디즈 데이즈(Some of these days)'를 들을 때를 제외하고.

로캉탱의 주변에는 애인인 카페사장 안니와 도서관의 책을 알파벳 순으로 읽고 있는 독학자가 있다. 독학자는 7년간 L까지 읽어내렸고 아직 6년을 더 읽겠다는 목표가 있다. 로캉탱은 그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도서관에서 만나면 말을 나누고 한 차례 점심을 함께 한다.

사건이라할 만한 것은 독학자와의 점심식사와 4년만에 만난 안니와의 대화가 전부다. 독학자는 지적인 로캉탱에게 호감을 느끼고 점심을 함께 하는데, 로캉탱은 독학자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고, 속으로는 그를 비웃기도 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연신 살피느라 바쁘다. 결국 구토를 느끼고 자리를 뜬다. 주인공은 롤르봉 후작에 대한 글을 더이상 쓰지 않기로 결심한 후 파리로 건너가 안니를 만난다. 무대에서 연기를 하며 완벽한 순간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녀는 연기를 그만두고 남자와 여행 중이라며 로캉탱에게 이별을 고한다. 부빌로 돌아온 로캉탱은 자유를 느낌과 동시에 절망한다. 3년 전 부빌로 들어온 이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부빌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도서관에서 다시 보게 된 독학자는 소년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고 도서관에서 쫓겨난다. 부빌을 떠나는 날 마지막으로 재즈를 들으며 소설을 써보겠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뚜렷한 사건 전개 없이 주인공이 구토를 느끼는 심리 묘사와 왜 중요한지 모르겠을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에 대한 관찰묘사가 길게 이어진다.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고 해결되는 것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이러한 묘사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하며 절망하게 한다. 이 묘사가 다음에 벌어질 어떠한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의미가 없다. 대신, 왜 로캉탱이 구토를 느끼는지를 집요하게 물어야한다.

사물과 인간은 구분된다. 사물은 인간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일 뿐이지만, 인간은 그 자체가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필요로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주인공은 사물에게서도 존재 그 자체를 느낀다. 이것이 불편하고 참을 수 없어 구토를 느끼게 된다. 내가 필요해서 만든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는 느낌정도이려나. 그러면 로봇은 더이상 내가 필요해서 만든 존재가 아닌 독립적인 의미를 가진 대상이 되는 것이고 내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 위협적인 느낌이 구토로 구현되는 것이 아닐까.

사르트르가 자신의 실존주의 철학이 이 책에 다 들어 있으며 이 책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했다고 하는데 몇 번을 더 읽어야 이 말 뜻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근래에 읽은 고전 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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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역사 - 세계 경제를 결정하는 5대 머니게임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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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해외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서 해당국을 여행하기도 하고, 입시학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다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종교사로 경제를 해설하는 책이다. 종교가 발생한 때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설명한다. 역사 속 종교와 경제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자.

책은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고대: 5대머니게임의 서막, 2. 중세: 종교, 경제에서 태어나 경제를 낳다, 3. 근세: 인간은 어떻게 돈의 노예가 되었는가, 4. 근대: 머니게임 후반전, 경제와 과학과 종교의 분립, 5. 현대: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경제와 그 배후.

종교는 인간이 국가라는 시스템 하에서 법의 보호를 받고 살기 이전에 작동했던 행동가치 판단의 기준이었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에 따르면, 선사시대 이후 종교가 살인을 죄라고 가르쳤기에 살인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5대 종교(유대교, 크리스트교, 유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가 발생한 고대부터, 종교가 시대사상이었던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이후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었지만 현대까지도 종교는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의 바탕에 깔려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면죄부를 팔고 부정부패에 빠진 카톨릭에 대한 프로테스탄트의 승리라고 알고 있지만, 실상 그 배후에는 카톨릭 교회의 영토와 재산을 몰수하고자하는 독일 제후들이 있었다. 카톨릭과 제후간의 이익쟁탈전이었던 셈이다. 나아가 프랑스의 칼뱅이 외친 '직업의 소명의식'과 '이익은 신의 은혜'라는 의식은 유럽인들에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한다는 개념을 심어주게 되었고, 근대 자본주의의 은행과 상공업 발달의 근간이 되었다. 형이상학적인 종교가 형이하학적인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크리스트교가 유럽 국가들의 자본주의 발전에 공헌한 반면, 유교와 이슬람교는 자본주의 발전에 있어서 걸림돌이다. 중국의 근대화가 늦은 것은 유교적 사고 방식때문인데, 유교의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은 자유 경쟁을 기본으로하는 자본주의 본질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슬람교는 7세기에 발생한 이래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 원리를 고수하기 때문에 근대화에 방해가 되었다. 이를테면, '이자징수금지'는 금융자본이 발달하지 못하게 한 원인이다. 그러나 현재 이슬람 금융은 다른 방식으로 이자에 상당하는 것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여러 국가의 자본주의 발전 상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저자는 역사에 대한 평가를 자신의 의견이 아닌 다양한 학자에게서 가져온 것임을 밝혀 신뢰를 준다. 이를테면, 자본주의 정신이 이익추구에 대한 프로테스탄트의 면죄로부터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막스 베버와 자본주의 정신은 이미 있었고 프로테스탄트 교의가 면죄로 이용해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영국 역사가 리처드 헨리 토니의 주장을 대조해서 설명한다. 저자는 토니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힌다.

