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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역사 - 세계 경제를 결정하는 5대 머니게임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평점 :
저자는 해외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서 해당국을 여행하기도 하고, 입시학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다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은 종교사로 경제를 해설하는 책이다. 종교가 발생한 때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설명한다. 역사 속 종교와 경제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자.
책은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고대: 5대머니게임의 서막, 2. 중세: 종교, 경제에서 태어나 경제를 낳다, 3. 근세: 인간은 어떻게 돈의 노예가 되었는가, 4. 근대: 머니게임 후반전, 경제와 과학과 종교의 분립, 5. 현대: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경제와 그 배후.
종교는 인간이 국가라는 시스템 하에서 법의 보호를 받고 살기 이전에 작동했던 행동가치 판단의 기준이었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에 따르면, 선사시대 이후 종교가 살인을 죄라고 가르쳤기에 살인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5대 종교(유대교, 크리스트교, 유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가 발생한 고대부터, 종교가 시대사상이었던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이후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었지만 현대까지도 종교는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의 바탕에 깔려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면죄부를 팔고 부정부패에 빠진 카톨릭에 대한 프로테스탄트의 승리라고 알고 있지만, 실상 그 배후에는 카톨릭 교회의 영토와 재산을 몰수하고자하는 독일 제후들이 있었다. 카톨릭과 제후간의 이익쟁탈전이었던 셈이다. 나아가 프랑스의 칼뱅이 외친 '직업의 소명의식'과 '이익은 신의 은혜'라는 의식은 유럽인들에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한다는 개념을 심어주게 되었고, 근대 자본주의의 은행과 상공업 발달의 근간이 되었다. 형이상학적인 종교가 형이하학적인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크리스트교가 유럽 국가들의 자본주의 발전에 공헌한 반면, 유교와 이슬람교는 자본주의 발전에 있어서 걸림돌이다. 중국의 근대화가 늦은 것은 유교적 사고 방식때문인데, 유교의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은 자유 경쟁을 기본으로하는 자본주의 본질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슬람교는 7세기에 발생한 이래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 원리를 고수하기 때문에 근대화에 방해가 되었다. 이를테면, '이자징수금지'는 금융자본이 발달하지 못하게 한 원인이다. 그러나 현재 이슬람 금융은 다른 방식으로 이자에 상당하는 것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여러 국가의 자본주의 발전 상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저자는 역사에 대한 평가를 자신의 의견이 아닌 다양한 학자에게서 가져온 것임을 밝혀 신뢰를 준다. 이를테면, 자본주의 정신이 이익추구에 대한 프로테스탄트의 면죄로부터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막스 베버와 자본주의 정신은 이미 있었고 프로테스탄트 교의가 면죄로 이용해 발전했다고 주장하는 영국 역사가 리처드 헨리 토니의 주장을 대조해서 설명한다. 저자는 토니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힌다.
이 책은 흥미로운 관점 때문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거슬리는 점은 올바르지 않은 영어 표현이다.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 등을 작은 박스에 담아 간략한 소개하며 'Must person' 'Must word' 'Must affairs'라고 이름을 붙였다. must는 조동사로 뒤에 반드시 동사가 나와야지 명사가 나올 수 없다. 차라리 must 대신 key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Key person', 'Key word', 'Key event'가 더 자연스럽다.
세계사를 종교와 경제의 연관관계에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