이 책은 흥미로운 관점 때문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거슬리는 점은 올바르지 않은 영어 표현이다.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 등을 작은 박스에 담아 간략한 소개하며 'Must person' 'Must word' 'Must affairs'라고 이름을 붙였다. must는 조동사로 뒤에 반드시 동사가 나와야지 명사가 나올 수 없다. 차라리 must 대신 key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Key person', 'Key word', 'Key event'가 더 자연스럽다.

세계사를 종교와 경제의 연관관계에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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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라는 초월자와 그 위대한 힘을 느끼고 경외하는 것은 종교적인 신앙이 있든지 없든지 인간인 한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또는 숙명적으로 종교적인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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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한민국 재테크 트렌드 - 제로금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공 투자법
조선일보 경제부 엮음 / 모멘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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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기가 최악에 달했던 2020년이 지나고 2021년 올해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조만간 실물 경기가 회복되리라고 기대한다. 작년 3월 주가가 폭락하였다가 다시 코로나 이전의 전고점을 회복하며 주식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졌고, 5년 전보다 두 배 올라버린 부동산 가격은 올해에 어떠한 양상을 보일 것인지 궁금하다.

이 책은 부동산, 주식, 글로벌 투자, 세금, 재테크 노하우, 노후설계, 아트테크의 7 분야로 나누어 2021년 재테크 트렌드를 분석한다. ETF 배재규, 30년 베테랑 펀드매니저 박천웅, 국제금융전문가 오건영, 부동산 전문가 고종완, 삼프로TV의 김동환, 재테크의 여왕 슈엔슈 등 21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았다.

주식과 부동산 모두 사이클을 따른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부동산은 한국의 경우 10년주기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며, 주식 역시 평균에 회귀하는 특성에 따라 하락하다가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다시 하락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올해 부동산은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으므로 매매에 주의한다. 주식투자는 사이클을 이겨낼 정도의 장기 관점에서 투자해야 하는데, 시간과 재능이 없다면 간접투자를 하는 것도 좋다.

금융사 PB들이 제안하는 '1억으로 짜는 포트폴리오'는 매우 만족스럽다. '중국주식에 투자하라'는 식으로 일반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품의 이름을 언급하며 포트폴리오를 짜서 보여준다. 재테크 초보자가 전문가에게 바라는 바의 대답이 이러한 것이다. 언급한 구체적인 상품을 직접 찾아보고 성향에 맞게 골라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짜볼 수 있다. 실용적이다.

중국에 대한 안유화 교수의 해설도 이해가 쉽고 참신하다. 과거 세계 벤처 투자의 허브였던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현재는 북경 중관춘, 무한 무한밸리, 상해 장강밸리로 옮겨 가고 있다. 중국의 빠른 변화가 놀랍다. 또한 중국의 쌍순환전략의 핵심은 중국 스스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중간재를 한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립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논리적이다. 또한, 중국시장 투자에 대해서는 고부가가치 산업, 교육, 소비, 농업, 신형 인프라, 식재료, 공공산업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2021년 재테크 전반에 대한 트렌드 파악과 대응 방안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듯하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에두르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설명하는 구성방식이 마음에 든다. 개론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를 구구절절히 늘어놓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은 뒤에 배치하는 재테크 관련 책에 질린 독자라면, 본론에 집중하는 이 책이 마음에 들 것이다. 재테크에 관한 집단지성의 힘이 느껴지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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